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단독주택】 사계절을 담은 언덕의 집, 프레이그런트 힐 하우스

조회수 2018. 1. 19. 10:55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건축주 부부는 지인의 소개로 본사에서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에 설계·시공한 주택의 영상을 본 후에 본사와 설계 계약을 했다. 대지 위치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으로 수도권 건축 프로젝트를 기대하던 차에 매우 좋은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도심에서 정돈되지 않은 대지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5m의 레벨 차가 있는 195평의 대지는 오르막을 만나면서 역삼각형으로 꽂혀 있는 듯했다. 고급주택들이 어우러진 주택가의 풍경, 이 속에서 서로 어깨를 맞대고 있는 주택들은 보행자들과 눈을 마주치기가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이 땅에 들어설 건축물은 눈동자의 움직임만으로도 충분히 인사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했다. ‘랜드마크Landmark’, 현장을 답사할 때 여기에 들어설 주택이 이 지역에서 랜드마크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건축주가 꺼낸 단어다. 주택은 어떤 모습으로 마을에서 상징적이고 특별해질 수 있을까.


김호현 건축가(더 이레츠 건축가 그룹)

취재협조 더 이레츠 건축가 그룹

HOUSE NOTE

DATA

위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

구조 철근콘크리트

대지면적 646.00㎡(195.41평)

건축면적 129.16㎡(39.07평)

연면적 477.44㎡(144.42평) ※용적률 산정용 연면적 253.33㎡(76.00평)

규모 지하 1층, 지상 2층

용도 지하 1층 근린생활시설, 지상 2층 단독주택


MATERIAL

외장재 지붕 - 징크

         외벽 - 송판 무늬 노출콘크리트 위 스테인, 사비석

내부마감 천장 - 노출콘크리트, LG지인

            벽 - 노출콘크리트, LG지인

            바닥 - 셀레니오, 구정마루

설계 더 이레츠 김호현 02-3143-2567 www.theerets.com

설계담당 김주혜, 윤진영, 최해순, 차다림

시공 이레츠종합건설

시공담당 백승근, 박정섭, 장광수, 반경호, 곽철순, 전석철, 강신성

조감도
선을 베푸는 집

‘프레이그런트 힐 하우스Fragrant hill house’의 땅은 마을의 언덕 같은 곳이다. 도심의 오아시스처럼 자연의 풍경이 남아 있다. 하지만 주인이 없는 땅이다 보니 목련나무 하나만 덩그러니 계절을 보여줄 뿐이다. 자연이 곁에 있지만 발을 내디디고 싶은 곳은 아닌, 그런 곳에다 잘 정돈된 향기로운 언덕을 만들기로 했다. 그곳에서 단순히 자연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 함께 어우러지게 만드는 것이다. 마을 사람들에게 향기를 내뿜는 주택과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건축주는 자신이 기도하던 7가지, 즉 새벽기도 다니기 가까운 곳, 이매역에서 가까운 곳, 경제적으로 적합한 곳, 정원이 있는 곳, 남향과 전망이 트인 곳, 주차장 활용이 가능한 곳, 취향에 맞는 구조에 적합한 땅을 찾아냈다고 했다. 이 땅에 약 150평 규모의 주택과 근린생활시설, 수납을 위한 다락, 텃밭과 바비큐 파티를 즐길 수 있는 옥상정원, 깔끔한 스타일의 주主정원, 최대한 많은 차량을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이 있는 집, 그리고 오가는 마을 주민이 과실을 따 먹을 수 있는 텃밭을 원했다. 궁극적으로 건축주는 이 집을 통해 선을 베풀 수 있기를 바랐던 것이다.

거실에서 바라본 주방과 식당. 거실 창호 너머로 목재 데크가 보인다.
‘ㄷ’자 형태 주방 싱크대에서는 식당과 거실, 현관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주방에서 바라본 식당. 식당은 ‘ㄱ’자로 꺾어 거실보다 마당으로 더 나온 공간에 배치돼 있고, 남과 서쪽 방향으로 크게 창호를 설치해 개방감을 준다.
넓은 창호를 통해 마당과 데크, 현관을 관찰하기에도 좋다. 싱크대 안쪽, 집의 북쪽 모서리에는 다용도실로 사용하는 공간이 있다.
1층 안방에서 거실과 주방 쪽을 바라본 모습. 좌측(평면도상 방에서 북쪽) 문은 드레스룸으로 이어진다.
안방 창호는 커튼을 완전히 개방하더라도 화단 부근에 설치한 루버가 외부 시선을 차단해 사생활을 보호해준다.
안방과 현관 사이에 위치한 서재. 남쪽 벽면 전체에 창호를 설치해 밝고 개방적인 느낌을 준다.
경사지 활용한 공간 구성

