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전원주택】신혼부부의 전원 스케치, 화가의 집

조회수 2018. 4. 25.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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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달천강의 지천이 흐르고 뒤로 평봉산 자락이 대지를 안고 있어 안온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충주 화가의 집. 이곳에 하나와 다른 하나가 만나 둘이 아닌 더 큰 하나의 삶을 그려나가는 신혼인 원종근(39)·신혜정(37) 부부가 자리 잡았다. 신혼부부가 신혼집으로 아파트가 아닌 전원 속에 단독주택을 짓고 살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상현 기자 | 사진 윤홍로 기자

HOUSE NOTE

DATA

위치 충주시 대소원면 검단리

지역/지구 계획관리지역, 주거개발진흥구역

건축구조 경량 목구조

대지면적 402.50㎡(121.75평)

건축면적 91.32㎡(27.62평)

건폐율 22.69%

연면적 139.90㎡(42.31평)

  1층 82.30㎡(24.89평)

  2층 57.60㎡(17.42평)

용적률 34.78%

설계기간 2016년 7월~9월

공사기간 2016년 9월~2017년 1월

건축비용 1억 8천 5백만 원(3.3㎡당 437만 원)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포스링클 라이트 그레이(포스메탈)

  벽 - 플래시텍스(테라코 코리아)

  데크 - 친환경 방부목

내부마감

  천장 - 친환경 수성페인트

  벽 - 친환경 수성페인트

  바닥 - 강마루(이건)

계단 디딤판 - 애쉬 집성목

단열재

  지붕 - 글라스울 R32(크나우프)

  외벽 - 글라스울 R19(크나우프)

  내벽 - 글라스울 R11(크나우프)

창호 공간창호 + LS시스템창

현관문 성우스타게이트

조명 비츠조명

주방가구 한샘IK

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탠다드

난방기구 가스보일러(린나이)

신재생에너지 설치 예정

설계 및 시공 팀버하우스 043-853-4997

                  www.팀버하우스.kr


애초 남편 원종근 씨는 당연히 신혼집을 아파트로 생각했다. 그러나 20년간 다세대주택 등 공동주택에서만 거주하다 보니 어릴 적 살던 작은 앞마당이 떠오르고, 동양화를 그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전원주택으로 마음이 쏠렸다. 아내 신혜정 씨 또한 어릴 때부터 자연과 가까운 곳에서 자랐기 때문에 전원주택에 긍정적이었다.


“저는 사방이 막힌 곳보다 넓은 장소를 좋아해요. 도시는 항상 답답한 기분이 들잖아요. 그래서 풍광이 넓게 펼쳐진 자연과 가까운 곳에 집을 마련하고 싶었어요.”

마당에서 본 주택. 작업실과 집의 출입구를 분리했다.
자연 속의 알콩달콩한 신혼집

충주 화가의 집이 들어선 마을은 남동쪽으로 달천강의 지천支川이 흐르고 북서쪽으로 평봉산 자락이 마을을 감싸 안은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세다. 마을 초입에 자리한 대지는 전면으로 지천과 함께 작은 산들이 시원스럽게 펼쳐지기에 동양화가이자 캘리그래퍼인 남편은 너무나도 만족스러워한다.


대지 여건은 전면은 지천을 따라 난 왕복 2차선 도로에 접하고 좌측은 주택이 들어서 있으며 우측과 북측은 밭으로 이뤄져 있다. 이러한 주변 여건을 고려해 풍부한 채광과 탁 트인 조망을 확보하고자 좌향을 남동향으로 잡고 주택을 도로에서 최대한 떨어뜨려 북쪽으로 밀착시켰다. 이로써 자연스럽게 넓은 앞마당이 생겼다. 성토를 통해 도로와 마당, 집터 사이에 단차를 두고 주택을 앉힘으로써 도로에서의 소음과 불빛에서 벗어났다.


자신과 가족이 함께할 주택, 그것도 신혼을 펼쳐갈 주택을 짓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그 부담이 만만치 않았을 법한데, 남편은 설계와 시공하는 시간이 고되면서 즐거웠다고 한다.


“이렇게 지을까, 저렇게 지을까? 고민할수록 점점 빠져드는 게 재밌더군요. 나무판자와 지우개로 만든 모델링을 보여주면서 도면을 몇 번이나 수정했는지 몰라요. 집을 잘 짓기 위해 책을 읽으며 공부도 많이 했죠. 집을 짓는 일은 인생에 있어 큰 프로젝트 중 하나잖아요. 처음이라 불안감도 들었지만, 이럴 때 모험해야죠.”

