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층 마당집 & 옹기종기 일곱집, 고양 상가주택

조회수 2019. 5. 13.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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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상가주택

글 사진 허재봉(㈜티에이종합건축사무소)

HOUSE NOTE

DATA

위치 경기 고양시 덕양구 동산동

지역/지구 제1종 일반주거지역, 지구단위계획구역

용도 단독주택(다가구주택)

대지면적 271.20㎡(82.03평)

건축면적 162.50㎡(49.15평)

건폐율 59.92%

연면적 465.41㎡(140.78평)

  1층 72.49㎡(21.92평)

  2층 162.50㎡(49.15평)

  3층 137.94㎡(41.72평)

  4층 92.48㎡(27.97평)

  다락 58.46㎡(17.68평)

용적률 171.62%

규모 지상 4층

높이 14.87m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기와 / 우레탄 방수(슬래브)

  벽 - Q블럭(고밀도 시멘트 벽돌)

내부마감

  천장 - 일반벽지

  벽 - 일반벽지

  바닥 - 강마루

단열재

  지붕 - T220 비드법 보온판

  벽 - T50 열 반사 단열재

  층간 - T30 비드법 보온판

  최하층 바닥 - T120 비드법 보온판

계단재 물푸레나무 계단판

창호 프로젝트창 + 이중 미세기창3

현장 여건

계획 대지는 경기 고양시 덕양구 삼송택지개발지구 내 단독 및 상가주택(주용도: 다가구주택)을 지을 수 있도록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된 곳이다. 주변의 필지 대부분이 신축이 이뤄져 계획 대지만 나대지 상태며, 서측면 15m 도로와 동측면 11m 이면도로가 대지를 가운데 두고 마주 접하고 있다.

마당에 대하여

우리의 옛 건축물은 서양 건축물의 오픈 스페이스Open Space와 같은 ‘마당’을 가지고 있었다. 공간적으로 집 안으로 들어가고 나오면서 만나는 반외부, 반내부 전이 공간이었다. 이 공간에서 사계절과 태양 등 자연 요소의 변화를 가득 받아드려 거주자에게 풍부한 공간감을 줬다. 그러나 오늘날 여러 가구의 사람이 함께 사는 다가구주택에서 마당은 이러한 공간 가치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대지 면적 등으로 인해 사라지거나 구색 갖추기 정도의 외부 공간으로만 명맥을 유지해오고 있다.

다가구주택의 마당

본 건물은 다락이 있는 4층 다가구주택으로, 함께 모여 사는 일곱 가구 사람들이 층마다 만든 조그마한 마당을 통해 전통 건축에서 경험한 그 풍부한 공간감과 사계절 변화를 경험하고 살아가기를 바라면서 계획했다. 하지만 같은 건물이더라도 어떤 주거 철학을 가진 거주자가 사느냐에 따라 건물은 설계 의도대로 이용되기도 하고, 반대로 불편함만 느끼기도 한다. 따라서 건물주가 건물이 가진 가치 지향점에 대해 동의하는 거주자를 우선 입주시킨다면, 일곱 가구는 설계에서 의도한 마당의 가치를 잘 누리며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층층 마당집, 옹기종기 일곱집

3층 쌈지마당과 골목에서 외부로 이어진 내민 공간들, 4층 바깥마당과 장독대, 2개의 다락 사이에 있는 옥상이 층층이 마당을 형성하기 때문에 ‘층층 마당집’이라고 명명했다. 옹기종기란 크기가 다른 작은 것들이 고르지 아니하게 많이 모여 있는 모양을 의미한다. 크기가 모두 다르고 작은 일곱집이 단층형, 복층형으로 층층의 마당들과 함께 어우러져 있는 형상이기 때문에 ‘옹기종기 일곱집’이라고 명명했다.

새로운 주거 평면 형식

2층은 익숙한 기존 다가구주택의 주거 형식을 원하는 거주자들을 위해 원룸, 투룸, 스리룸으로 구성된 각각 다른 3가구 평면을 제시했다. 3층은 3층∼4층∼다락까지 3개의 수직 공간을 이용할 수 있는 복층형 투룸 1가구, 스리룸 1가구를 제시해 젊거나 수직 공간을 선호하는 거주자가 선택하도록 했다. 3층 2가구는 쌈지마당을 가진 독립형 단독주택 개념으로 집주인 또는 중·노년층이나 마당을 선호하는 거주자가 선택하도록 했다. 즉, 투룸 1가구는 쌈지마당 안채로 사용하고 별채인 원룸 1가구는 본채 주거자의 작업실이나 자녀 또는 부모님의 별채로 사용하도록 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 작업실이 필요 없거나 자녀 출가 등으로 주인 부부 혼자 남으면 원룸 별채를 추가로 임대하도록 계획했다.


