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이 있다고? 믿고 보는 리메이크 드라마 5

조회수 2020. 4. 8.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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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문선우 기자

국내 영화‧드라마들이 해외에서 리메이크 되는 등, 문화 콘텐츠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요즘. 국내에서도 해외 유명 작품들을 리메이크한 사례를 종종 찾아볼 수 있다. 비교 대상이 있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있기도 하지만, 첨예한 스토리와 재미가 한차례 인정된 작품이라는 점에서 안정성이 보장되기도 한다. 실제로 드라마의 경우, 리메이크된 작품들의 다수가 완성도를 인정받아 높은 시청률로 이어지기도 했다. 호평 속에 종영한, 혹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리메이크 드라마 다섯 편을 모아봤다.


출처: 출처 / JTBC
(왼쪽부터) <닥터 포스터>, <부부의 세계>

영국 BBC <닥터 포스터> - JTBC <부부의 세계>


JTBC <이태원 클라쓰> 후속작으로, 단 2회 방영 만에 엄청난 화제성을 일으키며 최고 시청률 12%를 돌파한 드라마 <부부의 세계>. <허스토리>, <윤희에게>를 통해 스크린에서 활약해왔던 김희애가 4년 만에 드라마 주연을 맡은 복귀작이다.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된 한 여자의 복수극을 다룰 예정이며, 김희애를 비롯해 남편 이태오 역에 박해준, 내연녀 여다경 역에 한소희가 출연한다.

불륜과 막장 전개가 들어간 치정 멜로이자 복수극이라는 점에서 여타 한국 드라마들과 같지만, 사실 <부부의 세계>는 영국 드라마를 원작으로 둔 리메이크 작이다. 2015년 BBC에서 방영된 <닥터 포스터>는 병원 의사인 주인공 젬마(슈란느 존스)가 남편 사이먼(버티 카벨)의 외도를 알아채고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드라마다. 총 시즌 2까지 방영되었으며, 불륜 등의 자극적인 요소들로 큰 인기를 끌었다. 중심 스토리는 유사하나, <부부의 세계>가 세부적인 스토리를 얼마나 충실히 따라갈지는 미지수다. <킬링 이브>로 2019년 에미상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조디 코머가 내연녀 케이트로 출연했다.

출처: 출처 / JTBC
(왼쪽부터) <닥터 포스터> 조디 코머, <부부의 세계> 한소희

출처: 출처 / tvN
<60일, 지정생존자>
출처: 출처 / ABC
미국 드라마 <지정생존자>

미국 ABC <지정생존자> - tvN <60일, 지정생존자>


나라마다 상이한 문화와 생활 양식은 리메이크를 시도하는데 있어 고려해야할 주요한 특징 중 하나다. 이는 보편적인 멜로나 범죄 스릴러 장르 위주로 드라마가 리메이크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치를 소재로 리메이크한 작품도 있다. tvN 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는 대통령의 시정연설 중, 국회의사당이 폭탄 테러로 무너지며 정부 요인 대다수가 사망하자 승계 순위가 가장 낮은 환경부 장관 박무진(지진희)가 대통령의 권한을 대행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60일, 지정생존자>는 ABC에서 방영된 <지정생존자>(시즌 3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로 제작됐다)를 리메이크 한 작품이다. 원작에선 주인공 톰 커크먼(키퍼 서덜랜드)이 주택도시개발부 장관이었지만 국내에서는 환경부 장관으로 설정이 바뀌었다. 그뿐만 아니라 대통령이 사망하면 승계자가 정식 대통령이 되어 대통령의 잔여 임기를 수행한다는 미국 헌법과는 달리, 정식 대통령이 아닌 대통령의 권한대행으로서 국정을 대행한다는 국내 헌법에 맞게 주된 설정을 변경했다. 원작과는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지만 급변한 상황 속, 박무진의 성장을 통해 정치의 본질적인 의미를 되묻게 한다는 점에서 원작보다도 낫다는 호평을 받으며 종영했다(<지정생존자>는 낮은 시청률과 개연성 없는 전개로 비판받으며 시즌 4 제작이 취소됐다).


