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가격 안 잡히는 진짜 이유 "정부는 유주택자 편이다"

조회수 2021. 3. 26. 13: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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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이 잡히지 않는 진짜 이유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집값을 잡아야 된다" 고 얘기를 합니다. 정부에서도 "집값을 잡겠다, 집값을 안정화시키겠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집값이 잡히기는 커녕 계속 상승합니다. 


무주택자들은 "내 집 마련은 포기했다", "이번 생은 망했다" 얘기하는 상황입니다. 이는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는 일입니다. 집을 살려고 했었는데, '집값이 조금 떨어지지 않을까'라고 생각해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어요. 이런 분들은 집값이 급등하면 우울증까지 오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주택 가격의 변천사를 보면, 집값을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것이 의미없을 수 있습니다. 1986년부터 2021년까지 약 35-36년간 약간씩 출렁이긴 했지만 부동산 가격은 대다수 상승했습니다. 한 2-3년 정도 하락한 적이 있습니다 


노태우 정권 때 1기 신도시를 200만 호 공급하면서 물량 충격으로 떨어진 적이 있죠. 이후에는 IMF, 2008년 금융위기 때 살짝 하락했다가 다시 회복했습니다. 2010년에는 이명박 정권 때 보금자리 주택을 강남 인근에 20만 호를 대규모로 공급하면서 가격이 또 한 번 출렁인 적이 있습니다.



36년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 집을 사서 손해를 봤다고 할 만한 기간은 약 2-3년 정도입니다. 대부분은 상승하던지 최소한 유지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주택 가격이 장기 우상향한다고 얘기하는 이유입니다. 만약 전국의 모든 주택이 아닌 서울의 아파트로 한정한다면 우상향의 기울기는 훨씬 더 가파릅니다.


집값이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많은 분들이 모르는 사실이 있습니다. 정부는 집값 하락을 원하지 않습니다. "정부가 집값을 잡아준다고 했는데 이게 무슨 말입니까" 반발심이 드는 분들이 있을 수도 있어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정부와 유주택자는 서로 공생 관계입니다. 


정부는 (주)대한민국이라는 회사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국민들은 주주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대통령은 CEO입니다. 국민들은 대통령이라는 CEO를 5년에 한 번씩 바꾸고 있는 주주들입니다. 주주들이 모든 일을 다 챙길 수 없기 때문에 임원들을 뽑습니다. 이사회를 만들죠. 그게 국회의원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대한민국 주식회사의 근로자, 직원은 공무원입니다.


회사는 돈을 벌어야 합니다. 돈을 벌어서 직원들 월급 주고, 남는 돈으로 사업도 하고, 투자도 하고, 자재도 사고, 공장도 지으면서 돈을 더 벌려고 합니다. 회사를 정부로 바꿔봅시다. 정부는 세금으로 돈을 법니다. 공무원에게 월급을 주고 남는 돈으로 국가를 운영합니다. 복지비도 쓰고, 전쟁할 무기도 사고, 경찰들도 운영합니다. 이 모든 것을 감당하려면 회사(정부)는 매출을 높여야 합니다. 그러면 정부의 입장에서 세금을 많이 걷는 게 좋을까요, 적게 걷는 게 좋을까요?

정부는 항상 세금을 많이 걷고 싶어 합니다. 회사가 돈을 못 벌면 사람들을 내보내고 조직을 축소시키고 임금을 동결시키고 보너스를 안 줍니다. 정부도 똑같습니다. 공무원들 임금을 삭감하고 신입들을 뽑지 않고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지 못합니다. 97년 IMF 때 실제로 공무원 월급이 삭감됐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납니다. 2009-2010년 2년 연속으로 공무원임금이 동결됐습니다. 삭감까지는 안 했지만 인상을 안 했습니다.

정부는 세금이 안 들어오면 위기 상황입니다. 공무원들을 줄이고, 사업도 못하고 위축되죠. 세금을 많이 걷어야지만 공무원 월급도 인상해줄 수도 있고, 공무원이라는 조직을 키워서 하고 싶은 일들을 더 원활하게 할 수 있습니다. 