거주자에게 층층 마당이란

3층 마당_ 쌈지마당을 중심으로 남측의 내민 공간과 동측 방향 골목을 통해 연결된 내민 공간을 만들었다. 쌈지마당을 통해 남측과 동측으로 동시에 시선과 동선을 확장해 답답하지 않도록 했다. 또한 동측 골목에 접한 원룸 별채에 베란다형 투시 창문을 설치해 원룸 별채에서 외부로 바라본 시선 및 동선이 연결 골목으로 확장되도록 했다.

4층 마당_ 3층∼4층∼다락까지 3개의 수직 공간이 있는 투룸, 스리룸 2가구와 관련된 마당으로, 안방에서 남측을 향하는 바깥마당을 각각 두어 남측 전면 건물 사이에 공간감을 만들고 충분한 일조를 맞이하도록 했다. 특히 서측에 위치한 복층형 투룸은 바깥마당에서 다시 1.2m 높이의 계단을 올라가면 엘리베이터 상부 공간에 마련한 장독대와 연결되게 했다.

옥상 마당_ 좌우 다락에서 진입 가능한 큰 창을 내고, 북측에 북풍 차단용 및 북측 건물과의 시선 차단용 Q블럭(고밀도 시멘트 벽돌) 벽체를 쌓아 충분한 일조를 확보하는 아늑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이곳은 복층형 이웃 간의 소통 및 교류의 공간이자, 필요 시 마당 중앙에 파티션을 설치해 독립 공간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배치 계획

대지에 접한 서측면 15m 도로와 동측면 11m 도로는 약 60㎝ 레벨 차가 있다. 따라서 낮은 쪽 15m 도로면에서 진입하는 1층 점포와 높은 쪽 11m 도로면에서 진입하는 다가구주택의 레벨 합리성 및 곡선형 모양인 11m 이면도로의 주차 진·출입의 법적·기능적 적정성도 중요한 검토 사항이었는데, 주어진 현장 여건을 그대로 수용해 각 공간의 진입 레벨을 결정했다.


서측면 15m 도로 경계에서 2m 후퇴선 벽면 지정선과 동측면 11m 도로 경계에서 1m 건축 후퇴선, 남쪽 일조권에 의한 단면·평면계획에서의 후퇴선, 건폐율 60%를 준수하면서 의도했던 층별 마당을 얻어내는 것이 계획 요소였다. 여러 계획안 중에서 대지 북측면 중앙으로 결정된 주계단실의 위치와 형상이 전체 배치 계획의 기준점이 됐다.

단면 계획

수직으로 펼쳐진 층층별 마당과 단층형, 복층형 가구들이 서로 연결되도록 구성했다. 특히 마당에 접한 거실 공간은 모두 남향으로 계획해 풍부한 일조와 조금이라도 더 넓은 시야를 확보하도록 했다.


3층 투시형 계단문을 나가면 쌈지마당을 접하는데, 이 공간에서 남측으로 이어진 내민 공간과 동측 골목을 지나 이어진 내민 공간을 접할 수 있다. 3층의 단층형 원룸 별채는 골목과 만나는 베란다 창호를 설치해 좁은 원룸 내부 공간에서의 시각을 외부 골목으로 확장시키고, 골목과 내민 마당을 원룸 별채의 야외 공간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3층의 단층형 투룸의 거실 베란다 창호에서 쌈지마당∼골목∼동측 내민 공간과 하늘을 바라볼 수 있어 단독주택 마당과 같은 느낌을 주었다.


복층형 투룸과 스리룸은 4층 안방 외부에 쾌적한 일조와 전망을 가진 바깥마당을 뒀다. 특히 복층형 투룸은 바깥마당에서 1.2m 높은 공간에 장독대를 설치해 위쪽에 위치한 옥상마당까지 이어지는 풍성한 시각적 공간감을 느끼도록 했다. 이 장독대는 엘리베이터 상부에 위치한 PIT 상부 슬래브 공간을 활용한 것이다.


옥상마당은 옥상 양쪽에 있는 다락 창호를 통해 접근하도록 해 이웃과 서로 소통·교류하거나 마당 중앙에 간이 파티션을 설치해 따로 이용하도록 했다. 옥상마당 북쪽은 북풍 및 차면을 위한 높은 벽체를 쌓아 남측의 일조와 전망을 느낄 수 있는 매우 아늑한 공간이 되도록 했다.

상·하수 설비는 대부분 상·하층 간의 화장실과 다용도실들을 서로 조금씩이라도 겹치게 배치해 소음 발생 가능성이 큰 배관들이 거실과 방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했다.

