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가 얼얼해도 계속 먹게 돼! 마라에 푹 빠진 대한민국

조회수 2019. 6. 18.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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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가 얼얼해도 계속 먹게 돼! 마라에 푹 빠진 대한민국

마라에 푹 빠진 대한민국

예부터 경제가에서는 경기가 불황일 때마다 나오는 속설들이 몇 가지 있다. 여성들의 치마 길이가 짧아진다든가, 립스틱 구매율이 늘어난다든가, 경트럭이 잘 팔린다는 것. 그중에서도 경기가 침체됐을 때 매운맛이 유행한다는 말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팍팍한 현실에서의 답답함을 화끈한 매운맛을 통해 날려버리며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 것이다. 최근 매운맛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더욱 신선하고 강한 자극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는 대표주자는 다름 아닌 중국산 '마라'이다.

중국발 마라, 트렌디한 매운맛으로 인기몰이

마라의 인기는 어느 정도일까. CU가 업계 최초로 선보인 마라탕 면은 출시 넉 달 만에 첫 달 대비 91.9%라는 높은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마라를 이용한 삼각김밥, 족발, 만두 등의 가공 제품들도 덩달아 인기가 급증하고 있다. 높은 인기에 마라 전문 프랜차이즈 개점이 줄을 잇고 있으며, 백화점에도 현지풍의 마라 음식점이 인기다. 외국인 특화거리, 신사동 가로수길, 이태원, 연남동 등 젊은 층의 발길이 많은 곳에서 개성 강한 개인 가게들도 성업 중이다. 지방에서도 마라 음식점은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마라탕, 마라샹궈, 마라훠궈 등 다양한 마라 음식들을 소비하는 주 연령대는 20-40대 젊은 층이다. '마라'가 젊은 층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가장 트렌디한 매운맛이기 때문이다. 잦은 해외여행과 해외 직구 등으로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는 데 개방적인 20-40대는 SNS를 통한 정보 공유에도 민감하다. 입안이 얼얼할 정도의 '마라'는 매운 것을 좋아하는 우리 민족의 입맛에 알맞게 거부감이 없으면서도, 평소에 접하던 것과는 또 다른 색다른 매력을 보여주기 때문에 접근성이 높다.

사천 지방에서 유래한 마라, 얼얼한 매운맛 강해

매운맛을 사랑하는 한국인의 마음을 제대로 강타한 마라는 중국 사천 지방에서 유래했다. 사천요리는 다양한 맛, 넓은 범위의 맛, 두터운 맛, 농염한 맛을 특징으로 내세우며 특히 매운맛으로 유명하다. 저릴 마(麻), 매울 랄(辣) 자를 쓰는 마라는 한국에서 맛볼 수 있는 달큼하고 칼칼한 매운맛과 달리 혀가 저릿하게 마비되는 것처럼 얼얼한 매운맛이 특징이다. 본래 바다와 떨어져 일교차가 심하고 습한 사천 지방에서 음식이 상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 활용했지만, 지금은 대중성 높은 음식의 종류가 됐다.


마라 향신료에는 육두구, 화자오, 후추, 정향, 팔각 등이 들어간다. 매운맛과 신맛이 강한 화자오는 초피나무 열매를 갈아 만든 것이다. 소화불량, 위하수, 위확장, 구토, 이질, 설사 등에 효능이 있으며 몸을 따뜻하게 하는 성질로 기침 완화에 효과가 있다. 한약재로도 쓰이는 육두구는 맵고 쓴맛에 독이 없다. 식욕을 돋우며 소화에 도움이 된다. 이와 더불어 향신료의 꽃인 후추, 자극적이지만 상쾌하고 달콤한 향기의 정향, 중국요리에 빠지지 않는 팔각 등이 어우러져 독특한 매운맛을 낸다.

마라를 이용한 다양한 중국 전통 요리들

마라를 이용한 전통 요리는 매우 많다. 그중 대표격은 마라탕이다. 마라탕은 중국에서 가장 매운 요리로 통한다. 사천식 샤브샤브에서 변모했으며 길거리 노점에서 흔히 만날 수 있다. 다시마, 감자, 메추리알, 닭 위, 당면 등의 재료들을 선택하면 뜨거운 국물에 함께 데쳐준다. 기름기가 뜬 빨간 국물에 다양한 재료들이 한데 섞여 있는 모습이 특징이다. 마라 소스에 자유롭게 갖은 재료들을 볶아내는 마라샹궈도 유명하다. 매콤한 맛으로 밥반찬이나 술안주로 두루두루 사랑받는다.


