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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먹고사니

"어차피 해외도 못 나가는데..." 지금 준비해야 할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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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미나 작가(전 KBS 아나운서)는 그동안 많은 직함으로 불려왔다. 베스트셀러 작가, 소설가, 허핑턴포스트 편집인, 인생학교 서울 교장 등. 현재는 구독자 10만 명이 넘는 유튜브 채널 '손미나-Mina Sohn' 를 운영중이다. 클래스101(온라인강의 플랫폼)에서 스페인 강의를 하고 있는 강사이기도 하다.


그녀는 인생에서 주어진 많은 행복, 사업, 커리어적인 기회가 외국어 능력으로부터 왔다고 말했다. 이를 증명하는 듯, 최근 그녀는 스페인 시청률 1위 시사토크쇼 프로그램인 '국민의 거울'에 출연했다. 한국의 코로나19 방역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서다. 


그녀의 스페인어 실력은 인터뷰에서도 진가를 발휘했다. '민간 외교관'이라는 호칭이 아쉽지 않았다. 손미나 작가는 '국민의 거울' 출연 이후 스페인 마드리드, 미국 LA, 마이애미, 코스타리카, 산호세 등 세계 각국에서 방송출연 요청을 받았다.


외국어를 배우고 싶은 사람은 많다. 그러나 벽은 여전히 높게 느껴진다. 그녀는 대체 왜 외국어를 배우기 시작했을까. 어떻게 잘하게 됐을까.


손미나 작가, "언어를 배우는 것은 새로운 우주를 하나 더 넓히는 것"

출처머먹고사니 인터뷰 中

5개 국어를 하신다고 들었어요.


한국어 당연히 하고요. 영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그리고 이탈리아어를 합니다. 이탈리아어는 배운지 얼마 안 됐지만, 스페인어랑 비슷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열심히 배우는 중입니다.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나요.


언어 배우는 건 세상에서 제가 제일 재밌다고 느끼는 일이에요. 저는 사람들에게 그런 얘기를 해주고 싶어요. ‘오늘 이런 단어를 외워야 되니까 너무 어려워, 힘들어’ 이런 생각을 할 것인가? 아니면 ‘아, 오늘 또 이렇게 새로운 단어를 하나 알았구나’라고 하면서 새로운 세상이 열려가는 기쁨을 느낄 것인가. 그것은 본인 관점의 문제거든요.


무엇보다도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새로운 문화, 사람들을 알아가면서 배우고 성장할 기회들을 얻는 과정이에요. 여행할 수 있는 장소의 폭도 넓어지고, 누구한테 도움을 받지 않아도 되는 자유를 누릴 수 있잖아요. 


나와 전혀 다른 지역에서 태어나서 다른 문화권에서 다른 언어를 쓰면서 살아온 누군가와 마음이 통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놀라운 일이에요.


누군가와 공감하고, 소통한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 그 만족감과 안정감은 진짜 말로 할 수 없는 거거든요. 물론 한국인들은 비슷한 문화권에서 자랐으니까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만, 한국 사람이라고 다 말이 잘 통하는 건 아니잖아요. 생각이 다를 수도 있거든요.


그런데 언어적 한계를 다 깨부수고 나면 나하고 더 잘 맞는 세상, 문화,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엄청나게 늘어나요. 미흡했던 부분들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새로운 세상이 앞에 펼쳐지는 거죠.


“언어를 배운다는 건 인생의 새로운 우주를 하나 더 넓히는 것” 이라는 표현을 쓰셨어요.


사실이 그렇습니다. 하다못해 인터넷 서칭하는 것만 생각해도 한국어로만 정보를 찾는 것과 영어를 더해서 찾는 것하고 차원이 다르죠. 저는 스페인어, 프랑스어까지 다 더해서 같이 찾아요. 이건 엄청나게 큰 차이가 있어요. 


우린 어쩌면 짜여있는 틀 안에 들어 있는 정보만을 경험하고 살 수도 있습니다. 언어를 활용하면 진짜 진실이 무엇인지, 어떤 이야기들이 온 세상을 돌아다니고 있는지, 세상이 어떻게 트렌디하게 변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훨씬 더 빨리 캐치할 수 있는 힘이 생기죠.

