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선에 전망대를 설치하다

조회수 2020. 5. 13.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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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전원주택

최근 미생(未生)이라는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다. 미생이란, 바둑에서 집이나 대마 등이 살아있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드라마는 불완전한 인생에서 완생으로 향한 직장인들의 애환을 담았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건축도 미생이다. 실험과 도전의 연속으로 건축이 발전한다.

건축주 김일수(52)·박명혜(51) 부부의 집은 언덕에 살짝 걸터앉은 듯하다. 다양한 분위기의 독립적인 공간으로 구성해 부조화에서 조화를 이뤄냈다. 경치를 탐하듯 서있는 이들의 집을 찾아 그 내부를 들여다봤다.

글·사진 백홍기 기자

건축정보

위치 경기 양평군 서종면

지역지구 보전관리지역, 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1권역)

건축형태 콘크리트조

대지면적 992.00㎡(300.60평)

건축면적 98.72㎡(29.91평)

연면적 280.86㎡(85.10평)

  지하 170.16㎡(51.56평)

  1층 65.70㎡(19.90평)

  지하2층 주차장 45.00㎡(13.63평)

지붕재 T0.7 징크

외장재 T12 대리석(모카골드), 드라이비트, T30 고흥석(잔다듬)

창호재 캐멀링 시스템 창호(독일)

외단열재 T180 록셀보드

지붕 단열재 T300 XPS 단열재

난방형태 인덕션 보일러

식수공급 지하수

설계 혜원건축사사무소 02-546-2855 

시공 건축주 직영

지형은 북쪽으로 고동산, 남쪽으로 매곡산과 동방산이 펼쳐져있고 벽계천이 흐르는 배산임수를 갖췄다. 부지가 넓고 경치가 좋아 한 채만 짓기엔 땅이 아까웠다. 토지를 분할하고 경사진 대지를 활용해 조망이 좋은 단지 개발로 방향을 틀었다. 단지 계획에서 중요하게 생각한 건 단지의 완성도, 남향 배치, 프라이버시다. 이것을 기준으로 총 10세대(5동)가 들어설 예정이며, 현재 건축주 집 한 채가 완공된 상태다.

지하 1층 평면도
1층 평면도
언덕에 지은 전원주택으로 지형 특성 상 주차장이 지하 2층에 있고, 일반 주택 1층에 해당하는 공간이 지하 1층에 있다.
우측 공간 거실이다. 젊은 층이 선호하는 모던 스타일로 꾸몄다.
주방/식당. 밝은 색의 마감재와 조명을 이용해 통일성을 줬다.
주방과 식당은 바닥 마감재로 경계를 표시했다.
지형과 동화되다

산길을 따라 언덕을 오르면 숲 사이로 집이 보인다. 경사도는 단지 진입로에서 주차장까지 약 6m, 각 층은 3m의 레벨차가 있다. 지형에 의해 외부 시선은 자연스럽게 차단되면서, 충분한 시야를 확보해 조망이 훌륭하다.


집은 능선을 베게삼아 누운 듯 배치했다. 한편으론 건물을 산 중턱에 끼워 넣은 것처럼 보인다.


3층 건물은 건축 구조상 1층과 지하 2층으로 구성된다. 주차장이 지하 2층이고, 일반 주택 1층에 해당하는 공간이 이 집에선 지하 1층이다. 


익스테리어는 간결하다. 주차장은 석재로 마감하고, 지하 1층은 이보다 작은 크기의 석재로 했으며, 1층은 밝은 색의 드라이비트로 마감했다. 집을 둘러싼 옹벽은 콘크리트를 그대로 노출해 꾸미지 않았다.


반면 인테리어는 다양하게 꾸몄다. 공간도 나눴다. 넓은 공간은 관리하기 힘들고,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듀플렉스 주택으로 계획했다. 건축주 부부가 머무는 공간은 간결한 분위기로 하고, 다른 공간은 젊은 층이 선호하는 모던 스타일로 했다.  

