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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광 조망 통풍까지 다 잡은 제주도 몰소가

조회수 2020. 10. 7.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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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목조주택

제주도 푸른 바다와 한라산이 보이는 곳에 지은 집. 주요 실들은 전면에 배치하여 채광과 조망에 유리하도록 하였고, 뒤편에 배치된 부속실들을 연계시켜 맞통풍이 활발하게 일어나도록 하였다. 거실 위에는 손님방을 두어 침실동과 분리하면서, 높이차를 이용한 자연환기가 일어나도록 하였다.

글 사진 이준석·이현숙(건축사사무소 시드디자인)

HOUSE NOTE 

DATA

위치 제주 서귀포시 회수동

지역/지구 자연녹지지역

건축구조 경량 목구조

대지면적 982.00㎡(297.05평)

건축면적 161.79㎡(48.94평)

건폐율 16.48%

연면적 173.27㎡(52.41평)

 1층 138.84㎡(42.00평)

 2층 34.47㎡(10.42평)

용적률 17.64%

설계기간 2019년 1월~4월

공사기간 2019년 5월~2020년 3월

건축비용 700만 원(3.3㎡ 당)

설계 건축사사무소 시드디자인

 02-543-8021 www.sied.co.kr

시공 건축주 직영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아연도금알루미늄판

  벽 - 적고벽돌

  파티오 - 화강석

내부마감

  천장 - 석고보드 위 지정도장

  벽 - 석고보드 위 지정도장

  바닥 - 오크원목 온돌마루(OKENTREE)

계단실 디딤판 - 오크집성 계단재 

단열재

  지붕 - 글라스울(크나우프)

  외단열 - 글라스울(크나우프)

  바닥 - 발포폴리스티렌

창호 PVC시스템창호(VEKA, 제작 미주산업)

현관 단열 스틸현관문(엘도어)

주방기구 한샘

위생기구 대림바스

난방기구 기름보일러(경동나비엔)

박공이 노출된 현관에서 대청마루같은 현관 홀로 신발을 벗고 올라서게 계획하였다.
현관 홀에서 침실쪽을 바라본 모습. 현관 홀에서 사적인 영역과 손님들이 드나드는 영역이 나눠지도록 하였다.

건축주 부부는 오랫동안 한라산 아래 천백도로변 회수마을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았다. 초가집에서 자식 셋을 낳았고, 1976년도에 동네 최초의 2층 양옥집을 지었다. 당시 동네에서 더 말이 많았던 결정은 2층 집이라는 것보다 화장실을 집 안으로 들인 것이었다. 이후 40여 년간 집을 여기저기 고쳐 사는 건 안주인의 몫이었다. 이제 안주인은 부실한 단열에 결로가 심한 옛집을 떠나 단출한 아파트 생활을 원했다. 하지만 바깥주인은 남의 집 소리가 위아래에서 들리는 곳에 살 순 없다고 했다. 절충안은 소유하고 있는 농장에 새로 집을 짓는 것이었다.

계단실과 서재에 행거 슬라이딩 도어를 달아 평소에 문을 열어놓고 지낼 수 있도록 하였다.
세면실을 통해서 화장실과 욕실을 따로 이용할 수 있고, 모두 후원으로 창이 열리도록 하였다.
언덕 경사면을 따라 올라가는 귤밭이 자연스럽게 후원이 되었다.
동북쪽으로 한라산과 영실절벽이 보인다.
창너머로 바다가 보이는 2층 방.
말의 물을 먹이던 곳

농장은 마을에서 살짝 떨어진 ‘몰소’라는 곳에 있다. 몰은 제주도 방언으로 말이라는 뜻으로, 말의 물을 먹이던 곳이라는 뜻의 지명이다. 농장은 길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동쪽땅은 회수천이 끼고 도는 평평한 땅이고, 서쪽땅은 도로에서 올라가는 언덕면이었다.