 

의지만 있다면 한국에서도 얼마든지 외국어 환경 만들 수 있어

손미나 작가는 대학생 시절, 호주에 교환학생을 다녀왔다. 대학교는 스페인 학과를 나왔고, KBS 퇴사 후 스페인에서 대학원을 졸업했다. 이후 파리지앵으로 3년을 살았다. 이탈리아에서도 약 한 달간 체류했다. 영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이탈리어를 배울 수 있었던 비결은 혹시 해외 체류가 아니었을까 의문이 들었다.

외국어를 한국에서 배우는 것과 외국에서 배우는 것 사이에 큰 차이가 있을까요?


물론 한국에서만 배우는 것보다는 현지에 가는 게 도움이 되죠. 안 될 순 없어요. 그런데 그게 다는 절대 아닙니다. 한국에서 공부한다고 해도 어떤 학습법을 택하느냐가 중요해요. 맨날 문법책만 보는 사람과, 길에 나가서 지나가는 외국인이랑 말이라도 해보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완전히 다르죠. 그건 진짜 큰 차이가 있어요. 


해외 나가서 몇 십 년, 이민 가서 살아도 한국말밖에 못 하시는 분들도 너무 많아요. 어느 환경에 처해 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떤 태도로, 어떤 학습법으로 공부하느냐가 중요해요. 


제가 호주에 교환학생을 갔을 때, 한국 사람들은 외로우니까 주로 한국 학생들끼리 맨날 만나서 파티하고 한국 드라마 같은 거 보고 한국 음식 만들어 먹었거든요. 저도 너무 가고 싶었죠. 너무 외로웠어요.


현지인들과 있으면 당연히 말도 안 통하고, 답답하고 외롭고 힘들죠. 그래도 한국인 모임은 한 번도 가지 않았어요. 맨 마지막에 헤어질 때 딱 한 번 가고요. 주어진 시간 동안 외국어를 빨리 배우기 위해서는 최대한 한국말을 적게 해야 된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한국어를 자꾸 쓰게 되면 익숙하고 편하니까 계속 그 말만 하게 되거든요.


노암 촘스키 박사가 “하나의 새로운 언어를 완전히 배우려면 지금 자기가 하는 말을 완전히 잊어버리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고 했어요. 저도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해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해외 가서도 그렇게 하면 아무 소용이 없는 거고요. 한국에서도 적극적으로 노력하면 찾을 수 있어요.


특정 목표를 위해 외국어가 활용되어야 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유리할까요? 예를 들어, 작가님은 해외에 거주만 한 것이 아니라 대학원에서 강의를 듣고, 과제를 해야 했기 때문에 스페인어를 자연스럽게 빨리 습득하시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것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지는 것 같진 않아요. 만약 스페인에서 석사 과정을 하지 않고 스페인어에만 집중했다면 스페인어를 더 잘했겠죠(웃음). 


물론 도움이 안 됐다는 의미는 아니에요. 제가 했던 석사 과정은 언론학 석사였어요. 라틴 아메리카 각지와 스페인의 기자, PD 이런 친구들이 다 말 잘하고, 글 잘 쓰는 친구들이잖아요. 그래서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언어를 통해서 뭔가를 해내야 하는 환경이 주어지면 더 동기부여가 되는 건 있을 것 같은데, 그런 것이 꼭 있어야만 언어 공부를 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요. 


한국에서 외국어 환경을 만들었던 경험도 있으신가요?

 

스페인어를 처음 배웠을 때는 학과에 원어민 교수님이 없었어요. 사전도 완전 초창기여서 완전히 아날로그적으로 공부했어요. 스페인어를 쓰는 원어민하고 얘기해 보고 싶은데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도 거의 없었어요. 특히 스페인어를 쓰는 외국인은 정말 드물었어요.


