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단독주택】겨울철 동장군도 피해간 2.6L 패시브하우스

조회수 2018. 3. 30.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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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겨울이면 동파와 결로로 피해를 보는 주택이 발생한다. 특히, 동장군이 유난스레 기승을 떨친 이번 겨울에는 단독주택이나 공동주택을 가리지 않고 한파 피해가 극에 달했다. 여기에 한파가 다소 주춤하는가 싶으면 미세먼지가 하늘을 뒤덮어 창을 열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많은 사람이 공기가 탁한 실내에 갇혀 지내다시피 한 겨울, 김종협(59)·정남진(57) 부부는 건강하고 쾌적하게 지냈다. 바로 부부가 선택한 패시브하우스가 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글 사진 백홍기 기자 | 취재협조 ㈜풍산우드홈

HOUSE NOTE

DATA

위치 세종시 고운동

지역/지구 제1종 전용주거지역, 지구단위계획구역

건축구조 경량 목구조

대지면적 355.80㎡(107.62평)

건축면적 97.56㎡(29.51평)

건폐율 27.42%

연면적 178.56㎡(54.01평)

  1층 97.56㎡(29.51평)

  2층 81.00㎡(24.50평)

용적률 50.19%

설계기간 2016년 9월~10월

공사기간 2016년 12월~2017년 5월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리얼징크

  벽 - 스타코 플렉스

  데크 - 방부목

내부마감

  천장 - 광폭 합지 벽지

  벽 - 광폭 합지 벽지

  바닥 - 강화마루  

단열재

  지붕 - T285 글라스울 32K

  중단열 - T140 셀룰로오스

  외단열 - T200 비드법 보온판 가등급 1종 3호 바닥 - T100 압출법 보온판 1호 + T400 기초콘크리트 + T150 비드법 보온판 가등급 1종 3호

창호 로이코팅 3중유리 시스템 창호(케멀링_유럽식)

현관 마호가니 투패널(캡스톤)

주방가구 한샘

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탠다드

난방기구 가스보일러

신재생에너지 태양광(3㎾p)

설계 및 시공 ㈜풍산우드홈 02-3414-8868 www.woodhomes.co.kr

2010년 단독주택을 짓기로 한 부부는 적당한 집터를 찾았다. 각종 기반시설과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도심형 전원주택지를 중심으로 입지를 선정했다.


“직장과 이전에 살던 주택에서 가까운 수도권은 우리가 바라던 모든 조건을 갖췄지만, 땅값이 워낙 비싸서 여러모로 제약이 따랐어요. 당시 세종시는 이렇다 할 시설이 없었지만, 개발 계획대로라면 앞으로 살기 좋은 주거환경을 갖추리라 판단했고, 땅값도 적당해서 이곳에 집터를 마련해뒀었죠.”


부부는 직장 관계로 주택을 짓지 못한 채 집터를 6년간 나대지 상태로 방치하다시피 했다. 부부가 주택 건축에 나선 것은 2016년 아내 정남진 씨가 먼저 퇴직하면서부터다.

밝고 환한 현관이 짙은 나무의 색감과 질감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캡스톤 마호가니 투패널 현관문과 대비를 이뤄 진한 인상을 준다.
현관 앞 전실에서 정면을 바라본 모습. 고풍스러운 콘솔로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좌측에 안방 문이 보이고 우측으로 살짝 모습을 드러낸 곳은 거실이다.
살림집은 거주자가 살기 편해야

패시브하우스는 거주자가 난방을 위한 별도의 설비 없이 열적으로나 공기질적으로 쾌적하게 사계절을 날 수 있는 건축물이다. 여기에는 패시브 디자인과 기술, 자재, 즉 고단열 고기밀, 그리고 열회수 환기장치가 필수 요소이다. 하지만, 열교 차단 등을 위한 다소 밋밋한 패시브 디자인을 아쉬워하는 사람이 적잖다. 물론, 그만한 대가를 지불하면 매스에 요철凹凸이 많은 볼륨감 있는 패시브 디자인도 가능하다. 하지만, 패시브 디자인에 대한 부부의 생각은 달랐다.


“디자인이 독특하고 화려하면, 물론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보기에도 좋겠죠. 그런데 살림집은 껍데기보다는 알맹이, 즉 외관이 아닌 냉·난방 성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예쁜 집이라도 춥고 더워서 불쾌감이 들고 건강을 위협하는 결로가 발생한다면 사람이 사는 살림집이라고 할 수 없겠죠. 그렇다고 우리 집의 디자인이 떨어지는 건 아니에요. 밋밋하게 보일 순 있지만, 단순하고 세련된 디자인이 도시의 분위기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거든요.”

