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드상은 왜 '짝다리'를 짚고있을까?

조회수 2019. 10. 15. 1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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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작품 속 다양한 포즈의 비하인드 스토-리

예술 작품 속에 사람들을 보면 가끔 이런 생각 들지 않나요? 



"저 자세, 엄청 특이하다!"

사실 예술 작품 속엔 다양한 포즈들이 등장해요.
 
어떤 자세는 기괴하기도 하고, 또 어떤 자세는 아름답기도 하죠!
실제로 예술 작품 속 포즈들은,
비슷한 형태로 계속 반복해 나타나기도 하는데요.
일상과는 조금 다른 예술 작품 속 포즈들.
왜 그런 자세로 그려진 걸까요?

이 포즈, 어디서 많이 보셨죠?
고대 이집트 벽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모양인데요.
한쪽을 바라보는 사람의 옆면을 담고 있는 게 특징이죠!
학자들은 이 자세를 ‘Composite(컴포짓)’이라 불렀어요.
 
사실 이런 구도의 포즈는 실제 인체 구조로는 구현이 거의 불가능한 형태에요. 얼굴은 측면, 몸은 정면!
따라할 수 조차 없는 자세죠.
그런데 당시 예술가들이 이 '몸이 뒤틀린 포즈'를 그려넣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실용적이기 때문이에요.

발이나 코는 정면에서 그리는 것보다 측면에서 그리는 것이
쉬워요. 
발가락이나 콧구멍 같은, 구체적인 요소들을 생략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건 얼굴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죠.
뿐만 아니라, 종교적인 이유도 있었는데요.
고대 이집트인들은 영혼에게 '집'이 있어야한다고 믿었어요
조각이나 초상화 같은 것들이 그러한 예였죠.
그 안에 영혼이 깃들면, 영원한 삶을 살 수 있다 믿었는데요.
이를 위해서 마치 멈춰있는 듯한,
영원히 박제된 듯한 느낌의 동작이 벽화에 많이 그려졌어요.
두번째는 바로 이 다비드 상의 포즈인데요.
 
이런 르네상스 조각들을 보면 이렇게 한쪽 발을 살짝 들고 있어요.
고대 이집트의 컴포짓이 영원히 멈춰있는 듯한 느낌을 담아냈다면,
르네상스의 예술가들은 동작 자체를 담아내고 싶어했어요.
 
이를 위해서 걷고 있는 와중에 멈춘 듯한 발모양을 작품의 포즈로 삼았죠.
이를 사람들은 ‘콘트라포스토’라 불렀는데요.
한쪽 다리에 온 몸의 무게를 싣고, 다른 다리는 살짝 풀리도록 하는 게 특징이에요.

다리가 살짝 불균형을 이루면서, 몸이 좀 더 무게를 실은 다리쪽으로 기울게 되고 약간 휘어진 모양새를 담게 됐죠.
그러면서 일반적으로 균형잡힌 몸과는 다른 새로운 느낌을 전달해주는데요.
콘트라포스토는 그 특유의 포즈로대리석 조각들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었어요.

이는 자연스러움을 중시하는 르네상스의 자연주의 화풍과 맞물리며
자주 활용됐죠.
그런데 현대개념미술작가인 '브루스 나우만'은
이 자세가 자연스러운 자세가 아니라고 말했어요.
실제로 작가가 콘트라포스토 자세로 걷는 모습을 담은 비디오 작품을 보면, 실제 걷는 모습과는 많이 다른 모양새를 볼 수 있죠.
예술 작품 속엔 또 고대부터 현대까지 아주 자주 등장하는 자세가 있는데요.
바로, 이 손가락 자세예요
 
지휘자, 왕, 신학자들이 오른팔을 드는 자세로, 고대 로마의 경례자세에서 따왔죠.
 
대상의 권위와 자신감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이 자세는 자주 활용됐는데요.
대부분의 경우 오른팔을 든 모습을 알 수 있어요.
서구 문화권에서 상징적으로 오른쪽이 옳음과 신성을 상징했기 때문인데요.
 
때문에 예수를 담은 작품들에도 대부분 오른손을 든 모습을 자주 확인할 수 있죠!
또 작품 속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자세로는
바로 이 자세가 있는데요.

옷을 헐벗은 여인이 묘하게 자신의 몸을 가리고 있는 자세,
‘Pudica’라 불리는 자세죠.
 
이 자세는 서구사회에서 여성의 알몸을 묘사한 최초의 조각으로 여겨지는 조각가 프락시텔레스의 아프로디테 조각상에서 탄생했어요.
발가벗은 몸과, 수줍은 듯이 자신의 몸을 가리고 있는 손 모양은 예술 속에서 여성을 묘사하는 상징으로 많이 이용됐는데요.
보티첼리부터 렘브란트 피카소에 이르기까지
고대에서 현대까지 두루 활용됐어요.
 
비슷한 예로 오달리스크라는 포즈 또한 있는데요. 이 자세는 나체의 여성이 누워있는 모양을 말해요
18세기에 들어서며 서구 사회는 제국주의확장과 함께
동양문화를 많이 섭취했는데요.
이때 '오스만 제국'의 문화도 많이 유입됐어요.

그러면서 과거 ‘비너스’를 그려오던 전통과 달리, 오스만 제국에서 시중을 들던 시녀인
‘오달리스크’를 그리는 게 유행하기 시작했는데요.
오달리스크를 좀 더 관능적으로 표현하는 시도 중에
이런 자세가 만들어졌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관능을 표현하던 오달리스크 포즈는
'도전의 포즈'로 활용되기도 했어요.
 
마네의 올림피아가 대표적인데요. 
똑같이 누워있는 여성을 묘사했지만, 눈을 바짝 뜨고 관객과 눈을 마주쳤죠.
이 작품은 관능을 관음하는 관객의 시선과 직접 마주한다는 데서 도발적인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어요.
또한, 여성화가의 지위를 위해 다양한 퍼포먼스와 작품을 펼쳐온
'게릴라 걸스'도 이 자세를 활용해 도전적인 메시지를 던졌는데요.
당시 뉴욕 메트로 폴리탄 박물관에 여성 작가의 작품은 ‘단 5%’이면서, 누드화의 85%가 여성인 점을 지적하며

“여성은 벌거벗어야만 메트로폴리탄에 들어갈 수 있는가”라는 문구와 함께 이 포즈를 이용한 포스터를 만들었죠.
여성의 관능을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포즈가
오히려 젠더 문제를 비판하는 방법으로 활용된 것인데요!
 
이렇듯 같은 포즈를 가지고도 어떤 의도로 담아냈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기도 해요.
여러분들이 바라보는 예술작품 속 포즈 속엔, 
또 어떤 이야기들이 숨어 있을까요?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