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풍경과 사계절 정원 품은 여주 주택

조회수 2021. 1. 1.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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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콘크리트주택

전원생활의 가장 큰 장점은 자연과 함께하는 삶이 아닐까. 막힘없이 탁 트인 풍경과 그 풍경을 닮은 아늑한 정원을 조성한 이 주택은 전원생활의 장점을 아낌없이 누리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20여 년간 정원을 가꾸어온 박광인 씨와 황보경석 건축사가 진행했다.

글 사진 백홍기 기자 | 취재협조 김종합건축사사무소㈜

HOUSE NOTE

DATA

위치  경기도 여주시 강천면

지역/지구  계획관리지역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대지면적  526.00㎡(159.11평)

건축면적  116.33㎡(35.19평)

건폐율  22.12%

연면적  111.26㎡(33.65평)

   지하 9.00㎡(2.72평)

   1층 102.26㎡(30.93평)

   다락 11.13㎡(3.36평)

용적률  19.44%

설계기간  2019년 9월~2020년 2월

공사기간  2020년 7월~11월

건축비용  2억 3000만 원(3.3㎡당 700만 원)

설계  김종합건축사사무소㈜

031-243-0333

시공  ㈜부손종합개발 010-2581-8138

조경  박광인 010-3294-7029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노출우레탄(제비표페인트)

  벽 - 전벽돌, 스타코 플렉스(이노벽돌)

  데크 - 합성 방부목(뉴데크우드)

내부마감

  천장 - 석고보드 위 벽지

  벽 - 벽지

  바닥 - 강마루

단열재

  지붕 - T220 압출법 보온판(동인산업)

  외단열 - T135 압출법 보온판(동인산업)

계단실

  디딤판 - 원목마루

  난간 - 강화유리 핸드레일

창호  시스템창호(LG하우시스)

현관  고급현관문(코렐)

주요조명  BARRISOL

주방가구  ISLAND Sink(㈜두오모)

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텐다드

난방기구  가스보일러

▲스케치
▲동측면도
▲남측면도

풀목산 중턱에 있는 주택에서 보이는 것은 산과 들, 논과 밭이 전부다. 주변에 축사나 고압선, 공장, 비닐하우스 등이 없어 풍경이 정갈하다. 언뜻 보면 외진 곳처럼 느껴지지만, 차로 40분이면 잠실에 갈 수 있을 정도로 서울과 접근성이 좋다. 또, 양동IC와 동양평IC 진출입이 수월하고 제2영동고속도로 등과도 근접거리라 사통팔달 교통망을 갖추고 있어 편리한 생활권 내에 있다. 이 주택은 6세대를 조성하는 단지 내에 있어 지나치게 적막하지도 지나치게 밀접하지도 않다. 적당한 여유와 적당한 사생활 공간을 모두 얻은 셈이다. 계단식으로 조성한 단지는 필지 간 레벨을 4~5m 정도 차이를 두고 옹벽을 쌓고 주택 높이도 제한해 주택 간 간섭 없이 시원한 조망을 확보했다.

▲지하 평면도
▲1층 평면도
▲현관에 들어서면 맞은편 부출입구 투명유리 너머로 노송 한 그루가 한 폭의 그림처럼 보인다. 노송이 있는 공간은 사색과 휴식을 위해 마련한 공간이다.

단지 설계를 맡은 황보경석 건축사는 “자연 속 삶이라는 주제로 주변 자연과 주택이 동화되도록 넓은 외부 공간(화단, 마당)을 마련했다”고 한다. 설계 방향에 따라 입면은 자연과 이질적인 느낌이 나지 않도록 절제했다. 내부 공간은 실내외가 긴밀하게 상호 교류하도록 구성했다. 단절감이 없는 내부 공간은 구석구석 편안하게 이어진다.

남향 지세로 좋은 채광을 확보했으며 주요 실은 대지 남쪽으로 펼쳐진 들판을 마주보도록 배치해 들판을 지나는 자연을 영화의 한 장면처럼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거실과 식당에서 정원 풍경이 잘 보이도록 건물을 북측으로 물러서게 배치하고, 건물을 대지보다 1m 높였다. 또한 거실 앞에 잔디마당과 화단을 만들어 하늘과 들판, 마당이 하나의 전경이 되도록 구성했다.

▲레벨이 높아 누마루처럼 시선이 활짝 열린 거실에선 능선 따라 펼쳐진 아름다운 계절을 감상할 수 있다.
▲거실은 1.3m 높이에 있는 다락과 1.3m 아래에 있는 주방을 연결해 하나의 소통 공간을 형성하는 중심이다.
▲주방에 통창을 설치해 탁 트인 하늘이 내다보여 거실과 다른 풍경을 제공한다.
▲주방 상부에 여유 공간을 활용해 아담한 다락을 만들었다.
다이내믹한 풍경 담아

입면 디자인은 한옥에서 모티브를 얻어 처마의 기능과 감성을 차용했다. 외부로 힘차게 뻗은 처마는 빛과 비를 적당히 들이고 막는다. 거실과 주방에서 보이는 처마는 한옥의 대청마루에서 보이는 처마의 느낌을 재현한 것이다. 또, 거실과 식당 벽을 밖으로 돌출시킨 후 상부 처마와 연결해 조형성을 강조함으로써 입구에서 향하는 시선까지 차단하는 기능을 더했다. 처마와 이어지는 흰 벽은 장식을 절제해 시선의 분산을 막고 형태에 집중하도록 여백의 미를 살렸다. 극명한 명도 대비를 이루는 검은 벽은 자칫 가벼워 보이는 입면에 적당한 무게감을 줘 심미적 안정감을 준다.

