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시력 교정용이 아닌 미용 목적으로 컬러 렌즈를 끼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다. 컬러렌즈는 본래의 눈동자보다 훨씬 까맣고 커 보여서 비교적 뚜렷한 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는 제품이다. 하지만 다양한 색깔이 포함된 컬러렌즈는 눈 건강에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에 어른들은 학생들에게 "컬러렌즈 계속 끼면 나중에 눈동자 작아진다"라는 말로 겁을 주기도 한다. '렌즈 하나 꼈다고 눈동자가 작아지겠어?'라는 마음에 계속 끼고 다녔는데 기분 탓인지 몰라도 정말 눈동자가 작아지는 것 같기도 하다. 정말 컬러 렌즈를 착용하면 눈동자가 작아질까?  

컬러렌즈를 착용하면 눈동자가 작아진다는 소문은 어린 학생들의 컬러렌즈 착용을 막기 위해 퍼뜨린 어른들의 거짓말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공포심 조장을 위한 과장이 아닌 '사실'이다. 우리 눈의 흰자에는 혈관이 있지만, 검은 동자 가장 앞부분에 있는 각막은 투명성 유지를 위해 혈관이 없다. 혈관이 없는 검은자는 각막에 필요한 산소를 두 가지 경로를 통해 공급받는데, 공기 중의 산소가 눈물에 녹아서 공급받거나 혈관이 존재하는 흰자를 통해서 공급받는다. 그런데 콘택트렌즈는 검은 동자에 붙어서 움직임이 없기에 각막에 대한 산소 공급을 방해한다.

그렇다면 이미 컬러렌즈를 오랜 기간 착용해서 눈동자가 흐릿해지고 작아졌다면 원래의 총명한 눈을 찾는 건 불가능할까? 그렇진 않다. 컬러렌즈 착용을 멈추면 컬러렌즈 착용으로 인해 생긴 혈관들이 퇴행해서 2~3년 지나면 사라지기 때문에 원래의 눈으로 돌아갈 수 있다. 원래의 눈으로 되돌아가고 싶다면 하루빨리 컬러렌즈를 안 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앞서 말했듯이 컬러렌즈는 여러 색을 표현하기 위해 염료를 삽입하는데, 이 과정에서 컬러렌즈의 표면은 일반 콘택트렌즈보다 두껍고, 거칠어진다. 컬러렌즈의 두꺼운 두께는 산소투과율을 떨어뜨리고, 거친 표면은 각막에 상처를 낼 수 있다. 상처 난 각막은 쉽게 세균에 감염되어 각막 염증 및 궤양으로 이어져 시력저하를 일으킬 수도 있다. 실제로 2017년 한 중학생이 렌즈 착용 이틀 만에 평소 시력 1.2에서 반 이상 떨어진 0.5~0.6으로 나온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는 병원에서 왼쪽 눈에 세균 감염을 동반한 각막 찰과상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컬러렌즈도 엄연한 의료기기로서 낮은 품질의 값싼 렌즈를 쓰거나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채 착용하면 부작용이 생길 위험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미용에 부쩍 관심이 생기는 청소년의 경우 눈의 성장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미용 목적의 컬러렌즈는 가급적 착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권장했다. 만약 꼭 착용해야 한다면 가급적 하루 4시간 이상 착용하지 않도록 하고, 눈이 건조하지 않도록 1∼2시간마다 방부제가 들어있지 않은 인공눈물을 넣어주는 것이 좋다.

렌즈를 착용할 때는 각종 세균이나 침착물이 붙으면 각종 질환에 더 쉽게 걸리기 때문에 손톱과 손을 청결하게 유지하여 착용해야 한다. 특히 콘택트렌즈를 착용할 때는 눈꺼풀을 만지고, 착용 후에는 눈꺼풀을 깜박여 렌즈를 제자리에 위치하게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때 눈 화장을 하고 렌즈를 착용하면 렌즈와 눈 안으로 화장품이 들어가게 된다. 따라서 렌즈를 착용 후에 화장을 하는 것이 좋다. 렌즈를 보관할 때는 깨끗하게 세척한 렌즈 케이스에 전문 보존액을 사용해야 한다. 렌즈를 수돗물 등에 씻으면 각종 세균, 진균, 가시아메바 등에 오염될 수 있으니 절대 금물이다. 만약 렌즈 사용 중에 눈이 충혈되거나 통증, 눈부심 등이 느껴지면 렌즈 착용을 즉시 중단하고 안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저작권자 ⓒ 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