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집이 겨울에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한 이유

조회수 2021. 3. 8. 08: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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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한옥의 모든 것

우리나라의 전통 가옥 형태인 한옥은 한국인의 생활 패턴에 맞춰 발전을 거듭해 온 여러 가지 특징을 지니면서도 옛 선조의 지혜를 품은 친환경 주택으로 명맥을 잇고 있다. 조상의 지혜가 담긴 서까래, 대청마루, 빈 마당, 기와 등의 여러 가지 한옥의 특징적인 형태는 현대의 주거 트렌드와 융합되어 주거 공간의 새로운 흐름으로 선호되기도 한다. 현대사회에서는 냉난방 기기 없이 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을 보내는 것이 힘든 일이지만, 옛 선조들은 자연 친화적인 형태의 한옥을 통해 여름에는 상쾌한 시원함을, 겨울에는 따스한 자연난방을 취하고자 했다. 지금부터 선조들의 지혜를 품은 한옥에 적용된 건축학적 원리, 주거 형태, 지역별 특징, 장단점 등을 살펴보도록 하자.


한옥의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한옥’이라는 단어는 구한말의 문호 개방과 해방 이후의 현대화를 거쳐 ‘양옥’이 보급되면서 이에 대비되는 의미로 한국 전통 재래식 가옥들을 ‘한옥’으로 일컬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가 떠올리는 한옥의 구조는 대체로 목조 구조의 기와집이지만 볏짚, 황토로 지은 초가집도 한옥의 범위에 포함된다. 또한 대한민국에서 한옥은 양옥에 밀려 그 수가 줄어들었지만 사찰 건축이나 친환경 저택 등으로 명맥을 꾸준히 잇고 있다.


한옥의 역사

한옥은 선사시대의 막집, 움집과 같은 수혈식 구조에서부터 시작되었으며, 역사시대까지도 마한의 경우에는 비슷한 형태의 건축이 이루어져 왔다고 한다. 다른 지역에서는 가야의 고상 가옥이나 만주와 같은 북부에서 구들이 사용된 원초적 한옥 구조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후 삼국시대 때는 여러 기둥을 세워 지은 비교적 넓은 형태의 가옥으로 발전했으며, 신라와 고려시대 때는 귀족 문화의 융성으로 매우 사치스러운 형태의 주택을 짓기 시작한다. 조선시대 때는 궁궐에 청기와를 사용했으며 한양 같은 도시의 경우 북촌 한옥들처럼 ‘ㅁ’자, ‘ㄹ’자로 꺾인 형태의 공간 활용도를 높인 구조가 구한말의 사진에서 확인되고 있다.


신분제도의 영향을 받은
한옥의 주거 형태

한옥은 신분제도가 유난히 짙었던 조선왕조 때 이르러 계급마다 주택 선호 방식, 건축 방식이 다르게 나타났다. 왕족이나 상류층 양반의 경우에는 신분과 남녀, 장유를 구분해서 공간을 만들고 주거 공간을 상중하로 나누었다. ‘상’ 공간은 안채, 사랑채로 남녀 양반이 주로 사용했고, ‘중’ 공간은 중문간 행랑채로 양반을 보좌하는 청지기, 서기가 사용했으며, ‘하’ 공간은 대문 주변에 위치한 행랑채로 양반댁의 머슴, 노비들이 사용했다. 이처럼 옛 한옥의 주거 형태는 신분제도가 큰 영향을 끼쳤다.

지역마다 다른 한옥의 특징

한옥은 한반도 지방의 기후, 성향에 따라 위치, 건축 방식이 다른 경우가 있다. 추위가 잦은 북부 지방은 외부에서 불어오는 한기를 막아 내고 보온을 유지하기 위해 방을 두 줄로 배열하는 겹집 구조와 지붕이 낮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반대로 더위가 잦은 남부 지방의 경우 자연 바람이 통할 수 있도록 방을 한 줄로 배열하는 홑집 구조와 지붕이 높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한옥의 재료는?

한옥의 재료는 지역, 재산, 지위에 따라 다르게 사용되어 왔지만 주로 나무, 흙, 짚, 돌 등을 이용해 자연 친화적으로 건축되어 왔다. 나무, 짚으로는 우선 뼈대를 잡고 황토를 발라 벽을 만든 뒤에 어느 정도 굳으면 한지를 붙여 마무리하는 구조이다. 돌의 경우 밑돌을 쓰며 온돌을 내장시킨 다음 주방과 연결한다. 부잣집의 경우에는 기와로 지붕을 덮었다.


처마의 기술적 원리

한옥의 처마는 여름에 햇빛을 막기 위한 과학이 담겨 있다.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의 계절적인 특징을 고려한 처마는 태양 고도에 따라 빛을 조절하기 위해 기둥 밑에서 처마 끝을 연결한 연장선의 내각이 약 30도 정도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한여름에 햇빛이 꽂히더라도 처마의 돌출 각도상 뜨거운 햇빛이 마루까지 침범하지 못해 더위를 막을 수 있었다. 또한 길게 뻗은 처마는 여름 비바람으로부터 벽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대청마루의 기술적 원리

한옥의 대청마루는 바닥의 재료와 구조가 목조로 짜여지고 바닥이 지면으로부터 떨어져서 그 밑으로 통풍이 가능했다. 외벽의 일부는 개방되어 있거나 개폐가 쉽게 되어 있었다. 대청마루가 있는 한옥집이 시원하게 느껴지는 것은 앞뜰, 뒤뜰을 관통하는 맞바람 덕분이다. 여름 햇빛을 받아 달궈진 공기는 위로 올라가고, 그 빈자리는 대청마루 뒤쪽의 시원한 여름 남동풍이 머물기 때문에 대청마루를 상쾌하고 시원한 공간으로 만들어 준다.


온돌의 기술적 원리

온돌은 아궁이, 구들장, 부넘기, 방고래, 개자리, 연도, 굴뚝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온돌은 과학적인 원리를 담고 있다. 아궁이에 불을 때면 그 열기는 방바닥에 깔아 놓은 구들장으로 전해지는데, 이는 열의 전도 원리이다. 또한 데워진 구들장에서 나온 열기가 방 전체로 퍼지는 것은 열 복사 현상이며, 이로 인해 방 안의 공기가 훈훈해지는 것은 대류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즉, 온돌은 조상의 지혜를 품은 동시에 열의 전도, 복사, 대류라는 과학적인 원리까지 갖춘 것이다.


한옥의 장점

한옥은 온돌, 들문 등을 사용해서 기온차를 극복하고 있다. 뼈대인 목재는 자연 친화적인 자정작용을 하여 실내의 습도, 온도, 기온 등을 조절해 주고, 냉난방 기기 없이도 쾌적한 주거 환경을 유지할 수 있게 해 준다. 또한 기단이 높아 땅으로부터 습기, 동결현상을 방지할 수 있으며, 황토, 짚, 한지, 목재 등의 자연 친화적 구성은 사람의 건강에 이롭다.


한옥의 단점

한옥은 목재 자원에 큰 제약을 받는다. 또한 재료, 양식이 다양하지 않고 구조적인 취약점이 많다. 목재 간 연결에 금속이 잘 쓰이지 않고, 축부에는 보강재가 없어 지진으로 건물이 좌우로 흔들리면 쉽게 붕괴될 수 있다. 온돌의 경우 방바닥, 윗면의 온도차가 심하고, 방을 따뜻하게 하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다. 황토, 짚으로 구성된 벽은 스티로폼 유리섬유보다 단열성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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