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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특별한 공간, 안성 메모리 하우스

조회수 2019. 11. 12.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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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철근콘크리트주택

건축주는 여느 주택과는 다른 개념의 주거공간을 원했다. 메인 하우스면서, 작고하신 부모님을 기리는 추모의 장소 겸 친인척이 모이는 화목의 공간이 될 집이었다. 적어도 1년에 두 번, 4월과 10월에는 가족과 친지 전 구성원이 한데 모일 수 있는 공간을 계획했다.

현상일(구도건축 소장/대표건축사) | 사진 박창배 기자

HOUSE NOTE

DATA 

위치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 미산리

지역/지구 계획관리지역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대지면적 871.00㎡(263.47평)

건축면적 161.90㎡(48.97평)

건폐율 18.59%

연면적 159.59㎡(48.27평)

  다락 23.97㎡(7.25평)

용적률 18.32%

설계기간 2016년 9월~2017년 6월

공사기간 2017년 7월~2018년 2월

건축비용 3억6550만 원

설계 구도건축 02-553-0396

시공 건축주 직영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평기와 에바노(로자벽돌)

  벽 - 전돌토석(반석건업)

  데크 - 현무암판재(세일석재)

내부마감

  천장 - 비닐페인트(삼화페인트)

  벽 - 실크벽지(신한벽지)

        비닐페인트(삼화페인트)

  바닥 - 온돌마루

계단실

  디딤판 자재 - 오크 원목 집성판

  계단 난간 - 오크 원목

단열재

  지붕 - 비드법 보온판 2종(고은산업)

  외단열 - 비드법 보온판 2종(고은산업)

  내단열 - 에어론 10T, 21T(㈜에어론)

창호 LS, TT PVC 시스템창호(㈜KCC창호)

현관 동판 단열 현관문(신진도어)

조명 Long John 외 LED조명

주방기구 한샘

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탠다드

난방기구 LPG 가스보일러(경동나비엔)

건축주와는 12년 전 인천남동공단에 운영하던 사업체의 사옥과 공장을 설계하며 연을 맺었다. 안성 미리내 천주교 성지로 향하는 막다른 도로변 부지를 마련한 후 연락이 왔다. 10여 년간 공장을 운영하면서 이용 패턴의 변화로 리모델링이 필요했던 부분들에 대해 간간이 협의하며 얼굴을 보곤 했는데, 불현듯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 단독주택 부지를 마련했다는 이야기를 건넸다. 건축주는 일반적인 전원주택과는 개념이 다른 공간을 생각하고 있었다. 


경치가 뛰어나거나 주변에 관광지가 있는 것도 아닌 특별할 것 없는 시골 땅을 구입했는데, 그 이유는 장차 개발 여지가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라는 것. 지방의 전원주택지가 시간을 두고 개발되는 과정은 도로의 확장이나 신설을 병행하기 마련인데, 이곳은 미리내 성지를 끝단으로 한 막다른 도로에 면한 부지라 그럴 염려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건축주는 작고하신 부모님을 기리며 그분들과의 추억을 형제 및 가족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집을 짓고자 했다. 아울러, 형제와 온 가족들의 휴식 공간으로 또 다른 추억을 만들어가는 공간이기를 바랐다. 자녀 세대에 이어 그 아래 후손까지 교류를 이어가며 오랜 기간 이 공간이 존속되기를 바라기에 개발 여지가 최소화될 수 있는 부지를 선택한 것이다. 건축 주체도 형제들이 만들어 운영하는 장학재단 명의로 진행했고 소유권도 재단 소유로 등록했다.

현관에서 바라본 거실.
거실은 주 역할은 단란 공간이지만 침실로도 사용할 수 있다.
텃밭과 중정으로 시각적 개방감이 확보된 식당.
마당과 텃밭, 서비스 데크로의 동선이 짧고 관리가 용이하도록 주방과 다용도실을 배치했다.
사방이 열린 구조로 많은 식구가 함께 주방을 이용해도 혼잡하지 않다.
대지 여건 및 주택 배치

안성시 노곡교차로에서 미리내 성지로 이르는 막다른 지방도 중간 즈음에서 소로로 꺾어 들어가면 10여 채의 단독주택이 어우러진 전원마을이 나온다. 대지는 그 마을 초입 진입로 오른 편에 자리한다. 부지 남측이 마을 진입로에 접하고, 서측 경사지 위쪽엔 10m 이상 높이차가 나는 전원단지가 있다. 북측으로는 미리내 성지 방향으로 원경 조망이 제법 그럴싸하다.


