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크니 작품에 물💦이 많은 이유

조회수 2019. 7. 10. 1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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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호크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예술가 중 한 명이자,
20세기 회화 장르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 화가.

굵은 선과 컬러풀한 색채,
혁신적인 그만의 표현방식으로
수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왔는데요!
호크니의 작품들을 가만히 감상하다보면,
한가지 궁금증이 떠오르게 됩니다.
 
호크니의 작품엔 왜 이렇게 물이 이렇게 많을까요?

호크니의 작품엔 정말 물이 많습니다.
때론 샤워를 하거나, 수영을 하기도 하고
때때론 스프링쿨러까지 등장하죠.
호크니가 그린 물 작품 중 가장 유명한 건,
1967년에 만들어진 
한글 제목으론 <더 큰 첨벙>이란 작품이죠!
 
이 작품은 무려 50년 전에 만들어진 작품인데도 
색감 묘사, 분위기 모두 여전히 세련된 느낌을 줘 많은 사랑을 받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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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태양이 드리워진 로스앤젤레스의 한 수영장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수영장 뒤쪽으론 핑크색의 현대적인 건물과 빈 의자가 위치해 있죠.
창문 속엔 이웃집 건물이 보이기도 합니다.
우측엔 2개의 야자수가 운치있게 서있죠.
 
그런데 이 작품은 보통의 호크니 작품과는 다른 점이 있습니다.
바로 '사람이 없다'는 것이죠!
정확히 말하면 눈 안에 들어온 사람은 없습니다.
누군가 다이빙을 하긴 했는데, 튀기는 물만 남아있고,
사람의 형체는 확인할 수 없죠.
 
때문에 궁금증이 하나 생기는데요.
 
물 속에 뛰어든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요?
호크니는 195-60년대 호크니는 영국왕립예술대학을 다녔습니다.
당대의 많은 예술가들은 ‘추상’을 실험하고 있었는데요.
 
예를 들어, 잭슨 폴록과 같은 예술가들이 등장해서 물감을 캔버스에 흩뿌리며 우연적인 작품들을 만들었죠.
 
현실을 묘사하기보다,
자신만의 색과 표현으로 자신의 관념을 표현하는 것이 그 시대의 주류 예술이었습니다.
호크니도 물론 대학에서 당시 유행하던 추상예술을 경험했죠.
 
하지만 호크니는 추상보다, 자신을 둘러싼 장소와 사람을 표현하는데 더 많은 관심을 가졌습니다.


"눈에 들어오는 세계를 그리지 않는 예술에 관심 없다.
내 말은 그것도 충분히 멋진 예술이지만 나는 관심이 없단 거다" -데이비드 호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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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초 호크니는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캘리포니아로 넘어갑니다.
그리고 캘리포니아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도시에 매료돼 버리죠!
 
따사로운 햇살이 너무 아름답게 드리워지고,
사람들은 너무나도 자유분방하고 여유가 넘쳤습니다.
 
자신이 원래 살고 있던 런던과는 분위기가 완전 달랐죠.
호크니는 캘리포니아를 심지어 ‘약속된 땅’이라 불렀습니다.
그러면서 캘리포니아의 여유로운 일상들을 작품 속에 담기 시작합니다.
수영을 하거나, 샤워를 하는 모습들.
삶의 여유가 느껴지는 순간들엔 이상하게도 ‘물’이 많았죠.
 
호크니는 이때부터 물을 묘사하는 데 관심을 갖기 시작합니다.
"물은 어떤 것도 될 수 있다, 어떤 색도 될 수 있고, 움직일 수 있고, 시각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
 
그러면서 물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어떻게 튀기는지 등에 대해 세밀하게 연구했죠.
 
호크니가 그림을 그리는 방식은 좀 독특했습니다
우선 일반적으로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떠올려보죠.
보통 그림을 그린다고 하면 밑그림을 그리고,
그 위에 채색을 얹으면서 잡아나가는 그림을 떠올리잖아요?
 
하지만 호크니는 캔버스 위에 먼저 큼지막하게 롤러나 큰 브러시를 활용해 색을 얹고, 그 위에 세세한 요소들을 얹어나가는 방식으로 작업했습니다.
 
맨 마지막에 작은 요소들을 그리곤 했죠.
특히나 물튀기는 요소들은 맨 마지막에 얇은 붓으로 하나하나 세세하게 그렸는데요.
 
