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의 집 이야기12 - 하이브리드 Hybrid 구조
퓨전Fusion은 서로 상이한 성질의 것들을 섞어 새롭게 만든 것에 붙는 단어다. 주로 음악이나 음식 등에 사용되곤 한다. 이에 반해 두 가지 기능이나 역할이 하나로 합쳐지는 것을 하이브리드Hybrid라고 한다. 하이브리드는 주로 두 가지의 구동장치가 합쳐져 작동하는 자동차에 주로 사용된다. 두 가지가 단순히 합쳐져서 새로운 것이 만들어질 때가 아니라 서로의 장점을 살려서 실용성이 배가될 때 사용된다.
글 건축사사무소 KDDH 김동희 소장 02-2051-1677
www.kddh.co.kr
사진 이재혁 소장 (명륜동 달_놀이집 )
건축가의 집 이야기 01- 기초
건축가의 집 이야기 02- 1층
건축가의 집 이야기 03- 2층
건축가의 집 이야기 04- 벽체
건축가의 집 이야기 05- 문
건축가의 집 이야기 06- 창호
건축가의 집 이야기 07- 주방
건축가의 집 이야기 08 - 다용도실
건축가의 집 이야기 09 - 화장실
건축가의 집 이야기 10 - 지붕
건축가의 집 이야기 11 - 방수
건축가의 집 이야기 12 - 하이브리드 구조
건축에서도 하이브리드란 단어가 사용된다. 두 가지의 구조 형식이 합쳐진 것을 하이브리드 또는 하이브리드 구조라고 정의하고 있다. 서로 다른 성격의 구조가 함께 사용되며, 서로의 단점은 상쇄하고 장점을 부각시켜 실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이브리드는 긍정적인 측면을 위한 단어이다. 두 가지를 합친 결과물이 이전의 것보다 나은 점이 없다면 굳이 힘들여 하이브리드 구조를 만들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이브리드 구조는 주택, 그중에서도 목구조 주택에서 자주 언급된다. 하지만 콘크리트와 철근이 합쳐진 구조를 하이브리드 구조라고 하지는 않는다. 왜일까? 너무나 당연한 조합이라고 생각해서일까? 서로의 장점이 부각된다기보다는 단점을 상쇄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조합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반대로, 목구조와 콘크리트가 만나면 어떤 기준 이상의 기대치를 가질 수 있다는 뜻이 된다. 목재의 연약한 부분을 콘크리트가 견고하게 잡아주고 콘크리트의 딱딱하고 융통성 없는 부분을 목구조로 여유를 만들어주는 보완이 가능하다. 그 때문에 종종 1층은 콘크리트로, 2층이나 3층은 목구조로 계획하는 경우들을 발견할 수 있다. 또는 습기에 약한 목재를 배려해 지하층은 콘크리트로, 지상층은 목구조로 계획하기도 한다. 지하층을 배려한 적절한 구조 형식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구조와 콘크리트의 조합이 적절히 이루어질 수 있는 구조는 많을 것이다. 층과 층으로 구분하는 혼합구조가 아니더라도 실내나 실외의 구조로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캐나다 UBC주립대학에 있는 목구조 18층 학생기숙사(Brock Commons) 건물의 계단 코어만 콘크리트구조이고 나머지 부분은 목구조이다.
매드 아키텍츠는 일본 오카자키 마을의 클로버 하우스 유치원(Clover House Kindergarten)을 계획할 때 기존의 목구조를 그대로 두고 새로운 외피 구조를 덮어줌으로써 새로운 배움의 공간을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2개의 구조가 합쳐져 아이들에게 새로운 형식의 공간을 열어준 것이다.
건축가 이재혁 소장은 명륜동 달_놀이집에 (중)목구조를 실내에 설치해 벽체의 일부를 만들기도 하고 다락의 구조재 역할로 사용했다. 목구조체를 사용해 구조를 잡았을 뿐만 아니라 그 부재를 인테리어 요소로 잘 활용한 사례이다.
목구조의 단점을 보완하며 장점을 부각할 수 있는 재료에는 또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요즘은 라이트 팬Lite pan과 목구조의 결합, 경량철골조와 라이트 팬의 결합에 대한 고민을 이어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