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강 기슭에 지은 고요한 은신처, 양평 주택

조회수 2020. 11. 30. 15:5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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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철근콘크리트주택

집은 주관적이고 감정적이다. 그래서 사용자의 삶을 찬찬히 들여다보아야 한다. 디자이너는 삶의 이야기 속에서 모티브를 찾는다. 집은 그 이야기를 지속하는 매개가 되기 때문이다. 모든 공간이 마찬가지지만 디자인은 결국 사용자가 완성한다. 디자이너는 그것의 여지를 생각하며 디자인해야 한다. 

전범진(스튜디오베이스 대표) | 사진 박우진 작가

HOUSE NOTE 

DATA

위치 경기 양평군 서종면

지역/지구 보전관리지역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대지면적 948㎡(286.77평)

건축면적 151.74㎡(45.90평)

건폐율 16.00%

연면적 283.61㎡(85.79평)

 지하 22.80㎡(6.90평)

 1층 149.93㎡(45.35평)

 2층 110.88㎡(33.54평)

용적률 27.51%

설계기간 2018년 9월~2019년 7월

공사기간 2019년 7월~2020년 3월

설계스튜디오베이스 02-3444-5804 www.studiovase.com

시공 오엔디엔씨종합건설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우레탄 도막 방수

  벽 - 고갱 그레이(우성벽돌)

  데크 - 고재(동신종합목재)

내부마감

  천장 - B1775(삼화도장)

  벽 - 마모 매트 600(페인트 하우스)

  바닥 - F.T. SAW MARK OAK BRUSH(지안마루)

계단실

  디딤판 - 사비석

  난간 - 평철 위 도장

단열재

  지붕 - 비드법 보온판 2중 1호 220㎜

  외단열 - 비드법 보온판 2중 1호 135㎜

  내단열 - 비드법 보온판 2중 1호 135㎜/ 글라스울 24K

창호 필로브

현관 필로브

조명 수입조명(뉴라이트)

주방기구 KITCHEN ISLAND(아크리니아)

위생기구 이케아바스

난방기구 지열보일러(대성셀틱)

북한강 기슭에 남향으로 배치

작은 침실의 창을 통해 바라보는 저녁노을 풍경을 생각했다. 집터는 아름답고 고요한 북한강을 적당한 거리와 높이에서 바라보는 위치에 있다. 서종면 문호리는 서울 도심에서의 진입성이 탁월해서 양평에서 외지인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 중 하나다. 그러다 보니 짧은 시간에 우후죽순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다소 어수선한 모습이다. 대로와 강에서 적당하게 떨어진 거리는 이러한 간섭과 과도한 습도를 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준다. 땅은 뒤편에 연결돼있는 비탈로 인해 정오가 되어야 볕을 온전히 받지만 노을이 지는 저녁 풍경을 향해 열려있다. 의뢰인은 서울에 거주하면서 일상에서 벗어나 외부로부터 보호받는 안식처로서의 공간을 원했다. 비탈을 등지고 있는 땅은 강을 향해 열려있지만 집의 정면은 강을 향하지 않고 해를 온전히 받을 수 있는 남쪽을 바라보도록 배치했다.

건물 외관에서 보여지는 꺾여있는 매스.
주변 토양과 비슷한 벽돌 색과 두 개의 매스를 연결하는 곡선 코어.
외부에 드러나지 않는 색과 질감

지역 특성상 여름에는 고온 다습하고 겨울에는 그늘의 얼음이 웬만해서 녹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했다. 주변 어느 곳에서나 강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요를 사용하는 2층 작은 침실에서만 강을 극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배치하였다. 외부는 집이 최대한 드러나지 않도록 간소하고 단정한 형태를 취하고 주변 토양과 비슷한 벽돌 색과 질감으로 시간의 감수성과 겸손함이 느껴지길 바랐다.


