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작에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 수상, <더 크라운> 엠마 코린은 누구?

조회수 2021. 4. 21.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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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이지연 기자
<더 크라운>
엠마 코린

<미나리>의 수상 행보가 궁금해서, 연이어 열리고 있는 시상식들의 결과에 주목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귀에 익도록 많이 들었을 작품이 있다. 제78회 골든글로브 4관왕, 제26회 크리틱스초이스어워즈 4관왕, 제27회 미국배우조합상(SAG) 2관왕에 빛나는 <더 크라운> 시즌4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전기를 중심으로 영국 왕실을 그리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크라운>은, 극 중 시간이 흐름에 따라 두 시즌을 단위로 캐스트가 바뀐다. 시즌1, 2에서는 클레어 포이가 엘리자베스 2세를 연기했고, 시즌3, 4에서 올리비아 콜맨이 연기했다.


<더 크라운>의 네 번째 시즌은 마가렛 대처가 수상으로 지냈던 1979년부터 1990년을 다룬다. 마가렛 대처와 더불어 이 시기 왕가에 새로 등장한 인물, 다이애나비. 시즌1, 2가 호평 가운데 종영된 후. 화제작으로 자리매김한 이 시리즈에서, 왕가의 일원이면서 대중으로부터 크게 사랑받은 셀럽이기도 했던 다이애나비를 누가 연기하게 될지에 기대가 모였고. 2019년 4월 엠마 코린의 캐스팅 확정 소식이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엠마 코린은 몇몇 작품에서 단역과 조연을 맡았던 신인 배우였다. 지금의 상황은 그때와 많이 다르다. 다이애나 스펜서가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되면서 난생처음 파파라치 세례를 겪었던 것처럼, 이제 코린에게도 파파라치가 따라붙는다. 지난해 11월 <더 크라운> 시즌4가 공개된 후 시간이 꽤 흘렀지만 수상을 축하하며, 다음 작품이 더 궁금해지는 떠오르는 배우 엠마 코린에 대해 알아보자.


<더 크라운>의 다이애나 왕세자비

다이애나 비・찰스 왕세자, <더 크라운> 엠마 코린, 조쉬 오코너

엠마 코린은 <더 크라운> 시즌4로 얼굴을 알렸다. 코린은 가족, 친구와 멀어져 버킹엄궁에 갇혀 지내며 외로움과 섭식장애로 허덕이는 다이애나 왕세자비를 연기해 호평을 받았다. 극중 다이애나는 남편 찰스 왕세자에게서는 사랑 대신 질투를 받았고, 왕실 식구들로부터 외면받았다. <더 크라운>의 플롯이 다이애나 옹호적이며, 왕세자를 포함한 왕실 일가에는 등을 졌다는 평도 있었지만. 코린이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줬다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더 크라운>

그의 연기와 관련해 깊은 인상을 남긴 장면이 몇 있다. 3화 ‘동화’에서 찰스와 다이애나가 약혼을 발표하는 장면도 그중 하나인데. 1981년 실제 둘의 약혼 발표 인터뷰를 재현한 이 장면에서, 카메라가 어색한 다이애나는 고개를 이리저리 기울이고 눈동자를 이리저리 움직인다. 부끄럼이 서린 비뚤어진 미소는 다이애나가 공식 석상에서 곧잘 짓던 표정이었다고 한다. 코린은 다이애나의 어설픈 미소를 잡아냈고, 이 장면은 공개 직후 밈(meme)이 되어 퍼지기도 했다. 3화의 또 다른 장면, 다이애나가 텅 빈 궁전에서 혼자 춤을 추는 장면 역시 여운을 남겼다. 약혼 직후 찰스가 6주간 해외 순방을 떠나 있는 동안 다이애나는 궁에 고립됐다. 그는 왕실 ‘예절’ 교육을 받으며 말투부터 몸가짐까지 통제받았다. 홀로 발레 연습을 하는가 싶더니, 형식 없는 몸부림에 가까운 춤을 추기 시작한다. 경쾌한 팝이 흐르고 그의 춤은 아주 역동적이었지만 슬퍼 보일 뿐이다. 당초 이 장면은 사전에 안무를 짜 구성할 예정이었으나, 코린은 통제력을 잃은 다이애나를 온전히 표현하려면 안무가 없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해 즉석에서 춤을 췄다고 한다. 여담으로 이때 극의 배경음악으로는 다이애나가 생전 즐겨듣던 엘튼 존의 음악이 흘렀지만, 현장에서 코린은 셰어의 ‘Believe’에 맞춰 춤을 췄다고.


