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만 쓸 줄 알면 최소 월 300 이상 버는 '이 직업'

조회수 2021. 4. 21. 1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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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유튜브 채널 '머먹고사니'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웹소설 작가 진문입니다. <리걸마인드>라는 작품으로 처음 데뷔하면서 전업 작가 생활을 시작했어요. 2016년도에 <문명하셨습니다>라는 작품을 카카오페이지에 정식 연재를 했고, 그 작품이 잘 되면서 웹소설 작가로 본격적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웹소설 작가로 활동을 하면서 2년 정도 독서회를 했었어요. 로맨스, 로맨스 판타지, 남성향 판타지 다 가리지 않고 2년 동안 공부를 했습니다. 그렇게 2년 동안 공부를 하고 나니까 어느덧 시장에서 가르칠 수 있는 위치가 되더라고요. 작년부터는 웹소설 작가 지망생들을 위한 온라인 강의를 개설하고, 아카데미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웹소설은 잘 되는 장르가 정해져 있나요.


웹소설 시장은 완전히 상업적인 곳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독자들이 좋아하는 분야가 거의 정해져 있어요. 저는 이걸 코드라고 부릅니다. 가장 대표적인 코드는 '회기' 코드예요. 과거로 되돌아가는 이야기죠. 인생 2회차에 대한 이야기니까 얼마나 재밌겠어요. 회기물은 그냥 제대로만 쓰면 무조건 잘 돼요.


회기 못지않게 인기 있는 코드가 '빙의'예요. 귀신이 빙의하는 게 아니라 내가 다른 사람의 몸에 빙의하는 거죠. 예를 들어서 소설이나 게임 속, 동화 속 캐릭터로 빙의를 하기도 해요. 주인공이 아니라 엑스트라에 빙의를 하는 거죠. 


빙의한 사람은 소설 속의 전체 내용을 알고 있잖아요. 그 세상에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알고 있으니까, 그걸 활용해서 엑스트라가 주인공보다 더 잘 되는 상황을 만들어요. 이런 코드들은 제대로만 쓰면 거의 다 잘 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코드는 유행을 타나요? 꾸준히 계속 잘 되나요.


웹소설 시장을 연 코드가 회기, 빙의, 환생이에요. 코드 자체에 대한 변형은 잘 없고, 주인공들에 대해서는 계속 변형이 있어요. 예를 들어 주인공이 아기로 빙의하기도 해요. 전생의 기억을 다 가지고 아기로 가는거죠. 아기로 빙의했는데 아빠가 되게 잔인한 사람이에요. 주인공은 아빠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 계속 귀여운 짓을 해요. 이런 육아물도 잘 돼요.


지금은 이야기가 점점 발전해서, 아기에게 뚜렷한 목표가 있어요. '난 반드시 전생에 나한테 잘못한 사람들한테 복수해야지' 라는 식입니다. 전생에서 자신에게 잘못한 사람을 만나서, 미래를 점지해주기 시작해요. 작은 미래를 하나씩 점지해서 다 맞추니까 사람들이 완전히 신뢰를 하죠. 그러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잘못된 정보를 줍니다. 그래서 폭삭 망하게 해버려요.


이런 식으로 이야기가 진화되어 가고 있어요. 처음에 시작된 코드에서 조금씩 이야기가 확장되고, 주인공의 컨셉도 조금씩 변해가고 있어요. 독자들이 좋아하는 것들이 계속 변하거든요. 그 변하는 흐름을 잘 눈여겨 봐야 돼요. 이런 분석이 없이 '나는 그냥 내가 쓰고 싶은 거 쓸 거야' 하면 정말 힘들어지죠.



작가가 쓰고 싶은 걸 쓰는 게 아니라, 대중에게 잘 먹히는 코드를 써야 하는거죠?


그렇죠. 처음 웹소설에 입문한 작가들은 자신이 쓰고 싶은 걸 쓰려고 해요. 그러다보니 순문학같은 글들을 써요. 순문학은 대중과 상관이 없이 예술로서의 문학을 하겠다는 거예요. 그러면 먹고 살기 힘들어지죠. 왜냐하면 여기는 예술적인 세상이 아니라 상업 시장이거든요. 독자들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봐요. 그래서 가장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문창과, 국문과 출신이예요.



글을 얼마나 잘 써야 하나요?


웹소설 소설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문학 작품을 떠올려요. 문학 작품 정도의 글쓰기 소양이 있어야 가능하지 않을까 판단하시는 사람들이 있죠. 하지만 사실 웹소설과 가장 비슷한 분야는 문학작품이 아닌 일기예요. 일기 중에서도 사춘기 들어가기 전 초등학교 다닐 때 썼던 일기, 보는 그대로 쓰는 글에 가까워요. 웹소설은 문학 작품처럼 심오한 예술의 세계가 아니에요. 독자들이 심오한 글을 굳이 읽겠어요?



웹소설 작가의 수입은 어느 정도인가요?


1부 완결을 쳤던 <리얼머니>로 작년에 7천 정도를 벌었어요. 케이스 바이 케이스긴 하지만 지금은 웹소설 시장이 좋을 때예요. 돈을 많이 번 작가들은 같이 공감할 수 있는 얘기인데, 지금 시장은 모험을 하지 않고 베스트 순위에 올라와 있는 코드들만 수집해서 써도 중박은 쳐요. 아무리 못해도 3-4000만원은 벌어요. 이런 시장에서 돈을 못 버는 건 극단적인 경우죠.


카카오 페이지 같은 경우에는 '기다무 3종 세트'라고 해서 기다리면 무료라는 프로모션 서비스가 있어요. 하루를 기다리면 다음 편을 무료로 볼 수 있는 거예요. 이거랑 선물함, 대배너 이렇게 세 가지를 한꺼번에 진행하면 보통 한 작품에 15만 명 정도가 유입이 돼요. 15만 명 독자들 중 10%, 1만 5천 명이 하루 한 편씩만 봐도 1회차당 150만 원 매출이 나와요. 이것저것 다 떼도 수입이 적을 수가 없어요.


이런 시장에서 한 달에 커피값, 치킨값을 벌었다고 하시는 분들은 본인 작품에 이런 이벤트를 못 건 거예요. 그 이유는 두 가지예요. 일단 이벤트에 걸릴 수준의 작품을 못 썼다는 게 첫 번째입니다.


두 번째, 카카오페이지에다가 배너를 걸려면 베스트 연재 성적이 필요해요. '조아라'라고 하는 사이트가 있어요. 누구나 글을 올릴 수 있는 곳이거든요. 카카오페이지는 누구나 올릴 수 없어요. 에이전시를 끼고 들어가야 돼요. 조아라에서 연재 후 베스트를 찍고 독자들의 선호작품으로 인정을 받으면 카카오페이지에서 그걸 컨택해요. 이 경쟁을 안 하신 거예요. 투고로 승부를 보려고 했던 거죠. 확실히 말씀드리지만 투고로 돈을 많이 번 작가들은 거의 없어요.


저도 맨 처음 습작 시절에 유료 연재를 올려본 적이 있어요. 총 수익이 1800원이었죠. 베스트 경쟁을 안 하고 투고하면 당연히 그 정도밖에 벌 수가 없어요. 안정적으로 베스트에 올릴 수 있는 기술이 있어야 전업으로 작가를 할 수 있어요. 그런 분석력과 기술력이 없다면 웹소설 작가로 살아남기는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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