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목 감성을 살린 통나무집

조회수 2020. 1. 10.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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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전원주택

경기도의 금강산으로 불리는 용문산으로 향하는 길목에 통나무주택이 고즈넉이 서 있다. 돌담 너머로 언뜻 보이는 이 주택은 원통형 통나무를 그대로 쌓아 올리는 노치(Notch) 공법을 적용해 그 외관이 육중하면서도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주택 앞에는 건축주 부부가 정성스레 가꾼 텃밭이 펼쳐져 시골 정취를 더한다.

글과 사진 김경한

HOUSE NOTE

DATA  

위치 경기 양평군 용문면

건축구조 통나무주택

용도 주거지역

대지면적 660.00㎡(200.00평)

건축면적 66.00㎡(20.00평)

연면적 105.60㎡(32.00평)

  1층 66.00㎡(20.00평)

  2층 39.60㎡(12.00평)

건폐율 10.00%

용적률 16.00%

설계기간 2013년 9월 ~ 2013년 11월

공사기간 2013년 12월 ~ 2014년 3월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스페니쉬 점토기와

  외벽 - 시다사이딩

내부마감

  천장 - 레드파인 루바

  내벽 - 레드파인 루바

  창호 - 독일식 시스템 3중 창호 (로이유리)

  바닥 - 원목 마루

단열재

  지붕 - 인슐레이션 R19

  외벽 - 인슐레이션 R19

  내벽 - 인슐레이션 R19


설계 및 시공

목지가 010-7599-6332

blog.naver.com/howtolog

정면도
배면도
좌측면도
우측면도
웅장함은 극대화, 투박함은 최소화

건축주 부부는 원래 과천의 한 연립주택에 살았다. 그곳은 관악산 바로 밑에 있어 입주조건이 나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건물이 재건축에 들어가면서 어쩔 수 없이 이사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건축주 부부는 평소 전원생활을 꿈꿔왔던 만큼 이 참에 전원주택을 짓고 살기로 했다.


전원주택을 짓기로 한 후 건축주는 4~5년에 걸쳐 3권이 넘는 설계도면을 손수 그렸다. 그러다 친환경적이고 단열 효과도 뛰어나며 구조적으로도 튼튼한 통나무주택이 전원주택으로 적당하다 싶었다. 마침 일본에서 두 딸이 직장을 다녀 일본의 유명 통나무주택 시공업체를 찾아가 통나무주택에 대한 지식을 쌓았다. 건축주 부부는 동경에 있는 통나무주택 샘플하우스를 살펴보며 그런 주택을 짓고 싶었다. 


하지만 국내에는 통나무주택 시공업체가 많지 않아 시공업체를 고르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현대건설 前 부사장의 주말주택을 구경할 기회가 생겼다. 그 주택은 포스트 앤 빔 형식의 통나무집이었는데 건축주 부부는 그 주택을 보자마자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시공업자를 알아보니 통나무 건축으로 일본 유학까지 다녀올 정도로 통나무주택 시공에 대한 열정이 넘쳤으며 관련 지식 또한 풍부했다. 건축주 부부는 시공사가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통나무 주택을 지을 수 있을 거라 여겨 시공을 맡겼다.

현관문은 건축주가 직접 고른 오리나무 현관문을 설치했다. 포치 부분만 길게 뻗은 처마가 인상적이다. 주택을 무사히 짓고 집안이 항상 평안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대들보에 상량판 글귀를 직접 써서 올렸다.

시공사는 주택을 시공하며 겹겹이 쌓아 올리는 통나무의 웅장함을 극대화하면서도 통나무의 투박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양평 주택은 너무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은 높이로 시공했으며, 창문도 너무 크지 않게 꼭 필요한 크기로 시공했다. 처마는 포치나 데크, 발코니에서는 빗방울을 충분히 막을 수 있을 정도로 길게 뻗으면서도 전체적으로 너무 크지 않은 형태로 시공했다.