쌈지마당 골목 입구 조감도
쌈지마당과 안채(투룸) 위 바깥마당과 장독대 계단
쌈지마당 연결 골목과 내민 공간(정면)
좌측 별채(원룸)와 정면 내민 공간
연결 골목과 연결되는 별채(원룸) 베란다 큰 창
3층 투시형 계단실문과 쌈지마당 그리고 좌측 안채(투룸)
입면 계획

대부분의 주변 건물 입면이 장식을 강조한 징크 패널과 석재 마감 조합으로 이뤄져 있는데, 본 건물은 비非장식적이고 색과 재료에 단순한 외장재를 사용해 수수하고 단아한 외관이 되고자 했다. 외부 벽체는 벽돌 1개 길이가 500㎜인 Q블럭 한 종류만 사용하고 창틀 프레싱은 벽돌 색깔보다 조금 어둡고 다운된 청색이 가미된 금속으로 마감했다.


창호의 위치와 크기, 모양은 복잡한 평면 구성에도 불구하고 외부에서 바라보았을 때 수평과 수직이 맞춰져 있어 절제되면서 단정한 느낌이 들도록 창호 평면도를 창호 입면안과 비교 검토해 최선의 안을 도출했다.

4층 바깥마당에서 바라 본 장독대와 옥상마당
3층 쌈지마당
평면 계획

상가와 주택 진입 공간_ 주차장은 상업적으로 중요한 서측 15m 도로면에 접한 점포를 주차 대수 0.5대 이하 면적으로 계획해 0대로 하되, 나머지 다가구주택은 대지 여건상 최대 주차 가능 대수인 가구당 1대씩 7대를 배치했다. 상가의 화장실은 대지 레벨 차를 이용한 계단참 밑 공간과 추가 화장실 총 2개를 설치해 상가를 하나의 공간으로 임대 시 남녀화장실로 사용하고, 두 개의 공간으로 임대 시 각각 실내 화장실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다가구주택 진입 공간은 동측면 11m 도로 중앙부에서 진입해 자동문을 지나 계단실 홀에서 엘리베이터나 계단을 이용해 2층과 3층 각 세대 현관으로 진입하도록 했다.


가구 구성_ 1층은 상가 및 필로티 주차장과 다가구주택 진입 계단실, 2층은 원룸 1가구, 투룸 1가구, 스리룸 1가구 3가구이며, 3층은 3층∼4층∼다락까지 3개의 수직 공간을 이용할 수 있는 복층형 투룸 1가구, 스리룸 1가구와 투시형 계단실 문에서 외부 쌈지마당을 통해 진입할 수 있는 단층형 투룸 1가구, 독채형 원룸 1가구 이렇게 4가구로 구성돼 있다. 즉, 2층 3가구 + 3층 4가구 = 총 7가구 구성이다. 7가구는 같은 평면이 하나도 없이 다양한 단층형, 복층형 수평, 수직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마당_ 실내와 실외 사이에 위치한 전이 공간 요소로 층층별 다양한 마당으로 구성했다. 2층은 전형적인 실내 계단실내 진입 현관으로 구성했지만, 3층부터 각 가구들이 외부 공간으로 나가는 층층의 전이 공간에서 마당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수납공간 등_ 부족한 가구별 공간 규모로 인해 콤팩트한 크기로 수납공간을 계획했다. 즉, 방과 화장실, 주방, 다용도실 크기 및 세탁기, 냉장고, 김치냉장고 등의 규격을 중규격 이하로 결정해 거주자가 부족한 수납공간에 적응하도록 유도했다. 이것은 큰 수납공간 계획으로 인해 다른 필수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다. 에어컨 실외기 위치는 대부분 시각적으로 잘 보이지 않는 북측면에 설치하고, 거실과 안방 등 필요한 실에만 배관했다.

다락 수평 강조 창
계단(3층~4층~다락 수직 연결)

*

‘좋은 집’이라 함은 사는 사람의 주거 욕구에 부응해 이용의 만족과 감성의 행복을 주는 집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래서 설계자가 콤팩트하게 설계해 마당이란 주거 형식을 새롭게 제시한 ‘층층 마당집, 옹기종기 일곱집’은 마당 크기만큼 좁아진 상대적 실내 공간 박탈감에 불편해하는 거주자도 많을 것이다.


좋은 집이란 덩어리로만 결정할 수 없고, 그 집에 사는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집을 이해해 가꾸고, 누리며 사느냐에 달렸다. 이제 새로운 공간 층층 마당집에서 소통과 공간의 가치를 찾아서 온전히 누릴 마음의 준비를 해본다면, 평범하게 보였던 집은 감성을 주는 ‘마당 좋은 집’으로 느껴지기 시작할 것이다.

비非장식적이며, 색과 재료에서 단순한 외장 재료를 사용하여 수수하고 단아한 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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