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고려해 북향으로 앉힌 집

조회수 2019. 8. 9.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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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전원주택

북측 170m 거리에 남해고속도로와 고가철로가 바라보이는 한적한 시골 마을. 이곳은 경사지를 7개 필지로 나눠 개발한 아담한 전원주택단지다. 부부는 단지 내 진입로에 접한 전면 좌측 필지에 3m 보강토 옹벽을 쌓고 연면적 155.88㎡(47.24평)인 지상 2층 주택을 올렸다. 외부 간섭을 피하면서 주변 풍광을 집 안 깊숙이 끌어들인 점이 돋보이는 주택이다.


글 사진 김경한 기자

취재협조 ㈜그린홈예진

HOUSE NOTE

DATA  

위치 경상남도 김해시 수가로

용도지역 제1종일반주거지역, 제1종지구단위계획구역

건축구조 스틸하우스

대지면적 475.00㎡(143.94평)

건축면적 94.14㎡(28.53평)

연면적 155.88㎡(47.24평)

  지하 64.64㎡(19.59평)

  1층 89.16㎡(27.02평)

  2층 66.72㎡(20.22평)

건폐율 19.82%

용적률 32.82%

설계기간 2015년 10월 ~ 2016년 2월

공사기간 2016년 4월 ~ 2016년 9월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리얼징크

  외벽 - 스타코, 고파 벽돌, 합성 목재

  데크 - 고흥석 30T

내부마감 

  천장 - 실크 벽지

  내벽 - 석고보드 9.5T, 실크 벽지

  바닥 - 강마루

단열재 

  지붕 - 글라스울 R30 + XPS(아이소 핑크) 50㎜

  외단열 - EPS 100㎜

  내단열 - 글라스울 R19

계단실 

  디딤판 - 오크 집성판

  난간 - 철제 + 오크 핸드레일

창호 앤썸 삼중유리 (T/S, T/T 46㎜)

현관 코렐

조명 LED

주방가구 ENEX

위생기구 동서

난방기구 나비엔 콘덴싱 on水 디럭스 27LD 가스보일러


설계 건인자건축사사무소 

시공 ㈜그린홈예진 055-758-4956 www.yejinhouse.com

향과 전망을 고려한 공간 구성

김해 주택이 자리한 필지는 북향한 전원주택단지 전면 좌측으로, 북측과 동측으로 진입로가 접해 소음공해와 사생활 침해의 우려가 있다. 더군다나 남측으로 낮은 산이 있어, 북측으로 주택을 바싹 붙이면 채광에도 문제가 있다. 건축주 부부가 부지를 구입하기 전 망설였던 이유이다. 부부는 부지가 지닌 단점을 어떻게 극복했을까?

3m 높이 보강토 옹벽 사이에 배치한 지하 주차장은 공정이 까다로워 시공사가 가장 힘들게 작업한 공간이다. 주차장에서 내부 계단을 통해 쉽게 현관으로 드나들기에 부부는 큰 만족감을 나타낸다.

“북측 진입로 쪽으로 3m 높이의 보강토 옹벽을 쌓아 지하 주차장을 설치하고, 그 위로 복층으로 주택을 앉혔어요. 자연스럽게 자동차의 불빛과 소음을 적절히 차단하면서 외부인의 시선도 효과적으로 막은 거예요. 또한, 북측 진입로 쪽에 붙여 주택을 올렸기에 자연스럽게 남측에 넓은 공간도 확보할 수 있었고요.

그 공간에 마당을 조성하고 식당과 거실 창호를 남향으로 둬 집 안으로 마당 경관과 햇빛을 최대한 끌어들였죠.” 이 주택엔 문이 두 개가 있다. 주택 배치로 인해 주진입로인 북쪽에 대문이 생기다 보니, 풍수를 염두에 두고 동측에 별도로 쪽문을 냈기 때문이다. 이러한 예는 인촌 김성수 생가 등 적잖게 찾아볼 수 있다.

