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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의 이점을 활용한 상가주택

조회수 2018. 9. 17.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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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 상가주택】

상가주택은 대부분 1층은 근린생활시설, 2층이나 3층은 건축주가 상주하거나 임대를 놓는다.

위대한·이정희 씨 부부는 인천국제공항이 자리한 영종도에 상가주택을 지으면서, 이런 고정관념을 과감히 떨쳐버렸다. 1층 근린생활시설은 유사하나, 2층은 게스트하우스와 쉐어하우스, 3층은 쉐어하우스로 운영함으로써 기존 상가주택과 차별화했다.


공항을 오가는 관광객 수요에 주목한 부부의 선견지명이 이러한 일을 가능하게 했다. 부부는 게스트하우스로 적합한 장소를 찾기 위해 6개월간 부동산을 출퇴근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런 노력 끝에 얻은 상가주택은 건축주 가족과 지역주민을 하나로 묶어주는 사랑방 역할과 함께 부부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김경한 기자

사진제공 및 취재협조 AAG architecten

HOUSE NOTE

DATA

위치 인천 중구 화랑목로

지역/지구 제1종 일반주거지역, 제1종 지구단위 계획구역

대지면적 336.90㎡(102.09평)

건축면적 202.11㎡(61.25평)

건폐율 59.99%

연면적 494.98㎡(149.99평)

  1층 179.03㎡(54.25평)

  2층 164.20㎡(49.76평)

  3층 151.75㎡(45.98평)

용적률 146.92%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

건축비용 6억 8천만 원(3.3㎡당 384만 원) 설계 및 감리비 제외


설계 AAG architecten 070-4122-1447 www.aaga.co.kr

시공 건축주 직영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리얼징크

  벽 - 산토리니 벽돌(화이트, 블랙)

  현관 - 금강방화문

내부마감

  천장 - 실크벽지

  벽 - 실크벽지

  바닥 - 강마루

단열재

  지붕 - 압출법 보온판 가등급 T180

  외단열 - 압출법 보온판 가등급 T120

  내단열 - 압출법 보온판 가등급 T10

창호 스마트 이중창, 시스템창(LG)

조명 비츠조명, 공간조명

주방가구 한샘 TK

위생기구 대림바스

난방기구 경동 콘덴싱 보일러

공항 메리트를 활용한 게스트하우스

게스트하우스를 지을 땅을 찾고자 6개월간 부동산을 방문한 건축주 부부. 어떤 이들은 부부가 그곳 직원인 줄 알았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래도 부부는 개의치 않고 부동산을 전전하며 좋은 땅을 찾아다녔다. 영종도에 개발붐이 조성되곤 있지만, 어느 곳이 최적지인지 쉽게 알 순 없었기 때문이다. 오랜 기다림과 인고의 시간 끝에 부부는 인천공항철도 운서역 2번 출구 근처에 있는 부지를 확보할 기회를 얻었다. 아내는 중개업자가 땅 두 곳을 보여주며 고르라고 했을 때 몹시 혼란스러웠다.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다 보니 지도만 봐선 알 수가 없더라고요. 어디로 사람과 차가 드나드는지도 분간이 안 됐죠. 그러다 버스정류장을 낀 부지가 메리트가 있어 보여서 프리미엄을 얹고 샀어요.”


영종도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미단시티’ 카지노단지의 길목이며 부지 뒤편에 인천과학고, 인천국제고, 인천하늘고가 있어 학군이 좋고, 도로 등 기반시설이 뛰어난 데다 버스로 한 정류장이면 도달하는 운서역엔 마트나 식당 등 편의시설이 많아 상가주택으로 최적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인천국제공항에서 운서역까진 인천공항철도로 두 정거장이므로 외국 관광객을 위한 게스트하우스도 함께 운영하면 좋을 것 같았다. 부부는 이 두 조건에 부합하도록 상점과 게스트하우스를 하나로 묶은 상가주택을 시공했다.

가로로 긴 대지의 특성을 살려 매스의 결들이 전체를 이루는 형상으로 만들었다. 화이트 벽돌엔 블랙, 블랙 벽돌엔 화이트로 가로 메지(줄눈)를 넣어 깔끔하게 구성했다.

