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협소 상가주택】 상식을 깨는 계단 설계로 점포 면적 넓힌 상가주택

조회수 2017. 11. 27.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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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주택은 투자 대비 임대수익을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흔히 상가주택을 짓는다고 하면 넓은 부지를 확보하려고 한다. 김성섭(46)·김은하(41) 부부는 상대적으로 협소한 대지에 상가주택을 지으며 이런 관행을 과감히 깨뜨렸다. 그러면서도 설계를 통해 1층 근린생활시설 면적을 넓혀 수익성을 높였다.  


글과 사진 김경한   


HOUSE NOTE

DATA

위치 인천 계양구 동양동

대지면적 147.40㎡(44.67평)

건축면적 73.41㎡(22.25평)

연면적 220.66㎡(66.87평)

          1층 64.31㎡(19.49평)

          2층 63.78㎡(19.33평)

          3층 57.28㎡(17.36평)

          4층 35.29㎡(10.69평)

          다락 15.73㎡(4.77평)

건폐율 49.80%

용적률 149.70%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

용도 제2종 일반주거지역, 지구단위계획구역

설계기간 2015년 4월 ~ 2015년 7월

공사기간 2015년 8월 ~ 2015년 12월

공사비용 3억 2,400만 원(3.3㎡당 400만 원)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리얼 징크

               외벽 - 리얼 징크, 현무암, 스타코

실내 주요 마감재 상가 - 노출 콘크리트 / 주거 - 실크벽지

천장 상가 - 노출 천장, 수성페인트 / 주거 - 실크벽지

바닥 상가 - 노출 콘크리트 에폭시 마감 / 주거 강마루

창호 상가 - 투명 로이 2중유리 창호 THK24 / 주거 - 컬러 로이 2중유리 창호 THK22

주방 주요 마감재 도기질 타일, 포인트 벽

욕실 주요 마감재 도기질 타일, 포인트 벽

단열재 지붕 - 비드법 보온판 2종 1호 THK180

         내단열 - 비드법 보온판 2종 1호 THK120  

설계 청마건축사사무소 032-555-9560 www.archicm.com

시공 카이건설

수익성을 높인 직통 계단

부부가 사들인 대지는 면적이 44평에 불과해 법정 건폐율(지구단위계획구역 50%)을 적용해보니 1층은 22평만 시공할 수 있었다. 계단과 주차장 시공을 감안해 이를 제외한다면, 상가는 실 면적 13평 정도밖에확보되지 않는 실정이었다. “13평 상가로는 투자한 금액에 비해 임대수익이 턱없이 부족하게 나온다고 판단했어요. 이런 상황에선 상가주택을 짓는 의미가 없다는 생각에 이를 해결해줄 건축가를 찾아 나섰습니다.”


하지만 이 조건을 만족해줄 만한 건축가를 찾는 일이 쉽지 않았다. 어떤 곳은 설계비가 너무 비쌌고 또 다른 곳은 설계와 동시에 시공까지 한꺼번에 계약하길 원했다. 건축주는 시공업체를 이미 정해둔 터라 설계도를 그려줄 사람만 필요했다. 거의 포기할 때쯤, 김성섭 씨는 지인에게 청마건축사사무소 김삼회 대표를 소개받았다.

서측면 전경

김삼회 대표는 대지를 둘러보더니 상가를 18평까지 넓힐 수 있다고 밝혔다. 그의 해결방법은 계단의 변화에 있었다. 일반적으로 상가주택 계단은 돌음 형태, 즉 한 층을 오를 때 앞뒤를 오가며 돌아 올라가는 형태이다.


반면, 김 대표가 제시한 계단은 각 층을 일직선으로 오르내리는 직통 계단이었다. 부부는 그의 아이디어에 감탄하며 설계를 맡겼다. 1층 계단을 직선으로 쭉 뻗게 시공하니 난간 장식에 드는 수고와 면적도 줄일 수 있었다. 상가 폭은 기존 방식보다 1.25m, 면적은 4~5평 정도 넓힐 수 있었다.

카페가 들어선 상가는 노출 천장에 검 은색 수성페인트를 칠했으며, 벽체를 빈티지 스타코로 마감해 세련미를 더했다.
상가 옆으로 테이블 3개를 배치해 카페 고객이 날씨가 좋은 날 야외활동을 즐길 수 있게 했다.
주택 입구는 제주도 돌담 입구를 형상 화한 현무암으로 마감 처리했다.
1층 계단을 일직선으로 길게 뻗은 계단으로 구성함으로 써, 카페 공간을 4~5평 정도 더 확보할 수 있었다.

