퇴역 진행 기종 500MD로 탑헬리건이 되다

조회수 2017. 12. 29. 16:2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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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軍 TOP CLASS(4)
육군 탑헬리건: 11항공단 윤지승 대위

깜놀! 얼마 전 발표된 올해의 ‘탑헬리건’을 들었을 때 첫 느낌이었다. 육군항공사격대회를 통해 올해 육군 항공 최고의 사수로 뽑힌 육군3야전군사령부 11항공단 508항공대대 윤지승(31) 대위가 여러모로 이례적인 인물이라서다. 

출처: 이상신 PD
2017년 탑헬리건에 선정된 윤지승 대위가 정비사와 수신호를 주고 받고 있다.

우선 젊다. 보통 비행시간이 2000~3000시간 정도 되는 30대 후반부터 40대 조종사가 차지하던 영예를 30대 초반의 조종사가 거머쥐었다.


젊다 보니 흔히 소령이나 준위였던 탑헬리건의 계급도 대위로 낮아졌다. 탑헬리건의 훈격이 대통령상으로 격상된 2002년 이후 대위가 탑헬리건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연소 조종사가 최고의 자리에 오른 셈이다. 

출처: 이상신 PD
윤지승 대위가 '가성비 갑'이라고 평가한 500MD 헬기.

놀라움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하이라이트는 윤 대위가 조종하는 헬기가 ‘500MD’라는 것.


500MD가 어떤 헬기인가! 지난 11월 1일 퇴역한 500MD 1호기는 1976년 생산돼 1980년 실전배치돼 도입 40년이 가까워져 오면서 하나둘 퇴역해 ‘퇴물’ 소리까지 듣는 항공기다.


현존 세계 최강의 공격형 헬기인 아파치가 2018년부터 본격적인 임무 수행에 돌입하고 코브라 헬기도 쌩쌩한데 퇴역이 진행 중인 기종으로 최고의 사수 자리에 올라 더욱 놀라움을 안겨주고 있다. 

출처: 이상신 PD
500MD의 뒷 모습.

하지만, 윤 대위는 500MD가 낡은 헬기인 것은 인정하면서도 ‘가성비 갑’인 헬기라며 무분별한 평가절하를 경계했다.

"500MD가 퇴물 아니냐는 얘기를 많이 하시는데 오래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건 안 타보신 분들 얘기고 타본 조종사들에게 500MD는 여전히 뛰어난 항공기입니다. 가성비 최고죠."  

출처: 이상신 PD
정비 중인 500MD를 배경으로 인터뷰 중인 윤지승 대위.

윤 대위는 항공기의 성능 못잖게 운용자의 노력이 중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항공기가 도태돼도 사람이 도태되는 건 아니지요. 기술이나 사람의 노력으로 충분히 더 좋은 기량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오랜 기간 500MD를 운용한 만큼 기체의 특성에 대한 이해나 운용 노하우가 충분히 축적된 상태라 500MD가 가진 본연의 기량을 100% 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지휘관의 관심과 함께 사격 전날 밤새 500MD를 정비한 정비사들의 피땀 어린 노력, 그리고 조종사들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사격할 수 있도록 무기를 세팅해준 무장사들의 노력이 모여 좋은 성과를 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출처: 이상신 PD
500MD의 꼬리 날개 부분.

물론 윤 대위 자신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총 비행시간이 710시간 남짓으로 베테랑 조종사와 비교하면 1/3~1/4 수준이지만 경험 부족을 두둑한 배짱과 집중력 훈련, 타고난 감각을 통해 극복했다.


미사일 사격의 경우 한 발을 쏘고 나면 헬기의 자세가 흐트러진다. 첨단 항공기는 자동으로 자세를 바로 잡지만 500MD는 조종사의 감각으로 이를 교정한다. 따라서 조종사의 역량에 따라 500MD의 능력이 훨씬 향상될 수 있다.  

출처: 이상신 PD
비행 중인 500MD.

"경험이 적다고 사격을 못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지난해 대대 교육장교 임무를 수행하면서 사격 노하우를 많이 연구했는데 그 부분이 큰 도움이 됐죠. 또 한 번을 사격해도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자신감을 갖고 사격에 집중하는 능력을 높이는데 집중했습니다."


"2017년 육군항공 조종사라면 누구나 탐내는 탑헬리건의 영예를 안게 돼 무한한 영광이지만, 2018년에는 그 칭호를 잠깐 묻어두고 본연의 임무로 돌아가 더욱 강한 전투헬기 조종사가 되기 위해 정진해 나가겠다"는 윤 대위는 500MD에도 애정 어린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출처: 이상신 PD
윤지승 대위가 자신에게 '탑헬리건'의 영광을 안겨준 500MD 앞에서 고마움을 표하고 있다.

"500MD에게 고마운 점이 많습니다. 지금까지 안전하게 날 태워줘서 고맙고, 사격대회에서 엄청난 기량을 보여줬지요. 퇴역하는 항공기가, 오래됐다 등 부정적인 얘기도 많지만 퇴역하는 그날까지 육군항공의 전 조종사들과 함께 안전하게 임무를 수행해주고 마지막까지 더욱 멋진 항공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김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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