작은 민물가재를 이용한 마라롱샤도 있다. 한국에서는 영화 '범죄 도시'에서 핫한 캐릭터였던 장첸이 양손으로 게걸스럽게 흡입하는 장면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특유의 매콤함이 시원한 맥주와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국물이 밴 내장까지 쪽쪽 빨아먹게 될 정도로 중독성 있게 맵다. 이외에도 관자를 함께 볶아 만드는 마라관자, 황소개구리를 재료로 하는 마라뉴와, 돼지 귀로 만드는 마라주알 등 함께하는 주재료에 따라 다양한 요리로 탄생한다.

치킨, 떡볶이 등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접목돼

어떤 재료를 만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 화려한 변신을 보여주는 마라. 중국인의 소울푸드였던 마라는 한국에 상륙한 이후 고향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치킨에도 마라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BHC치킨은 '마라칸치킨'을 통해 마라샹궈를 치킨에 접목해 특색을 더했다. 치킨에 꿀, 야채를 베이스로 하고 마라탕에 주로 사용되는 여러 향신료를 첨가한 특제소스를 입혔다. 구운 캐슈너트로 마라의 얼얼함을 덜어 대중성을 살린 것이 포인트다.


한국인의 국민 간식 떡볶이도 마라 열풍에 동승했다. 걸작떡볶이치킨은 마라 향신료에 빠질 수 없는 화자오, 팔각, 볶은 참깨소스와 땅콩소스를 넣은 '마라떡볶이'를 출시했다. 쫄깃한 떡볶이에 아릿한 마라의 매력을 더해 젊은 층의 소비 욕구를 겨냥했다. 대형 업체뿐만 아니라 자영업계에서도 마라는 핫한 이슈다. 매운맛의 단계를 정할 수 있도록 해 초보자들의 부담을 덜어주는가 하면 마라명태찜, 마라감바스, 마라전골, 차돌박이 마라탕 등 퓨전 메뉴도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당긴다.

간단히 즐길 수 있는 간편 요리 출시 잇따라

최근 외식 대신 외부 음식을 구입해 집에서 먹거나 만들어 먹는 '반외식족'이 늘었다. 이에 따라 간단하게 마라를 즐길 수 있는 간편 요리들도 인기다. 삼양식품은 국내의 마라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중국 시장 대상이던 '마라 불닭볶음면'을 한국 시장에도 출시했다. CU는 'CU 중국 마라 시리즈'를 출시해 다양한 제품들을 공개했다. 마라 비빔밥 위에 마라 새우를 토핑 한 도시락과 비빔밥과 참치마요 등 삼각김밥에도 마라 소스를 접목해 조화로운 매운맛을 추구했다.


유명 외식업체들도 앞다퉈 마라 재료를 온라인 판매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마라 전문점들이 내놓은 각종 재료와 소스를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쇼핑 검색창에 '마라' 만 입력해도 각종 재료들이 쏟아진다. 중국 현지의 마라 소스는 물론 국내 입맛에 맞게 변형된 맞춤 소스도 나왔다. 소스뿐만 아니라 아예 외국산 민물가재 등 주재료를 함께 파는 패키지도 있다. 손질된 재료에 동봉된 소스를 넣기만 하면 되는 손쉬운 방법으로 집에서 훌륭한 마라 요리를 즐길 수 있다.

마라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

매운맛의 최고봉인 마라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마라 특유의 강렬한 매운맛은 화끈함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입맛에 알맞다. 또 입안이 얼얼하면서도 맛볼수록 계속 생각나는 중독성이 있기 때문에 한번 구축한 마니아층은 더욱 공고해질 듯하다. 특히 매운맛의 호불호가 갈리는 상황에서 현지 본연의 풍미를 살리면서도 점차 한국적인 느낌을 접목한 새로운 요리들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에 식품계의 마라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마라의 전망을 더욱 밝게 하는 것은 또 있다. 제3세계의 고유한 전통음식인 '에스닉 푸드'가 변함없이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에스닉(ethnic)'은 민족을 뜻한다. 2000년대 이후 배낭여행, 어학연수 등 활발한 해외교류와 방송매체의 영향으로 독특한 맛과 향을 풍기는 이국적인 음식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동남아 음식들이 대중성을 확보했다. 마라 역시 이러한 시대의 흐름을 타고 새로운 매운맛의 장르를 꾸준히 개척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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