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미친 선곡으로 대박난 플레이리스트 10

조회수 2021. 4. 15.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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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를 위한 노동요부터 심장 두근거리는 추억 소환까지

오래전, 사람들은 카세트테이프에 좋아하는 곡을 녹음해 자신만의 취향을 담아냈다. 카세트테이프의 턱없이 적은 용량으로는 앞면과 뒷면을 모두 채워도 스무 곡을 담지 못했다. 시간이 흐르고 MP3 파일과 스트리밍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사람들은 자신의 재생목록에 수십 수백 곡을 자유롭게 채워 넣었다. 그리고 이제, 사람들은 유튜브에서 플레이리스트를 듣는다. 누군가가 제멋대로의 취향에 맞춰 꼽은 불과 십여 곡에는 어떤 매력이 숨어있을까? 화제의 플레이리스트들을 통해 돌아온 ‘선곡의 시대’를 살펴보자.


노래 좀 듣는 애 플레이리스트
(essential;)

‘essential;’은 대표적인 팝뮤직 플레이리스트 채널이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벅스 뮤직’의 PD앨범에서작성된 플레이리스트를 산뜻한 섬네일과 함께 유튜브에 재업로드한다. ‘essential;’의 플레이리스트는 매 주제에 따라 달라지는데, ‘로맨틱’, ‘재즈’, ‘크리스마스’ 같은 무난한 주제부터 ‘광고에 쓰인 전자음악’, ‘무기력할 때’, ‘반팔매장 BGM’ 등 독특한 상황까지 다채롭게 제시한다. 그중 ‘노래 좀 듣는 애 플레이리스트’는 최근 핫한 팝을 속성으로 익힐 수 있는 알짜배기 핵심 요약노트다. 요즘 K-POP만 너무 많이 들어서 걱정된다면, 이 플레이리스트 하나로 내 안에 최신 북미 감성을 추가해보자.


벌써부터 심장이 두근거리는
하이틴 팝송 모음(뭉게뭉게)

하이틴 무비의 팬이라면, 이 감성 안다. 이동수업 때마다 짝사랑 상대의 얼굴을 한 번 볼까 남의 교실을 기웃거리고, 잔디밭이 깔린 교정에서 웃고 떠들며 숙제하고, 인적 드문 복도에서 풋풋한 키스 말이다. 비록 현실은 자습과 모의고사와 독서실이라고 해도, 영화와 드라마로 학습된 북미 하이틴의 핑크빛 분위기는 우리 안에 남아있다. 이 감정을 일깨우고 싶다면 ‘벌써부터 심장이 두근거리는 하이틴 팝송 모음’을 듣자. 팝을 좋아하지 않아도 괜찮다. 눈을 감고 있으면 당신의 앞에 <키싱 부스>와 <내사모남>이 펼쳐질 것이다.


○○○의 사랑노래
(sehooninseoul)

특정 아티스트를 주제로 한 플레이리스트는 흔하다. 그러나 그들의, 오직 사랑노래만 엄선한 플레이리스트라면 어떨까? 채널 ‘sehooninseoul’은 ‘기리보이의 사랑노래’부터 시작해 다양한 사랑노래 시리즈를 업로드하고 있다. 유명곡, 수록곡 가리지 않고 발라드, 힙합, 아이돌, 인디밴드 구분 없이 ‘사랑’이라는 테마 하나로 정성스럽게 엮은 플레이리스트를 듣다 보면 아티스트에 대한 추억과 애정이 샘솟는다. 더불어 모르던 아티스트는 물론이고 내가 좋아하던 아티스트의 미처 모르고 지나갔던 노래까지 섬세하게 짚어주는 선곡은 독보적이다. 그러니 ‘샤이니의 사랑노래’든, ‘이문세의 사랑노래’든 당신의 마음에 드는 게 하나쯤 있을 수밖에.

신나는 노래 듣고 싶은데,,
시끄러운 노래는 싫ㅇㅓ,,(덧칠)

우리는 매 순간 선택의 기로에 놓이고, 그때마다 이중적인 감정에 사로잡힌다. 음악을 듣기로 마음먹고 첫 곡을 고를 때도 마찬가지다. 플레이리스트 ‘신나는 노래 듣고 싶은데,, 시끄러운 노래는 싫ㅇㅓ,,’의 풀 죽은 듯한 제목에서도 그러한 고민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고민의 무게와 달리, 일단 플레이리스트를 재생하면 ‘신나지만’ ‘시끄럽지는 않은’ 두 가지 상반된 조건을 모두 갖춘 산뜻한 곡들을 만날 수 있다. 섬세한 감성을 가진 당신이라면 선곡자의 노고를 이해해줄 듯하다. 재생시간 내내 반복되는 귀여운 애니메이션은 덤이다.


