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빛 가득한 여유로운 주택, 김포 방초헌芳草軒

조회수 2020. 3. 5.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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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철근콘크리트주택

‘향기롭고 꽃다운 풀’을 뜻하는 방초芳草. 방초헌芳草軒은 식물 가꾸는 취미를 가진 건축주의 마음을 담은 단정한 붉은 벽돌집이다. 다가구가 즐비한 김포시 운양동 단독주택단지 내에 지은, 마당 넓은 작은 집은 한 가족만을 위한 여유로운 공간이다. 

최성호 소장(소하건축사사무소 대표 건축사) | 사진 이한울 작가

취재협조 소하건축사사무소

HOUSE NOTE

DATA  

위치 경기 김포시 운양동

지역/지구 제1종 전용주거지역, 지구단위계획구역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경량 목구조

대지면적 245.80㎡(74.35평)

건축면적 83.98㎡(25.40평)

건폐율 34.17%

연면적 140.63㎡(42.54평)

 1층 83.98㎡(25.40평)

 2층 56.65㎡(17.13평)

 다락 20.62㎡(6.23평)

용적률 57.21%

설계기간 5개월

공사기간 6개월

설계 소하건축사사무소 02-2038-4758

 www.sohaa.co.kr

시공 HNH건설cafe.naver.com/withhnh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컬러강판(서인엠앤씨)

 벽 - 조적(우성벽돌 로만플러스로제)

 데크 - 고흥석 석재테크

내부마감 

 천장 - 벽지(코스모스벽지_앨리스)

 벽 - 벽지(코스모스벽지_앨리스)

 바닥 - 타일, 원목마루

단열재 

 지붕 - 글라스울(크나우프 에코배트)

 외벽 - 열 반사 단열재(스카이텍)

 내벽 - 글라스울(크나우프 에코배트)

계단실 

 디딤판 - 자작합판(브랜드우드)

 난간 - 스틸(메탈룩)

창호 PVC 시스템창호(알파칸)

현관 성우스타게이트_LSFD 모데스티 다크

주요조명 공간조명, 해외 직구

주방가구 자작합판(성진주방가구)

위생기구 계림_C-972F

난방기구 콘덴싱 보일러(경동보일러)

건축주의 기존 주거공간에는 식물이 많았다. 빛이 잘 들어오는 공간에는 어김없이 식물이 차지하고 있었다. 건축주는 취미생활을 즐기기에 기존 주거공간이 부족해 단독주택 꿈을 꾸게 되었다. 


건축주는 나무를 가꾸고 키우는 것에서 즐거움을 얻는 삶을 늘 동경했다. 그래서 새로 지을 주택은 곳곳에 식물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공간과 적절한 수납공간이 중요한 요소였다. 집 안에 식물로 가득 차지 않아도 적절한 위치에 화분을 배치해 언제 어디서나 식물이 자라는 모습을 바라보길 원했다. 천천히 자라는 식물은 느린 삶을 추구하는 자신의 성격과도 맞닿아 삶의 여유를 담을 수 있는 주택을 요구했다.

깔끔한 선과 마감이 현관부터 좋은 기분을 유도한다.
현관에 들어서면 작지만 양옆과 위로 열린 거실을 접한다. 이곳이 방초헌의 시작이다.

하지만, 아파트와 단독주택은 삶의 방식이 많이 다르다. 단순하게 취미생활을 위해 단독주택을 계획한 젊은 건축주에게 필자는 먼저 집을 짓고 사는 건축주들의 이야기와 다양한 공간구성 사례를 보여주며 두 주거공간의 다른 삶의 방식을 설명했다. 단독주택에 대해 새롭게 이해한 건축주는 자신의 취미뿐만 아니라 가족도 좋아하고 가까운 미래까지 고려한 공간을 다시 생각하며 설계를 진행했다. 완성하기까지 조금 긴 기간이 필요했지만, 가족 모두 만족하면서 식물과 어우러진 방초헌을 완성했다.

주방과 식당은 대면으로 배치했다. 각 공간이 만나는 1층은 작은 공간이지만 심적으론 가장 넓은 공간이다.
과감한 디자인으로 다채로운 형태 구현

초기 디자인은 대지 남쪽에 진입도로, 북쪽과 서쪽에 보행도로와 면하고 있어 프라이버시 문제때문에 폐쇄적인 배치를 고려했다. 하지만, 실용성과 예산에 맞춰 오밀조밀하게 공간을 구성해 단순한 직사각형 매스로 변경하고 남향으로 앉혔다. 


마당과 주차장을 가르면서 진입하는 주택 정면은 현관과 식물을 가꾸는 선룸sunroom을 돌출시키고 2층은 북쪽 코너 공간 일부를 과감하게 잘라냈다. 코너에 있는 주택을 여러 방향에서 바라볼 때 단조롭게 보이지 않는 형태를 의도한 것이다. 부가적인 매스(현관, 선룸)와 잘려 나간 매스(2층 북쪽 코너)로 인해 다채로운 형태를 띠며 보는 방향에 따라 다른 표정을 표현하기 위해서다.


외벽은 붉은 벽돌집에 대한 건축주의 로망과 지구단위계획 기준과 맞물려 진하고 단단한 붉은 벽돌 이미지를 그대로 적용했다. 붉은 벽돌은 일반 벽돌보다 가로 비율이 커 수평적인 느낌이 강하다. 수직적인 요소를 강조하고 단조로운 입면에 변화를 주기 위해 세라믹 사이딩으로 정면에 포인트를 줬다.