세금이 있어야 도로도 깔고, 지하철도 만들고, 공항도 만들고, 항구도 만들면서 국가를 운영하고 복지 예산도 쓰면서 국민들한테 도움도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국민들의 지지를 얻어서 다시 한 번 국회의원이 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한국의 세금징수 설계에 대해 설명드릴게요. 세금은 국세와 지방세가 있습니다. 국세는 중앙정부가 쓰는 것이고, 지방세는 시, 도, 군이 쓰는 겁니다. 대한민국 국세는 약 280조, 지방세는 약 90조 규모입니다. 280조 국세 중 부동산과 관련된 세목은 양도소득세와 상속세, 증여세 그리고 종부세가 있습니다. 양도세의 규모는 17조 정도입니다. 상속, 증여세, 종부세를 합치면 30조가 넘어갑니다.

지방세에서는 부동산 분야가 더 큽니다. 취득세는 약 24조, 재산세는 약 13조입니다. 전체 지방세 90조 중 40% 정도가 부동산 분야입니다. 부동산 쪽에서 세금이 줄어들면 지방자치를 운영하기가 힘들 정도로 휘청일 수밖에 없습니다.

국세도 상당 부분 감액되면서 정부 운영에 커다란 타격을 줍니다. 집값이 하락하면 양도 차익이 적어지니까 양도세가 적어집니다. 상속하는 금액과 증여하는 금액 자체가 내려가니까 상속, 증여세가 또 깎입니다. 종부세도 같이 내려가겠죠. 당연히 부동산 가격이 낮아지니까 취득세도 덜 걷힙니다. 재산세도 같이 내려가죠.

집값을 잡겠다는 것은 세금을 안 걷겠다고 말하는 것과 똑같은 말입니다. 정부는 회사라고 했었죠. 정부가 "집값을 잡겠습니다" 라고 말하는 것은 회사가 "올해 돈을 벌지 않겠습니다, 덜 벌겠습니다" 라고 얘기하는 것과 동일합니다.

그렇다면 왜 정부는 집값을 잡겠다고 말하는 걸까요. 국민은 주주고 대통령은 CEO, 국회의원은 이사회 임원진이라고 했습니다. 대통령, 국회의원들은 종신제가 아닙니다. 이 사람들은 4년 5년마다 바뀌죠. 그 선택은 주주인 국민들이 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CEO, 임원진은 국민들의 불만을 해소해줘야 돼요. 안 그러면 권력이 없어지니까요. 

때문에 국민들이 부동산 쪽에서 불만이 생기면 해결해주려는 모습은 보입니다. 하지만 정말로 가격을 낮출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부동산 가격을 낮추는 순간 본인의 목을 조르는 것과 동일한 상황이 되기 때문입니다.

천천히 상승시키거나 안정화를 시키려고는 할 수 있지만, 진심을 다해 집값을 내릴 수는 없습니다. 정권을 잡기 위해서는 세금을 가지고 자기 지역구에서 업적이 될 만한 사업들을 해야 돼요. 하지 않으면 정권을 유지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사업을 할 수 있는 실탄인 세금을 줄인다? 우리나라 세금의 대부분은 부동산과 관련이 돼있는데 그럴 수 있는 정부가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을 해보세요. 이 부분을 꼭 이해를 하셔야 돼요.

이게 이해가 되지 않으면 "앞으로 집값이 떨어지지 않을까, 언젠가 한번 정부가 집값을 다 잡아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버리기가 힘듭니다. 전리하겠습니다. 집값이 잡히지 않는 진짜 이유는 정부가 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부와 유주택자는 공생 관계입니다. 유주택자의 집값이 오르는 것이 곧 정부의 세금 창출입니다. 


집값이 많이 올라야 양도세를 많이 거둘 수 있어요. 집값이 올라야 사람들이 집을 사면서 취득세가 발생합니다. 그 돈으로 지방자치단체들이 돈을 씁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와 유주택자는 서로 싸우는 관계가 아닙니다. 


물론 어떤 특정 시기에는 싸우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근본적으로는 공생 관계라는 걸 꼭 기억하세요. 정부는 쉽게 생각해서 주식회사 대한민국이라는 회사입니다. 매출을 자기 스스로 줄이려는 회사는 없습니다. 세금을 늘리면 늘렸지 줄이려고 하지는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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