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80만 개 팔리는 국민 우유의 '놀라운' 탄생 비화

조회수 2020. 4. 21. 08: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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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우유 '뚱바'의 탄생 비하인드

1970년대 초 정부는 국민 건강을 위해 우유 소비를 장려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우유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감은 컸다. 지금에서야 우유는 우리에게 친숙한 먹거리지만 당시 우유 소비 촉진은 정부의 의도처럼 쉽게 이뤄지지는 못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나섰던 것이 빙그레의 전신인 대일유업이었다.


우유 소비 정책 하에 태어난 ‘뚱바’

출시 당시만 하더라도 바나나는 최고급 과일이었다

1970년대에 바나나는 고급 과일로 분류됐다. 많은 이들이 바나나의 맛을 보고 싶어 했지만, 수입금지 조치로 인해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과일이었다. 대일유업 연구팀은 소비가 잘 이뤄지지 않는 흰 우유에 바나나 향을 넣고자 개발했으며, 이게 성공을 거뒀다. 제품 개발 이후의 단계는 포장이었다. 대일유업은 신제품을 유리병이나 비닐 팩에 담겨서 주로 팔리던 우유와는 차별점을 꾀해 만들고자 했다. 논의 결과 포장의 재질로는 포리스티렌이 결정됐으며, 항아리에서 영감을 얻어 일자가 아니라 제품 중앙 부분이 튀어나온 지금의 디자인이 완성됐다.


출시 당시만 하더라도 바나나맛 우유의 패키지는 파지에 불편하다는 불만이 있었다. 하지만 곧 이 특이한 형태의 용기는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의 아이덴티티가 됐다. 바나나맛 우유는 다양한 별칭을 가지고 있다. 뚱뚱한 바나나맛 우유라는 뜻의 ‘뚱바’, 단지를 연상시키는 유제품이라는 뜻의 ‘단지우유’ 등 이 제품의 별칭들은 대부분이 특이한 디자인의 패키지에서 유래한다. 빙그레는 지난 2016년 바나나맛 우유의 용기를 특허로 등록한 바 있다.


반투명 용기에 담긴 노란색 우유

출시 당시에는 우려를 샀지만, 지금은 빙그레를 짊어지고 있는 제품
껍질을 벗긴 바나나의 색상은 노란색이 아니다. 하지만 바나나는 당시 쉽게 접할 수 없는 과일이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바나나를 떠올릴 때 겉껍질의 색상이었던 노란색을 떠올렸다. 이에 대일유업 연구팀은 바나나맛 우유의 색상을 노란색을 띠도록 제작했으며, 이것이 잘 보이도록 패키지는 반투명 재질로 완성시켰다. 그렇게 고급스러운 맛, 차별화된 디자인, 일관된 기조의 패키지로 바나나맛 우유가 탄생했다.

바나나맛 우유는 대일유업에 있어서는 도박에 가까운 시도였다. 정부의 우유 소비 장려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대일유업을 비롯한 대부분의 식품회사들은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했다. 흰 우유뿐 아니라 초코맛, 딸기맛 제품들의 판매량도 신통치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의 지출을 동반하는 새로운 제품의 개발 시도는 회사를 위기에 빠트릴 수 있다는 염려가 제기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시도한 바나나맛 우유의 출시는 이뤄지자마자 커다란 성공을 거두게 된다.

출시되자마자 성공을 거두다

지난 2017년 진행돼 유니크한 감성으로 화제가 된 ‘마이 스트로우’ 캠페인

출시되자마자 바나나맛 우유는 가공유 판매 1위에 올랐다. 하지만 다양한 맛의 가공유가 쏟아지고 바나나가 특이한 과일이 아니게 된 1990년대에 들자 위기가 찾아오게 된다. 바나나맛 우유에도 변화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선택의 기로에서 빙그레는 전통을 고수해, 원형 패키지 디자인을 고수하는 선택지를 취했다. 그리고 이는 결과적으로 바나나맛 우유의 장기 흥행의 시발점으로 작용했다. 바나나맛 우유는 출시 이후 현재까지 디자인 기조와 맛의 원점을 잃지 않은 장수 제품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잠시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바나나맛 우유는 불티나게 팔려나가, 오랫동안 빙그레의 효자 상품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1998년에는 단일제품으로 3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2001년에는 이것이 두 배로 뛰었다. 가공유 제품으로는 사상 최초로 연 매출 1,000억 원을 기록한 것도 빙그레의 바나나맛 우유였다. 더 이상의 성장이 없을 것만 같았던 2011년에는 이조차도 넘어 연 1,5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현재 바나나맛 우유는 전체 가공유 시장에서 점유율 80%를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공을 거둬

특유의 레트로한 감성이 제품의 아이덴티티로 자리를 잡고 있다

바나나맛 우유가 우리나라를 넘어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한 것은 2004년부터였다. 미국, 캐나다 등지로 수출이 됐으며, 일본에는 국내 유제품 중 최초로 진출해 로손 편의점 8,000개 점포에 입점하기도 했다. 다양한 시장에서 반향을 얻고 있는 바나나맛 우유의 해외 진출이 가장 성공을 거둔 곳은 중국으로 꼽힌다. 한국으로 찾아오는 중국 관광객이 증가하고 한류 콘텐츠를 통해 노출도가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제품의 판매량도 증가한 것이다. ‘한국에 가면 꼭 마셔야 할 음료’로 포지셔닝되면서 2011년 중국에서 7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바나나맛 우유는 단기간 내에 성장해, 2016년에는 중국 내 연 매출 150억 원을 기록하게 된다.


출시 40주년을 훌쩍 넘겨 반백년을 바라보고 있는 바나나맛 우유는 현재 리브랜딩 중이다. 긴 시간 동안 큰 변화가 없었던 패키지 디자인은 이제 유니크함을 넘어서 클래식의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이를 활용해 빙그레는 2010년대 들어, 레트로 감성으로 접근한 바나나맛 우유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70년 대풍의 패션모델을 전면에 내세우기도 하고, 백종원을 광고 모델로 세워 소셜 미디어 캠페인을 전개하기도 했다.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아, 백종원의 바나나맛 우유 활용 유튜브 콘텐츠는 단기간 내에 300만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모든 세대에서 고른 인기를 보이는
대한민국 대표 가공유

다양한 파생제품들이 지속적으로 출시되고 있다

바나나맛 우유는 또한 다양한 파생 제품을 보유한 제품이기도 하다. 지방함량을 낮추고 결정과당을 함유한 바나나맛 라이트, 같은 용기를 사용한 딸기맛 우유가 유명하며, 지난 2012년부터는 견과류의 고소한 맛을 더한 바나나맛 우유&토피넛, 메론맛 우유도 나오고 있다. 재작년부터는 ‘세상에 없던 우유’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오디맛, 귤맛 등의 파생제품을 출시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현재 바나나맛 우유의 하루 판매량은 80만 개에 달하며, 연간 매출은 2,000억 원을 훌쩍 넘는다. 바나나맛 우유는 긴 역사를 가진 제품임에도, 동시대를 지난 이들에게뿐 아니라 모든 세대에서 고른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2016년 3월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에 개점한 옐로우카페에는 젊은 세대의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월 1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오랜 시간 동안 꾸준한 성공을 거둬 온 바나나맛 우유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음료’로 꼽아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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