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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형제와 함께 귀촌했어요, 지리산 귀촌 부부 주택

조회수 2019. 3. 7.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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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목조주택

31년간 버스 운전기사로 함께 일해 온 부부가 은퇴 후 남편의 고향인 남원으로 귀촌했다. 게다가 형제들까지 함께 귀촌해 한마을에서 서로 이웃하며 의좋게 살고 있다. 형제들과 함께하는 전원생활이 마냥 즐겁고 행복하다는 건축주 강병천(69)·배문순(65) 부부. 신혼 때 엉성한 단칸방에서 고생한 기억이 있기에 무엇보다 집다운 집을 짓게 되어 감개무량하단다.

이상현 기자 | 사진 백홍기 기자 | 취재협조 가움하우징

HOUSE NOTE

DATA

위치 전북 남원시 주천면 숲속전원마을길

지역/지구 보전관리지역

건축구조 경량 목구조

대지면적 668.00㎡(202.07평)

건축면적 93.96㎡(28.42평)

건폐율 14.06%

연면적 93.96㎡(28.42평, 창고 제외)

용적률 14.06%(창고 제외)

설계기간 2018년 5월~6월

공사기간 2018년 9월~10월

건축비용 1억 4,000만 원(3.3㎡당 500만 원)

설계 및 시공 가움하우징 1811-7267 blog.naver.com/gaumarchi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세리믹 기와(칸평기와)

  벽 - 세라믹 사이딩(도레이)

  데크 - 현무암

내부마감

  천장 - 실크벽지(LG하우시스)

  벽 - 실크벽지(LG하우시스)

  바닥 - 강마루(LG하우시스)

단열재

  지붕 - 고밀도 글라스울 R38(크나우프 에코배트)

  외벽 - 고밀도 글라스울 R23(크나우프 에코배트)

  내벽 - 고밀도 글라스울 R11(크나우프 에코배트)

창호 3중유리 시스템창호(LG하우시스)

현관문 코렐도어

조명 렉스조명

주방가구 한샘

위생기구 대림

난방기구 경동나비엔

1984년에 부부가 함께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취직해 2015년 은퇴하기까지 30년 넘게 서울 강동구와 송파구를 오가는 노선의 버스를 운전했다. 아내가 남편과 함께 남자도 몰기 어렵다는 버스를 운전한 이유는 한 가지, ‘단칸 셋방살이 설움’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결혼 후 남편이 사업에 실패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집을 줄여갈 수밖에 없었다. 부부 모두 열심히 일한 덕분에 신문에 부부에 대한 작은 에세이도 실렸고(중앙일보 92년 2월 22일), 차츰 생활 형편이 나아지면서 아파트로 옮겨 생활했다.

오랜 시간이 지나 어느덧 외아들이 장성해 독립하고 부부는 은퇴를 맞이했다. 남편은 ‘이제 도시를 떠나 한적한 전원에서 여생을 편안하게 보내고 싶다’고 말했고, 아내도 그 말에 선뜻 동의했다. 부부는 우연히 전북귀농귀촌박람회 광고를 보고 찾아간 귀농귀촌센터에서 귀촌에 관한 많은 정보를 접했다. 그 후 부부는 남편의 고향인 남원으로 귀촌을 결심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아내의 오빠와 함께 나들이 삼아 지리산 부근의 터를 보러 다니다가 귀농귀촌센터의 소개로 ‘남원 숲속전원마을’을 알게 됐다.


“농약과 가축 냄새가 나는 곳은 피하고 싶었어요. 귀농이 아니고 귀촌이 목적이니까요. 귀농귀촌센터에서 소개받은 숲속전원마을을 가을에 찾았는데, 소나무숲에 둘러싸인 경관에다 주변에 흐드러지게 핀 코스모스를 보고 그만 마음을 빼앗겨 ‘이곳이다’하고 정했죠.”

