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붕 두 가족의 삶이 담긴 듀플렉스 주택

조회수 2018. 11. 27.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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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단독주택

듀플렉스 주택은 한 필지에 두 가구가 살도록 지은 주택을 말한다. 두 집이 대지를 공동명의로 하고 시공비를 절반씩 부담해서 짓는다.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 때문에, 한때 주택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는 듯했다. 하지만 소유권 문제가 대두되면서 요즘은 한 풀 꺾인 추세이다. 비용을 줄이면서 좋은 이웃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매매 절차 등의 문제에 발목이 잡힌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듀플렉스 주택의 매력은 여전히 많다. 부모를 모시고 사는 송정헌, 한현주 부부가 바로 그 좋은 예다.


글.사진 홍정기 기자

건축정보

위치 대전 유성구 용산동

건축형태 듀플렉스 경량 목조주택

지역지구 지구단위계획구역

대지면적 406.20㎡(122.87평)

건축면적 198.06㎡(59.91평)

연면적 344.61㎡(104.24평)

  지하 99.32㎡(30.04평)

  1층 180.66㎡(54.64평)

  2층 97.83㎡(29.59평)

지붕재 테릴 점토기와(카스텔)

외장재 치장석, 스타코 플렉스

내장재 아라우코,낙엽송 합판, 에코석, 실크벽지, 페인트

바닥재 동화 자연마루(크로젠 스타일 월넛)

난방형태 도시가스

식수공급 상수도

창호재 알파인 삼중유리, LG 시스템 창호

설계 문건축사사무소 010-2396-7566

최적의 장소에 유럽형 스타일로 앉힌 듀플렉스 주택은 언뜻 보기에 창을 여러 개 낸 복층의 일반 주택처럼 보인다. 양 끝에 있는 출입구 두 개가 듀플렉스 주택이라는 힌트를 줄 뿐이다. 정면에서 바라볼 때 좌측에 친정 부모가, 우측엔 건축주 가족이 사는 공간으로 계획했다.


아무리 가까운 가족이라 할지라도 때론 불편함이 따른다. 하지만 공간을 공유하며 내밀한 속 사정을 내보이고, 서로 이해하며 살기엔 가족만 한 사람들도 드물다. 듀플렉스 주택은 이러한 점에서 두 세대가 서로의 삶을 존중하며 사랑을 이어가기에 적합한 집이다.


듀플렉스 주택의 최대 단점인 소유권 문제는 건축주 명의로 하면서 쉽게 해결했다. 건축주가 집 짓는 계획을 하면서 미리 땅을 사두었고, 적당한 프라이버시를 확보하면서 독립적인 공간을 생각하다 집을 둘로 나눌 생각을 한 것이다. 뒤늦게 듀플렉스 주택을 선택하면서 수차례 수정 끝에 현재의 집을 완성하게 된 것이다.

환경이 사람을 변화시켜

행복은 크고 대단한 것에서도 느끼지만 일상의 소소함에서도 느낀다. 역으로 말하면 작은 사건이 행복을 좌절시키기도 쉽다는 말이다. 단적인 예가 층간 소음이다. 층간 소음 문제는 험악한 범죄로까지 이어질 정도로 우리의 삶의 질을 위협하는 요소 중 하나가 되고 있다.


“3년 전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들이 한창 뛰어놀 나이가 되면서 층간 소음 문제가 발생하자 엄청난 스트레스로 다가왔어요. 그리고 아이가 자연이 주는 감성을 느껴보길 바라는 마음이 더해지면서 답답한 아파트 환경에서 벗어나게 해 주고 싶었어요.”

천장과 벽에 흰색 페인트를 이용해 앤티크 한 분위기를 냈다. 목제 창호와 가구 등 고전 콘셉트에 맞춰 조화를 이룬다.

집을 짓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다. 그럼에도 아이를 위해, 더 나은 윤택한 삶을 위해, 가족을 위해 단독주택을 계획하게 됐다. 입주 조건도 여기에 부합한다. 아이를 위한 초중고 학교가 가깝고, 예쁜 집과 마당, 주변 환경은 윤택한 삶을 안겨준다. 대덕 단지 내에 있어 생활 편의시설과도 가깝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도 편하다. 북대전 IC와는 10여 분 거리라 시외로 빠져나가기에도 쉽다. 

주방은 타일을 이용해 공간을 분리했다.

