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틀 가득 풍광을 담은 집

조회수 2019. 6. 19.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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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 전원주택

전남 장성군 신평전원마을에 자리한 모던하면서 개방적인 224.75㎡(67.99평) ALC+경량목조주택이다. 주변 경관과 잔디마당, 데크 마당 그리고 주택이 한데 어우러져 시원시원하다. 각 실을 기능별로 엮어 독립성과 개방성을 적절히 구사한 매스도 깔끔하다.


이 집의 심플함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넓은 창 프레임에 걸친 풍경 하나하나가 작품이 되는 갤러리풍의 주택이기 때문이다. 군더더기에 가까운 복잡함은 작품을 감상하는 데 방해가 될 뿐이다. 장성 주택은 거주자의 입장에서 안에서 밖을 내다보아야 집을 제대로 읽을 수 있다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


윤홍로 기자 사진 김경한 기자

취재협조 ㈜홈스토리 

HOUSE NOTE

DATA

위 치 전남 장성군 북이면 신평전원마을

지역/지구 생산관리지역/자연취락지구

건축구조 ALC블록+경량목구조

대지면적 637.00㎡(192.69평)

건축면적 71.27㎡(51.81평)

건 폐 율 26.89%

연 면 적 224.75㎡(67.99평)

             지하 21.00㎡(6.35평)

            1층 171.28㎡(51.81평)

             2층 53.47㎡(16.17평)

용 적 률 35.28%

설계기간 2016년 2월 ~ 2016년 5월

공사기간 2016년 8월 ~ 2016년 12월

건축비용 3억 1천만 원(3.3㎡당 455만 원)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아연강판

  외벽 - 그래뉼, 청고벽돌, 적삼목

  데크 - 물푸레나무(ASH) 탄화목

내부마감

  천장 - 합지 도배

  내벽 - 친환경 도장/도배

  바닥 - 강마루

단 열 재

  지붕 - 화이트폼

  외단열 - 네오폴 50T

창 호 살라만더(Salamander) 3중 유리+로이 브론즈 코, 아르곤가스, 단열간봉

현 관 단열도어

주방가구 한샘 키친바흐

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탠다드

난방기구 LG시스템 냉/난방기

신재생에너지 지열보일러


설계 및 시공

㈜홈스토리 1544-1553 www.homestoryhouse.com

아는 만큼 좋은 집 짓는다

도시의 인구와 자본을 농촌으로 유입해 농촌을 활성화시키자는 취지로 기초지자체에서 조성한 전원마을. 지가地價가 비교적 저렴한 데다 단지 내 도로, 상하수도, 전기·통신 등 기반시설까지 갖춰져 있다. 여기에 쾌적한 주변 환경과 주생활권으로의 편리한 교통 여건까지 더해지면 인기는 치솟기 마련이다.


유남수(50세) 씨 부부가 귀향한 전남 장성군 북이면 신평전원마을이 그러하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줄곧 인천에서 거주하던 유남수 씨는 2012년경 부모님이 계신 고향에서 전원마을을 분양한다는 소식을 접한 후 5년간 차근차근 귀향을 준비했다. 부부는 2014년에 단지 내 필지를 순조롭게 분양받았다.

주택단지 앞으로 나지막한 산등성이가 장관을 이룬다.
주택 우측 카페테리아와 연계한 바비큐 데크. 전원 속 풍요로움을 만끽하게 하는 공간이다.

“분양 초기엔 신평전원마을이 잘 알려지지 않은 탓에 경쟁이 심하지 않은 데다 군郡에서 멀리 떨어진 도시민에게 우선순위를 줘 어렵지 않게 분양을 받았어요. 30필지 모두 분양을 마친 지금은 분양권자 중 포기자가 나타나지 않을까 하고 예비 입주자들이 줄 서서 기다릴 정도예요. 여기서 백양사 I.C가 5분 거리라 생활권인 광주까지 20분, 고창·정읍까지 15분밖에 안 걸려요. 또한, 멀게는 나지막한 산등성이 너머로 내장산 줄기가, 가깝게는 달성저수지가 바라보이니 이만한 산수 경치를 갖춘 마을도 드물 거예요.”


