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밝고 행복한 세종 주택 '밝은 집'

조회수 2019. 9. 17.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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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도시형 전원주택

살짝 스쳐도 기억나는 사람이 있다. 첫 상담 후 2년 만에 다시 사무실을 찾아와 계약에 이르기까지……. 돌이켜 보니 참 좋은 인연이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내 기억 속 어딘가에 자리하고 있던 부부의 인상은 온화했다. 그때부터였을까. 희미하지만 밝은 기운이……. 사는 집이 늘 어두워서 “집이 밝으면 좋겠어요”라고 건넨 한마디가 운명처럼 이 집의 이름이 되었다.  

서경화 건축사 | 사진 유근종 작가

HOUSE NOTE

DATA 

위치 세종시 장군면 대교리

지역/지구 보전관리지역/성장관리지역

건축구조 경량 목구조 + 철근콘크리트조

대지면적 270.00㎡(81.68평)

건축면적 53.83㎡(16.28평)

건폐율 19.94%

연면적 156.97㎡(47.48평)

 지하 61.65㎡(18.65평)

 1층 53.45㎡(16.17평)

 2층 41.87㎡(12.66평)

 다락 49.20㎡(14.88평)

용적률 35.30%

설계기간 2018년 5월~10월

공사기간 2018년 11월~2019월 6월

설계 플라잉건축사사무소 02-6013-5063

 www.flyingarch.co.kr

시공HNH건설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리얼징크

  벽 - 파렉스, 전돌

  데크 - 고흥석 버너구이

내부마감

  천장 - 고급 종이 천장지

  벽 - 고급 종이 벽지

  바닥 - 강마루(화이트오크)

계단실

  디딤판 - T30 자작나무

  계단 난간 - T9 FLAT BAR/백색도장

단열재

  지붕 - T220 수성 연질 우레탄폼(가등급)

  외단열 - T140 수성 연질 우레탄폼(가등급)+

              T65비드법 보온판(가등급)

창호 로이삼중유리 독일식 시스템창호(알파칸)

현관 단열도어(성우스타게이트)

조명 비츠조명

주방기구 제작(건우디자인)

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탠다드

세종 도심지를 벗어나자 이내 전원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경계 언저리쯤일까. 하나 둘 집들이 들어서고 있는 산을 개발한 계단식 택지에 대지가 위치했다. 경사진 도로를 따라 오르다보니 만나게 되는 장방형의 대지는 남북으로 긴 형상을 하고 있고 도로보다 한개 층 높은 위치에 지면이 형성돼 있다. 대지에 이르니 멀리 산도 보이고 그야말로 전원에서나 누릴 수 있는 풍경이 남측으로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도시 근교라 하기엔 확연히 다른 풍경이다. 아마 건축주도 이런 모습에 반하지 않았을까. 전원의 여유로움과 인근 도심의 편리한 인프라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으니 말이다. 참으로 고즈넉하고 편안한 집터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만나는 외부계단
빛과 그림자가 만드는 출입구
깔끔한 첫인상 & 열린 마당

사람도 첫인상이 중요하듯 주택도 마찬가지다. 본 건물 매스는 한 개 층 높은 레벨에 위치해 주택과 대면하는 첫 공간은 주차장 매스다. 레벨차를 활용해 자연스럽게 도로에서 지하로 진입하는 주차장을 계획했다. 고민은 대문이었다. 일반적인 주택처럼 도로에서 바로 보이게 하면 너무 평범한 인상이지 않을까. 대문이 바로 보이는 자리에는 깔끔한 느낌의 솔리드 벽을 설치하고 대문은 옆에서 진입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프라이버시 확보에 더 유리하고 은연중에 공간에 관한 기대감도 생길 수 있다. 주차장 벽은 마치 기단과도 같기에 견고한 느낌의 전벽돌을, 대문 벽은 송판 노출콘크리트를 적용했다. 노출콘크리트의 상단에는 밖을 향해 오픈된 자그마한 개구부(계단을 내려올 때 드라마틱하게 보인다)를 계획해 집을 드나들 때 빛이 함께하기를 바랐다. 빛과 그림자가 조화된 공간으로……. 빛은 주택을 향한 외부계단으로 시선을 이끈다. 


진회색 벽돌벽과 콘크리트벽, 거기에 더해진 빛까지… 이 정도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첫인상이 좋은 주택이 아닐까.


외부계단을 오르면 초록 잔디 마당과 마주한다. 집터를 선택한 결정적 이유가 전망 좋은 마당이었다. 열린 마당이지만 도로와의 레벨차이로 프라이버시도 충분히 확보된다. 꽃을 가꾸고 모래놀이 마당도 만들고 한 여름 물놀이도 할 수 있다. 아이가 바라는 방아깨비와 곤충들이 함께하는 삶도 실현됐다. 파티 등 많은 수의 손님을 맞기에도 손색이 없다. 열린 마당은 소소한 일상을 행복으로 채워주기에 더없는 공간이다.

현관에는 편한 게 걸터앉을 수 있는 벤치를 설치했다.
대칭 ‘ㄱ’자 집

주택 매스는 남측에 마당을 두고 대칭형의 ‘ㄱ’자 형태로 계획하고 남향 및 동향에 주된 실을 배치했다. ‘ㄱ’자 형태는 남향의 빛과 전망을 확보하면서 늦은 오후엔 시원한 그늘 마당을 제공한다. 평면계획 시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각 층을 잇는 계단실 위치와 형태였다. 건폐율 20% 제한으로 1개 층 최대 면적이 54㎡(16.33평). 국민주택 이하의 규모에 필요한 기능을 충족하면서 시원한 보이드VOID를 적용하기는 쉽지 않았는데 이러한 갈증은 고민했던 일자형 계단을 도입하면서 보완했다. 