부부는 최적의 장소를 찾아 집을 앉히고, 새로운 환경에서 신선함을 찾아가며, 또 다른 삶을 일구기에 정신없는 하루를 보낸다. 마음은 여유로워지고 주변 환경을 누리며 사니 만족감은 절로 늘어난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환경이 사람을 변화시킨다’는 말을 실감하게 됐다.


“나무와 꽃이 풍성하고 넓은 마당에서 일광욕도 즐길 수 있어 행복해요. 친환경으로 집을 지어 평소 남편을 괴롭히던 두통도 사라졌어요.”


불편했던 건 사라지고, 누리며 살게 늘어나니 행복은 덤으로 얹어진 듯하다. 몸과 마음의 휴식을 제공하는 집이 이처럼 제 역할을 다해 일할 때도 에너지가 넘친다.

벨벳 침대로 분위기가 한결 가벼워졌다.
목재를 덧댄 계단실은 나무향으로 가득하고, 층별로 분위기를 다르게 꾸몄다.
1층과 2층 사이에 독립적인 게스트룸을 만들었다.
책과 인터넷, 직접 그려가며 완성

집은 시공사가 지었지만, 건축주가 전체 콘셉트를 잡았다. 수많은 책과 인터넷을 뒤지며, 직접 그림도 그려 보며 하나하나 완성해갔다. 계획 초기엔 집 짓는 게 어려워 땅을 사놓고 포기하려고도 했다. 그러던 차에 건축주의 생각과 마음을 정확히 읽어낸 시공사를 만나 자신만의 개성이 넘친 집을 완성하기에 이르렀다. 어렵게 완성한 만큼 입주할 때 감회가 새로웠다고 했다. 

장식을 이용한 목제 창으로 개성을 강조한 가족실

집은 테릴 점토기와를 얹은 유럽형으로 밝고 따뜻한 느낌이 감돈다. 도로와 220㎝ 정도의 레벨차를 두고 있어 실제 집보다 더 웅장해 보인다. 넓은 전면에 둔 주차장은 목재 문과 치장 벽돌을 이용해 문을 만들어 거슬리지 않는다. 또한, 양쪽 출입구 사이의 빈 공간을 채워주면서 오히려 집을 꾸며주는 요소로 작용한다. 주차장 입구를 제외하면 집은 좌우가 대칭을 이룬다. 정교한 대칭을 이루는 듀플렉스 주택은 하나로 감싸주는 박공지붕과 처마 때문에 마치 한 집인 것처럼 보이게 한다. 

2층 베란다는 밖의 풍경을 감상하며 쉬는 공간이다. / 아이 방

집 안 구조와 인테리어도 동일하다. 다른 거라곤 가구뿐이다. 198.06㎡(59.91평)의 면적을 반으로 나눴지만 각 실은 좁다는 느낌은 덜하다. 복도형 구조라 거실, 방, 주방을 ㅡ자로 늘어놔서 그렇다. 거실과 주방을 이어주는 복도는 계단을 이용해 공간을 분리했다. 

집 설계에서 특이한 점은 각 방을 독립적으로 분리한 거다. 안방은 1층에 두고 1.5층과 2층에 방을 하나씩 둔 구조다. 1.5층은 게스트룸으로 사용하고 2층의 방을 아이 방으로 사용한다. 다락을 아이 공간인 놀이방으로 만들어 위층 전체를 아들만의 공간으로 완성했다. 다락은 아들과 친구 여럿이 마음껏 뛰어놀아도 좋다. 다락 아래에 있는 게스트룸이 소리를 줄여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인테리어는 그리스풍의 장식과 문양, 앤티크 분위기로 꾸몄다. 그리스나 지중해풍의 분위기는 밝은 흰색과 어울리기 때문에 흰색 페인트를 이용해 색감을 통일했다. 특히, 거실은 파벽돌 위에 하얀 모르타르를 살짝 덧발라 앤티크한 분위기를 살렸다. 거실은 창을 블라인드나 커튼이 아닌 접이식 목재 문으로 시공한 덕에 실내가 더욱 아늑해졌다.
대문과 중문

가족은 실질적인 관계이기도 하지만 정서적인 관계이기도 하다. 가족 구성원 간의 관계는 여느 사회적 인간관계보다 깊고 복잡하다. 사회적인 인연은 끊어지더라도 다른 인연으로 보상되기도 하지만 가족의 인연은 대체재가 없다. 가족이란 가까우면서 저마다 자유로운 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게 분명 큰 장점이다. 그래서 이들 가족이 서로에게 느끼는 든든함과 편안함은 그 누구도 주지 못할 큰 행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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