식당은 선룸과 그 너머 마당까지 시선이 열린 공간이다. 선룸은 겨울에도 꽃과 풀이 잘 자라는 온실이며, 방초헌의 상징적인 공간이다.
빛 풍부한 소통 공간

인테리어는 밝은 톤 벽지를 사용하고 자작나무로 따뜻한 느낌을 표현했다. 1층은 바닥 전체를 무채색 타일로 마감해 모던하고 세련된 공간으로 디자인하고, 공간 포인트로 컬러 가구를 선택해서 배치했다. 현관 옆 방은 수납 기능이 있는 평상과 자작나무 벽면을 포인트로 활용해 편안하고 따스한 공간으로 연출했다. 


남측 마당과 면한 선룸과 현관을 통해 실내로 진입하면, 홀 개념의 열린 거실과 식당 그리고 주방을 마주한다. 시선은 상부 오픈 공간을 통해 2층 가족실로 연결되며, 현관에서 직선으로 보이는 계단 동선은 수직 공간으로 방향을 제시한다. 

거실과 연결한 1층 방은 단차를 내 평상의 쉼을 담은 정적인 공간이다. 슬라이딩 문을 설치해 필요에 따라 용도를 변경하도록 가변성을 높였다.

현관 옆에 있는 방은 현재 자녀가 없어 거실 확장 공간으로 사용하지만, 추후 자녀를 위한 독립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북쪽 좌측 코너에 배치한 방은 추후 2층 침대를 설치할 때 충분한 빛을 끌어들일 수 있게 천창과 작은 창을 냈다. 선룸과 데크 동선을 연결한 주방은 편리함을 위해 11자로 배치하고, 팬트리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는 보조주방을 옆에 마련했다. 화장실은 외부 손님이 편안하게 이용하도록 배려해 거실 뒤편에 숨겼다.

북향에 배치한 방이라 두 면과 천장에 창을 내 자연광을 최대한 끌어들였다.
건식과 습식으로 나눈 욕실은 작은 타일과 소품을 감각적으로 배치해 깔끔한 모던 스타일로 완성했다.

2층은 동쪽에 사적인 공간을 배치하고, 서쪽에 복도와 면한 개방성 있는 가족실을 배치해 원경을 품으면서 남쪽의 풍부한 빛을 끌어들였다. 경사지붕을 활용한 가족실 천장은 다락과 연계해 공간감을 높이면서 위아래로 시선이 흐르는 열린 공간으로 느껴지게 했다. 다락은 작은 주택에서 부족한 수납공간을 채우기 위해 만들었지만, 다양한 공간으로 변형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공간이 될 것이다.  


창호는 1층 왼쪽 방을 제외하고 모두 작게 구성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면서, 이웃의 시선을 차단해 프라이빗한 공간을 유도했다. 하늘 풍경이 열린 2층 욕조는 건축주의 작은 소망을 담아 또 다른 휴식공간으로 계획한 특별한 공간이다.

층을 오를 때 시선을 교차할 수 있는 계단실.
2층 가족실이 방초헌의 진짜 거실이다. 옹기종기 모여 앉아 이야기 나누고 책을 읽고 창밖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1층 식당과 다락으로 시선이 이어진다.
아늑한 안방은 작은 여닫이창을 통해 1층 방, 2층 거실과 소통할 수 있다.
프라이버시 강화, 유연한 공간 연결

방초헌만의 특징은 마당과 면한 선룸으로 작은 거실 및 식당의 프라이버시를 확보한 것과 주 생활공간인 가족실을 2층에 배치해 원경과 남향 빛을 풍족하게 끌어들이도록 공간을 계획한 것이다. 이는 주택단지 특성인 프라이버시 확보를 위한 대안이자, 1층 공용 공간과 2층 가족실을 오픈 공간으로 연결해 시선을 흐르게 만들고 공간에 개방감을 주면서 다락까지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구성하기 위해서다. 


연결과 독립이라는 개념은 공간구성에 흔히 적용하는 방식이지만, 개인 주택은 복합적으로 민감하게 고민해서 디자인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 주택은 식물을 위한 공간구성이 중요했으므로 공간 연결과 독립을 위한 세심한 가변 장치가 필요했다. 따라서 선룸은 폴딩도어, 방과 거실 사이에는 슬라이딩 도어를 사용해 문제를 해결했다. 살면서 가구를 이용해 공간의 경계를 더하기도 하는데, 실제 건축주는 오픈 공간 난간에 가구를 배치해 가족실의 독립성을 강화했다.

다락은 숨겨져 있지 않은 공간으로 동선을 노출해 가족실과 연계했다.

계단을 올라 2층으로 들어서면 벽 난간과 마주한다. 가족실로 시선을 유도하기 위한 장치지만, 계단실과 오픈 공간의 단절을 의도해 가족실-거실-식당의 관계를 더욱 강하게 이어주기 위한 것이다. 안방과 옷방, 세탁실과 화장실을 동시간대에 이용할 땐 필요에 따라 연결하거나 분리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간마다 별도의 문을 설치했다. 

마당에서 본 선룸.

소통을 고려해 연결한 공간구성은 고리가 되어 주택에 안정감을 만들고, 시각적 공간적 독립성은 편안함을 끌어내며, 자연에 의해 변화하는 빛을 받아들이는 창은 공간에 따스함을 형성한다. 이렇게 방초헌은 주거의 가장 본질적인 의미를 담기 위한 노력이 곳곳에 묻어나는 주택이다.

절제미가 돋보이는 배면.
현관과 선룸을 돌출시키고 상부 일부 공간을 과감하게 잘라내 보는 방향에 따라 다채로운 표정을 띠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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