쫓기듯 급하게 혹은 모서리 어딘가에 설치한 계단이 아닌 빛도 충분히 들어오고 계단 중간에선 바깥마당도 내다볼 수 있는 계단을 제안한 것이다. 결국 일자형의 밝은 계단은 이 집의 주된 디자인 요소가 됐다. 계단 하부는 긴 모양의 걸터앉거나 누울 수 있는 평상을, 평상 하부는 수납공간을 적용하니 일석삼조의 효과가 생겼다.

거실에서 마당을 바라본 모습
주방·식당에서 현관을 바라본 보습. 투명유리문을 통해 밖을 확인할 수 있다.

1층은 거실과 식당 및 주방, 화장실, 다용도실로 계획했다. 마당과의 접근이 쉽고 가족들이 주로 모이는 공간이다. 현관에 들어서면 좌측으로 길게 일자형 주방과 우측으로는 일자형 계단에 면한 식당이 위치한다. 자연스레 평상은 식탁 의자로 사용하게 됐다. 거실에는 놀이하듯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책꽂이가 벽 한 면을 차지한다. 데크와 접해있어 마당으로의 접근성도 좋다. 거실에서 내다보는 풍경은 목재 포치와 백색 수직벽이 이루는 프레임 속에서 마치 액자 속 그림을 보는 듯하다. 

좁지만, 좁지 않은 공간을 주는 계단실은 평상에서의 휴식과 놀이, 수납기능까지 제공하는 핵심 공간이다.
아이가 평상에서 오후의 따스한 빛을 받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자! 이제 계단이다. 2층으로 가는 몇 개의 단을 오르면 마당을 볼 수 있는 창과 마주한다. 식당으로 채광을 유입시키고 마당을 내다 볼 수도 있다. 작은 공간에 보이드 효과를 주는 유일한 공간이며 백색의 가는 난간은 공간에 리듬을 주어 단순하지만 깔끔한 디자인 요소가 됐다. 계단실은 남측의 긴 창 외에도 동측 데크를 바라볼 수 있는 창을 계획해 밝은 집에 걸맞도록 빛을 고려했다. 

몇 개의 단을 오르면 만나는 남측 창
2층에서 바라본 남측 창. 밝은 집에 걸맞게 빛을 유입한다.

2층은 부부방과 아이 방, 욕실, 세탁실이 있다. 사적인 공간은 조용하고 전망이 좋은 2층에 배치했다. 아이 방으로 가는 복도는 옷장 등 수납과 칠판, 책꽂이를 배치하고 책꽂이 상부로 빛이 들도록 높이를 천장에서 이격해 설치했다. 세탁실은 세탁기 두 대와 건조기 한 대, 벽면엔 열 회수 환기장치를 설치했다. 다락은 전망이 가장 좋은 곳으로 남편의 서재와 디자이너인 안주인 작업실, 아이 놀이방 등 다용도로 사용할 예정이다. 

하부엔 수납을 상부엔 매트리스 침대 구조로 아담하게 연출한 안방
아기자기한 아이 방을 연결하는 복도엔 넉넉한 수납과 작은 칠판을 제작했다.
모노톤 & 5-STAR 품질인증 주택

건축주 부부의 성향을 고려해 외장재는 최대한 단순하게 모노톤을 적용했다. 다소 아담한 주택은 밝은 집에 걸맞게 백색 파렉스를, 지하주차장은 견고한 기단 느낌에 부합하도록 전벽돌을 적용했다. 푸른 잔디마당이 더해져 따뜻한 느낌의 주택이 완성됐다.


그리고 이 주택은 기능적으로 ㈔한국목조건축협회에서 인정하는 5-STAR 품질인증을 획득했다. 단열은 우레탄폼 단열+가등급 외단열의 이중 단열을, 창호는 독일식 플라스틱 삼중 시스템창호, 공기 정화와 에너지 절감 및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위해 열 회수 환기장치(독일 ZENDR)를 적용했으며 남측 차양이 없는 부분엔 건축주 요청으로 전동차양을 설치해 여름의 뜨거운 햇빛에 대응하도록 기술적인 기능도 더했다.

부부의 작업실이자 서재인 다락. 남측에 낸 창으로 바라본 풍경이 참 좋다.
*

상담부터 의견 조율까지 건축주와의 소통이 매우 원활하게 진행됐다. 좋은 건물은 이런 소통을 담보로 한다. 첫 인상이 좋았듯 설계하는 과정을 가족의 역사이자 이벤트로 기꺼이 즐기는 모습에서 그들은 이미 준비된 건축주였다. 집짓는 과정 역시 즐거운 시간이었으리라. 완공까지 잘 마무리한 시공사에도 감사를 전한다. 2년만의 만남이 좋은 결실을 맺은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 새로운 공간에서 부디 행복하길…….

모래 놀이터가 있는 남측 마당에서 아이가 물놀이를 하고 있다. 벽돌담 하부엔 마당과 풍경을 감상하며 앉아 쉴 수 있는 벤치를 제작했다.
거실에서 본 남측 전망. 목재 포치와 흰 벽 사이에 담긴 풍경이 멋지다.
건축주 가족이 늘 그려왔던 마당에서의 일상
지하 계단을 오르면 만나는 마당과 주택 풍경
남측 주택 전경. 초록 마당과 백색 외벽이 시원하고 깔끔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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