통나무로 마감한 거실 벽면은 그 자체로 장식적 요소가 강해 따로 인테리어가 필요하지 않다. 건축주 부부는 통나무 주택의 느낌을 살리고자 창을 크게 내지 않았다. 창문 너머로는 잔디 마당이 보여 아늑한 느낌을 더한다.
집 안 곳곳에는 주택 시공 후 남은 원목으로 제작한 가구들이 눈에 띈다. 건축주가 직접 만든 테이블 위에 텃밭 관련 서적들이 꽂혀 있다.
싱크대 상판은 습기가 스며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대리석으로 시공했다.
주방 수납공간도 대부분 원목으로 제작했다.
1층 평면도
2층 평면도
나무 질감을 살린 실내 구성

주택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온통 통나무와 원목으로 장식해 통일성 있게 나무의 질감을 살린 인테리어 콘셉트가 눈에 띈다. 우선 계단을 비롯한 화장실 벽면까지 실내 전체가 통나무로 구성돼 있다. 또한 집 안 곳곳에 주택 공사 후 남은 원목으로 짜 맞춘 가구들이 눈에 띈다. 현관 바로 옆 신발장, TV 받침대, 테이블, 옷장뿐만 아니라 주방 가구까지 원목으로 만들어 마치 동화 속 주택에 들어선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건축주는 거실 소파 옆 테이블을 시공 후 남은 원목으로 직접 제작해 원목 가구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냈다. 일반적으로 강화마루와 같이 원목 느낌만 나는 바닥재를 시공한 것과는 달리, 양평 주택은 실제 원목으로 마루를 시공했다.  

침실은 침대와 화장대, 장롱까지 원목으로 제작해 자연 속에서 쉬는 듯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공간 배치는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정중앙에 계단이 보이고 왼쪽으로 안방과 욕실 및 화장실을 두고 오른쪽으로 거실과 주방을 둬 개인 공간과 공용 공간을 엄격히 구분했다. 2층으로 올라가면 오픈된 공간에 서재가 있어 건축주 부부의 끊임없는 학구열을 알 수 있게 한다. 서재 밖 발코니에 들어서면 정면으로 잔디밭과 텃밭이 보이고 겹겹이 쌓인 산등성이가 은근한 시선으로 다가와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침실의 창호는 외부 차양으로 단열성을 높인 독일식 시스템 창호를 설치했다.
원목으로 책장을 꾸민 2층 서재는 건축주 부부의 학구열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풍성함을 안겨주는 30평 텃밭

방문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 중 하나는 약 30여 평에 달하는 텃밭이다. 통나무 주택과 조금 떨어진 양지바른 곳에 있는 텃밭에는 각종 채소와 과일이 자란다.


텃밭 중앙에는 식물지지대로 세운 고추를 심었고, 그 외에 파, 상추, 노각, 수세미, 애호박, 호박, 맷돌호박, 깻잎, 토마토 등 다양한 채소를 키운다. 여주는 이미 한 번 수확했는데 물을 주고 계속 관리하니 또다시 열렸다. 겨울철 김장을 위해 배추, 대파, 갓도 심었다. 유실수로는 포도나무, 매실나무, 살구나무, 복숭아나무, 배나무, 모과나무도 심었다. 텃밭 가장자리에는 옥잠화, 채송화, 구절초 같은 꽃들도 심어 텃밭에 풍성함을 더했다.   

텃밭을 주택 건물과 떨어진 양지바른 곳에 배치했다. 텃밭 너머로 뻗어있는 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용문산 관광단지에 이르게 된다.

건축주가 유기농으로 재배하는데 하나같이 채소 잎사귀가 풍성하고 열매도 잘 맺는다. 놀라운 것은 건축주 정태수 씨가 과거에 한 번도 텃밭을 가꿔본 적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건축주 정태수 씨가 이처럼 프로 농사꾼 못지않게 텃밭을 잘 가꿀 수 있었던 비결이 있다. 관련 서적을 읽으며 이론을 습득하고 텃밭 전문가를 찾아가 세세한 부분까지 물어가며 기술을 익혔던 것이다.


“전원생활하며 텃밭 가꾸는 재미를 누리고 싶었다”는 건축주는 소망했던 것을 이룬 덕분인지 마음 속 깊이 전원생활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통나무주택에 살면서 원목 가구를 사용하고 텃밭을 가꾸는 그의 일상이 그 어떤 피톤치드보다 강력하게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게 아닌가 싶었다. 

텃밭에 심은 고추, 배추, 대파, 갓, 깻잎 등 신선한 채소를 바로 따다 먹는다. 각종 유실수와 꽃들도 심어 텃밭에 생기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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