집터를 어디로 할지부터 정해야 했다. 첫 번째 안은 회수천에 면한 아늑한 평지였다. 기존에 있는 작업장과 연계하여, 나누어진 채들 사이에 마당이 생기도록 하는 계획이 긍정적으로 검토되었다. 하지만, 동네 풍수지리가의 입김이 부부의 기분을 망쳤다. 두 번째 안은 남동향 경사면의 중턱이었다. 날이 좋은 날엔 멀리 남쪽으로 바다 물결이 보였고, 동북 편으로는 한라산과 영실 절벽이 보였다. 귤밭을 배경으로 등고선을 따라 남동쪽으로 펼쳐지는 시야를 가진 집을 계획하기로 하였다.

박공지붕의 공간을 열고 지붕 마룻대를 노출하였다. 주방의 작업공간에서 주방마당과 그 너머 귤밭으로 조망이 열리도록 계획하였다.
10인용 확장 테이블을 놓을 수 있고 남쪽 발코니창을 만들어 시각과 동선이 모두 열리도록 하였다. 주방의 노출천장은 자작나무 합판으로 마감하였다.
채광과 조망, 통풍 고려한 배치

언덕의 등고선을 따라 대지를 조성하니 자연스럽게 남동향을 가진 길다란 덩어리가 만들어졌다. 현관을 중심으로 하여, 남향 매스에는 생활공간을 넣고 동남향 매스에는 침실영역을 배치하여 집을 방문하는 이들의 동선과 공간에서 분리될 수 있도록 하였다. 남향 매스의 끝에는 가장 활발한 주거생활이 일어나는 주방과 주방마당을 두었다. 주요 실들은 전면에 배치하여 채광과 조망에 유리하도록 하였고, 뒤편에 배치된 부속실들을 연계시켜 맞통풍이 활발하게 일어나도록 하였다. 뒤편으로 난 창을 통해 후원처럼 가까이 있는 귤밭이 내부공간으로 연결되도록 하였다. 거실 위에는 손님방을 두어 침실동과 분리하면서, 높이차를 이용한 자연환기가 일어나도록 하였다.


부부는 평소 둘이서만 생활했지만, 자녀들이 모두 모일 때면 식탁에 둘러앉아야 할 사람이 아홉이었다. 이미 제주도로 귀향을 계획하는 딸네 식구들도 있었고, 자주 와서 지내겠다는 아들도 있었으니, 오가면서 지내는 손님들이 지낼 수 있도록 배려가 필요했다. 2층에 손님방을 마련하였고, 1층의 서재가 독립된 침실로 쓰일 수 있도록 하였다.


보조주방은 주방마당을 향해 최대한 열릴 수 있도록 반쯤은 바깥인 공간을 만들었다. 주방마당과 보조주방은 가사일과 밭일의 다양한 활동이 일어나는 공간이자 외부 식사공간이기도 하다.
현관 밖에는 파티오를 마련하고 안쪽으로는 넉넉한 현관을 마련하여 집 안팎에 기후에 맞게 식물들을 놓을 수 있게 하였다.
유연한 경량 목구조 선택

목구조를 선택한 여러 이유 중 하나는 목수를 고용하고 직접 공사하면서 설계를 조정해 나가는데 유연성이 좋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평소 알고 지내던 김상훈 목수가 일을 맡았고, 공사기간 내내 건축주 부부는 물론, 모든 식구들이 일을 도왔다. 설계는 지속적으로 현장에서 검토되고 수정되었다. 2019년 5월에 시작한 공사는, 기나긴 장마를 지나 겨울이 지날 때 즈음 끝나 2020년 3월에 입주하였다. 집들이 하던 날 주방마당에는 일을 도왔던 식구들과 목공팀이 가득 모여 왁자지껄하였다.

북측. 날이 좋은 날엔 멀리 남쪽으로 제주도 푸른 바다가 보인다.
북서측. 뒤편으로 난 창을 통해 후원처럼 가까이 있는 귤밭이 내부공간으로 연결된다.
동측. 언덕의 등고선을 따라 대지를 조성하고 남동향으로 길다랗게 주택을 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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