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삶이 녹아든 공간, 안성 배꽃집

조회수 2019. 7. 30.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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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철근콘크리트주택

홈시어터 마니아인 건축주의 이상에서 시작된 안성 배꽃집(Pyrus House). 전체 면적 중 홈시어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설계 전략은 홈시어터 공간을 기존 대지 높이에 배치해 반지하 공간으로 만들고 진입도로와 나란히 두어 도로로부터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도록 했다. 

박호현(국립 한밭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 사진 석정민 작가

HOUSE NOTE

DATA 

위치 경기도 안성시 대덕면 문산리

지역/지구 계획관리지역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대지면적 507.00㎡(153.36평)

건축면적 187.94㎡(61.45평)

건폐율 37.07%

연면적 270.14㎡(81.71평)

 지하 58.43㎡(17.67평)

 1층 121.51㎡(36.75평)

 2층 90.20㎡(27.28평)

용적률 41.76%

설계기간 2014년 7월~10월

공사기간 2014년 11월~2015년 3월

건축비용 3.3㎡ 당 550만 원

설계 스노우에이드(‘Snow AIDe) 02-578-4001

 www.snowaide.com

 책임 건축가 박호현(국립 한밭대학교 교수 )

 책임 디자이너 김현주

시공 라이프건축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징크

  벽 - 블루 스톤, 스타코플렉스

  데크 - 방낄라이

내부마감

  천장 - 수성도장(KCC)

  벽 - 수성도장(KCC)

  바닥 - 강마루(이건), 포쉐린타일(수입)

계단실

  디딤판 - 에쉬집성목

  난간 - 12㎜ 강화유리

창호 알루미늄 창호(LG하우시스)

현관 메리트 도어

조명 직수입(아르테니카), 거실팬던트

주방기구 일팔공가구(맞춤제작)

위생기구 대림바스

어린아이를 둔 젊은 부부가 팍팍한 도심생활보다 전원주택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할 지도 모른다. 약간의 불편을 감수한다면 서울의 전셋값으로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과 나만의 공간, 가족이 함께 어우러지는 공간을 가진 주택을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실천으로 옮기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안성 배꽃집(Pyrus House)은 홈시어터 마니아인 건축주의 이상에서 시작됐다. 건축주 부부와 아들 하나 그리고 지척에 살고 있는 아이의 외할머니를 위한 공간까지 네 가족이 각각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설계했다. 대지는 안성 시내에서 멀지 않은 한적한 시골 동네에 있다. 동쪽으로는 배나무 밭을 마주하고 있다. 처음 대지의 상태는 동쪽의 진입도로 보다 지면이 낮아 성토해서 마당을 도로 높이로 올렸다. 원래 지반은 지하층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1층 현관에 들어서면 배밭 전경과 함께 세면대가 놓여져 출퇴근 시 옷 매무새를 가다듬고 손을 씻을 수 있도록 계획했다.
지하에 배치한 오디오룸은 설계할 때부터 스피커와 스크린 위치까지 세밀히 계획했고, 다른 공간에 진동과 소음의 영향을 최소화시켰다. 독립적인 취미 생활도 문제없다.
1층 주방 아일랜와 다이닝 공간 사이로 3단의 단차를 두어 다이닝 공간이 좌식이 된다. 지하 오디오룸으로 내려가는 계단끝으로 해가 드는 썬큰이 함께 보인다.
사생활 보호와 공간 간의 긴밀한 유대

설계의 주안점은 남편의 공간인 홈시어터 공간과 다른 가족들의 공간 관계를 설정하고, 독립적으로 사용하면서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전체 면적 중 홈시어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데, 이는 그 크기가 최소 폭 5m 길이 7m의 공간이 확보돼야 했기 때문이다.


설계 전략은 홈시어터 공간을 도로면에 배치해 반지하 공간으로 만들고 진입도로와 나란히 두어 도로로부터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도록 했다. 홈시어터의 남쪽으로 선큰데크를 두어 채광과 환기, 특히 반지하 공간에 습기가 차지 않고 공기가 순환되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과 함께 영화를 보는 어두운 공간에서 바로 햇볕이 내리쬐는 외부로 나갈 수 있도록 했다.

