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공간으로 기획된 숲속 공방 Carpenter's House

조회수 2020. 3. 17.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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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대한민국목조건축대전 최우수상

2019 대한민국목조건축대전 최우수상
숲속 공방 Carpenter’s House

수상작 ‘숲속 공방’은 이태원 용암초등학교 운동장에 위치한 작은 공방이다. 지붕구조를 사선으로 구축하는 중목구조와 잘게 부순 나무를 압착해 만든 목재패널 등을 이용해 지어 아이들에게 나무의 가치를 촉감과 미감으로 자연스레 전달한다. 많은 사람들의 재능기부로 세워진 이 공간은 따뜻한 정신이 친절한 공간으로 완성된 소중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진행 이수민 기자

이정훈(조호 건축사사무소 대표)

사진 ARCHFRAME

HOUSE NOTE

DATA

위치 서울 용산구 용산동

주구조 중목구조, 경량 목구조

대지면적 6122㎡(1851.90평)

연면적 52.00㎡(15.73평)

건축면적 52.00㎡(15.73평)

규모 지상 1층

설계자 ㈜조호건축사사무소 이정훈 02-6257-9101 www.johoarchitecture.com

시공자 ㈜수피아건축 이주석

수상작 숲속 공방은 건축물 내·외부에 목재가 가지는 아름다움과 기능적 장점을 결합해 완성했다.
창문은 운동장을 향해 내어 자연스레 공방 안의 아이들과 운동장에서 뛰노는 아이들이 서로 소통하며 교감할 수 있도록 했다.
소통하는 확장된 놀이터

숲속 공방은 확장된 놀이터로서의 학교 공간 프로젝트로, 목공방을 통한 치유의 공간이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기획했다. 위치는 다문화 가정이 주류를 이루는 이태원에 있는 용암초등학교 운동장이었다. 이 공간이 아이들의 공방 수업뿐 아니라 주변 이웃을 위한 다양한 수업의 장소로 활용되어 지역의 소통 공간이 되길 바랐다.  

특히, 운동장을 향해 나 있는 창문을 통해 자연스레 목공방 안 아이들과 밖의 환경이 연결되고, 나아가 시원하게 트인 남산타워의 뷰로 이어지도록 했다. 공방은 옆에 위치한 놀이터와 연계성을 지녀 확장된 놀이터로서 기능을 한다. 이렇게 수평으로 길게 난 창으로 놀이터와 운동장에서 뛰노는 아이들은 공방 내의 아이들이 서로 소통하며 교감할 수 있도록 완성했다.

나무의 가치를 일깨우는 건축물

건축 주요부는 중목구조와 경량 목구조를 이중으로 결합했다. 내장에 사용된 중목구조는 다른 구조에 쓰이는 목재에 비해 길이가 긴 고급 목재를 사용하는 전통적 건축 방식의 하나로 구조체가 통일감을 지닌 모습이 전부 노출되어 나무의 아름답고 따뜻한 질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건축물의 외장은 경량 목구조로 내부의 중목구조를 단열선으로 감싸며 내부 공간을 기능적으로 구축하기 위하여 사용됐다.  

즉, 목구조가 가지는 내·외부의 미적, 기능적 장점들을 결합해 최대한의 경제적 효과를 거두고자 했다. 지붕구조를 사선 형태로 구축하는 중목구조는 컴퓨터 수치 제어(CNC : Computerized Numerical Control) 커팅을 통해 기둥과 보의 접합부를 양각 음각 맞춤으로 구축했다. 덕분에 절제된 구조미가 돋보인다. 사선 부재들로 구축된 면은 경량 목재로 마감하거나 잘게 부순 나무를 압착해 만든 목재패널인 OSB(Oriented Strand Board) 합판을 노출해 목재의 아름다운 표면을 강조했다.

목구조가 가지는 기술적 장점들을 극대화하고 이를 디자인적으로 해결하여 창의교육을 위한 공간을 구축한 것이다. 특히 콘크리트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촉감과 미감의 공간으로서 목조가 가지는 가치를 전달하고 목공예를 위한 공간으로서 의미를 전달하고자 하였다.

숲속 공방은 목구조가 가지는 기술적 장점을 극대화하고 목재의 아름다움을 강조해 아이들에게 촉감과 미감의 공간으로 목조가 가지는 가치를 전달한다.
학교 공간의 활용 가능성을 열어

목공방 프로젝트는 서울시 교육청에서 새롭게 시도하는 프로그램이었다. 특히 기존 학교 내부를 이용하지 않고 외부 공간에 별동으로 지어진다는 점에서 추후 학교 공간의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열어준 프로젝트이다. 교육 공간이야말로 목재가 가지는 감성이 필요한 곳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교육 공간의 현실은 무미건조한 기성 재료로 정형화되어 있는 게 사실이다.  

부족한 예산으로 인해 프로젝트의 구현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으나 여러 관계자들의 도움에 힘입어 프로젝트를 완료할 수 있었다. 우선 용암초 교장 선생님의 이해가 없었더라면 목구조 프로젝트는 아예 시작도 못했을 것이다. 또한 예산 부족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던 상황에 선뜻 중목 자재를 후원해준 건설사의 배려 덕에 아이들은 중목구조가 가진 멋진 미감을 느낄 수 있게 됐다.

이와 더불어 페이퍼로 제작된 삼각 테이블은 가구 제작사가 건축 콘셉트에 맞게 디자인하여 기부했다. 이처럼 조그마한 숲속 공방은 다문화가정이 대다수인 용암초등학교 학생들을 위하여 학교 관계자, 건축가, 시공자, 가구 제작자 모두가 만들어낸 소중한 결실이다. 그 무엇보다도 목구조가 지닌 감성적인 공간이 기존 천편일률적인 학교 공간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일으키기를 희망한다.

많은 사람들의 재능기부로 세워진 숲속 공방은 확장된 놀이터로서의 학교 공간 프로젝트였지만, 아이들의 공방 수업뿐 아니라 주변 이웃을 위한 다양한 수업의 장소로도 활용될 계획이다.
글쓴이
이정훈(조호건축사사무소 대표)
성균관대학교에서 건축학, 철학을 전공하고, 프랑스 낭시건축학교에서 건축재료 석사, 파리 라 빌레트 건축대학에서 건축이론 석사와 프랑스 건축사를 취득했다. 파리의 시게루 반과 영국 자하 하디드 등 해외 유명 건축사사무소에서 실무를 쌓고 2009년 조호건축사사무소를 열었다. 세계적인 건축 잡지 아키텍처 레코드 Architectural Record가 선정한 ‘2013 차세대 세계 건축을 리드할 10인의 건축가’에 이름을 올리고, 2018 한국건축설계학회의 ‘올해의 건축 베스트 30’에 선정된 바 있다.
문의 02-6257-9101 www.johoarchitec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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