좌측 공간 거실이다. 바닥, 벽, 소파, 접이식 창호의 색감과 톤을 맞춰 깔끔하다.
주방의 포인트는 펜던트등과 목재를 사용한 천장이다. 좌측으로 아늑하게 꾸민 덱과 연결되고 뒤로는 다용도실을 마련했다.
1층 자녀 방. 높은 천장고를 이용해 다락에 침실을 마련했다.
1층 안방. 테라스에 잔디를 심어 야외 휴식 공간을 만들었다. 조망이 뛰어나 전망대의 느낌을 준다.
화석 연료는 줄이고, 자연 에너지는 늘려

남향으로 앉힌 집은 창을 넓게 내 햇빛을 충분히 받아들이는 구조다. 남향에 배치한 안방도 한 벽면을 차지할 만큼 창이 넓다. 탁 트인 조망을 충분히 즐기려는 마음도 있었지만, 햇볕을 차단하거나 실내로 끌어들여 내부 온도를 조절하는 기능도 더한 것이다. 지붕에 설치한 태양광 집열판에선 3㎾의 전기를 생산한다. 이외 삼중유리 시스템 창호, 고기밀·고단열성을 갖춘 현관문, 열 회수 환기장치를 갖춰 패시브 하우스 주택으로 완성했다.


특히,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은 외단열이다. 외벽을 통해 빠져나가는 열이 크기 때문에 열교차단을 목적으로 벽면에 ‘록셀보드’를 사용했다. 록셀보드는 무기질의 탄산칼슘계의 기포 구조를 가진 저밀도 발포제품이다. 단열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불연성, 방수성, 방습성, 내구성까지 우수하다. 친환경 제품이면서 시공도 쉽다.외단열은 외부의 열기와 냉기를 1차적으로 차단하기 때문에 그만큼 실내 온도를 조절하기 위한 에너지를 절감하게 한다.

출입구는 두 개로 나뉜다. 지하 1층에서 분리된 공간은 1층에서 하나의 공간으로 된다.
소통이 자유로운 공간

이 집엔 곳곳에 외부와 연결된 공간이 있다. 거실과 이어진 테라스 외에 건물과 옹벽 사이로 진입하면 숨겨진 아늑한 공간이 나타난다. 이 공간은 식당과 주방으로 이어진다. 안방을 들인 1층에도 테라스가 있다. 테라스엔 잔디를 심어 마당처럼 꾸미고, 안방 창을 통해 드나들게 했다.


동선은 간결하다. 공용 공간으로 사용하는 지하 1층은 거실, 식당, 주방을 직선으로 연결했다. 여기에 다용도로 활용하는 방을 하나 마련했다. 1층은 사적 공간으로 계획해 안방과 자녀 방을 뒀다. 또한, 1층은 지하 1층에서 나뉜 듀플렉스 구조가 다시 합류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두 개의 현관으로 나뉜 공간은 계단실을 오르면서 하나의 공간으로 완성되는 구조다. 집은 이렇게 적절한 독립성과 자유로운 소통, 다양한 분위기를 담아냈다. 


몸이 고단하면 피곤한 몸을 쉬게할 공간을 찾게 마련이다. 그 공간은 편안한 잠자리 같은 물리적 공간일 수도 있고, 마음의 고향 같은 정서적 공간일 수도 있다. 부드러운 흙길, 젖은 흙 내음, 나뭇잎 스치는 바람 소리는 그들의 고단함을 씻어내고, 그 자리엔 견고하고 단단해진 행복으로 채워질 것이다.

좌측 주방과 연결되는 데크. 데크는 건물과 옹벽사이에 숨겨진 아늑한 야외 공간으로 계획했다. 우측 주방과 연결되는 덱
지하 2층 주차장 앞은 넓은 원형 교차로로 계획해 드나들기 수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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