프레이그런트 힐 하우스는 지하 1층(근린생활시설 및 부속 창고), 지상 2층 단독주택으로 구성하고, 전체적으로 북에서 남으로 흘러내려 오는 5m의 경사지를 최대한 활용했다. 경사지 가장 아랫단에 있는 지하 1층 근린생활시설은 전면을 노출하여 1층 같은 지하층으로 구성하고 실내의 기둥을 최소화하여 공간의 활용도를 높였다.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은 거실을 향해 흘러내리듯이 부채꼴로 펼쳐진 계단과 단차가 있는 기도실을 지나 서쪽으로 꺾어진다.
벽면으로부터 사각 창틀이 돌출된 형태로 설계된 2층 방의 창문
마치 그리드에 맞춰 시공한 것처럼 반듯한 느낌으로 마감한 욕실 내부. 욕조는 바닥 인입 형(in ground tub)처럼 높이가 낮게 설치돼 있다.

지하층의 옥상을 앞마당으로 사용하도록 경사지 중간 지점에 단독주택 1층을 배치하고, 앞마당에 사계절을 담을 수 있는 화단을 만들어 마을 초입부에 들어선 단독주택의 사생활을 보호했다. 입구에는 경사지 남은 땅의 일부를 사용하여 지하 1층의 작은 부속 건축물을 창고 겸 큰아들의 작업실로 활용하도록 했다. 경사지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뒷마당을 통해 옥상으로 올라가는 길을 만들고, 단독주택 2층으로 향하는 독립된 출입구를 두어 결혼할 자녀들과 한 건물 안에서도 분리된 동선을 갖도록 설계했다. 옥상에는 실내에서 접근할 수 있는 다락을 설치하고 화단과 텃밭에서 재배한 채소를 바로 옥외 싱크대에서 준비하여 파티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각 레벨에 따라 별도의 출입구와 주차 공간을 두어 독립성을 갖도록 했고, 주차는 최대 9대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지하 1층에 위치한 근린생활시설

지열 시스템과 태양광 패널을 사용하여 에너지를 절감하도록 했다. 외부에는 사비석과 송판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하고 잔디 블럭으로 주차장 바닥을 마감하여 건축물이 사계절에 스며들어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각각의 공간들이 대지 안에 단단하게 자리 잡도록 공사하기 위해 토목공사 과정에서 1차 터파기를 한 후, 지하층 벽을 먼저 세워 그 벽을 토류판土留板(흙막이판)으로 삼아 지지하고, 되메우기 후에 2차 터파기를 하여 가장 높은 부분에만 토류판을 설치하여 공사비를 절감했다.

서쪽에 낸 대문에서 남쪽을 향하고 있는 현관 사이에는 직각으로 꺾인 동선이 형성돼 있다.
프레이그런트 힐 하우스는 각 레벨에 따라 별도의 출입구와 주차공간을 두어 독립성을 갖도록 했다.

*

프레이그런트 힐 하우스Fragrant hill house 프로젝트의 진짜 주제는 ‘선물’이다. 자연의 선용善用에서, 주변 이웃들에게 그리고 이 가족에게 매우 아름다운 선물 같은 프로젝트였다. 더불어 그 선물을 전달하기까지의 과정을 맡은 건축가에게도 매우 큰 선물이었다. 하지만 이 선물의 진정한 의미는 ‘아버지’라는 이름에서 시작됐다. 단순히 집을 짓는 일이 아니라 성실하게 묵묵히 가족을 이끌어온 아버지가 한눈팔지 않고 30년 넘게 쌓고 쌓아온 사랑이 결실을 보는 프로젝트였다.

지하층 근린생활시설과 주차장. 주차장은 잔디 블록으로 마감해 자연적인 분위기를 준다.
서쪽 경사면에서 바라본 프레이그런트 힐 하우스. 정남향을 바라보고 앉은 프레이그런트 힐 하우스가 햇살을 듬뿍 받아 밝게 빛난다.
기사 하단에 이 주택과 관련된 영상을 링크시켰습니다. 보다 자세한 사항이  알고 싶으시면 영상을 클릭해 주세요.↓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