거실은 전실을 지나야 전체 모습을 드러낸다. 넓은 창은 실내로 햇볕을 풍족하게 끌어들인다.
건축주는 거실에서 바로 외부와 연결되던 데크를 냉·난방 효율성을 고려해 완충공간으로 개조했다. 바닥 마감을 완성하면 휴게공간이나 화단으로 꾸밀 예정이며, 다양한 공간 활용을 위해 폴딩도어를 설치했다.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주택이 아닌, 거주자가 건강하고 쾌적하게 사는 주택. 부부가 패시브 하우스를 선택한 이유다. 부부는 ㈜풍산우드홈(대표 김창근)에서 진행한 패시브하우스 투어에 참여한 뒤 설계·시공을 의뢰했다. 김창근 대표는 부부와 논의한 후 1㎡당 연간 난방 에너지 소비량이 3.0ℓ이하인 저에너지 하우스로 정하고 설계를 진행했다.

주방/식당 입구에 수직 하중을 보강하기 위해 설치한 공학 목재(LVL)는 기둥과 보를 외부로 드러냄으로써 인테리어 효과도 냈다. 다소 좁은 듯한 주방은 후면에 보조주방을 마련해 부족한 공간을 채웠다.

대지 조건은 남북으로 긴 장방형이며, 단지 내 메인 도로가 북쪽을 지난다. 주택의 배치는 진입 동선이 간결한 북쪽에 주차장과 현관을 두고 남쪽에 앞마당을 확보한 형태다. 단지 내 오가는 차량이 많아 현관 앞에 가벽을 설치해 외부로부터의 시선을 차단했다. 햇살이 잘 드는 앞마당을 향한 침실과 거실에만 창을 크게 내고, 나머지 삼면엔 사생활 보호를 위해 적재적소에만 환기와 채광용 창만 냈다.


주택은 박스 형태에 박공지붕을 얹은 단순한 형태이면서 아이보리 톤의 스타코 플렉스와 회색 톤의 리얼징크가 세련된 느낌을 준다. 여기에 창호마다 설치한 귀여운 모습의 눈썹처마가 위트Wit를 더한다. 측면에서 보면 현관과 다용도실, 선룸이 적당한 비율로 돌출돼 입체감을 느끼게 한다. 

안방은 오랜 시간 안주인의 손때가 묻은 원목가구를 옮겨와 부부에게 친숙한 공간이다.
간결한 동선과 접근성 좋은 공간 배치

현관 중문을 열면 마주하는 전실은 실내 어떤 공간에서도 시선이 잘 미치지 않는 구조다. 전실 좌측엔 ‘ㄷ’자형 계단이 있고, 정면 벽에 배치한 콘솔 옆으로 안방 문이 살짝 보인다. 거실도 주방 내력벽에 가려져 전실에서 살짝 엿보일 뿐이다. 전실은 좌우로 사적 공간과 공용 공간을 나누는 경계이며, 모든 실에 둘러싸여 있어 동선의 출발점 역할을 한다.


안방에는 개별 화장실 없이 드레스룸만 있는데, 접근도가 높은 계단실과 안방 사이에 공용 화장실을 배치했기 때문이다. 다소 작게 계획한 주방/식당은 거실과 일체형으로 공간감을 확보하고 부족한 부분은 주방 뒤 다용도실을 통해 채웠다.


거실 앞의 선룸은 지난해 9월에 입주했음에도 바닥의 마무리가 덜 된 느낌이다.


“선룸은 데크를 변경한 거예요. 거실에서 바로 데크로 연결되기에 에너지 손실을 막을 완충 공간이 필요했어요. 선룸엔 폴딩도어를 설치해 필요에 따라 야외 또는 실내 공간으로 사용할 수도 있어요. 바닥은 데크를 철거하고 콘크리트로 다시 기초를 다졌어요. 바닥 마감이 끝나면 휴식 공간이나 작은 화단으로 꾸며볼까 생각 중이에요.”

1층엔 공간 효율성을 고려해 공용화장실 하나만 뒀다. 현관 옆 계단실과 안방 사이에 배치한 화장실은 거실과 거리를 둬 심리적 쾌적성을 부여하고 안방과의 동선을 간결하게 했다. 파스텔 톤으로 꾸민 공간이 편안함을 준다.

