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면서 즐기는 전원의 여유, 영종도 주택

조회수 2020. 9. 9. 07:0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영종도 목조주택

주택을 설계하고 짓는다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건축행위임과 동시에 가장 까다로운 건축행위다. 삶을 영위하는 주택 설계는 사용자의 요구와 특성에 따른 맞춤공간을 그리는 작업이기 때문에 건축주와 건축가의 합동설계가 필수다. 영종도 주택은 설계자와 사용자의 교감을 통해 아이디어를 현실화시켜가는 과정이 즐거웠다.

유은정·서창범(라츠건축사사무소 소장) | 사진 박창배 기자

HOUSE NOTE

DATA

위치 인천시 중구 운서동

용도지역/지구 제1종 전용주거지역, 지구단위계획구역

건축구조 경량 목구조

대지면적 248.00㎡(75.02평)

건축면적 94.63㎡(38.33평)

건폐율 39.16%

연면적 142.19㎡(43.01평)

 1층 85.51㎡(25.86평)

 2층 56.68㎡(17.14평)

용적률 57.33%

설계기간 2019년 5월~7월

공사기간 2019년 8월~2020년 2월

설계 라츠건축사사무소

 010-7730-7082 www.lotsarchi.com

시공 TG건설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금속판(리얼징크)

  벽 - 모노타일, 탄화목 사이딩, 스타코플렉스

  데크 - 친환경 ACQ방부목

내부마감

  천장 - 실크벽지

  벽 - 자작나무 합판마감, 실크벽지

  바닥 - 폴리싱타일, 강마루

계단실

  디딤판 - 자작나무

단열재

  지붕 - T240 글라스울 24K

  외단열 - T140 글라스울 24K

  최하층바닥 - T140 경질단열재 특호

  층간바닥 - T70 경질단열재 특호

창호 3중유리 PVC시스템창호

현관 고성능 시스템도어

주방가구 한샘

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탠다드, 대림

난방기구 가스보일러(귀뚜라미)

건축주는 항공기 기장으로 30년 이상 근무하고 정년퇴직을 하고도 항공사의 요청으로 다시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출장이 잦은 직업 특성상 건축주가 생각하는 집은 생활공간을 넘어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정주공간이었다. 새로 지을 주택에 대해서는 특별하기 보다는 실용적인 공간으로 합리적인 예산 범위 내에서 건축하고, 항공기 운항이 없는 날에 소일거리로 마당과 집 안팎을 조금씩 채워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소박한 대전제를 두고, 수차례 미팅을 통해 건축주가 원하는 바와 건축가로서의 해법을 주고받으면서 생활공간을 정의하며 공간을 만들어 나갔다. 건축주가 집에 대한 생각이 명확하다보니 대안을 구체화하는 과정은 수월하게 진행됐다. 건축주가 요구한 사항과 설계 과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건축주 요구 사항
-모임이 가능하면서 변화 가능한 오픈형 마당

-거실 내 별도로 정원을 바라보며 차 마실 수 있는 작은 다실

-오픈형 주방과 보조주방/다용도실 공간(가족이나 친지모임이 잦음)

-서재로 쓰일 별도의 독립 공간

-텃밭 및 정원손질을 위한 별도의 창고

-2층 생활공간에 넓은 옥외 테라스
건축설계 프로세스
1차 인터뷰 | 원하는 집에 대한 이야기

2차 인터뷰 | 집의 중심 공간, 동네의 분위기, 집의 전체 스타일 협의

3차 인터뷰 | 마당과 집의 배치와 1층, 2층 실 조정

4차 인터뷰 | 구체적인 실 구성과 외부 공간, 창호 구성, 외벽마감, 공사영역 협의

건축주 부부와 여러 차례의 협의를 통해서 우리는 배치, 외관, 기능에 대한 3가지 콘셉트를 제안하고 구현하고자 하였다.
현관에 들어서면 창을 통해 내부 안마당과 시각적으로 연결된다.
게스트룸 영역과 거실 영역은 현관을 중심으로 나뉘어져 독립성을 가진다.
배치 ‘Closed vs Open’

대지는 단독주택단지 한가운데 위치하고 서측에 도로를 면한 직사각형 형태의 고분고분한 땅이다. 상대적으로 무난한 대지였지만, 도심 주택단지에 있기에 취약할 수 있는 프라이버시 확보가 중요한 사안이었다. 이에 건물의 배치 방식(L자)을 통해 가로와 정주공간을 구획하여 공간 성격을 명확히 하고자 하였다.


가로변에서 닫힌(Closed) 볼륨을 통해 내부로 들어가면 열린(Open) 안마당을 만나고 안마당을 중심으로 주거공간을 배치하였다. 전면도로에서 건물과 안마당의 기준레벨을 올려 자연스레 도로에서 부지 내부로의 시선 차이를 두고, 낮은 격자형 큐블럭 담장을 쌓아올려 심리적 경계(Layer)를 두었다.