일반적으로 남쪽에 정원과 마당을 확보하기 마련이지만, 이 주택은 마당과 정원의 프라이버시 확보를 위해 남쪽 공간에 건물을 앉히고 북쪽으로 정원 공간을 확보했다. 남쪽에는 주차공간과 최소한의 대문 영역만을 고려하고, 주택 반대편 북쪽 면에 넓은 정원을 확보했다. 그리고 정원과 연결해 식당과 테라스를 배치시킴으로써 조망 요소가 확보된 외부공간을 프라이빗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서쪽 경사부지는 추모와 사색의 영역으로 계획했다. 여러 종류의 수목을 식재하고 수목 사이로 산책길을 조성해 부모님을 기억하는 가족 수목장 영역을 마련했다. 자그마한 숲이지만 부모님을 회상하는 공간을 넘어 형제와 그 자녀들이 함께 할 추모의 공간으로 유지되기를 바라는 건축주형제의 요구가 반영됐다.

두 면이 연결된 실내 창이 자연을 실내로 끌어들이는 효과를 낸다.
창은 채광 및 조망 기능 외에도 자체 환기가 용이토록 침실마다 2개 이상 냈다.
평면계획 및 실별 특징

입면은 △단층에 형태는 복잡하지 않은 매스 △외부 마감재는 장기적으로 유지관리에 어려움 없는 재료 △주택의 외부 색상은 건물이 튀지 않고, 여러 색을 혼용하지 않은 무채색 계열을 적용하기로 초기에 협의를 마쳤다. 이러한 기본사항을 전제로 유지관리에 손이 많이 가지 않는 벽돌로 외벽마감재를 선택했고, 무채색 계열 벽돌 중 건축주와 여러 채 준공된 건물을 돌아본 후 전벽돌로 결정했다. 지붕재는 금속류나 싱글류보다 열 차단 효과가 우수한 기와로 정하여 전통기와 색조의 평기와를 선택했다.


평면 계획은 여느 주택과 큰 차이 나지 않지만 사용 주체가 한 가족이 아니라 여러 가족이라는 점에 맞춰 계획했다.

보일러 난방은 물론 장작 난방도 가능한 온돌방.

보통 안방과 자녀침실로 구별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 주택의 침실은 거실을 중심으로 크기 차이 없이 배치했다. 상시 주거하는 공간이 아니기에 방별로 드레스룸이나 파우더룸을 확보치는 않고 최소한의 붙박이장을 고려했다. 반면에 여러 가족이 동시에 사용하기에 2개의 침실에는 각각 전용 욕실을 확보했다. 공용 욕실의 경우도 동시 사용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세면대 공간과 변기 영역, 샤워실을 각각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실내 공간 중 한 곳은 전통 구들을 적용한 온돌방을 만들어 장작을 때거나 가스보일러에 연결한 온수배관 방식의 난방을 혼용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온돌방을 포함해 침실은 3개를 배치했다. 여기에 전 가족이 다 모일 경우 부족한 침실은 해결하고, 아이들의 놀이공간이 될 수 있는 다락을 확보했다. 서쪽 추모공간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다락은 옥상과 연결돼 다양한 패턴으로 이용 가능하다.

세면대와 변기ㆍ샤워실의 개별 이용이 가능한 공용욕실.

주방과 식당은 여러 가족이 동시에 식사할 수 있도록 다소 여유 있는 크기로 계획했다. 거실보다 오히려 많은 시간을 공유하는 영역이기에 벽난로도 거실이 아닌 식당에 배치하고 최대한 조망을 만끽할 수 있도록 개방감을 확보했다. 데크와 테라스 및 텃밭을 연결한 접근성도 충분히 생각했다. 개방감을 위해 확보한 창들이 저녁에는 블라인드로 차폐되는 것을 감안해 중정을 배치했다. 주방 및 다용도실이 연결된 데크는 야외식사 공간으로 활용하지만, 아이들이 정원에서 뛰어놀 때 보조 공간 역할을 하며, 김장할 때는 공동 작업장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거실은 가족들이 담소를 나누고, 영화도 관람하는 단란 공간의 역할이 주가 되지만, 많은 친지가 모였을 때는 침실로도 활용될 수 있도록 했다. 거실은 주방·식당과 하나의 공간으로 연결해사용할 수 있지만, 포켓도어를 이용해 별도의 공간으로 분리해 이용할 때에도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 아울러 두 개의 영역을 구획해주는 포켓도어는 냉난방 효율을 높이는 역할도 한다.

천창을 설치해 별빛과 달빛을 품에 안을 수 있는 다락.
채광과 환기 외에도 24시간 열려 사계절을 느낄 수 있는 프라이빗 중정.
간단한 티 타임이나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야외 식탁을 설치한 데크.
온돌방 아궁이. 온돌방에서 외부로 연결되는 툇마루 하단에 위치한다.
추모 영역과 건물 사이에 열려있는 서쪽 마당.
추모 영역인 뒷마당.
남쪽도로에서 본 주차장과 건물 전면.
대문 진입로.
식당과 데크를 중심으로 펼쳐진 북쪽과 서쪽 마당.
뒷마당에 바라본 주택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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