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의 첫 번째 집 Gallery House

조회수 2020. 5. 20.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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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 전원주택

아내는 공간을 구성했다. 남편은 자재와 인테리어를 맡았다. 건축을 전공한 아들은 부모님의 의견을 종합해 외부 디자인과 평면도를 그려나갔다. 그렇게 완성한 집, 가족의 삶의 철학과 개성이 듬뿍 담긴 집을 충주의 한 시골마을에서 만났다.

글 사진 박치민 기자

HOUSE STORY

DATA 

위치 충북 충주시 산척면

대지면적 905.00㎡(274.24평)

건축면적 136.95㎡(41.50평)

연면적 161.40㎡(48.91평

             1층 118.05㎡(35.77평)

             2층 43.65㎡(13.23평)

건축구조 경량 목구조

설계기간 2014년 1월 ~ 2014년 4월

공사기간 2014년 5월 ~ 2014년 12월

공사비용 600만 원(3.3㎡당)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컬러강판

  외벽 - 세라믹사이딩

내부마감

  벽, 천장 - 황토, 왕겨숯, 규조토, 원목 판재

  바닥 - 원목 온돌 마루

  창호 - 독일식 시스템 창호

단열재

  지붕 - 화이버글라스 R30

  벽 - 화이버글라스 R19

설계·시공  팀버하우스 

043-853-4997 http://팀버하우스.kr

구조는 목조, 기능은 황토

고향인 충북 충주로 돌아온 건축주 이재훈, 한미영 부부. 우리나라에서 소나무가 가장 많다는 충주의 한 장수마을에 부지를 매입하고 본격적으로 집을 계획하기에 이른다.


처음엔 건강을 고려해 황토집을 생각했다. 그러나 디자인이 아쉬웠다. 재료의 한계상 모던한 세련미나 뚜렷한 개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건 알지만 그럼에도 판에 박힌 듯 비슷한 디자인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러면서 문득 떠오르는 생각, 기능은 황토를 가져가되 구조와 미는 연출이 자유로운 목조로 하면 어떨까. 목구조에 황토를 결합시킨 ‘목조+황토주택’을 기획한 것.


건축박람회를 다니면서 여러 시공사를 만났다. 상담을 통해 기획안을 제시했지만 힘들다는 거절이 대부분이었다. 일부 공간은 가능하나 집 전체를 목조+황토로 하기엔 어렵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건축주 부부는 상담을 통해 오히려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판단을 하게 되고, “사례가 없다면 최초로 만들면 되지 않겠느냐”며 되레 시공사를 설득하기에 이른다.


이제는 단순히 기술과 경력만으로 시공사를 선정할 수 없었다. 남다른 도전정신이 필요했다. 그 도전을 받아들인 시공사, 팀버하우스의 이천로 대표였다. “시공 경력이나 기술력도 뛰어났지만, ‘할 수 있다’는 도전정신과 자신감에 믿음이 갔습니다.”

면과 선을 살려 심플하게 디자인한 1층 거실. 외부 풍경을 끌어들이고 천장과 바닥을 목재로 조성해 모던함과 고즈넉함이 함께 느껴진다.
가족이 함께 설계한 집

집은 대지가 부채꼴 모양인 점을 고려해 좌향을 살펴 ‘ㄱ’자 형태로 앉혔다. 충주 주택은 가족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구성한 집이다. 실내 공간 계획은 아내 미영 씨가, 인테리어와 자재는 남편 재훈 씨가 맡았으며, 전체적인 설계도는 건축을 전공한 아들 성준 씨가 부모님의 의견을 모아 직접 그렸다. 여기에 이천로 대표의 기술력이 접목돼 집이 완성된 것.


공기는 총 6개월이 걸렸다. 보통 목조주택의 공기가 3개월이라고 볼 때, 시간이 무려 2배나 소요됐다. 공정의 초점을 ‘신속’보다는 ‘확실’에 맞춘 데다 공법 자체도 황토와 목조의 결합으로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었다.


