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 넘어설까? 픽사와 지브리의 만남? <루카>에 대해 알려진 것들

조회수 2021. 4. 24.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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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이지연 기자
<루카>

지난겨울 <소울>로 위로를 건네던 픽사가, 올여름 <루카>를 내놓는다. <루카>는 두 소년의 특별한 여름을 담았다. <루카>는 어떤 영화일까. 개봉까지 아직 시간이 좀 남았지만, 볼 날을 고대하며 <루카>에 대해 지금까지 알려진 몇몇 사실들을 정리했다.


<루카>는 어떤 이야기?

주인공 루카는 이탈리아 해변 마을에서 만난 새 친구 알베르토와 잊지 못할 여름을 함께한다. 바다, 젤라또, 파스타, 스쿠터 라이딩으로 가득 찬 휴가를 만끽하는 둘에게는 재밌는 일이 끊이지 않고 찾아온다. 이들의 여름은 더할 나위 없이 싱그럽지만. 문제가 하나 있다. 둘은 치명적인 비밀을 공유한다. 루카와 알베르토는 바다 괴물이다. 사람으로 가장할 수 있지만, 물이 닿으면 본래 모습으로 돌아온다. 안타깝게도 이들이 사는 세상은 인간과 괴물이 공생하는 세계가 아니다. 마을 곳곳에는 바다 괴물을 무찌른 것을 기념하는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코코> <업> 등 스튜디오의 주요 작품만 봐도 알 수 있듯 픽사는 성장 이야기에 주목해왔다. 이번 작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루카>는 어쩌면 인생 전체를 바꿀 힘을 가진, 유년 시절의 유대를 다룬다. 영화는 자신의 안전지대에서 벗어나 세상을 모험하는 두 소년과 이들의 우정을 통해, 또 다른 성장기를 그린다.


<라 루나> 감독의 장편 데뷔작

<라 루나>

장편만큼이나 큰 사랑을 받는 픽사의 단편 애니메이션. <루카>는 데뷔작 <라 루나>로 제84회 아카데미 시상식 단편 애니메이션상 부문 후보에 올랐던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메리다와 마법의 숲>의 오프닝 단편으로 상영됐던 <라 루나>는, 달에 떨어진 별을 청소하는 한 3대 가족의 이야기다. 영화는 각자의 방식을 고수하는 아버지와 할아버지, 두 어른 사이에서 자신만의 방법을 터득하는 소년 밤비노를 그린다. 7분짜리 영화로 감동을 전하던 그는 이후 <굿 다이노> <코코> 등 픽사 대표 작품에 참여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아왔고, 드디어 <루카>에서 긴 호흡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이번엔 이탈리아다

어느 날 관객을 파리 한가운데 있는 레스토랑으로(<라따뚜이>), 또 어느 날엔 멕시코 죽은 자의 날 축제로(<코코>) 소환하던 픽사가, 이번에는 지중해를 접한 이탈리아 소도시로 우리를 초대했다. <루카>의 배경은 가파른 산과 바다가 만나는 해안 마을이다. 이렇듯 배경 설정이 구체적인 것은 이 영화가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라는 점에 기인한다. 카사로사는 제노바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경험을 되새겨 특별한 경관을 만들어냈다. 더불어 그는 50~60년대 이탈리아의 황금기를 재현하기 위해, 페데리코 펠리니 등 이탈리아 대표 영화인들의 작품을 오마주했다고 직접 밝혔고. <흔들리는 대지> <스트롬볼리> 등의 고전 영화에서도 영감을 받았다고 했다. <루카>를 개발하면서 카사로사는 이탈리아 대표 영화음악가 故 엔니오 모리꼬네가 음악감독을 맡아줄 것을 바랐으나, 안타깝게도 2020년 7월 거장이 타계하면서 그 꿈은 이뤄질 수 없었다.


지브리 <붉은 돼지> 오마주

<붉은 돼지>

카사로사는 CG로 만들어진 완벽한 형상보다 직접 그린듯한 질감을 선호해왔다. 앞서 언급한 감독의 데뷔작 <라 루나>에서도 그는 수채화 물감의 색상 그러데이션을 활용해 하늘과 바다와 별을 표현한 바 있다. 이러한 그의 제작 스타일에 영향을 미친 작품들이 있다. 그는 지브리 스튜디오의 오랜 팬이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영화를 비롯한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며 자란 카사로사의 작품에는 지브리를 향한 일종의 동경이 자연스레 녹아들어 있다. 특히 <루카>는 이탈리아 해변으로 배경을 같이하는 <붉은 돼지>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붉은 돼지>의 원제는 같은 뜻의 이탈리아어 <Porco Rosso>이고, 루카의 풀네임은 루카 포르토로쏘(Luca Portorosso)다. 감독은 바다 괴물 이미지를 만드는 데 일본 용의 모습을 참고했다고 하기도 했다.


목소리 연기는 누가?

<룸>
<위 아 후 위 아>

루카의 목소리는 제이콥 트렘블레이가 연기한다. 트렘블레이는 <룸> <원더> 등에서 천진난만함과 내면의 깊은 혼란이 공존하는 어린아이의 얼굴을 표현해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인 바 있고. 현재 제작 중인 <인어공주> 실사 영화에서는 애리얼의 친구 물고기 플라운더를 연기한다. 루카의 절친 알베르토는, <그것> <샤잠!>으로 얼굴을 알리고 지난해 <위 아 후 위 아>로 통렬한 성장기를 겪은 소년을 연기해 강한 인상을 남겼던 잭 딜런 그레이저가 맡았다. 이외에도 엠마 버만이 두 소년의 절친 줄리아를, 마야 루돌프와 짐 개피건이 루카의 부모를 연기했다.

그래서 개봉은 언제?

당초 디즈니는 <루카>를 극장에서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지난 3월 디즈니+로 직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로써 <루카>는 <소울>에 이어 스크린을 거치지 않고 스트리밍 서비스로 공개되는 픽사의 두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이 되었다. 관객으로서는, 픽사 대표 제작진이 구현한 이탈리아 세계를 큰 스크린에서 보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클 테지만. <소울>의 디즈니+ 공개 전략이 통했던 것을 고려하면 이는 제작사로서 할 수 있는 합리적인 선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북미 기준 올 6월 18일 디즈니+에서 독점으로 공개되는 <루카>의 국내 개봉일은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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