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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이 난해한 사람들을 위한 책!

조회수 2020. 7. 14.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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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왜 난해할까?
다섯살짜리도 그릴 수 있을 것 같은 그림.
의도를 명확히 알 수 없는 퍼포먼스 아트.
작품인지도 모르게 설치된 오브제.
왜인지 어렵게만 느껴지는 현대미술들.
도대체 왜 현대미술은 이토록 어려운걸까요?
이 질문에서 출발한 책이 있습니다.
바로 오늘 소개할 책, <어쩌다 현대미술>입니다.
큰맘먹고 간 오랜만의 미술관.
어려운 전시서문에 턱, 하고 막히는 느낌을 받으신 적 다들 한번쯤 있지 않나요?
특히나 현대미술은 ‘이게 왜 작품이지…’하는 생각이 드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요.
어렵고 난해하게만 보이는 현대미술에 당황한 분들에게 이 책은 이렇게 말합니다.
‘모든 미술은 과거에 현대미술이었다.'

책의 서문에 나오는 문장인데요.
저는 이 문장을 보고 머리가 순간 띵- 해지는 느낌을 받았어요.

사실 예전 작품들은 그렇게 어렵게 느껴지진 않는데 오늘날의 미술은 도대체 왜 이렇게 어려운걸까요?
17세기에서 19세기, 유럽엔 강력한 미술 아카데미가 권력을 행사하고 있었습니다.
화가들은 성공하기 위해 실물과 똑같은 아카데미의 미술 양식을 고수했죠.
때문에 상류층의 취향을 반영한 역사, 종교, 신화 등의 작품이 아주 오랫동안 성행했습니다.
하지만 1850년대에 들어서며 인쇄, 사진, 컴퓨터 같은 발명품이 등장했는데요.
이런 발명품들은 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기존의 방식과 완전히 다른 도구들은 화가들이 더 다양하고기존의 관습을 거스르는 작업을 가능하게 만들었죠.
화가의 개성이 드러나는 모험적인 작품들이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이는 이후 1970년대로 이어지며 더욱 다양한 사조와 기법으로 발전합니다.
빠르게 발전한 기술 만큼이나 미술 장르도 빠르게 발전해 나갔는데요.

오랜시간 안정성을 추구한 전통적 미술.
그리고 짧은 시간 빠르게 발전한 현대 미술.

이 둘의 간극은 많은 사람들이 미술을 어렵게 느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이 간극을 꼼꼼히 짚어 나갑니다.
전통적인 미술 사조는 어땠는지.
그 사조들이 어떤 사건으로, 어떤 작품으로 깨졌는 지 등이죠.
17세기부터 오늘날까지의 미술의 흐름을 빠짐없이 살펴볼 수 있는 이 책은 현대미술을 이해하기까지 필요한 가장 기본적이고 가장 필수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키워드로 뽑아 한 페이지에 한 주제씩 마치 백과사전처럼 다루고 있죠.
책은 크게 네 파트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사조, 작품, 테마, 기법인데요.

이 파트는 순서대로 읽을 수도 있고, 각각의 장을 따로 읽어도 됩니다.
‘사조' 파트에서는 ‘인상주의’ 같이 우리에게 익숙한 사조부터 ‘개념미술, ‘대지미술' 등 현대미술 사조까지 다루고 있습니다.

사조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기존의 미술 전통이 어떻게 깨졌는지를 사건으로 풀어 설명해줍니다.
예를 들어 개념미술은 세계 1차대전 이후, 과거의 예술을 부정하던 예술가들 사이, ‘작가의 생각이 곧 작품’이라는 의견에서 출발했습니다.

이런 흐름에서 탄생한 개념미술의 대표작이 바로 뒤샹의 <샘>이죠.
두번째 파트는 ‘작품'입니다.
현대미술이 전후로 수많은 작품들이 제작되었지만 기존의 전통을 깨트리고 새로운 사조를 만들어낸 작품은 손에 꼽힙니다.
이 장은 그 중에서 수백년의 전통과 결별한 50개의 작품을 소개하죠.