출처: 출처 / tvN
(왼쪽부터) <굿 와이프>, <굿와이프>

미국 CBS <굿 와이프> - tvN <굿와이프>


2005년 SBS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으로 연기대상 대상을 수상한 전도연. 이후 충무로에서 활동하며 ‘칸의 여왕’으로 우뚝 선 그녀가 11년 만에 브라운관 복귀를 외치며 돌아온 작품은 tvN <굿와이프>였다. 미국 CBS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굿 와이프>를 리메이크한 드라마로, 전도연이 주연을 맡은 사실이 공개되자 원작 드라마 팬들과 국내 드라마 팬들 사이 큰 화제를 모았다. 원작은 영화감독 리들리 스콧, 토니 스콧 형제가 총 제작을 맡아(시즌 4에 앞서 토니 스콧이 자살로 생을 마감, 이후 리들리 스콧이 제작을 맡았다) 오랜 방영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개연성을 지녔으며, 총 시즌이 7개나 되기에 리메이크를 하기가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

드라마의 줄거리는 이렇다. 검사 남편 이태준(유지태)가 매춘부와의 스캔들과 부정부패로 구속되자 15년간 아내의 역할만 해왔던 김혜경(전도연)이 변호사로 복귀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도움을 준 연수원 동기 서중원(윤계상)와 묘한 관계에 빠지게 되고, 이태준은 혜경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노력한다. 원작이 시즌이 많은 만큼 개성 있는 조연들이 다수 등장하는데, 국내에서도 김서형, 나나, 이원근 등이 조연을 맡아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데 일조했다. 방대한 원작 서사를 한 편에 다루려다 보니 무리한 설정과 아쉬운 빈틈이 꽤 있었지만, 전도연의 연기력과 유지태와의 케미가 네티즌들 사이 입소문이 나며 6%의 무난한 시청률로 마무리됐다.


출처: 출처 / KBS2
(왼쪽부터) <슈츠: 두 변호사>, <슈츠>

미국 USA Network <슈츠: 두 변호사> - KBS2 <슈츠>


<굿와이프>보다 재기 발랄한 법정물을 찾고 있다면 <슈츠>에 주목할 것. 대한민국 최고 로펌의 전설적인 수석 파트너 변호사 최강석(장동건)과 우연한 기회로 그의 가짜 보조 변호사가 된 고연우(박형식)의 좌충우돌 법정 이야기를 그린 브로맨스(?)물이다. 미국 USA Network에서 방영된 동명의 원작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방영 초기 국내에선 인지도가 없는 편이었지만 극중 레이첼 제인 역에 출연 중이었던 메건 마클과 영국 해리 왕자의 열애설이 터지며 알려지게 됐다. 괴물 같은 기억력을 지녔지만 라이센스 없이 보조 변호사가 된 남자와 오만한 수석 변호사가 파트너가 되어 일한다는 설정은 같지만, 원작 시즌 6까지 해당하는 플롯을 재구성하는 등 디테일한 면에 변화를 꾀했다. 동시간대 1위를 유지한 채 10% 시청률로 종영했으며, 원작 파괴 없이 깔끔한 결말과 무난한 완성도로 평가받는 리메이크작. 


출처: 출처 / BBC
<라이프 온 마스>
출처: 출처 / OCN
<라이프 온 마스>

영국 BBC <라이프 온 마스> - OCN <라이프 온 마스>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한 리메이크 드라마도 있다. OCN <라이프 온 마스>는 범인을 추적하다 총에 맞고 쓰러진 뒤, 2018년이 아닌 1988년에 눈을 뜬 형사 한태주(정경호)의 수사기를 다뤘다. 이미 미국과 스페인 등 여러 나라에서 리메이크 된 바 있는 동명의 BBC 드라마 <라이프 온 마스>를 원작으로 뒀다. 주인공이 교통사고가 아닌 총을 맞고 과거에서 눈을 뜬다는 설정은 기존 원작보다 원작의 스핀오프인 <애쉬스 투 애쉬스>와 같지만 그 외의 것들은 원작의 설정과 같다. 심지어 시간 여행에 관한 비밀이 담긴 반전과 결말까지 원작의 궤적을 착실히 따라 밟은 나머지 드라마 팬들 사이엔 소소한 논쟁이 일어나는 등 호불호가 갈리기도. 그러나 1988년을 재현한 부분과 주연을 맡은 정경호의 연기력, 전반적인 플롯만큼은 입을 모아 수작이라 칭찬할 만큼 상당한 작품성을 자랑한다. 첫 시청률이 2%에 불과했으나, 입소문을 탄 끝에 마지막 회에 약 6%에 달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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