부지는 완만한 북고남저형 지세에 4m 정도 계단식으로 조성한 단지 오른쪽 끝에 자리해 시야가 산과 들과 호수로 시원스럽게 흐른다. 동서로 긴 장방형 부지에 뒤로 물려 앉힌 ALC(경량기포콘크리트)+경량목조주택도, 그 앞의 필로티 구조 데크도 잔디마당도 시원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천장고가 높은 거실은 메인 조명 없이 간접조명만으로 자연스러운 분위기
주방·식당은 천장을 콘크리트와 목재 장선으로, 벽면을 적벽돌 타일로 마감해 분위기가 아늑하고 따듯하다.
개방감과 단열, 고기능 자재로 해결

보통은 복합구조 건축물일 경우 1층은 철근콘크리트조이고 2층은 경량목조인데, 이 주택은 특이하게 ALC+경량목조이다.


“ALC는 벽체에, 경량목조는 천장과 카페테리아 그리고 전면에 길게 뽑은 필로티 구조 처마 부분에 적용했어요. 각 구조가 지닌 장점만 취합한 복합구조인 셈이죠. 여러 가지 건축구조를 알아봤는데 ALC는 황토하고 비슷한 친환경 건축재이고, 경량목조는 모던하면서 개방적인 분위기를 내기에 적합하더라고요. 이 지역은 지대가 높아 눈이 많이 내리고 기온이 낮기에 무엇보다 단열성을 고려해 선택했고요.”


유남수 씨는 이 지역은 눈이 많이 내리고 기온이 낮다고 했는데, 아이러니컬하게 이 주택엔 넓은 창이 많다. 아예 외기外氣와 접하는 카페테리아의 동측과 남측은 창호로 이뤄져 있다. 개방감과 단열, 서로 상충되는 이 부분을 설계·시공을 담당한 ㈜홈스토리는 어떻게 해결했을까.

주택 우측에 배치한 카페테리아는 바비큐 데크와 연계한 열린 공간으로 사랑방 역할을 한다.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다.

“건축주가 요구하는 개방적인 입면 디자인과 단열, 이 문제는 요소요소에 성능이 뛰어난 건축자재를 적용함으로써 풀어냈어요. 전면에 배치한 안방과 거실, 주방·식당, 카페테리아에 창을 시원스럽게 내고 전면 데크에 필로티 구조로 처마를 길게 뽑고, 오르내리기 쉬운 높이로 위계를 주면서 집 안으로 데크와 잔디마당 그리고 주변 경관을 끌어들였어요. 적설하중과 단열을 고려해 지붕은 경사형에 화이트 폼으로, 벽체는 ALC 300㎜에 네오폴 50T 외단열재로 보강했고요. 창호는 건축주가 특별히 주문한 최상급 독일식 시스템창호인 살라만더(Salamander)로 시공했어요.”


건축주의 아내는 단열성에다 안전성을 더해 살라만더 창호를 선택했다고.


“우리 집은 저를 닮아서인지 선이 굵고 시원시원하잖아요. 큼지막한 창도 많고요. 그래서 단열성은 기본이고 단독주택이다 보니 방범까지 염두에 두고 살라만더 창호를 선택한 거예요. 로이Low-E 브론즈 코팅한 삼중 유리에다 아르곤가스를 충진하고 단열간봉을 채택한 창호라던데 단열성뿐만 아니라 기밀성도 최상급이에요. 푸들 두 마리와 슈나 한 마리를 키우는데 문을 닫으면 밖에서 애들이 짖는 소리도 안 들려요. 창틀과 잠금장치도 튼튼해 안심하고 시부모님을 뵈러갈 수 있고요.”

 

건축주 부부가 특별히 주문했다는 단열성이 뛰어난 독일식 시스템창호인 살라만더
도시 친구들에게 자랑하고픈 집

현관으로 들어서면 창 너머로 아담한 후정後庭이 먼저 반긴다. 이곳을 중심으로 우측엔 넓은 바비큐용 데크와 연계한 카페테리아, 주방·식당과 식료품 창고를 겸한 다용도실, 천장고가 높은 거실, 그리고 좌측 깊숙이 파우더룸 겸 드레스룸, 욕실이 딸린 안방이 자리한다.


1층은 우측 3개, 좌측 1개 이렇게 각 실의 고유 기능을 엮은 굵직굵직한 네 개의 매스로 이뤄져 있다. 우측 매스들은 각기 독자적으로 존재하면서 필요에 따라 서로 공존하는 성격이 짙지만, 좌측 매스는 사적 공간답게 철저히 독립돼 있다. 그리고 동에서 서로 흐르는 태양의 움직임을 따라 전면에 주요 실들을 배치함으로써 집 안 분위기는 한결 밝고 화사하다.