2층 평면은 가족실을 중심으로 실을 배치한 구조다. 자주 찾는 두 자녀와 건축주의 부모를 위한 공간으로, 침실 3개가 가족실을 둘러싸고 있다. 가족이 상시 거주하는 공간은 아니지만, 침실마다 동선과 시선이 겹치지 않게 문을 냈다.

계단 난간은 대봉과 소봉, 손스침 모두 오크 원목을 사용해 나무를 좋아하는 부부의 성향을 그대로 보여준다.
2층 거실은 서재이면서 휴게 공간이고, 담소를 나누는 소통의 공간이다. 주로 자녀가 이용하기에 1층 거실과 다른 조명계획으로 젊은 분위기에 맞게 리듬감을 줬다.

자연광이 잘 드는 마당 쪽으로 열린 2층 가족실은 이 주택에서 전망이 가장 좋기에 가족이 즐겨 찾는 공간이다. 또한, 차 한 잔의 담소를 나누고 싶게끔 만드는 가족 간 소통의 창구 기능도 한다. 가족실 옆 베란다를 활용한 화단은 아늑하고 따뜻한 기운으로 가득해 그 자리에 머물게 한다.

2층에 배치한 침실 3개 가운데 딸의 방이다. 베란다로 통하는 미닫이문으로 햇볕이 방안까지 닿는다. 2층 침실은 3개며, 자주 찾는 두 자녀와 부부의 부모를 위해 각기 다른 분위기로 공간을 꾸몄다.
딸 방 앞에 있는 베란다를 아기자기한 화단으로 꾸몄다. 원목 루버와 파스텔 톤 타일로 마감한 베란다는 빛과 꽃이 더해져 따뜻하고 아늑한 기운으로 가득하다.
에너지 성능평가 2.6ℓ하우스 검증

(사)한국패시브건축협회에서 인증서를 발급하는 패시브하우스는 A0(1.5ℓ이하), A1(3.0ℓ이하), A2(5.0ℓ이하) 3가지 등급이 있다. 김창근 대표는 건축주 부부와 논의한 끝에 A1 등급의 주택을 시공한 뒤 성능시험을 거쳐 최종으로 난방성능 2.6ℓ주택을 완공했다. 2.6ℓ의 의미는 1㎡당 연간 난방 에너지 소요량이 2.6ℓ(등유 기준)라는 뜻이다. 

2층 화장실은 여러 사람이 사용하기 때문에 세면대를 밖에 두고 헤링본 패턴으로 색다른 분위기는 냈다.

주택의 에너지 성능 평가표를 보면 냉·난방, 온수, 조명, 가전기기 등 연간 에너지 총 소요량 14,586㎾h가 나왔다. 이 가운데 냉·난방에 사용된 에너지 소요량은 5,128㎾h로 전체 에너지 소요량에서 35%를 차지했다. 비용으로 환산하면, 연간 냉·난방비용에 637,278원을 소비한 셈이다. 2017년 <건축물의 에너지 절약 설계기준>에 따른 중부지역의 일반 단독주택 난방 성능 평균이 약 9ℓ라고 했을 때 2.6ℓ주택과 어느 정도 차이가 나는지 비교해볼 수 있다.

에니저 절약형 패시브하우스 성능 평가
지붕은 남향 경사면에 태양광을 설치해 3㎾p의 전력을 충당한다.

난방비용 절감도 중요하지만, 패시브하우스의 가장 큰 장점은 쾌적한 주거환경 제공이다. 쾌적한 주거환경을 유지하는 조건에는 열적 쾌적성과 공기질적 쾌적성이 있다. 열적 쾌적성의 조건은 집 안 어디에서나 온도 차가 3℃ 이하여야 한다. 쉽게 말해 한겨울 창문 근처에 있어도 냉기를 느끼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웃풍은 존재하지 않는다. 공기질적 쾌적성은 실내 공기 질을 나타낸다. 공기청정기는 실내 산소농도를 조절할 수 없기에 환기가 필요하지만, 패시브하우스는 열회수 환기장치를 갖춰 실내 이산화탄소 농도를 낮추고 실외 미세먼지를 차단하면서 산소 농도까지 조절해 쾌적한 환경을 유지한다. 안락한 주택을 지은 부부, 그 속에서의 삶 역시 편안하고 즐거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박스 형태에 박공지붕을 얹은 단순한 형태인 입면은 아이보리 톤의 스타코 플렉스와 회색 톤의 리얼징크 조화로 세련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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