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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연 노래에 '셰익스피어'가 나오는 이유

조회수 2019. 4. 29. 1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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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비극을 위한 조건
사랑하는 이와의 헤어짐, 돌이킬 수 없는 실수, 절대로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끔찍한 비극

우리는 때때로 이러한 비극에 빠져들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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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러한 비극에 열광하는 걸까요?
고대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시학>을 통해 문학의 미학적 특성을 분석했습니다.
그는 여기서 기쁜 희극보다는 슬픈 비극이 진정한 이야기라고 말했죠.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를 설명하며 '카타르시스'라는 용어를 사용했는데요.
많은 사람들은 보통 카타르시스라는 표현을 '쾌감', '희열'정도로 생각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관객들이 비극적인 상황을 보고 마음 속에 있던 응어리가 해소되는 표현입니다.
때문에 카타르시스를 느끼기 위해선 반드시 '비극적인 상황에 대한 체험'이 선행되어야 하죠.
비극이 등장인물을 극한의 상황까지 몰고가는데도 관객들은 환희를 느낀다는 점에 매료된 아리스토텔레스는, 그 '원인'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관객들은 비극적이고 부정적인 체험 속에서 자신의 한계와 무력함 또한 느끼게 되지만, 오히려 바로 그 순간 이성의 구속으로부터 벗어나 보다 자유로운 초월을 체험한다고 보았죠.
후에 독일의 철학자 니체는 카타르시스가 억눌리면 억눌릴수록 더욱 강한 폭발력을 지니게 되는데, 비극을 감상하는 행위가 이러한 폭발에 대한 하나의 처방인 셈이라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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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는 이러한 카타르시스를 극대화할 수 있는 최상의 비극을 위한 두가지 조건을 제시했는데요.
우선 이야기가 단순하지 않고 복잡해야한다고 말했습니다.
주인공이 시종일관 행복하거나 불행해선 안되고, 행복과 불행 사이를 오가야 비극이 잘 전달될 수 있다고 보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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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로는 '이야기가 관객의 공포와 연민의 감정을 일깨워야한다'고 말했는데요.
아리스토텔레스는 공포가 관객들로 하여금 '등장인물과 내가 다르지 않다', '나도 언제든 저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느끼는 데서 생기는 감정이라고 보았고
연민은 등장인물이 겪는 좌절과 고통이 부당하다는 것을 인지하는 데서 온다고 보았죠.
이는 다시 말해, 이야기가 등장인물의 공포와 연민의 감정을 담아내지 못하면 훌륭한 비극이 될 수 없다는 이야기기도 했죠.
예를 들어 도덕적으로 훌륭한 사람이 행복하다가 갑자기 불행에 빠지는 경우, 이는 공포나 연민의 감정이 아닌, '올바른 사람도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는 도덕적 혐오감만 주기 때문에 좋은 비극이 아니라 보았죠.
또 사악한 자가 행복해지다 불행해지는 경우, 이는 공포와 연민의 감정은 물론 너무 당연하게 보여 동정심도 유발할 수 없으므로 가장 비 비극적인 형식이라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사악한 자가 불행해지다 행복해지는 경우, 이 역시 등장인물과의 동질감으로부터 나오는 공포나 사건에 대한 부당함으로부터 느끼는 연민이 촉발될 수 없기 때문에 좋은 비극이 될 수 없다고 보았죠.
결국 가장 훌륭한 비극은 선한 자와 사악한 자 사이의 중간적 인물이 행복하다가 불행하게 되는 구조라 말했는데요.
단순히 주인공의 악덕때문이 아닌, 그의 실수나 잘못으로 인해 불행에 빠지는 데서 연민의 감정은 더 커진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햄릿>이나 <맥 베스>같은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살펴보면, 선명하게 선과 악으로 규정되기 어려운 주인공이 순간의 실수나 잘못으로 인해 비참해지는 과정을 담아냄으로써 비극성이 더 극대화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과거의 비극은 신화나 종교적 차원에 국한되어 있었던 반면, 근대로 넘어오면서는 윤리적, 정치적 차원으로 확대되었고
비극의 모습이 더 다양해지고 복잡해지며 더 세련되고 슬픈 방식으로 우리에게 나타나고 있죠.
18세기 고딕소설의 연구자 호레이스 월폴은, "세상은 생각하는 사람에겐 희극이고, 느끼는 사람에게는 비극"이라 말했습니다.

슬픔을 통해 관객의 기쁨을 자극하는 비극,

우리는 또 어떤 비극에 빠져들게 될까요?

문화예술 매니아들을 위한 놀이터,
널 위한 문화예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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