주연 데뷔작에서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

제78회 골든글로브

<더 크라운>은 엠마 코린의 주연 데뷔작이다. 그는 <더 크라운>으로 제78회 골든글로브와 제26회 크리틱스초이스어워즈 TV 시리즈 부문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제27회 미국배우조합상(SAG)에서는 <더 크라운> 배우들과 함께 TV 시리즈 부문 앙상블상을 받았다. 데뷔작에서 바로 주연상을 받은 엠마 코린. 아래 코린의 골든글로브 후보 발표 방송 실시간 리액션 영상을 통해, 수상의 기쁨의 크기를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었다. 친구들과 함께 방송을 보던 코린은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 후보로 본인의 이름이 불리자 방방 날뛴다. 실제 수상자가 되었을 때의 기쁨은 이때의 100배쯤 됐으리라.


오디션을 보러 오디션에 간 게 아니었다

<더 크라운>

첫 작품에서 좋은 성과를 낸 코린이지만, 그가 연기하는 다이애나비를 우리는 못 보는 수도 있었다. <더 크라운> 시즌1, 2가 방영될 때까지만 해도 코린은 대학에 다니고 있었다. 그는 친구의 추천으로 <더 크라운>을 보기 시작해 이내 쇼의 팬이 되었다. 학기 중 공부할 것이 많았음에도 한 번 보기 시작하니 멈출 수가 없어 에피소드를 내리 봤다고 한다. 이렇듯 그와 <더 크라운>의 느슨한 인연은 그가 오디션을 보기 몇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스타그램(@emmalouisecorrin)

‘전부터 시리즈의 팬이었던 그는 <더 크라운> 오디션에 지원했고, 합격해 다이애나 역에 낙점됐다.’ 이렇게 되어야 자연스러울 이야기 같지만, 엠마 코린의 캐스팅 비화는 이보다는 특별하다. 그는 <더 크라운> 오디션의 지원자가 아니었다. 엄밀히 말하면, 오디션장에 있었던 것은 맞지만 오디션을 보기 위해 현장을 찾은 것이 아니었던 건데. 그는 지원자를 도와 대사를 읽어 달라는 요청을 받아, 찰스의 연인 카밀라 역 오디션에 참석했다. 코린의 역할은 지원자가 카밀라의 대사를 하는 동안, 대화 상대인 다이애나비의 대사를 읽는 것이었다. 이때 코린은 본인이 지원자로서 오디션에 임하는 것처럼 준비를 해갔고. 그를 눈여겨본 프로듀서 벤자민 캐론과 몇 차례 테스트를 거쳐 다이애나로 캐스팅됐다.


전작이 단 5편, 필모 깨기 난이도 下

<그랜트체스터>
<미스비헤이비어>
2020 TV · 더 크라운 시즌4 The Crown
2020 장편 · 미스비헤이비어 Misbehavior
2019 TV · 페니워스 시즌1 Pennyworth
2019 TV · 그랜트체스터 시즌4 Grantchester
2018 단편 · 알렉스의 꿈 Alex's Dream
2017 단편 · 체사레 Cesare