돈 냄새나는 SM 노래 모음
(명예SM마케팅팀)

SM 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들은 충성도 높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이 팬들은 아티스트를 넘어 ‘SM의 음악적 스타일’ 그 자체를 사랑한다. 채널 ‘명예SM마케팅팀’의 운영자 또한 채널명처럼 이 소속사의 추종자로서 다양한 주제로 SM의 곡들을 소개한다. 특히 ‘돈 냄새나는 SM 노래 모음’ 플레이리스트는 K-POP에 문외한인 사람이 들어도 상당히 제작에 공을 들였음을 알 수 있는 곡들로 구성되어 있다. ‘Psycho(레드벨벳)’나 ‘Something(동방신기)’, ‘View(샤이니)’처럼 대중적인 히트곡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팬이 아니더라도 자본의 향기를 진지하게 음미해볼 수 있다. 더불어 팬조차 놓칠 수 있는, 다양한 SM 아티스트들의 멋진 수록곡을 들어볼 기회이기도 하다.


과제할 때 들으면 교수님께
A+ 받는 팝송(때껄룩)

공부할 때 외부 소음을 차단하고 집중하기 위해 귀에 이어폰을 꽂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을 위해 유튜브에는 ‘모닥불 소리’, ‘도서관 소음’, ‘카페 소음’ 등 공부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다양한 콘텐츠들이 있다. 한편으로는 공부에 백색소음은 도움이 되지만, 음악을 들으면 집중이 흐려진다는 인식도 있다. ‘과제할 때 들으면 교수님께 A+ 받는 팝송’은 그러한 편견에 정면으로 맞서는 플레이리스트다. 차분하고 정적인 팝송으로 이루어진 25분은 확실히 마음을 안정시켜 주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그러나 정말 제목과 같은 효과가 있는지는, 중간고사 성적표만이 증명해줄 것이다.


다시 컴백해도 모른척 쌉가능한
케이팝 노래 모음(한라봉)

어떤 곡들은 훌륭한 퀄리티를 갖추었음에도 단지 운이 나쁘다는 이유로 히트하지 못한다. 사랑하는 아티스트가 충분한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을 본 팬들은 속이 썩는다. 나중에 재평가되어 봤자 이미 음악방송 1위는 물 건너갔다. ‘다시 컴백해도 모른척 쌉가능한 케이팝 노래 모음’에는 그러한 팬들의 아쉬움이 담겨있다. 플레이리스트에 속한 곡의 히트 정도와는 무관하게, ‘다시 한 번 기회가 있다면’이라는 팬들의 심정이 전해진다. 미련이 남을 만큼 좋은 곡들이 포진해 있으니 K-POP 마니아라면 즐겁게 들을 수 있는 플레이리스트이기도 하다.


코딩할 때 듣기 좋은 노래
(yanu_연우)

다양한 사무 업무를 진행할 때는 괴로운 현실을 잊게 해줄 음악이 필요하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것을 ‘노동요’라고 부른다. ‘코딩할 때 듣기 좋은 노래’는 훌륭한 노동요의 표본이다. 첫째, 가사가 없으며 둘째, 차분하고 단조롭고 셋째, 세 시간에 가까운 재생시간이다. 세 요소 모두 일에 방해가 되지 않고 흘려듣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으니 노동요로 딱인 셈이다. 코딩을 하지 않더라도, 일을 하고 있지 않더라도 차분한 재즈의 선율은 우리 일상의 배경음이 되어주기에 충분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플레이리스트의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면 무드등을 켜놓고 맥주 한 캔 까도 좋겠다.


대청소를 책임질 노동요 걸그룹
playlist(알감자 playlist)

어떤 일을 해치워야 하느냐에 따라 노동요의 종류도 달라진다. 모니터 앞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리며 서류나과제를 작성해야 한다면 재즈나 클래식이 알맞은 것처럼, 몸을 써야 한다면 어깨가 들썩이는 신나는 음악이 필요하다. ‘대청소를 책임질 노동요 걸그룹 playlist’는 한 소절만 들어도 동기부여가 되는 밝고 명랑한 걸그룹의 곡으로 가득 차 있다. 플레이리스트의 대부분이 유명 걸그룹의 활동곡이기 때문에 아이돌 팬이 아니더라도 귀에 익은 노래가 많다. 콧노래를 흥얼거리거나 하이라이트 부분을 따라 부르며 청소기를 돌리다 보면 금세 대청소가 끝날 것이다.


여기보세요 여러분 학창시절
좀 담아갈게요(뭉게뭉게)

학창시절에 들었던 노래들은 언제 들어도 즐겁고 그립다. 그건 어쩌면 그 노래가 우리의 시간을 그 시절로 잠깐 되돌려 놓아주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여기보세요 여러분 학창시절 좀 담아갈게요’는 현재 2, 30대에 해당하는 85~00년대 출생자들의 학창시절에 유행했던 곡들을 담아냈다. 거북이의 <비행기>, <비밀번호 486> 같은 대국민 명곡부터 싸이월드 주요 배경음악들까지, 2030 세대들이 공감할 수밖에 없는 선곡이 무려 3시간 반에 걸쳐 이어진다. ‘추억 그 자체’, ‘타임머신 타고 학창시절 때로 다녀온 기분’ 같은 댓글들을 보고 있으면 그 시절 친구들과 함께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기분까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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