우측 후면 공적 성격의 좌측 매스들에서 접근하기 쉬운 곳에 건식 화장실과 파우더룸, 습식 샤워룸으로 이뤄진 메인 화장실이 있다. 거실에서 2층 각 실로 향하는 계단과 복도는 동선과 구조도 그렇지만 각종 작품들을 진열해 갤러리에 온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2층엔 군 복무 중인 아들과 손님을 위한 화장실과 건식 세면대 그 안쪽 좌우로 두 개의 방이 있다.

거실에서 2층으로 통하는 계단실과 복도는 화이트 도장 벽체로 마감하고 곳곳에 그림을 진열해 마치 갤러리에 온 듯한 느낌이다.
좌측 3개의 공동 매스에서 접근하기 쉬운 곳에 건식 화장실과 파우더룸, 습식 샤워룸으로 이뤄진 메인 화장실이 있다.

장성 주택은 주방·욕실보다 다용도실, 천장에 콘크리트를 노출시키고 장선용 목재로 디자인한 주방·식당, 메인 조명 없이 간접조명으로 자연스런 분위기를 연출한 거실이 눈에 띈다. 주택을 짓기 전 철저히 계획을 세웠음인지 건축주 아내의 설명은 명료하다.


“다용도실을 넓게 뽑은 이유는 푸들과 슈나를 위한 공간 겸 식료품 창고로 계획했기 때문이에요. 폴딩 도어로 공간을 구분해 더 넓어 보이고 주방·식당과 카페테리아에서 접근하기도 편해요. 주방·식당의 콘크리트 노출 천장은 일본 규슈 지방을 여행할 때 인상 깊게 본 주택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거예요. 거실 콘셉트는 짜임새 플러스 개방감과 심플함이라고 할까, 천장과 벽 중간에 현장에서 맞춤 제작해 시공한 목재 라인을 따라 간접 조명을 설치했어요.”

 

2층 침실과 간이 세면대. 유리벽으로 드레스룸과 경계를 준 방은 잘 정돈된 이미지와 함께 시각적인 공간 확장을 꾀했다.

창 프레임에 걸친 풍경 하나하나가 살아서 숨을 쉬는 작품이 되는 갤러리풍의 주택. 여기에 서쪽을 바라보는 거실 벽면에 걸린 팝아트 화가 로이 리히텐 슈타인의 ‘행복한 눈물’은 압권이다. ‘집을 뚝 떼어 멀리 도시에 사는 친구들에게 맘껏 자랑하고 싶다’는 건축주 아내의 마음을 표현해낸 듯하다.


봄의 전령, 매화가 꽃망울을 터트린다는 춘삼월, 남쪽 지방임에도 이곳엔 눈발이 날리니 먼 얘기처럼 들린다. 하지만 밖과 달리 집 안은 지열보일러 하나만으로 난방을 한다는데 쾌적하기 이를 데 없다. 더욱이 2층 방 하나는 깜박하고 오전 내내 닫아 놓지 않은 상태다. “지열보일러만으로 한겨울을 났는데 한 달 전기료가 20만 원도 안 나왔어요. 단열재며 창호며 성능이 좋아서 그런지 올겨울엔 집 안에서 반팔만 입고 지냈어요. 옆집에서 놀러 오면 덥다고 보일러를 끄라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필로티 구조의 데크를 통해 현관으로 들어서면 먼저 창 너머로 후정이 보인다. 부부는 이곳에 전나무를 심을까, 노천탕을 만들까 하며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건축주 부부는 전원에서 살다 보니 날마다 소풍을 온 기분이란다. “담 밑 현무암으로 두른 정원에 나무도 다시 배치하고 돌 틈에 난과 바위손, 꽃잔디도 심고 몸을 움직일 일이 너무 많다”는 남편. “도시에서 나고 자라 시골살이에 잘 적응해낼까 걱정했는데 시나브로 마을을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아내. 부부는 “함박눈이 연이틀 내려 담 위로 50㎝ 정도 쌓인 지난 겨울밤, 카페테리아에 둘이 나란히 앉아 촛불을 켠 채 차와 음악을 즐기면서 환상적인 분위기에 취했다”면서, “전원은 사람을 빨아들이는 묘한 마력이 있다”고 한다.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이라 지붕을 경사형 평지붕으로 계획했다.

장성 주택은 부부가 5년간 공을 들여가며 알차게 일궈낸 결실이다. 갤러리하우스라 명명함직한 이곳에 부부만의 멋진 전원 스케치 작품이 풍성하게 채워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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