산을 등진 남향으로 거실과 마당을 두다 보니, 주택 건물을 북측 진입로로 바싹 붙였다. 풍수상 북향 대문은 좋지 않다고 해 동쪽으로 별도의 쪽문을 냈다.

이 주택은 공용공간을 크게 확장한 독특함이 있다. 아내는 방문객과 담소를 나누는 공간과 가족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따로 구분했다고 말한다. 


“1층 식당은 방문객과 함께 어울리는 공간이에요. 그래서 거실로 착각할 정도로 넓은 식당을 배치하고, 그 옆으로 ㄷ자형 조리대를 둔 식당을 뒀어요. 그 조리대에선 벽면과 식당 쪽으로 두 개의 개수대를 둬 여러 사람이 함께 요리하면서 식당 쪽 사람들과 대화하기에도 한결 수월해요.”


그에 반해 2층 거실은 가족만을 위한 공간이다. 가족이 외부인의 간섭 없이 편안하게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인 셈이다. 거실에 들어서면 전망 좋은 갤러리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진다. 남쪽에서 동쪽, 그리고 북쪽으로 이어지는 삼면에 장방형 긴 창으로 시공한 액자 뷰가 눈에 띈다. 창을 따라 시선을 이동하다 보면, 근경과 원경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휴식 공간은 없을 듯하다.

현관을 통해 실내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1층 식당과 주방을 볼 수 있다. 8인용 식탁을 둔 식당은 많은 인원이 모이기에 충분할 정도로 넓다.
주방 뒤 북향의 전경을 살리기 위해 전면창을 뒀다.
생활 패턴에 맞춘 실 배치

부부는 가족 간에도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한 공간 배치에 심혈을 기울였다. 현관과 욕실을 중심으로 좌측은 공용공간으로, 우측은 사적 공간으로 분리한 것. 1층은 현관 좌측에 주방과 식당을, 우측에 안방을 배치했다. 1층 욕실 문은 안방과 복도 두 군데로 문을 냈다. 부부는 식당을 확장하다 보니 사적 공간이 줄어들기에 동선 단축과 이용 편의를 위해 선택한 최선의 조치였다고 한다.

1층 주방 겸 식당을 크게 확장하다 보니 안방을 상대적으로 작게 시공했다.
(좌) 안방 옆에 넓게 마련한 드레스 룸은 아내에게 옷 고르는 재미를 선사한다. (우) 안방 화장실은 복도와 연결해 방문객도 함께 사용하게 했다.

2층은 계단을 중심으로 좌측에 거실을, 우측에 자녀 방을 배치했다. 자녀 방은 외지에서 직장 생활하는 아들과 딸을 위해 마련한 공간이다. 두 사람이 같은 날 오는 경우가 드물어 자녀가 이 방을 교대로 사용하지만, 만약 동시에 와도 크게 문제 될 건 없다. 다락이 있기 때문이다. 다락은 평소 서재로 사용하는데, 자녀가 동시에 방문하면 아들이 다락에서 잔다.

주택 외관은 이런 배치를 반영한 큐브 형태로 공간을 구분해 선과 면이 연출하는 재미와 심미성을 동시에 살렸다. 독특한 외관만큼이나 인테리어에도 많은 부분을 신경 썼다. 1층 식당은 화이트 톤 벽면에 원목 느낌을 그대로 살린 식탁과 고가구를 배치해 포인트를 줬다. 그에 반해 주방은 블랙 계열의 타일과 화이트 계열의 ㄷ자 조리대와 상부장으로 마감해 깔끔함을 강조했다.