어느 날 종로를 걸어가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스페인어로 말하는 거예요. 갑자기 다가가서 말을 걸었어요. 정말 끈질기게 그 사람을 설득해서 친구가 됐어요.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서 비빔밥 사주면서 스페인어 랭귀지 익스체인지를 하고. 저도 한국 생활 좀 도와주고 이렇게 했었죠.


의지만 강하다면 해외 안 가도 얼마든지 잘하실 수 있어요. 반대로 해외에 나가도 의지가 약한 사람들은 아무 소용이 없어요.

환경을 어떻게 만들면 될까요?


눈 뜨고 있는 시간을 다 그 언어만 듣는 거예요. 내가 지금 그 나라에 와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눈 떠 있는 시간은 밥 먹을 때, 샤워할 때, 요리할 때, 설거지할 때, 뭐할 때 하여튼 일할 때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계속 틀어 놓으면 돼요. 만약 한 가지 언어를 집중해서 배우고 싶다면 그 언어로 모든 걸 바꾸셔야 돼요. 계속 내 귀가 그 언어에 열려 있도록 하고 혼잣말도 그 말로 하고.


한국에 살면서 5개 국어 실력을 어떻게 유지하세요?


한국에 있으니까 한국어를 주로 들을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의식적으로 노력합니다. 아침에는 프랑스어를 들으면서 요가하고, 스페인 뉴스를 봅니다. 차 안에서는 영어 라디오를 틀어요. 이탈리아 친구랑은 수시로 채팅을 하고요. 


삶의 구석구석에 외국어를 쓸 요소들을 넣어 놓는 거죠. 책도 언어별로 번갈아 가면서 보고, 넷플릭스 영화를 볼 때도 마찬가지예요. 하루는 영어로 된 영화를 보면, 다음 날은 스페인어 영화 보고, 그 다음 날은 프랑스어로 된 영화를 봐요. 이렇게 하면 계속 유지가 돼요.

문법 공부는 필수지만 완벽하게 하려하지 말 것, "외국어는 완전한 마스터가 없다"

기간을 정해 놓고 집중해서 공부하는 편인가요, 조금씩 꾸준하게 하는 편인가요?


두 가지를 합해야 된다고 보시면 되는데요. 우선 외국어는 완전한 마스터가 없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합니다. 어느 누구도 완벽하게 한 언어를 하는 사람은 없어요. 언어는 세상이 달라짐에 따라서 계속 변화합니다.


중요한 건 ‘어떤 목표를 가지고 할 것인가’에요. 언어를 배워서 여행할 때 쓸지, 영화를 자막없이 볼 건지, 외국인 애인을 사귈 건지, 해외 대학에 진학할 건지 등의 최종 목표를 정해야 해요. 


물론 문법 공부를 할 때는 기간을 정해놓고 집중해서 보기도 해요. 그 다음에는 그냥 꾸준히 계속, 영원히 얘는 내가 데려가야 될 숙제라는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출처손미나 작가 유튜브 채널 '손미나-Mina Sohn'

목표가 있어도 도중에 지칠 때가 있어요. 동기부여와 목표를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까요?


그게 굉장히 큰 문제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목표를 너무 거창하게 세워놓고 금방 힘이 빠지거든요. 그래서 목표를 세분화해야 돼요. 실현 가능한 것들로 채워 넣어야 합니다. 의지는 있어도 현실적으로 시간이 안 난다면 기간을 장기 플랜으로 잡아야 하고요. 셀프 동기부여가 너무 중요합니다. 


‘나 어제 100개를 외웠는데 왜 하나밖에 생각 안 나?’가 아니라 ‘100개 중의 하나가 생각났어!’라고 좋아하셔야 해요.

셀프 동기부여를 했을 때 우리 뇌가 훨씬 더 긍정적으로 공부하는 것들을 흡수하게 되어 있어요. 


어린아이들하고 어른들하고 외국어를 배울 때 가장 큰 차이가 그거에요. 어른들은 문법책 펼쳐놓고 책을 보면서 외우는 식으로 공부하잖아요. 그러면 뇌에서 일로 받아들여요. 외국어를 배우려고 책을 펼치는 순간 감정을 컨트롤하는 뇌 부분이 다 셧다운을 하는 거예요.