갈대밭 뒤에 면한 주차 공간의 곡면 담장과 진입로 계단의 부드러운 선은 둥글게 성토된 잔디 마당과 이어지며 두 개의 매스를 연결하는 건축물의 곡선 관절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이 관절은 내부에서 위 아래층을 연결하는 코어다. 꺾여있는 두 개의 매스 내부에서 하나의 마당을 바라보며 각각 다른 시선을 제공한다.

거실의 중심을 잡고 있는 벽난로.
난로를 받히고 있는 커다란 통석과 외부의 삼나무 데크 위에 세워진 낡은 디딜방아.
현관과 주방을 바라본 모습.
1층은 거실과 주방 기능

거실과 주방 기능을 하는 1층은 크고 단순하다. 거실에는 벽난로가 중심을 잡고 있다. 난로를 받히고 있는 커다란 통석은 외부의 삼나무 데크 위에 세워진 낡은 디딜방아(오브제)와 조우한다. 벽면 전체는 천연 회벽으로 마감되어 습도에 반응한다. 거실과 주방을 연결하는 곡선 벽은 오목한 외부 형태의 반전이다. 중앙 계단 바닥은 돌과 나무의 이분화된 물성을 경험하게 한다. 상대적으로 작고 아기자기한 분위기의 2층은 의뢰인의 개인공간과 손님공간으로 나뉜다. 개인공간은 일본 스타일의 좌식 거실과 요를 사용하는 최소 면적의 침실, 긴 복도형 드레스룸과 커다란 창이 있는 욕실 순으로 배치되어 있다. 반대편은 테라스가 딸린 게스트룸과 욕실이 있다. 잔디가 깔린 테라스는 비탈을 향해 열려 있다. 황금회화나무를 심은 아주 작은 마당은 보라색 꽃이 피는 비탈과 연결된다.

복도에서 바라본 주방.
주방에서 바라본 현관과 마당.
마름모꼴의 창과 라운드 타일로 마감된 공간은 시원한 개방감을 제공한다.
주방과 거실을 연결하는 곡선의 벽.
중앙의 계단으로 올라가기 전 길게 뻗어있는 통석.
중앙의 계단 바닥은 돌과 나무의 이분화된 물성을 경험하게 한다.
2층은 개인공간과 손님공간

2층 거실은 복도보다 두 계단이 높다. 상대적으로 낮은 공간감을 형성하며 한지 들창과 함께 동양적인 이미지를 제공한다. 하부가 개방된 창의 크기는 1층의 커다란 창들과 대비되어 극적 효과를 유도한다. 더불어 반복되는 공간이 갖고 있는 밀도 변화는 고유 리듬을 만들며 건축물을 구성하는 또 다른 감정의 축이 되도록 하였다. 그 변화는 외부 진입로 계단에서부터 시작되어 드레스룸의 긴 터널을 지나 욕실에서 마침표를 찍는다. 욕실 천장은 원목 루버 사이로 인공 빛이 떨어지며 높이를 과장한다. 비스듬히 동쪽으로 난 창은 아침 햇살 속 입욕의 경험을 제공한다. 

테라스가 딸린 게스트룸.
일본 스타일의 좌식 거실.
거실의 낮은 천장고는 한지 들창과 함께 동양적인 이미지를 제공한다.
드레스룸의 높은 아치 천장과 긴 터널 복도.
원목 루버 사이로 떨어지는 빛은 햇살 속 입욕의 경험을 제공한다.

진입부와 마당 한 가운데에는 솔바람에 반응하는 로케트향나무가 ‘웰컴’한다. 은빛이 섞인 탁한 녹색 나무들은 조경의 주를 이루며 흙색의 벽돌집과 하나가 된다. 마당보다 내려앉은 주차 공간은 키 높은 갈대가 자동차를 숨기고 과실수와 초화류가 심어져 있는 비탈 숲은 집을 감싸 안으며 보호한다. 그렇게 드러나지 않는 고요한 은신처가 되길 바랐다.

과실수와 초화류가 심겨있는 비탈의 숲은 집을 감싸 안으며 보호한다. 건축주는 주택이 드러나지 않는 고요한 은신처가 되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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