내부는 안방과 거실 사이에 복도를 배치해 두 공간을 분리했다. 복도 양 끝에는 각각 현관과 부출입구를 배치해 시야가 막히지 않고 연결되며 이러한 설계 덕분에 공간이 더욱 넓게 느껴진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면 맞은편 부출입구의 투명유리문 너머로 노송 한 그루가 한 폭의 그림처럼 보인다. 부출입구 밖은 사색과 휴식을 위해 마련한 아늑한 공간이다. 이곳에는 좌식 테이블로 사용할 수 있는 평평한 바위가 있다. 소나무 한 그루와 바위 한 덩이가 만든 깊고도 편안한 공간이다. 

▲침대 높이를 고려해 조망용 창을 벽면 상부에 가로로 넓게 냈다.
▲위생 공간은 블랙&화이트 콘셉트에 큰 사각타일로 마감해 모던하고 깔끔하다.
▲나무 느낌의 붙박이장을 설치해 공간이 한결 따뜻하다.
▲안방 옆에 있는 휴게 정원. 소나무와 좌식 테이블로 사용할 수 있는 작은 바위가 편안함을 준다.

거실은 1.3m 아래에 있는 주방과 1.3m 위에 있는 다락을 연결해 하나의 소통 공간을 형성하는 중심이다. 그리고 각각의 공간은 같은 풍경을 다른 느낌으로 제공한다. 먼저 거실은 마당보다 레벨이 높아 누마루처럼 시선이 활짝 열려 산능선 따라 펼쳐지는 아름다운 계절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다. 주방과 식당에서는 탁 트인 하늘이 내다보인다. 거실 주방 상부에는 천장이 낮은 다락이 있다. 이곳에선 긴 가로 창 너머로 마을이 내려다보인다.

이 주택의 창들은 바깥 자연의 모습을 액자처럼 담는다. 자연을 감상하는 데 방해되지 않도록 벽과 천장은 흰색벽지로, 바닥은 목재마루로 단순화했다. 자칫 인테리어가 밋밋해보이지 않도록 가구와 문을 포인트 요소로 활용했다. 

▲휴게 정원에서 본 풍경.
▲다락 평면도
▲아늑한 다락에선 긴 가로 창 너머로 마을이 내려다보인다.
잡초 없는 정원

정원은 심리적, 심미적으로 삶의 질을 높여준다. 아름다운 정원을 경제적 가치로 따질 수 없는 이유다. 이 주택 정원은 무채색 건물과 어울리면서, 시원하게 열린 조망을 고려해 건물 양옆에 운치 있는 키 큰 나무를 심고, 중심에 공작단풍, 수국, 그라스 등을 심었다. 모두 색과 높이를 적절하게 조합한 공간이다. 마당에 있는 정화조 배기구, 컨트롤 박스, 맨홀 같이 눈에 거슬리는 시설물은 제브리너스, 억새, 장미, 그라스 등으로 보이지 않게 가리고 빈티지 의자를 설치해 휴식이 가능한 공간을 만들었다. 텃밭과 정원을 구분하지 않고 주차장에서 텃밭을 지나 현관으로 진입하는 자연스러운 동선도 만들었다. 주택 내부에서도 이 정원을 곳곳에서 감상할 수 있다. 

▲산 중턱에 있는 주택은 어디에서나 풍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정원과 텃밭 사이에 있는 화단. 다년생 식물 위주로 심어 겨울에도 푸른 화단을 유지하게 했다.
▲데크에 마련한 작은 연못이 색다르고 재미난 풍경을 만든다.

정원은 박광인 씨가 다섯 가지 원칙을 두고 조성했다. 첫째는 꽃이 없는 겨울에 삭막한 느낌이 나지 않도록 푸른 소나무와 상록 그라스류, 라벤더, 레인골드, 무늬사철, 유카인 골든서드, 브라잇에찌 등을 심어 사계절 즐기는 정원이다. 두 번째는 흔한 식물보다는 색과 질감이 좋은 식물을 조합해 섬세한 경관을 제공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월동이 가능하고 병충해에 강한 식물 위주로 심어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관리하게 했다. 네 번째는 잡초 없는 정원이다. 방법은 먼저 펄라이트와 퇴비를 섞어 토양 배수성과 보비성을 확보하고 통기성이 좋은 Plantex(농업용 타이벡)을 깔았다. 그 위에 왕마사과 특왕마사를 덮어 자연스럽게 꾸민 뒤 식물을 심을 위치에만 구멍 뚫어 식재한 식물 외에 잡초가 자라지 않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동적인 느낌이 더해진 정원 연출이다. 그라스처럼 미풍에 살랑거려 움직임을 주는 식물을 크기와 색 등을 조합해 곳곳에 율동감을 더했다. 

▲현관은 마당에서 진입하는 곳과 정원에서 텃밭을 지나 진입하는 곳을 만들어 지루하지 않으면서 편리한 동선을 계획했다.
▲정화조 배기구, 맨홀 등 눈에 거슬리는 시설이 보이지 않게 키 높이가 다른 식물을 곳곳에 심고 빈티지 의자를 설치해 멋진 휴식공간을 만들었다.

자연과의 조화는 말처럼 쉽지 않다. 과하면 위압적이고 적으면 삭막하다. 정원은 자연과 적당한 조화를 이루는데 매우 적절한 장치다. 이 주택의 정원은 모든 계절이 위압적이지도, 삭막하지도 않게 지나간다. 집은 무리 없이 흐르는 계절에 편안하게 깃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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