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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밀이 타월을 '이태리' 타월이라고 부르는 이유

조회수 2020. 9. 18. 14:4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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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밀이 타월은 어떻게 이태리 타올이 됐는가?

어렸을 때 목욕탕 가는 날은 늘 기분이 좋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냉탕에서 물장구치며 노는 것도 재밌고, 커피 우유를 먹을 수 있는 유일한 날이기도 하며 맥반석 계란을 까먹는 재미도 쏠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와! 때 좀 봐"라는 말 한마디와 함께 '이태리 타올(이태리 타월)'로 박박 밀림을 당하는 그 순간은 그리 유쾌하지 않았다. 꼼짝없이 붙잡혀 고통에 몸부림치는 와중에 끝도 없이 때를 생산해내는 초록색 이태리 타올을 바라보며 드는 궁금증 하나. 이태리 타올은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서 이태리 타올인 걸까? 이태리 타올과 더불어 우리나라 때밀이 문화에 대해 알아봤다.


때밀이 타월이 이태리 타올인 이유

놀랍게도 이태리 타올은 이탈리아에서 넘어온 것이 아닌 한국인이 개발한 상품이다. 그러나 정확히 누가 만들었는지에 관해서는 일부 논란이 있는데, 부산의 직물공장인 '한일직물'의 대표였던 김원조 씨가 발명했다는 설과 그와 친척관계였던 김필곤 씨가 발명했다는 설이 있다. 그러나 이미 두 사람이 세상을 떠난 뒤라 사실관계를 밝히기는 어렵게 됐다. 한편, 우리나라 사람이 만들었는데도 '이태리'란 이름이 붙은 이유는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비스코스 레이온(viscose rayon)' 원단을 활용하여 만들었기 때문이다. 또 당시 '이태리'가 붙으면 고급 제품으로 보였기 때문에 차별화 전략으로 이름을 지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1960년대, 비스코스 레이온 원단으로 새로운 타월을 개발하려 했으나 질감이 까칠해서 일반 타월을 만들기 힘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마찰력이 강하다는 원단의 특성을 살린 결과, 목욕탕 밖이 아닌 안에서 진가가 드러났다. 이 원단으로 피부를 밀면 시원하게 때가 밀려나왔던 것. 특허청에 실용신안권으로 등록된 이 발명품은 시간이 지나 현재 모두 권리가 소멸된 상태로, 현재는 누구나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고 인기가 많았기 때문에 너도나도 이 물건 제작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일찌감치 이태리 타월 상표 등록을 마친 김필곤 씨는 큰 부를 쌓을 수 있었고, 이렇게 번 돈으로 부산에 호텔까지 지었다고 알려졌다.

때, 밀어도 되는 걸까?

여기서 드는 궁극적인 물음은 때를 밀어도 되는지에 관한 것이다. 오랜 세월, 목욕탕에 가면 무조건 때를 밀던 인식이 자리 잡고 있었는데 일각에서 '때를 밀면 피부에 해롭다'라고 주장하면서 팽팽한 의견 대립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때를 밀면 피부가 매끈해지고, 혈액순환이 잘 되는 효과가 있다. 다만, '적당히' 밀어야 한다. 때는 피부 각질, 땀, 피지 등이 섞인 것으로 피부의 죽은 세포다. 죽은 세포가 탈락되면 새로운 세포가 올라오는데, 자주, 빡빡 밀면 피부가 얇아지고, 상피세포가 손상된다. 상피세포가 벗겨지면 피부에 염증이 생기고 면역기능이 취약해질 수 있다.

따라서 때는 1년에 3~4번 정도 미는 것이 적당하다. 미온수에 약 5분 몸을 불린 후 가볍고 부드럽게 밀어주는 것이 좋다. 물에 오래 불리 게 되면 그 사이사이로 수분이 침투해 자연적으로 떨어져 나갈 각질층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조금만 자극을 줘도 쉽게 밀리면서 피부가 손상될 수 있다. 얼굴 피부는 다른 부위보다 얇아 손상되기 쉬우니 되도록이면 밀지 않도록 주의한다. 때가 나오지 않을 땐 억지로 밀지 말고 세안제나 보습제를 이용하는 게 좋고, 때를 민 후에는 피부에 보습제를 발라 건조해지지 않게 한다. 평소 아토피 피부염, 피부건조증, 습진 등 피부질환이 있는 사람은 때를 밀지 않는 것 좋다.


목욕관리사, 연봉이 억대?

한때 '때밀이'라고 불리던 세신사는 2007년 통계청 ‘한국표준직업분류' 개정안에 따라 목욕관리사로 규정되는 전문 기술자들로 성장했다. 목욕 문화가 번성하면서 그 기술도 전문화되고 있는 추세로 직업전문학원까지 등장했다. 목욕관리사가 되기 위해 배워야 하는 세신 기술, 마사지 기술, 현장 지식 등을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곳이다. 특히 마사지나 피부 관리 업계 종사자가 유입되면서 목욕관리업도 지속해서 발전하는 추세다.

사진: Youtube <채널A Life>

능숙해지면 매달 500만 원 이상의 수입을 낼 수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목욕관리사가 되기 위해 학원을 찾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업소에 따라 다르지만, 재료비 등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월 300만 원 이상 소득을 올릴 수 있다고 알려졌다. 실제로 2019년 SBS Plus <밥은 먹고 다니냐?>에 출연한 한 목욕관리사는 연봉이 억대라고 전했다. 이어 "억대 연봉을 벌고 있다. 월 1,000만 원 이상 번다"라며 "처음 시작할 때는 연봉 3,000만 원 정도 번다. 제자들은 연봉이 4,000만 원 이상이다. 인센티브가 크다. 열심히 한 만큼 돈을 벌 수 있다"라고 말해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낸 바 있다.


때미는 방법, 남녀 차이 있다?

1905년 서울 서린동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대중목욕탕이 개업했으나 모르는 사람끼리 발가벗고 목욕을 하는 문화가 자리 잡지 않은 탓에 성행하지 못하고, 곧 문을 닫았다고 전해진다. 이후 192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대중목욕탕이 생겨났으며, 1962년 최초로 한증막이 등장했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국가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탓에 서민들이 목욕탕을 자주 찾을 수 있는 시기가 아니었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경제적 상황이 점차 나아지자 목욕 문화가 자리잡게 되었고, 대중목욕탕의 인기도 높아졌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때를 미는 문화는 언제, 어떻게 생겨났을까? 학술조사 보고서 '목욕탕: 목욕에 대한 한국의 생활문화'에 따르면 "때밀이 문화가 시작된 연유에 관한 정확한 기록은 없다"라며 "1970년대 신문 기사를 보면 여탕보다 남탕에서 먼저 시작된 것으로 추측된다"라고 밝혔다. 이어 남성과 여성 목욕관리사 세신 방법에 대해서도 다뤘는데 "남성이 허리와 팔의 힘을 이용해 때를 미는 것과 달리 여성들은 몸의 움직임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손가락을 주로 사용하는 기술이 주류를 이룬다고 한다"라며 "이 기술을 오랫동안 사용한 여성 목욕관리사들은 손가락과 어깨, 허리에 직업병이 생기기도 한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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