회화, 조각, 판화부터 설치, 구성 작품까지 각각의 작품이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는지, 어떤 기법을 이용했는 지 등을 고찰합니다.
세번째 파트는 ‘테마'입니다.
테마는 주제와는 조금 다른 개념인데요.
예를 들어 이 작품, 클로드 모네의 <양산을 든 여인>의 주제는 그의 아내와 아들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의 테마는 ‘빛’이죠.
프리다칼로의 〈가시목걸이와 벌새가 있는 자화상〉 역시 주제는 초상이지만 테마는 정체성입니다.

작품을 감상할 때 감상포인트가 될 수 있는 테마는 어렵게 느껴지는 현대미술의 장벽을 한층 낮춰줍니다.
마지막 파트는 ‘기법'입니다.
앞서 기술의 발전으로 다양한 작업이 가능해졌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이는 다양한 기법의 등장으로도 자연스럽게 이어졌어요.
붓과 물감을 활용한 전통적인 그리기는 용접, 스크린프린팅, 콜라주, 포토샵까지 뻗어나갔죠.
오늘날 미술 재료로 완전히 자리잡은 스프레이 페인트는 거리미술의 탄생에 기여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재료들은 여러 기법을 탄생시켰어요.
이 책은 한 페이지에 하나의 키워드를 다루고 있습니다.
내부를 보면 마치 백과사전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드는데요.
내지의 요소 하나하나가 너무 좋았어요.
여기, 동그란 원에 표시된 연도는 각 키워드의 주요 시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진전’ 부분에서는 이 사조가 어떤 전통을 깨뜨렸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어요.

작품의 경우엔 작가에 대한 배경 정보나 다른 주요 작품을 알려주기도 하죠.
가장 좋았던 점은 하단의 참조였는데요.
이 참조들은 책의 네가지 파트를 하나로 엮어주며 더욱 쉽게 현대미술을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예를 들어 인상주의의 경우, 인물, 자연, 풍경, 빛, 시간, 색채 등인데요.
마치 인스타그램에서 해시태그를 타고 끝없이 서핑하는 듯한 느낌도 들었어요.

참조를 따라 앞뒤로 책을 넘겨가며 읽다보면 키워드 하나를 완전히 내것으로 만든 느낌도 들었답니다.
가장 인상깊었던 키워드는 ‘작품'파트의 <공간 개념 ‘기다림> 이었어요.
이 작품은 루치오 폰타나의 작품인데요.

그는 캔버스를 뚫고 긋거나 자름으로써 공간과 무한성에 관한 개념들을 탐구한 작가에요.
사실 저는 미대생으로서 ‘저 정도는 나도 그리겠네!’ 라는 말을 안하려고 하는 편인데 이 작품은 보고 나도 할수 있겠다 싶긴 했었어요.
그런데 내용을 읽어보니, 이 작품은 현실공간에서 깊이를 만들어내는 ‘공간주의'의 탄생에 큰 영향을 끼친 작품이었습니다.

실제로 캔버스의 뒤쪽을 보면 검은 천이 덧대어져 있어 새로운 공간감을 형성한다고 하는데요.
폰타나는 이 칼질에 공간감을 만들어내기 위해 굉장히 섬세한 계획을 구상했다고 합니다.
책의 내용을 조금 읽어드릴게요!

“이 작품은 외관과 접근 방식에서 전통미술과 달랐을 뿐 아니라, 고통이나 상처를 암시한다. 베기는 즉흥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사실 세심하게 계획한 다음에 한순간 완성한 것이다. 붓 터치를 대신한 손으로 베기. 폰타나는 ‘나는 파괴한 것이 아니라 구성했다’고 주장했다."
책은 이처럼 현대미술을 이해하기까지 필요한 가장 기본적이고, 가장 필수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7세기부터 오늘날까지 미술사의 흐름을 꼼꼼히 뜯어볼 수 있는 이 책 <어쩌다 현대미술>.

현대미술작품이 너무 난해하게만 느껴지셨던 분들, 미술사를 공부하고 싶은데 전공서적은 부담스러우셨던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내가 알고있는 지식을 더욱 탄탄하게 구축하고 싶은 분들께도 추천드려요.
현대미술이 어렵게 느껴지는 모든 분들을 위한 책, <어쩌다 현대미술>를 리뷰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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