다이닝 공간의 폴딩도어를 열면 앞쪽 배밭의 전경이 펼쳐진다. 이어지는 데크를 바비큐 파티 등 여러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1. 주차장, 2. 홈씨어터, 3. 선큰, 4. 데크, 5. 방, 6. 가족실, 7. 욕실, 8. 방, 9. 방, 10. 데크, 11. 주방식당, 12. 다이닝룸

홈시어터의 북쪽으로 주차장과 현관이 있는데, 현관에 들어서면 공간은 세 갈래로 나누어진다. 가장 가까이는 할머니의 공간으로 현관에서 왼쪽으로 돌아들어가도록 돼 있어 사생활을 보호하면서도 출입이 쉽도록 했다. 오른쪽으로는 2층으로 바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이 있고 정면으로 현관의 낮은 천장에서 공간의 높이가 급격하게 높아지는 매개공간이 나타나는데 반지하 홈시어터 공간과 2층의 안방이 있는 공간의 중간 지역으로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에서 2층 높이까지 가장 높이 뚫려 있는 곳이다. 이 공간에는 주방과 식당이 있는데 3단의 높이 차가 있어 주방 아일랜드에서 음식을 하면 반대편 식당 쪽에서 방석에 앉아 식사를 할 수 있는 디자인이다. 식당은 동쪽으로 폴딩창을 통해 외부 데크로 열려있는데 이 곳에서 내려다보는 배밭 풍경은 최고의 전망이다. 

2층으로 올라가면 오른쪽에 아이 방이 나오는데, 다락이 있는 방을 원하는 아이를 위해 사다리와 다락 공간을 만들어 줬고, 남쪽으로 내벽의 상부를 유리로 처리하여 다락 공간에 빛이 많이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아이 방의 건너편은 홈시어터 공간의 상부로 외부 데크로 만들어 가족들의 바비큐 파티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도록 했고, 두 단의 계단을 통해 공간이 분리되면서 가족공간을 접하게 되는데, 남쪽으로 매개공간으로 열려있고 북쪽과 동쪽으로 큰 창을 두어 원경의 산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이 공간에서 좁은 복도를 통해 공간이 다시 분리되어 세면대와 변기를 지나 오픈된 욕조를 만나게 되는데, 욕조에 누워서 4계절 달라지는 배밭의 풍경을 경험하도록 디자인했다. 옷이 많아 큰 드레스룸을 원한 아내의 요청에 따라 안방은 침대만 놓을 수 있는 최소의 공간과 워크인 옷장(Walk-in Closet)을 만들었다.

2층 아이 방 앞쪽으로 아이들의 물놀이 장소인 데크가 보인다.
가족실에서 보이는 데크와 1층 다이닝
2층 아이 방과 마스터 존 사이의 가족실은 커다란 거실의 공허함대신 가족들의 대화와 휴식의 장소가 되었다.
안방 침실
드레스룸과 연결된 마스터 욕조
2층 아이 방은 천장고를 높이고 고창을 설치했다. 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이 밝고 쾌적한 다락을 만든다. 수납공간으로만 사용하기 아까운 공간이다.
2층 아이 방 다락에서 내려다 본 모습

평범한 젊은 부부인 건축주는 고가의 주택이 아닌 그들의 삶이 녹아들 공간을 갖길 원했다. 언제나 그렇듯 한정된 예산의 현실과 꿈꿔온 욕망의 절충이 설계를 하면서 반복됐다. 건축주가 처음 생각했던 면적보다 전체 공간이 늘어나면서 예산과의 싸움이 시작됐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현장에서 건축주 부부와 치열한 고민과 노력들이 쌓여 안성 배꽃집을 완성했다.

가족실 외부 데크
도로에서 보이는 안방 발코니. 천연석 타일과 화이트 스타코가 섞여 조화로워 보인다.
배밭에서 보이는 집의 전경
마당에서 1층 다이닝으로 직접 연결된 계단
마당에서 본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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