드나들기 편하도록 널찍하게 계획한 현관
질린 콘크리트 대신 선택한 목조주택

부부가 터를 잡은 남원 주천지구 숲속전원마을은 남원시에서 전원과 어우러진 집단화된 주택 및 기반시설 등을 갖춘 쾌적한 농촌마을을 건설함으로써 낙후된 지역에 인구 유입을 꾀하여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조성한 곳이다. 지리산자락에 완만한 경사지에 41세대로 이뤄진 마을은 송지천이 흐르는 북쪽을 제외한 삼면 모두 소나무숲에 둘러싸여 있으며 남북으로 긴 남고북저형 지형에 계단식으로 조성돼 있다. 2016년 ‘농림축산식품부 신규마을 공모사업’에 선정돼 단지 조성비의 70%를 지원받았고, 도로·상하수도 등 기반시설 공사를 남원시에서 담당했으며, 인근 택지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필지를 분양했다. 따라서 단기간에 분양을 마치고, 올해 안에 모든 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건축주가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거실로 천장고를 높여 면적에 비해 넓어 보인다. 간접등과 직부등을 적절히 설치해 날씨와 분위기에 따라 조명을 조절할 수 있다.
주방가구를 ‘ㄱ’자로 배치하고 그 앞에 식탁을 뒀다. 좌측에 다용도실을 배치했다.

부부는 대지를 구입한 후 건축박람회를 찾았다. 그곳에서 건축구조를 줄곧 생각해오던 철근콘크리트구조에서 목구조로 바꿨다. 가움하우징과 상담하면서 전원뿐만 아니라 도시에 짓는 단독주택 상당수가 일찍이 내구성과 편리성, 미관성 등을 검증받은 목구조라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니 신혼 때 살던 단칸방도, 최근까지 살던 아파트도 모두 철근콘크리트였어요. 소나무숲에 둘러싸인 전원에 짓는 집이니만큼 콘크리트 덩어리보다 자연 친화적인 목구조가 훨씬 나을 것 같다고 판단했어요. 실제로 살아보니 목구조는 탁월한 선택이었어요. 집을 짓자마자 바로 입주했는데 새 집 냄새는 하나도 안 나고, 나무 특유의 산뜻한 향만 났으니까요.”

지인이 방문하더라도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도록 안방에 전용 욕실을 따로 배치했다.

부부의 주택은 벽은 2″×6″, 장선과 서까래는 2″×12″북미산 SPF 규격 구조재를 적용한 경량 목구조로, 스터드와 스터드 사이에 글라스울 단열재와 기능성 하우스랩으로 긴밀하게 시공했다. 경사를 달리한 외쪽지붕과 우진각지붕을 덮고, 세라믹 사이딩과 세라믹 기와를 사용해 단정하고 아담한 입면에 깔끔함을 더했다. 공간 배치는 조망, 채광, 통풍 등을 고려해 전면에 작은 방, 거실, 안방(부속실 드레스룸·욕실)을, 후면에 주방/식당, 다용도실, 공용 욕실, 창고를 뒀다. 주요 공간을 전면에 두고 물 사용 공간과 창고 등 부속 공간을 후면으로 물린 구성이다.

아들이나 지인이 놀러올 경우 사용하는 작은 방
공용 욕실

“우리 둘만 지내다 보니 집을 아담하게 지었어요. 우리가 지낼 방과 아들이 내려왔을 때 묵을 작은 방 하나면 충분하니까요. 아파트와 달리 거실의 천장이 높아 답답하지 않아서 좋고, 또 문만 열고 나가면 흙을 밟을 수 있어 좋아요.”

현관 앞에 아트월을 설치해 집 안 분위기를 한껏 밝게 만든다.

*

부부는 아내의 오빠 부부와 조카 부부와 이웃하며 살고 있다. 바로 부부의 주택 밑으로 취향에 따라 방향만 달리한 같은 유형의 주택 2채다. 아내는 “좋은 생각만 하면 아름답지 않을 수 없다”며, “형제 가족과 함께 귀촌하니 적적하지 않고, 함께 아침 먹고 동네 산책하는 일이 마냥 즐겁다”고 한다. 고진감래苦盡甘來라고 했듯이 부부가 번잡하고 치열한 도시에서의 고단했던 삶을 잊고 솔 향기로 그윽한 전원에서 여유롭고 즐겁게 살아가기를 기대해본다.

길게 뺀 처마는 비를 피하는 포치이자 일사량을 조절하는 역할을 겸한다.
주택 전경. 아내의 오빠 부부가 거주하는 쌍둥이 주택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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