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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집에서 즐기는 힐링, 치유당治癒堂

조회수 2018. 8. 6.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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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 황토주택

건축주는 참한 마을에 친환경적인 주택을 짓고 좋은 이웃과 더불어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편안하게 살기를 바랐다. 현재 김제에 직접 마을을 조성하고, 주택을 앉힘으로써 그 꿈을 하나하나 이뤄가고 있다. 건축주의 주택인 치유당治癒堂뿐만 아니라 마을에 들어서는 주택 모두 한옥의 장점에다 현대주택의 편리성을 접목한 실용 한옥이다. 바로 건축주가 바라던 마을과 주택의 모습이다.

이상현 기자 | 사진 윤홍로 기자 | 취재협조 황토와 나무소리 

HOUSE NOTE

DATA

위치 전북 김제시 검산동

지역/지구 자연녹지지역

건축구조 한식 목구조

대지면적 660.00㎡(199.65평)

건축면적 121.38㎡(36.71평)

건폐율 18.39%

연면적 121.38㎡(36.71평)

  1층 121.38㎡(36.71평)

  다락 41.11㎡(12.43평)

용적률 18.39%

설계기간 2017년 1월~2월

공사기간 2017년 2월~10월

건축비용 2억 6천만 원


설계 아이에스 건축사사무소 063-548-0486

시공 황토와 나무소리 055-748-9581

 www.황토와나무소리.com

건축주는 도시의 아파트가 아닌 전원의 단독주택에서 살기를 바랐지만, 삶의 기반을 둔 김제를 쉽게 떠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김제시 검산동 끝에 자연녹지지역 약 9천 평이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뜻을 함께하는 지인들과 유한회사를 만들어 평소 바라던 마을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마을의 이름은 조정래의 대하소설《아리랑》의 무대인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하늘과 땅이 맞닿은 지평선을 바라볼 수 있는 김제·만경평야, 그리고 마을 뒤 검산수변 도시숲을 테마로 ‘지평선 수변공원 전원마을’로 정했다.

“나이도 있고 자녀도 모두 출가한 상태라 아내와 노후를 함께할 전원주택을 생각했어요. 콘크리트로 쌓아 올린 아파트는 답답한 느낌이 들잖아요. 그래서인지 갈수록 열린 자연 속에서 살고픈 마음이 커져만 갔죠. 건축구조는 전원마을을 만들겠다고 결심하기 훨씬 이전부터 실용 한옥으로 정했어요. 한옥이 요즘 말하는 힐링에 꼭 알맞은 구조잖아요.”

현관문을 열면 넓은 데크와 마당으로 시야가 탁 트인다.
한옥과 현대건축의 만남, 실용 한옥

폼알데하이드 등의 발암물질로 인한 새집증후군[Sick House Syndrome]이 사회 문제가 될 당시 건축주는 건축구조를 정하고자 친환경 주택 위주로 살펴보았다. 여러 가지 구조 중 목조가 눈에 띄었고, 특히 주요 목부재인 기둥과 보, 도리를 못 하나 사용하지 않고 사개맞춤으로 짠 한식韓式 목구조인 전통 한옥이 제일 친환경적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한옥의 비싼 건축비와 낮은 단열성이 걸렸다. 그 대안으로 찾아낸 것이 숯 단열 흙벽을 이용한 실용 한옥이다.


“나무와 흙, 돌 등 자연 자재로 지은 전통 한옥은 친환경적이지만, 현대인이 거주하기엔 건축비 부담이 만만치 않을뿐더러 단열 면에서 취약하잖아요. 단열을 해결하려면 건축비는 더 뛸 수밖에 없고요. 우연히 건축비와 단열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숯 단열 흙벽으로 지은 한옥을 찾아낸 거예요. 바로 이거다 싶었죠.”

천장고를 높이고 서까래를 노출해 한옥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아트월은 무절 편백나무로 완성했다.
안방에서 본 거실. 실내는 건축주의 요구로 옻칠한 황토벽과 목재, 한지로 마감해 친환경적이다.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세라믹 한식형 기와

  벽 - 왕겨숯 단열 흙벽(채세움)에 미장

  데크 - 방부목

내부마감

  천장 - 편백나무 루버

  벽 - 편백나무 루버

  바닥 - 강화마루(거실, 주방/식당), 한지 장판(침실)

단열재

  지붕 - 왕겨숯 단열 벽체(채세움)

  벽 - 왕겨숯 단열 벽체(채세움)

창호

  내측 - 전통 세살 목창(내측),

  외측 - 시스템 창호(LG하우시스)

현관문 빅하우스 BW5005

조명 제일전기

주방가구 자체 제작

위생기구 대림바스

난방기구 가스보일러(경동 나비엔)

숯 단열 흙벽이란 나무와 부직포로 짠 프레임 속에 왕겨숯을 채우고 안팎을 황토로 미장한 것이다. 숯 단열 흙벽은 외를 엮은 후 여러 번 흙을 바르는 전통 방식보다 가격이 저렴하면서 단열성, 방음성, 내구성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물성이 다른 나무 기둥과 흙이 아닌 나무 기둥과 나무 프레임의 접합 구조이기에 수축 팽창에 의한 틈이 발생하지 않아 기밀 면에서도 유리하다.


건축주는 전통 한옥의 간잡이 방식이 아닌 현대인의 생활 방식에 맞춰 평면을 구성했다. 즉, 기존에 살던 아파트의 평면 구조를 전원의 환경에 맞춰 수정 보완한 것이다. 전통 한옥과 현대주택의 장점을 살린 이른바 실용 한옥이다.

거실에서 바라본 주방과 다락. 특이한 모양의 다락 난간은 보는 재미에다 손자들의 안전까지 잡았다.