1층은 탁구장으로 운영 중인데 탁구선수 출신인 남편이 사람들을 지도하며 얻는 레슨비가 고정 수입원이다. 2층은 게스트하우스(일부 쉐어하우스)로 관광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첫째 딸이 직접 사이트를 운영하며 외국 손님을 모은다. 3층은 쉐어하우스(하숙집)로 장기 투숙객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이곳 이용객들이 20~30대이다 보니 젊은 감각을 갖춘 딸의 인테리어 콘셉트가 손님의 마음을 제대로 읽어낼 때가 많아요. 그래서 때론 인테리어 소품 하나도 딸의 허락을 받아야 할 정도랍니다.”


건축주는 딸의 적극적인 영업 활동에 한 번 놀라고, 실용적이면서도 뛰어난 인테리어 감각에 또 한 번 놀란다며 차세대 CEO 등장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1층 평면도
탁구선수 출신인 남편은 1층 근린생활시설을 탁구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는 이곳에서 탁구장 이용객에게 탁구를 가르치며 후진양성에 힘쓰고 있다.
AAG architecten 윤동원 소장은 계단으로 내리쬐는 햇빛조차 소홀히 하지 않았다. 창호를 덮은 벽돌 사이에 틈을 줘 햇빛이 멋스럽게 퍼지게 했다.
다양화로 승부수를 던지다

부지는 북동 방향으로 보행로, 남서 방향으로 인접 대지에 접하며, 북서와 남동 방향으로 넓은 도로에 접해 정북 일조권 사선 제한을 받지 않아 주택의 외관을 꺾지 않고 곧게 세울 수 있었다. 가로로 긴 대지 앞뒤로 도로가 뻗어 있는 조건을 살려 앉힌 주택 외관은 수평적 결이 전체 형상을 이룬다. 벽 재료는 화이트와 블랙 벽돌을 사용했으며, 가로 메지 방식으로 벽돌을 쌓아 차분하면서도 깔끔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부부는 1층을 탁구장으로 운영하기 위해 가운데 기둥을 없애고 싶었다. AAG architecten 윤동원 소장은 가운데 기둥을 빼진 못했지만, 기둥을 최대한 벽 쪽으로 밀어붙여 충분히 넓은 공간을 확보했다. 남편은 1층 한 켠에 무인 매점을 열었다. 탁구장 이용객들이 운동 후 갈증이 나면 맥주 한 캔을 사먹곤 한다. 저녁이면 이 장소에서 한잔의 여유를 만끽하는 이들도 있다. 이곳은 남편에겐 탁구를 가르치는 서당이자, 탁구동호인과 담소하는 사랑채이자, 맥주를 즐기는 주막인 셈이다.


2층은 외국 투숙객들을 위한 게스트하우스(일부 쉐어하우스)로 계단을 중심으로 두 세대를 분리했다. 계단을 오른 지점에서 왼쪽 세대는 동선이 짧으며 공용공간과 사적공간의 엄격한 구분이 없다. 이곳은 침실이 네 개인데 그중 두 곳은 거실, 주방과 마주보고 있다. 오른쪽 세대는 방을 두 개 두고 현관을 중심으로 공용공간과 사적공간을 분리해 사생활을 보호했다.

2층 평면도
3층 평면도
3층은 닫힌 공간과 열린 공간을 적절히 활용해 쉐어하우스 이용객들의 사생활을 보호하도록 했다. 처음 현관을 열고 들어설 땐 닫힌 공간이지만, 그 닫힌 공간을 벗어나면 확 트인 넓은 공간이 나와 이용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3층은 건축주의 주생활 공간인 동시에 쉐어하우스로 열린 공간과 닫힌 공간을 용도에 맞게 접목했다. 처음 현관에서 집 안으로 들어서면 살짝 테라스가 보여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현관에서 왼쪽으로 객실 두 개를 두고, 오른쪽으로 긴 복도가 이어진다. 이 닫힌 공간을 통해 걷다 보면 객실 2개가 나오고, 왼쪽으로 꺾어 들어가면 건축주 세대가 머무는 침실이 나온다. 그 끝엔 넓게 열린 거실과 주방 겸 식당이 나온다. 조바심 있는 사람이라면 거실 겸 주방을 끝내 보지 못할 수도 있는 구조다. 그만큼 공용공간은 아늑하면서도 프라이버시를 존중받을 수 있는 곳이다.