남편이 사용하는 작업실. 오른쪽에 화장실을 뒀고 그 옆을 가벽으로 연장해 간이 창고를 만들었다.
도화지에 그림 그리듯

화가인 건축주 집의 매스는 심플하고 모던한 스타일로, 여기에 맞춰 외장을 베이지 톤의 스타코 플렉스와 징크, 파벽돌 등으로 마감했다. 거실과 작업실 전면의 처마는 차양 기능뿐만 아니라 미감까지 자아낸다. 특히, 남편의 작업실인 ‘원종근 캘리그라피’의 전면은 돌출된 매스에 파벽돌을 붙이고 박공지붕을 얹어 집 속의 집을 떠올리게 한다. 마치 카페 같은 분위기가 감도는데, 남편은 “실제로 건축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카페로 알고 찾아온 손님도 있었다”고 한다.


화가의 집은 공용 공간과 사적 공간을 층으로 구분했다. 1층에는 작업실과 아내의 서재, 주방/식당, 욕실이 있고, 2층에는 거실과 안방, 미래의 아이 방이 있다. 남편이 강의실로도 사용하는 작업실은 주거 공간과 출입구를 분리하고 전용 화장실을 갖춰 기능별로 영역을 확실히 구분했다.

주거 공간 현관으로 붙박이장을 설치하고 유리를 붙여 공간이 넓어보이도록 했다.
주방은 11자형으로 배치했다.
건축주 부부는 차를 마시며 마당 앞에 있는 벚꽃을 바라보면 그 모습이 참 예쁘다고 한다. 벽엔 그림과 찻장을 둬 갤러리 같은 모습도 있다.
1층 아내의 서재. 남편의 작업실과 벽으로 붙어있지만, 프라이버시를 위해 따로 문을 내지 않았다.
홀에서 보이는 계단실과 욕실. 애쉬 집성목을 사용한 계단실은 창을 둬 채광을 확보했다.
디자인 타일로 마감한 1층 욕실. 정면에 건축주 부부가 연애할 당시 아내가 남편에게 선물 받은 그림을 올려뒀다.

주거 공간으로 들어서면 중문 앞에 실면적에 비해 공간을 넓게 할애한 홀과 계단실, 그리고 계단실 하부를 활용해 보일 듯 말 듯 계획한 화장실이 있다. 수평과 수직으로 분할한 공간의 각 실에서 접근성을 높인 홀을 기준으로 1층 좌측에는 서재가, 우측에는 주방/식당이 있다. 홀 전면의 계단실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가면 거실이 나온다. 아내는 “거실을 주방/식당과 층으로 분리해 배치한 점이 좋다”면서, “주방/식당에 TV가 없다 보니 차를 마시며 창밖 풍경을 보기도 하고 서로에게 집중하며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분위기가 형성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계단실은 최대한 북쪽으로 붙이고 밑에 창고와 욕실을 둬 공간 활용도를 높인 구조다. 2층에는 거실을 중심으로 좌측에 드레스룸이 있는 안방과 작은방이 있고, 우측에는 2층에서도 전원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제법 넓은 베란다가 있다.

거실은 천장고를 높여 좁은 공간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목조주택의 따듯한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목조 일부분을 노출시켰다.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건축주는 안방에도 많은 짐을 두지 않았다. 아내와 가끔씩 안방에 누워 흰 벽에 프로젝트로 영화를 감상한다고 한다.

건축주는 실·내외 디자인 콘셉트를 모던 스타일로 정했다.

“저희는 심플하고 깔끔한 것을 좋아해요. 도화지에 그림 그리듯 인테리어도 흰 바탕에 하나씩 그림이나 제품으로 포인트를 줬죠. 곳곳에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려 걸었어요. 우리 집이니까 뭘 걸어도 좋고 계절마다 그림을 교체해서 분위기를 바꿀 수도 있잖아요.”

2층 테라스. 상부를 투명한 자재로 마감해 밤하늘을 보고, 또 비가 올 때도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

건축주 부부는 “아침에 일어나 산과 산 사이로 해가 뜨는 순간과 봄에 길을 따라 벚꽃이 핀 풍광을 볼 때 제일 만족감이 크다”고 한다. 주변 환경은 시골이지만, 주택에서 차로 5분 거리에 달천역과 충주IC가 있고 달천강을 건너 10분이면 충주역, 충주터미널 등 시내에 도착한다. 전원 풍경을 즐기면서 도시의 편리성까지 누릴 수 있는 입지다. 화가의 집에 부부가 또 어떤 그림을 그려서 내걸지 궁금하다. 그들이 그리는 인생도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이 되기를 기대한다.

매스를 활용해 만들어진 포치형 현관. 현관은 반려견의 전용 공간이다.
작업실에서 바라본 데크
주택의 우측면에서 본 모습. 베이지 색 스타코에 징크와 파벽돌로 포인트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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