공정을 보면 벽면은 목구조 위에 황토목재를 보강하고 단열을 위해 왕겨숯을 가득 채웠다. 그 위에 다시 생황토를 바른 후, 천연자재인 규조토로 내벽을 마감했다. 지붕 또한 원목 판재 위에 황토와 왕겨숯만으로 마무리했다. 자연 소재만으로 시공했기 때문에 완공 후 베이크아웃1)을 할 필요도 없었다.

오픈천장으로 시원하게 개방한 거실. 근경은 물론 원경에도 시야의 막힘이 없다. 멀리 천등산, 지등산, 인등산 자락이 한 눈에 들어온다.
햇살이 비치는 카페 같은 주방. 수납장과 선반을 두지 않아 더욱 깔끔한 모습이다.
모던한 외관, 고즈넉한 내부

주택 외관은 컬러강판과 목재의 조화로 모던함이 물씬 풍긴다. 그러나 내부는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갤러리를 연상케 하면서도 목재로 서까래를 올린 천장과 원목 온돌로 마감한 바닥이 한데 어울려 목가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도시의 모던함과 시골의 고즈넉함이 함께 공존하고 있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차가운 느낌의 외관과 달리 내부는 고향집에 온 듯 따스함이 가득하다.


구조는 심플하게 조성했다. 1층에 거실과 주방, 침실이 위치하고, 2층에는 딸랑 방 1개만을 배치했다. 전체적으로 단순한 구조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생활하기에는 편리하다. 인테리어 또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화려함보다는 면과 선을 살린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어느 공간이나 오래 머물러도 쉬이 질리지 않고, 시선은 자연스럽게 외부 풍경으로 향한다. 특히 거실에서 바라보는 경관은 한 마디로 압권이다. 오픈천장에 전면창으로 시원하게 조성한 거실에 있으면 동틀 녘부터 해거름까지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의 흐름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단열도 문제없다. 왕겨숯과 황토로 기밀하게 시공한데다 기능 면에서 뛰어난 독일식 시스템 창호로 단열에 만전을 기했다. 여기에 지열시스템 도입으로 난방비 부담도 덜었다.


“겨울을 한 번 보내고 나니까 기밀하게 시공됐음을 더욱 확실히 알겠더라고요. 자연 채광이 워낙 풍부해서 지열보일러만 가동시켜도 하루 종일 실내가 훈훈해요. 그 열기가 쉽게 빠지지도 않고요.”


무엇이든 평범함을 거부하는 남편 재훈 씨는 내·외부 자재는 물론 자그마한 소품의 색상 하나까지도 직접 고르고 배치했다. 인테리어를 진행하다가 아니다 싶으면 그 즉시 변경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기실 6개월의 공기에는 재훈 씨의 깐깐함이 크게 한몫했다. 그러나 이처럼 작은 것 하나 확실하게 짚고 자신의 집을 계획했기에 완공 후의 아쉬움은 적다. 그는 자신의 집을 ‘까다로운 집’이라고 말한다.


“틀에 박힌 집은 짓고 싶지 않았어요. 우선 우리 가족이 살기 편한 집, 더불어 개성이 담긴 집을 원했어요. 제가 일에 있어서는 까다롭고 확실하거든요. 그래서 아마 이천로 대표가 시공하면서 고생 꽤나 했을 거예요.”

1층 평면도
가정집이 아닌 갤러리를 연상케 하는 계단실.
2층 부부 침실. 탁 트인 전경을 향해 창을 설계했다. 한쪽 면은 전체를 사선으로 디자인해서 내·외부에 입체감을 부여했다.
1층 침실. 볕이 풍부한 남동쪽으로 코너창을 내어 채광을 확보했다.
2층 욕실. 가로로 긴 창을 둬 프라이버시는 확보하고 외부 풍경은 안으로 끌어들였다.
2층 평면도
잘 정리된 조경과 모던한 외관이 어우러져 마치 산 아래 한적한 카페를 연상케 한다.
아들 성준 씨가 직접 그린 주택 외부 디자인.
해질녘에 본 충주 주택. 직선의 미학이 살아있어 도시적 감각이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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