코린은 <더 크라운> 이전에 5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더 크라운>은 그의 첫 번째 시대극이 아니었다. 2017년 단편 <체사레>로 데뷔한 코린은, 2019년 <그랜트체스터> 시즌4로 TV 신에 진출했다. <그랜트체스터>는 1950년대 캠브리지 그랜트체스터의 신부와 탐정이 공조해 마을에서 벌어진 범죄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로, 코린은 네 번째 에피소드에 단역 에스더 카터로 출연했다. 같은 해 방영된 <페니워스>에서 코린의 출연 분량은 전작과 비교해 많이 늘었다. DC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페니워스>는 배트맨 시리즈에서 브루스 웨인의 아버지를 위해 일했던 전직 특수부대 대원 알프레드 페니워스를 주인공으로 한 시리즈다. 코린은 페니워스의 연인, 댄서 에스미 위니커스를 연기해 시즌1의 조연으로 활약했다. 지난해에는 1970년 미스월드 미인대회와 여성해방운동을 다룬 <미스비헤이비어>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코린은 미스 남아공 질리언 제섭을 연기했다. 여담으로 코린의 어머니는 남아공 출신 언어치료사다. 코린은 대학 시절 휴학 1년간 남아공의 한 초등학교에서 자원봉사 교사로 지낸 적이 있기도 하다.


미우치아 프라다의 뮤즈

제27회 미국배우조합상, 프라다를 입은 엠마 코린

지난해에 이어 올해 주요 시상식들이 원격으로 진행됨에 따라 스타들이 레드카펫을 활보하는 모습을 볼 수는 없었지만. 시상식을 맞이해 드레스업한 스타들이 각자의 공간에서 찍은 버추얼 레드카펫 화보가 화제가 되었는데. 엠마 코린은 매 화보에서 각 의상을 찰떡같이 소화했다. 코린은 영화계에서뿐만 아니라 패션계에서도 주목받는 신예다. 공식 석상 아래서도 감각적인 스타일링을 보여줘 패션 매거진 달곤 손님이 되었다. 특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미우치아 프라다 여사가 이끄는 프라다와 미우미우의 옷을 입은 것을 특히 많이 볼 수 있었는데. 그는 미우미우의 캠페인 화보에 두 차례 참여하기도 했다.

미우미우를 입은 엠마 코린

엠마 코린 감독

<레드 랑데부>

데뷔 이래 코린이 걸어온 길을 살펴볼 때 눈에 띄는 이력이 하나 있다. 엠마 코린은 단편 영화를 쓰고 연출한 감독이다. 지난해 11월 구찌와 패션지 데이즈드가 협업하여 온라인 필름 페스티벌을 열었는데. 그는 이 행사의 일환이었던 단편 영화 프로젝트 '앱솔루트 비기너스'(Absolute Beginners)에 참여해 4분짜리 패션 필름을 연출했다. 고전 서부극을 오마주한 그의 영화 <레드 랑데부>(Red Rendezvous)는 엄마와 딸의 짧은 대화를 통해 알다가도 모를 복잡한 가족의 유대 관계를 그렸다.


차기작은 해리 스타일스와 함께

엠마 코린, 해리 스타일스

코린의 첫번째 차기작은 아마존 스튜디오 신작 <마이 폴리스맨>. 베탄 로버트가 쓴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세 남녀의 비극적 사랑을 다룬다. 1990년대 말, 경찰관 톰과 마리온 부부의 집에 톰의 옛 연인 패트릭이 찾아오면서 부부는 결혼생활에 위기를 맞고. 이야기는 동성애가 불법이고 성소수자가 학대받던 시절로 4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해리 스타일스가 톰을 엠마 코린이 마리온을 연기하고, 패트릭을 누가 연기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코린과 스타일스는 <마이 폴리스맨> 전부터 친분을 이어온 사이다. 둘은 서로 아는 친구가 있어 연을 맺게 되었고 스타일리스트도 같다. 한 번은 코린이 밖에서 식사를 하는 동안, 스타일스가 코린의 반려견을 돌봐준 적도 있다고. 현실 친구 두 배우가 위기의 부부로 합을 맞출 <마이 폴리스맨>은 4월 12일 막 촬영을 시작했다. 이외에도 지난 3월 코린이 <채털리 부인의 사랑> 합류를 논의 중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그는 다이애나에 이어 또 한 번 상류층 여인을 연기한다. D.H. 로렌스가 쓴 원작 고전 소설은 전쟁 때 반신불수가 된 남편 클리포드 경을 둔 채털리 남작 부인이, 사냥터지기 올리버를 만나 사랑에 빠져드는 이야기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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