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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함이 최신예 함정 누르고 '바다의 탑건' 된 이유는?

대한민軍 TOP CLASS(2) 해군 포술 최우수 전투함: 1함대 광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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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바람이 부는 한겨울 동해 바다는 거칠었다. 파고는 2.5m지만 너울이 심해 일반인들은 항해하는 배 안에서 똑바로 걷기조차 힘들었다. 하지만 동해를 수호하는 해군1함대사령부 소속 초계함(PCC) 광명함 승조원들의 표정이나 움직임은 변화가 없었다. 

2017년 해군 포술 최우수 전투함에 등극한 해군1함대 광명함의 모습.

출처이상신 PD

오히려 먼 바다로 나갈수록 움직임이 민첩해졌다. 올해 초계함 이상 모든 해군의 전투함을 대상으로 실시한 평가사격에서 최고의 점수를 기록해 일명 ‘바다의 탑건(TOP GUN)’으로 불리는 ‘포술 최우수 전투함’에 등극한 함정의 승조원들다웠다.  

출처이상신 PD

그런데 ‘광명함’이란 이름이 낯설다. 최근 전력화된 구축함의 덩치는 4,000톤을 훌쩍 넘는데 비해 광명함은 1,000톤 급의 아담한(?) 체구에다 선령(船齡) 27년의 함정이라 일반 국민이 대중매체를 통해 그 이름을 접할 기회가 없었던 탓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광명함이 쟁쟁한 최신형 함정들을 제치고 ‘바다의 탑건’이 될 수 있었을까? 그 이유를 알려면 우선 해상 사격의 특성부터 이해해야 한다. 

2017년 해군 포술 최우수 전투함에 등극한 해군1함대 광명함의 주포와 부포가 포탄을 발사하고 있다.

출처양동욱 기자

많은 이들이 개인화기 사격을 경험해 봤겠지만, 해군 함정의 사격은 육군의 그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개인화기든, 포든 육군은 땅에 발을 딛고 사격하지만, 해군은 파도가 치고 조류가 흐르는 바다 위에서, 그것도 고속으로 기동하면서 사격해야 한다. 

광명함 승조원이 수기신호(手旗信號)를 보내고 있다.

출처이상신 PD

목표물 역시 움직이기는 마찬가지. 나도 흔들리고 적도 흔들리는 상황이라 초탄의 탄착점을 수정해 사격해도 잘 맞는다는 보장이 없다. 한 발, 한 발 쏠 때마다 상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변수는 또 있다. 대기 온도, 대기압, 풍향과 풍속, 공기의 밀도, 장약 온도 등에 따라 탄착점이 크게는 수십 m까지 달라진다. 함의 흔들림이나 조준선 오차도 고려해야 한다. 

광명함 사통부사관들이 대함사격을 위해 표적을 추적하고 있다.

출처양동욱 기자

생각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로 복잡한 요소들을 계산해주는 기기들이 있긴 하다. 고성능 컴퓨터로 각종 요소를 자동 계산하는 전투체계가 그것이다. 당연히 최신형 함정일수록 이런 전투체계도 첨단이다. 그러면 전투체계만 첨단이라고 백발백중일까? 물론 아니다. 만일 그렇다면 최신형 함정이 늘 ‘포술 최우수 전투함’이 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광명함 승조원들이 탄약을 장전하고 있다.

출처이상신 PD

전투체계가 아무리 첨단이어도 풍향과 풍속 등 사격에 영향을 주는 각종 여러 요소를 정확히 측정한 보정치는 사격 전에 운용자가 직접 입력해야 한다. 또 수많은 훈련을 통해 자신이 쏘는 포의 특성을 파악하고 동물적 감각을 연마한 사수의 기량도 중요하다. 최적의 사격 위치로 함정이 기동하기 위해서는 함정의 모든 승조원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 한마디로 함정 사격은 모든 승조원이 힘을 합해 이뤄내는 ‘종합예술’인 셈이다.  

광명함 사통사가 함포 사격을 위해 'FIRE' 단추를 누르고 있다.

출처양동욱 기자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격인 광명함장 정동명 중령은 구형 함정의 전투체계를 ‘팀워크’로 만회하는데 온 힘을 쏟았다.

“우리 광명함은 장비나 시스템보다 사람 중심, 팀워크 위주로 함정 사격을 준비했다 ”는 정 함장은 “기본 장비가 됐든, 포가 됐든 결국에는 사람이 다루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가장 정성을 기울인 것은 사격 후 실시한 사후검토회. 흔히 군에서 열리는 검토회가 잘못을 지적하는 자리가 되기 쉬운데 광명함은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데 검토의 초점을 맞췄다. 덕분에 많은 대화를 통해 서로의 눈빛만 봐도 생각을 알 수 있는 ‘마인드 일치화’도 얻을 수 있었다. 

광명함 사통장 이용준(왼쪽) 원사와 사통사 원보환 하사가 대함 추적 카메라를 점검하고 있다.

출처양동욱 기자

주임원사직을 수행하면서 동시에 사격통제를 책임지는 사통장 이용준(47) 원사는 “사후검토회에서는 단순히 그날 사격에서 몇 발을 명중시켰다는 것에 연연하지 않고 각 단계 별로 어떤 부분이 미흡했는지, 보완할 점은 무엇인지를 찾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면서 “질책하는 분위기가 아니라 부족한 부분을 허심탄회하게 터놓고 이야기하는 자리여서 사격 능력을 크게 발전시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해군1함대 광명함 김광민 하사가 표적지정조준기를 조작하고 있다.

출처양동욱 기자

1함대가 운영하는 ‘사수 심리강화 프로그램’도 큰 도움이 됐다. 이 원사는 “상담관이 포술장과 사통장, 사수의 심리상태를 확인하고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준 덕분에 항상 최고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사격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정 함장은 “평가사격에 대비하며 연마한 사격 기량을 바탕으로 우리 해군과 광명함은 언제 어떠한 상황에서도 대한민국 해양 수호를 위해 부여된 임무를 100% 완수하겠다”고 다짐했다. 


 김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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