3층의 가장 큰 장점은 객실마다 하나의 전용 욕실이 있다는 점이다. 낯선 이들과 욕실을 함께 쓰는 것을 불쾌해하는 이들을 배려한 건축주의 마음이 돋보인다. 아내는 직접 청소도 하고 쓰레기도 버린다. 아내는 “손님들의 쓰레기도 그렇게 예뻐 보일 수 없다”며 흐뭇해한다. 또한, 건축사사무소가 특별히 단열성에 신경을 써준 덕분에 손님들이 하룻밤 자고 난 후엔 “따뜻하게 잘 자고 갑니다”라고 만족스러워하며 공항으로 향한다고 말했다.

3층 주방 옆에 배치한 테라스는 쉐어하우스 이용객들이 선호하는 장소다. 날씨가 화창한 날엔 이곳 벤치에 앉아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3층 거실 모습
임대 가능 침실 11개에서 매월 550~880만원 수입 창출 가능 (상세한 내용은 아래 본문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공간

부부가 영종도에 상가주택을 사들인 계기는 점점 삶이 정체된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서울에 사뒀던 아파트가 11년 동안 오르내리기를 반복하고 아내는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나니 삶에서 뒤처지는 느낌을 받았다. 부부는 이를 극복하고자 영종도에 부지를 알아보고 상가주택을 지었다.


은행대출금은 7억 원, 자기자본은 7억 1천만 원이었다. 이 금액으로 토지를 6억 원에 사고, 주택을 6억 8천만 원에 지었다. 설계비(3천만 원)와 기타 잡비(1억 원)까지 포함하면 총 14억 1천만 원이 들었다.


2, 3층을 전세로 임대하고 수익을 극대화한다면, 6억 원까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축주에 따르면, 25평대 전세가 시세로 1억 5천만 원을 받을 수 있다. 이 집의 경우 2층(49.76평) 두 세대를 임대하면 각각 1억 5천만 원, 3층(45.98평) 한 세대를 임대하면 3억 원까지 받을 수 있다. 이것으로 은행대출금 7억 원 중 6억 원을 갚고, 나머지 1억 원에 대한 이자와 원금만 갚으면 된다.


이는 매월 탁구장 레슨비로 받는 수익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는 월세로 임대해도 충분히 상환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축주에 따르면, 7억 원에 대한 은행대출금 이자는 매달 210만 원 정도다. 2층(6개)과 3층(7개)의 침실 중 임대 가능한 침실은 모두 11개이며, 주변 시세로 침실 하나당 월세가 50만~80만 원이다. 이를 11개 침실에 적용하면, 매달 550만~880만 원의 수익을 낼 수 있다. 은행대출이자 210만 원을 매달 갚고도 어느 정도 순수익을 얻을 수 있는 수치다.

3층은 쉐어하우스 이용객들을 위한 배려가 곳곳에 묻어 있다. 부부는 복도 한쪽에 이용객들을 위한 컴퓨터를 마련했다. 모든 객실에는 평면 TV, 무료 세면도구, 헤어드라이어를 비치했으며, 실마다 전용 욕실을 설치했다.

하지만, 전세나 월세 임대의 경우 각 실을 최대로 가동해 공실이 없을 때나 가능한 것이다. 건축주는 현재 임대와 다른 접근을 하고 있다. 2층은 게스트하우스와 쉐어하우스로 운영하고, 3층 일부는 쉐어하우스로 운영하면서 주인 세대로 함께 운영한다. 그래서 실제 전세나 월세를 풀가동할 때보다 수익이 많지 않다고.


그럼에도 부부가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이유는, 이 정도로도 충분히 즐거운 삶을 살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다. 서울의 삭막한 아파트에선 느끼지 못한 이웃과의 정, 가족의 협력, 일하며 얻는 삶의 활력이 부부에겐 가장 큰 축복이자 즐거움이다.

옥상정원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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