더 큰 첨벙 작품을 그릴 때도 뒤에 있는 멋진 건물이나 거대한 수영장, 은은한 야자수보다 물 튀기는 효과를 그리는 데 훨씬 많은 시간을 쏟았다고 하죠.
 
물이 튀어오른 모습과 부분부분 각기 다른 투명도, 그리고 작은 물방울의 모습까지.
이 작업에만 무려 2주가 걸렸다고 합니다.
호크니의 초기작에서도 물 튀기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하지만 <더 큰 첨벙>과는 큰 차이가 있죠?
색감 디테일, 묘사 모두 완전 상반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게 단순히 런던과 캘리포니아의 차이는 아닙니다.
 
호크니는 학생 시절 대영박물관에서 처음 이집트 미술을 접하는데요
그리고 26살이 됐을 땐 직접 이집트 여행을 가죠,
이 여행은 호크니의 작품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됩니다.
“환상적인 3주였다. 사진기가 없었고, 어디서나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그렸다"
호크니는 이때 고대 이집트 벽화의 선명한 색감에 매료됐다고 합니다.
 
그리고 박물관과 학교에서 쉽게 접한 르네상스 작품들을 보면서도 사랑에 빠집니다.
르네상스 작품 특유의 우아한 기운과 균형잡힌 구성, 깔끔하면서 밝은 색은 호크니의 작품 세계에 많은 영향을 주었죠.
 
호크니가 런던에서 대학을 다니던 1960년대 초는, 팝아트가 크게 유행하기 시작한 시기기도 했습니다.
당시 영국왕립예술학교를 다니던 호크니와 친구들은, 학교에서 배우고 미술관에서 본 작품들이 자신의 삶과 아무런 관계가 없단 걸 깨닫죠.
그 이후로 그들은 자기 삶 주변에서 보이는 모든 것들을 작품 속에 담기 시작했습니다.
 
더불어 미국으로 넘어왔을 때 호크니는 또 다른 충격을 받습니다.
미국에선 유럽의 팝아트와는 조금 다른 아메리칸 팝이 유행하고 있었는데요.
만화적인 색채와 구성을 통해, 미국 사회의 일상들을 담고 있었죠!
 
호크니는 이런 아메리칸 팝아트를 보며, 깔끔하고 강한 선처리에 매료됐고, 이를 자신의 작품 속에 녹여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호크니의 작품 세계에 영향을 준 가장 큰 사건이 있었으니
바로 ‘사진’.
 
1960년대에는 보급형 사진기가 유행하기 시작했는데요.
 
호크니는 일상 속 찰나를 담아내는 사진에 매료됐고, 급기야는 직접 사서 여기저기 찍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 사진들을 소스로 작품에 활용하기 시작했죠!
찰나를 기록하는 사진은,
일상의 순간들을 담아내는 호크니에게 큰 영감을 줬습니다.

하지만 호크니는 사진을 단순히 묘사하려 하지 않았죠.
호크니는 사진으로 인해 회화가 위협받는다는 주장에 반대했습니다.


“회화가 사라진다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 왜냐하면 대체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진은 충분하지 않다. 사진은 진짜가 아니다.”
호크니는 사진이 수많은 정보를 쉽게 기억하게 해주는 편리한 도구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사진은 결국 도구일 뿐이라 생각했죠.
 
결국 사람들의 삶 속으로 작품이 스며들게 만드는 건, 예술가의 시각과 깊이라 생각했죠.
 
이런 생각에서인지 자신의 관점으로 완전히 재조합한 사진 작품을 후에 내보이기도 했죠!
 
호크니는 실제 세상을 페인트나 연필로 새롭게 해석하는 것을 즐겼습니다.
일상 속의 여유로움, 자유분방함을 담으려 했죠.
그리고 이 과정에서 물은 찰나를 표현하는 중요한 매개체였죠.
 
"물이 튀기는 장면을 찍을 때, 물은 이미 다른 무언가가 돼버린다
이 순간이 너무 빨리 지나기 때문이다.
나는 이것에 흥미를 느꼈다.
나는 그래서 물을 그릴 때 굉장히 굉장히 느리게 작업했다.”
 
빛에 따라, 각도에 따라,
흐르는지 고여 있는지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물.
 
여러분 눈엔, 어떤 찰나가 비춰지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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