2층의 임대 공간도 약간의 아이디어 전환으로 수익성을 높일 수 있었다. 1층에서 시작된 직통 계단을 건물 뒤쪽으로 몰아넣어 남향으로 창을 낼 수 있는 공간을 더 많이 확보한 것이다. 채광이 좋은 방을 많이 확보하니 임대 문의가 쏟아졌다.

임대 공간인 2층은 흰색 계열로 깔끔하게 마감했으며, 거실과 주방은 일체형으로 구성했다. 이런 요소들이 합쳐져 2층은 평수가 넓어 보이는 효과를 얻었다.
삼대가 소통하는 햇살 좋은 집

김삼회 대표의 설계 솜씨는 건축주의 거주 공간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부부는 결혼과 동시에 15년 동안 어머니를 모시고 살아 왔다. 어머니와 부부, 아들까지 포함해 삼대가 함께 살다 보니 주인세대 공간(3·4층)은 소통과 독립이 조화를 이룰 필요가 있었다.


김 대표는 삼대가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 3층에 있는 다이닝룸은 오픈 천장으로 시공했고 4층 복도와 다락의 난간은 강화유리로 마감했다. 이를 통해 3층과 4층, 심지어는 다락을 포함해 가족이 머무는 공간은 어디에서건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대화할 수 있게 됐다.


특이한 점은 옆 건물의 일조권 보장을 위한 사선 제한 때문에 정북향 지붕에 경사면을 둔 덕에 베란다가 생겼다는 것이다. 건축주 가족은 일과가 끝나면 이곳에서 밤하늘의 별을 보며 고기 구워 먹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거실은 전면 창을 둬 햇빛을 최대한 집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도록 했다. 사생활 보호를 위해 거실 창호는 시선 차단 효과가 있는 저반사 컬러 로이 2중유리 창호로 시공했다.
거실과 주방 사이에 있는 가벽은 두 공간을 분리하는 기능을 한다. 가벽 양옆이 뚫려 있어 개방감도 부여한다.

어머니방은 3층에 두고 안방과 자녀방을 4층에 둬 독립성을 높인 점도 돋보인다. 또한, 3층과 4층 사이에는 스킵플로어 형식으로 가족실을 둬 남편과 아들의 취미활동이 가능한 공간을 만들었으며, 다락은 아들이 마음껏 장난감을 가지고 놀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했다. 그 덕분에 가족은 서로의 시간과 공간을 존중하며 지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가족 간 원활한 소통을 위해 3층 천장 을 개방하고 4층의 난간을 강화유리로 시공 했다. 그 덕분에 아내가 3층 주방에서 요리할 때도 4층 가족실이나 다락에서 휴식을 취하 는 아들과의 대화가 가능하다.
3층과 4층 사이에는 스킵플로어 형식으로 가족실을 둬 남편과 아들의 취미활동이 가능한 공간을 만들었다. 올해 여름에는 옥상에 미니 수영장을 설치해 자녀가 물놀이를 마음껏 즐길 수 있게 했다.

채광과 환기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설계에도 힘썼다. 김은하 씨는 예전에 상가주택이나 공동주택을 가보면 너무 어둡거나 어딘지 모르게 불쾌한 냄새가 났던 점을 상기하며, 이 집에는 그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싶었다.


김삼회 대표는 건축주의 요구에 따라, 햇빛을 집 안으로 많이 끌어들일 수 있도록 계획했다. 거실과 다이닝룸에는 전면 창을 설치하고, 주방과 가족실, 다락 등에는 가능한 범위 내에서 큰 창호를 배치해 채광과 환기가 원활히 이뤄지게 했다. 앞서 언급한 다이닝룸의 오픈 천장과 4층의 강화유리 난간도 이것에 부합한다.


“이 집이 워낙 채광이 잘 들고 공간 구성이 이색적이다 보니 지인 사이에선 ‘블랙리스트’에 올랐을 정도예요. ‘자녀들이 지원이네만 다녀오면 우리 집은 왜 그 집처럼 재밌지 않냐’며 불평을 늘어놓는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처음엔 협소한 부지 때문에 고민했던 공간이 오히려 개성 넘치고 수익성 높은 상가주택으로 탈바꿈하니 건축주 부부는 신바람이 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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