치유당은 좌향을 정남향으로 잡고 목구조에 치명적인 습기를 피하기 위해 줄기초를 80전 치고, 그 사이에 마사토를 채웠다. 그리고 사각 주춧돌 위에 기둥을 세운 다음 수평 부재인 도리와 보를 엮고 맞배지붕을 얹어 처마를 뽑았다. 목부재는 대경목大徑木인 데다 거기에 맞는 두께의 숯 단열 흙벽을 사용했기에 밖에서뿐만 아니라 안에서도 아름다운 나무의 질감을 느낄 수 있다.

주방은 모두 통나무로 짠 맞춤가구로 디자인했다. 왼쪽으로 다용도실로 향하는 중문이 보인다.

넓은 마당의 정자는 실용 한옥과 어우러져 운치를 자아내고, 마당과 집터 사이 높은 레벨 차를 이용해 만든 데크는 마치 반가班家의 기단을 떠올리게 한다. 데크 좌우에 정자와 출입구로 이어지는 2개의 계단뿐만 아니라 주차장에서 현관까지 무거운 물건을 편리하게 옮길 수 있는 경사로가 있다.


치유당은 중앙에 거실과 주방/식당이 앞뒤로 있고, 이를 중심으로 좌측에 구들방과 화장실, 다용도실이 그리고 우측에 욕실과 드레스룸이 딸린 안방이 있다. 안방과 부속 공간은 두 짝 미세기문으로 분리하고, 다시 욕실과 드레스룸 공간을 파우더룸을 사이에 두고 여닫이문과 미세기문으로 분리한 특이한 구조다.

안방. 침대 머리맡으로 수납용 벽장의 문이 보인다.

주말에 출가한 자녀 가족이 오거나, 명절에 일가친척이 모일 것을 고려해 안팎으로 여러 군데 공적 영역을 계획했다. 수평·수직적으로 공간을 확장한 거실과 주방/식당 상부에 올린 다락, 넓은 데크와 정자를 둔 마당이다. 이들 공간은 남녀노소별로 무리를 이뤄 다과를 즐기며 담소하기에 맞춤해 보인다. 다락은 평소 부족한 수납공간을 대체하는 기능을 한다. 거실은 외부의 먼지와 낙수落水가 튀어들지 않도록 문지방을 살짝 높인 형태다. 실내 마감은 목부재인 기둥과 보, 도리, 그리고 서까래와 개판뿐만 아니라 편백 루버와 한지, 전통 창호가 어우러져 고풍스러운 운치를 자아낸다.


“집을 최대한 친환경적으로 지으려고 했습니다. 문짝과 몰딩도 황토와 나무소리에서 나무로 자체 제작했어요. 실내는 주로 인체에 유익한 편백 루버와 한지로만 마감하고, 심지어 주방가구도 통나무로 짰으니까요.”

두 짝 미세기문으로 안방과 부속 공간인 드레스룸과 파우더룸, 욕실을 분리했다.

건축주의 아내가 제일 좋아하는 공간은 구들방이다.

“아궁이에 불 한 번 때면, 그 열기가 4일간 가요. 따듯한 곳을 좋아하는 집사람은 평소에 구들방을 자주 들락날락하며 전원주택에서의 삶을 즐기죠.”

아내가 수시로 사용한다는 찜질방. 안방과 마찬가지로 벽장을 이용한 수납공간을 두고 천장고를 높여 개방감을 줬다.
내측은 전통 세살 목창이지만 외측은 단열성과 기밀성을 고려해 현대식 창호를 설치했다.
습식 공간인 욕실엔 바닥과 벽을 타일로, 천장을 목재로 마감했다.

실용 한옥으로 이뤄진 ‘지평선 수변공원 전원마을’은 전기와 통신시설을 지중화해 깔끔한 스카이라인을 보여주며, 드물게 도시가스까지 끌어들여 단지 내 기반시설이 양호하다. 또한, 5km 이내 김제역, 대형마트, 병원 등이 있어 사회 기반시설 이용에도 불편함이 없다. 도시형 한옥마을인 셈이다. 특히,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시민문화체육공원에 산림청 주최 전국공원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검산수변 도시숲은 산책 코스로 손색이 없다.

주방과 현관 위에 만든 다락. 부족한 수납을 해결한 공간으로 주말이면 손자들이 신나게 뛰어노는 놀이터이기도 하다.

건축주는 “아토피로 고생하는 손자가 집에 오면 몸을 긁지 않고 잘 잔다”며 “우리 집이 건강하다는 증거가 아니냐”고 반문한다. 또한, “술을 즐겨 마시는데 자고 일어나면 다음 날 숙취는커녕 몸이 개운하다”고 한다. 건강한 주거 공간에서 영위하는 건강한 삶. 이것이 전원 속 황토집의 매력이 아닐까.

전후좌우로 물매를 달리한 맞배지붕
정자에서 바라본 치유당. 손자들이 마당과 데크에서 뛰어놀 때 건축주와 자녀들은 정자에서 담소를 나눈다고 한다.
주택 좌측 전면에 텃밭이 있다. 건축주는 “상추와 같은 쌈 채소는 물론 호박도 심어뒀다”며, “텃밭을 가꾸려 부지런히 움직이다 보니 더 건강해진 것 같다”고 웃음을 짓는다. 왼쪽으로 다용도실과 이어지는 저온창고가 보인다.
구들방 바로 옆에 배치한 아궁이. 땔감도 보관하고 불을 피우면서도 눈비를 맞지 않도록 지붕을 씌웠다.
계단과 함께 완만한 경사로도 만들어 부담 없이 데크를 오르도록 계획했다.
건축주는 온 가족이 모여 바비큐 파티를 할 때면 넓은 데크도 꽉 찬다고 한다.
마당과 집터 경계에 만든 화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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