반대로 어린아이들이 어떻게 언어를 배우는지 한번 생각해 보세요. 엄마가 얼굴 보고 “우리 예쁜이 안녕~ 안녕!” 이걸 천 번, 3천 번씩 하잖아요. 틀리면 또 웃으면서 가르쳐주고. 모든 감정이 다 열려있는 상태에서 흡수하는 거예요. 어른과 아이들의 언어 학습력이 크게 차이나는 결정적인 이유죠.


'문법을 집중적으로 공부해야 된다', '문장을 통째로 외워야 한다' 어떤 쪽이신가요?


문법책을 달달 외울 때까지 해봤자 절대 외국인하고 맞서서 이야기 못 해요. 언어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소통하기 위해 존재하는 도구잖아요. 그런데 문법을 전혀 배우지 않으면 평생 엉터리 언어를 하게 돼요. 외국인들이 봤을 때 완전히 볼품 없어지는 거죠. 그래서 외국인일수록 문법을 더 철저히 공부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어차피 문법도 완벽하게 배우는 건 불가능해요. 하면 할수록 어려워지거든요. 문법에 집착하자는 뜻이 아니고 기본적인 것은 알아야 한다는 거에요. 기본 문법을 갖춰놓은 뒤에 문장 전체를 외우는 건 너무 좋은 방법이죠.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문장을 외운다기 보단 문맥을 파악하는 게 중요해요. ‘전체적으로 무슨 얘기를 하려고 하는 거지?’를 이해하다 보면 단어의 의미를 확실하게 알게 되거든요. 


예를 들면 책을 영어로 Book이라고 하죠? 그런데 이거를 그냥 Book이라고 외우면 나중에 말을 해야 될 때 안 떠올라요. 이걸 배울 때 'I read a book' 이라는 문장을 외워버리면 그 다음에는 ‘아, 책은 읽는 거지?’ 라는 콘셉트 자체가 내 머릿속에 들어오거든요. 그래서 실제 물건을 들고 행동을 해가면서 배우는 것이 좋아요.

 

수많은 외국어 중에서도 스페인어가 특히 더 애착가는 이유

스페인어에 특히 더 애착이 강하신 이유가 있나요?


스페인어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가에서 사용하고 있는 공식 언어에요. 스페인어를 쓰는 사람들이 퍼져있는 나라들을 다 합하면 44개 국가 정도 된다고 합니다. 5억 명 이상이 스페인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또, 제2외국어로 스페인어를 하거나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도 굉장히 많아요. 미국에 가면 캘리포니아, 마이애미, 뉴욕 이런 데는 스페인어만 알아도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을 정도로 많이 쓰이거든요.


언어와 문화 속에는 사람이 있죠. 스페인은 다른 그 어떤 나라들보다 특히 정 많고 따뜻하고 의리 있는 곳이에요. 제 인생에 친구들을 많이 선물해준 그런 곳이라서 더 애착이 가는 것 같기도 해요.



스페인어가 커리어나 사업적으로도 유용할까요?


라틴아메리카에 있는 나라들은 거의 대부분이 우리나라와 무역을 하고 있어요. 한국어와 스페인어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또한 최근에는 K-컬쳐가 전 세계적으로 붐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에 관련된 일자리가 많습니다. 스페인어에 대한 수요가 늘면, 스페인어를 가르쳐야 되는 사람도 많아져야 하겠죠. 자연스레 스페인 교육 시장으로도 진출할 수 있습니다.


영어를 할 수 있다면 한국인에게만 스페인어를 가르치라는 법도 없어요. 제 유럽 친구들의 꿈이 전부 다 스페인어를 배우는 거에요. 외국인들에게 스페인어를 가르칠 수도 있습니다. 요즘은 전세계적으로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너무 많아요. 스페인어를 배워서 스페인어권 사람들한테 한국어를 가르칠 수도 있습니다.

 



머먹고사니 x 손미나 인터뷰 영상 원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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