1층 거실과 2층 마스터 베드룸은 안마당을 공유할 수 있도록 남측 면에 배치하고, 1층 손님방과 2층 데크를 서측 면에 배치하여 안마당과 동측 산을 조망할 수 있도록 배치했다. 집 안 어디에 있든 마당이 중심공간이 되어 테라스, 툇마루, 발코니, 다실공간이 자리한다.

평상시 활용성을 높이고자 오픈형 주방 옆에 작은 다실을 두었다.
거실은 주방과 열린 구조다.
주방과 식당.
안마당을 바라볼 수 있는 다실.
독립된 게스트룸.
개수대를 복도면에 설치하여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ㄴ’자 배치의 접점에 위치한 계단과 수직 창호.
합리적인 기능 & 시각적 연결

단독주택을 원하는 대부분의 건축주들은 오랜 아파트 생활이 주는 일상의 지루함에서 탈피하고픈 욕구가 크다. 건축주 부부도 매매로 나온 여러 주택을 찾았지만 맞춤형 아니다보니 항상 조금씩 부족한 부분이 채워지지 않아 고민 끝에 신축을 결심했다고 한다.


내부공간 구성은 합리적인 기능구성을 기본으로 동선에 따른 시각적 연결이나 쓰임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를 담을 수 있도록 의도하였다. 현관문을 지나 실내로 들어오면 전면창 너머로 숨겨진 안마당을 맞이하게 된다. 우측으로 돌아서면 게스트룸으로 쓰이는 별채로 연결된다. 동측 안마당을 조망하게 되는 별채는 툇마루와 처마를 두어 볕 좋은 날 정원에 나가기도 하고 비 오는 날 조용히 걸터앉아 쉴 수 있는 공간을 계획했다.


현관 반대쪽으로는 거실과 주방 공간으로 통하게 된다. 주방 옆 마당과 접한 작은 다실을 위치시켜 쉽게 걸터앉아 차 한잔할 수 있는 여유 공간을 뒀다. 다실 상부를 오픈시켜 1,2층 공간을 수직적으로 연결하고, 수평적으로는 외부 정원과 실내공간들을 연결했다. 거실은 안마당과 시각적 물리적으로 가장 쉽게 연결될 수 있도록 배치해 외부공간의 확장을 고려했다.

2층 가족실과 연결된 테라스, 오픈 공간의 하부는 다실과 수직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가족실에서 마스터룸의 연결은 레벨 차이를 두어 독립성을 높였다.
마스터룸 영역의 사이 공간에 설치된 간이 세면대.
여유 공간과 독립 공간 배치

2층 생활공간으로 편리한 동선 연결을 위해 ‘ㄱ’자 평면의 중심에 계단을 위치시켰다. 2층 계단의 좌측은 넓은 테라스 공간을 배치했다. 테라스 공간에 처마를 확장하고 바비큐 공간으로 쓸 수 있도록 외부 개수공간을 구획했다. 테라스는 가로변과 안마당을 구획하고 바라볼 수 있는 좋은 전망공간이자 여가공간으로 자리한다. 2층 실구성은 작은 가족실을 중심으로 마스터 베드룸과 서재가 위치한다. 마스터 베드룸은 레벨 차이를 두어 독립적인 영역을 강화시켰다.

가로변을 조망할 수 있는 서재.
마스터룸은 독립성과 안마당과의 시각적 연계를 고려하였다.
외관 ‘Hard vs Soft’


외관 계획의 키워드는 ‘단순한 재료의 사용’, ‘심플한 외관구성’, ‘불필요한 장식의 배제’를 통해 멋 부리지 않는 정직한 형태와 구성이다. 도로에 접한 전면부는 솔리드solid 콘셉트를 적용하여 단단한 이미지를 연출하고, 프라이버시를 확보하고자 모노블릭으로 쌓아 올렸다. 반면 정원 안쪽 면은 큰 창호와 탄화목 사이딩, 백색의 스타코플렉스로 구성하여 부드럽고 편안한 이미지를 구현하여 외부·내부의 재료와 공간의 반전을 의도했다.

집은 서측의 전면 가로에 대응하여 단순하고 견고한 기하학적 매스mass 형태로 구성되어 닫혀 있는 입면의 형태를 띠지만, 집의 내부에서는 아늑한 마당을 중심으로 손님방과 테라스-툇마루-다실-거실로 이어지는 공간의 짜임을 갖는 반전 있는 집을 구성했다.

넓은 2층 테라스는 다양한 쓰임과 조망이 가능하다.
거실에서 바라본 안마당.

준공 후 첫 방문을 마당에서의 바비큐 파티로 맞아준 건축주는 아직은 비어있는 정원을 풍성한 유실수와 텃밭으로 천천히 채워갈 계획이라고 한다. 집은 건축가와 시공자가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채우고 비우는 오랜 시간의 쓰임을 통해 건축주가 완성해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주차장에서 바라본 안마당과 거실 앞 테라스.
주차장에서 블록담장을 꺾어 들어가면 안마당과 만나게 된다.
안마당의 모습은 열림, 다양성, 편안한 이미지를 통해 거실, 다실, 툇마루와 연계된다.
도로변의 모습은 견고, 심플, 솔리드한 컨셉트를 통해 프라이버시 확보에 대한 단단한 이미지를 구현한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