거실을 2층에 두고 삼면에 긴 창을 배치해 근경과 원경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화이트 톤 벽지와 높은 층고가 공간을 시각적으로 더욱 넓어 보이게 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2층 거실은 삼면의 전망을 최대한 살리는 디자인을 추구했다. 눈높이에 맞춘 창 주위로 화이트 톤의 벽면을 배치해 명쾌한 조망권과 시원한 개방감을 확보했다. 반면, 눈높이 밑으로 가죽 소파와 원목 테이블, 고가구 등을 배치해 공간의 풍성함을 더했다. 식당은 노란색, 거실은 하늘색, 안방은 붉은색, 드레스 룸은 분홍색, 자녀 방은 주황색 차양을 설치해 이것만으로도 공간마다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2층엔 외지로 나간 아들이나 딸이 왔을 때 편안하게 머무는 공간을 마련했다. 두 사람이 따로 오면 2층 방을 내주지만, 동시에 오면 평소 서재로 사용하는 다락을 아들이 사용한다.
딸방은 복도를 사이에 두고 거실과 떨어져 있어, 사생활 보호에 효과적이다.
세 번의 망설임이 확신으로 변하기까지

부동산 업자의 손에 이끌려 처음 부지를 방문했을 때, 아내는 이곳을 마음에 썩 내키지 않아 했다. 고속도로와 철로가 단지 앞에 있어 소음이 심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망권과 접근성의 완벽함에 반한 남편은 미련이 많은 눈치였다. 단지 내에서 잘 지은 주택을 추천받아 방문했다는 아내는 그 주택에 들어서자마자 눈이 휘둥그레졌다고. 

“소위 상위 1%가 사는 주택처럼 느껴졌어요. 모든 것이 화려하고 멋스럽게 디자인된 주택이었죠. 이런 주택에서 사는 사람이라면 분명히 풍수도 살폈을 거고, 마을 분위기며 물맛 등 꼼꼼히 따져봤을 거란 생각이 들었죠.”

실내는 아내, 바깥은 남편이 관리한다. 아내는 식탁이나 TV장, 장식장 등을 이 집 분위기에 맞춰 새로 장만했다.

그런데도 아내는 단열성이 뛰어나지 않을 거라는 선입견 때문에 선뜻 시공사를 결정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직장 동료에게 한 지인을 소개받았다. 최근 전원주택을 지었는데 그렇게 만족하며 지낼 수 없더라는 것.


아내는 당장 그 주택을 찾아가 봤다. 건축주의 얘기를 듣다 보니 상당히 꼼꼼하고 깐깐한 성격인 듯싶었다. 이런 완벽주의자가 칭찬하는 시공사라면 믿을 만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아내는 한 번 더 신중함을 더했다. 시공사 전화번호를 얻어 그곳에서 지은 주택을 대여섯 군데 더 찾아갔다. 건축주 대부분이 주택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집 지으면 10년은 늙는다는데, 이 시공사와 지으면 안 늙는다’라는 한 건축주의 말에 아내는 확신을 얻었다.

그렇게 부부는 세 번의 망설임 끝에 부지를 매입하고 시공 계약을 맺었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가장 마음에 든 점은 첫 겨울을 나면서 느낀 뛰어난 단열성이다.


“한 번은 따로 사는 아들과 딸이 동시에 집에 온 일이 있어요. 제가 장을 보고 온 사이에 집 안이 온통 찜질방이 돼 있더라고요. 애들이 난방비 개념 없이 보일러를 풀가동한 거죠. 신기한 일은 그다음에 일어났어요. 애들이 가고 나서 이틀이 지났는데도 데워진 열기가 사라지지 않더라고요.”

아내는 세 번의 망설임이 언제 있었냐 싶을 정도로 전원생활에 만족하며 산다. 아파트는 공동 시설이 많고 바로 옆에 이웃집이 붙어 있어 ‘이게 내 집이다’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이곳에 오니 ‘내가 관리하고 가꾸는 진짜 내 집이다’라는 생각이 든다고. 신중하게 고르고 골라 얻은 집인 만큼 그 누구보다 만족해하며 사는 부부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들어왔다.

관리 분담에 따라 남편은 마당에서 잔디나 유실수, 각종 채소를 가꾼다. 마당에 배치하는 화분의 겨울나기를 위해 온실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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