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몰랐던 '보라색'의 비밀

조회수 2019. 9. 24.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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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색의 시작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널위문이 소개하는 컬러시리즈
풍부하면서도 특유의 깊은 분위기를 가진 색
한글론 "보라색" 하나로 불리지만,
영어론 크게 '퍼플'과 '바이올렛'으로 나뉘는데요
보통 둘을 같은 색으로 착각하기도 하지만
둘은 아주 미묘한 차이가 있어요
퍼플은 조금 더 붉은 빛에 가깝고,
바이올렛은 좀 더 푸른빛에 가깝죠
외국인들은 일반적으로 보라색을 말할 때
퍼플을 더 많이 떠올리는데요

이 ‘퍼플’이란 말은 사실
한 바다 속 동물로부터 따왔어요
고대 라틴어로 이 동물을
‘Pupura’라 불렀는데요
하루는 사람들이
강아지가 이 퍼퓨라를 무는 것을 발견해요
그런데 강아지 입가가 보라색으로 착색되자
이 색을 ‘퍼퓨라’라 부르기 시작했죠
이후 이 안료를 개발해 염색약을 만들었는데요
이 때 만들어진 색이 바로 ‘타이리안 퍼플’
이 색은 고대 벽화에서도 자주 발견되는데요
특히 퍼퓨라가 많이 서식한 지중해 지방을 중심으로
타이리안 퍼플이 유행하기 시작했죠
특유의 색감으로 사랑받으며
의류를 비롯한 다양한 직물에 활용됐는데요
그런데 당시 직물 1제곱미터를 타이리안 퍼플로 염색하기 위해선
무려 2만여 개의 조개가 필요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타이리안 퍼플로 물들인 상품들은 굉장히 고가였죠
색이 귀하다보니, 결국 왕과 제사장 등 특정 상위계층만이 누릴 수 있는 색이 됐는데요

덕분에 보라색은 당시 신성한 색으로 여겨졌죠

이후 이런 흐름은 지중해를 중심으로 펼쳐진 로마,
그 뒤를 이은 비잔틴 제국까지 이어졌어요
긴 역사적 흐름 안에
타이리안 퍼플은 황족, 귀족,
종교인들의 색으로 자리매김했죠
각종 직물 뿐만 아니라 성서의 종이 등
신성함과 권위를 상징하는 다양한 곳에 활용됐는데요

1453년 아주 중요한 일이 발생합니다
비잔틴 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이 오스만트루크에 의해 함락당한 것이죠
변화하는 정세 속 황제의 색 보라색 또한
위상을 잃게 됩니다
비잔틴의 멋진 염색 작품들이 파괴됐고
많은 염색작품들이 '진홍색'으로 대체되기 시작했죠
그러면서 보라색 대신
진홍색이 황제를 상징하는 색으로
유럽 전역에 유행했는데요
중세와 르네상스에 들어서면서는 대학의 교수나 신학을 공부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종종 사용하는 수준으로 인기가 줄었죠
더군다나 여전히 가격도 비쌌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접근하기조차 어려웠는데요

19세기 들어서며 상황이 완전 반전되죠
영국 화학과학생 윌리엄 헨리 펄킨은
합성 약물을 만드는 실험을 진행 중이었는데요
그러던 중 보라 색상의 염색물질을 발견하죠

독특하면서 고급스런 느낌을 담은 색
사람들은 이를 ‘모브’라 불렀어요

이전과는 다른 느낌을 담은 ‘모브’색은
금세 사람들에게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특히나 독특한 색감으로 패션 쪽으로도 인기를 끌었는데요
펄킨은 공장을 세우고, 염색약을 대량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화학 산업과 패션산업 모두에 영향을 준
현대 염색공장의 시초였죠
20세기 들어서는 화가들 사이에서 엄청난 사랑을 받기 시작하는데요
특히나 오스트리아의 화가 구스타브 클림트는 보라색의 우아함에 빠져 자신의 작품 속에 마음껏 활용했죠
클로드 모네는 보라색을 대기의 진정한 색이라 칭송했고
앞으로는 모두가 보라색으로 작업할 것이라 공언하기도 했는데요
현대로 들어서며 다양한 색채를 실험하는 화가들 사이, 특유의 풍부한 느낌으로 사랑받으며 많은 작품 속에서 등장했죠
이 시기 보라색은 다시금 귀족의 색으로 부활하는데요

특히나 영국 왕실에서는 중요한 행사에서 꾸준하게 보라색이 섞인 의상과 직물들을 활용하면서 자신의 권위를 상징하는 색으로 다시금 활용하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이와 동시에 민중들에게도 보라색이 퍼지기 시작하는데요
사회가 격변하던 195-60년대, 여성참정권 운동이었던 서프레제트 움직임이 일어요
여성 인권에 최전선에 선 서프레제트는 자신들을 상징하는 색으로 보라색을 내세웠죠
이와 유사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표출하는 다양한 집단에서 보라색은 사랑받기 시작하는데요

다시 말해 보라색은 혁명을 뜻했죠

특히나 196-70년대엔, 대항문화 자체를 상징하는 색으로 발전하죠
지미 핸드릭스, 딥 퍼플 등
히피문화를 대표하는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보라색을 자신의 상징 색으로 활용했어요

그러면서 보라색은 '변화를 상징하는 색'이라는 새로운 인식을 가져왔죠
귀족과 황제의 색으로부터, 혁명과 변화의 색까지
기나긴 시간 속 계속해서 변화해온 보라색의 역사

여러분에게 보라색은 어떤 의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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