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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드리면 '꽃' 되는, 무시무시한 과거에서 은퇴한 주인공 스타일

조회수 2021. 4. 9.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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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

현실에서 은퇴는 삶의 쉼표를 찍고 새로운 장을 여는 순간이다. 그래서 은퇴하면 보통 평화로운 노후를 떠올리기 마련인데, 영화 속 인물들에겐 은퇴야말로 진짜 위기를 맞이하는 전환점이 되곤 한다. 4월 7일에 개봉하는 <노바디> 또한 외로운 은퇴 후 삶에서 갑작스럽게 문제에 봉착한 남자를 그린다. 이처럼 은퇴한 사람을 건드린 상대가 '꽃' 되는 스토리의 영화들을 소개한다.


실력이 죽지 않은 영원한 강자

<존 윅> 존 윅
& <테이큰> 브라이언 밀스

존 윅
브라이언 밀스

현 세대들에게 가장 익숙한 '은퇴 아저씨' 둘을 뽑자면 단연 존 윅과 브라이언 밀스가 아닐까. 존 윅(키아누 리브스)은 아내 헬렌을 만나 은퇴하고 일반인의 삶을 살고 있는 전직 킬러(부기맨). 그러나 그의 과거를 모르는 요제프가 존 윅의 반려견 데이지를 죽이고 그의 차를 훔쳐 가면서 다시 총을 꺼내든다. <존 윅> 시리즈 내내 혈혈단신으로 웬만한 조직을 다 박살 낸 그는 과거 '람보'처럼 전투력 최강을 가리키는 대명사처럼 쓰인다.


딸에게는 좋은 아빠, 악당에겐 악몽 그 자체. <테이큰>의 주인공 브라이언 밀스(리암 니슨)는 전직 CIA 요원으로 가정을 챙기지 못한 과거를 속죄하듯 딸과 전 아내와 살가운 사이로 지내고 있다. 그러나 프랑스로 여행 간 딸 킴이 현지 범죄 조직에게 납치되자 자신이 그동안 갈고닦은 '기술'을 이용해 범인들을 소탕하러 나선다. 스토리만 보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B급 액션 영화지만, 액션의 타격감과 리암 니슨의 진중한 연기가 어우러져 역대급 액션 영화로 인기를 얻었다. 진지한 정극 연기로 유명한 리암 니슨의 필모그래피를 확 바꾼 작품. 


2세 농사 잘했더니 알아서 다해주네

<스파이 키드> 그레고리오 & 잉그릿

그레고리오 (왼쪽), 잉그릿

가끔은 은퇴한 사람을 건드리는 게 전략적으로 옳을 때도 있다. 단, 그에게 자녀가 없다면. <스파이 키드>의 잉그릿(칼라 구기노)과 그레고리오(안토니오 반데라스)는 서로에게 푹 빠져서 국적마저 넘어 결혼에 골인한 전직 스파이 부부. 은퇴 후 딸 카르멘(알렉사 베가)과 아들 주니(다릴 사바라)를 키우며 평온한 일상을 보내던 중, 과거 동료들의 실종에 다시 현장으로 복귀한다. 하나 이내 악당에게 납치되고, 갑자기 엄마아빠를 잃은 카르멘과 주니는 부모님을 구하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 아무것도 모른 채 보면 안토니오 반데라스와 칼라 구기노라는 배우가 가장 친숙하고 눈에 띄겠지만, 정작 아역 배우들과 (이런 가족 영화에 어울리지 않은 비주얼의) 대니 트레조에게 비중을 할애하는 특이한 영화. 평소 B급 영화에 애정을 표하며 독특한 감성을 선보인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다운 가족 영화.


가족이 있는데 이렇게 외롭다니

<노바디> 허치 맨셀

허치 맨셀

포스터부터 총구에 둘러싸인 존 윅을 연상시키는 <노바디>. 막연히 <존 윅> 패러디 영화인가 싶지만, 그것과는 닮은 듯 다르다. 은퇴한 한 남자가 모종의 사건으로 제 실력을 선보인다는 골자는 같으나 <존 윅>이 홀로 남은 킬러의 고독함이 도드라진다면, <노바디>는 아내도 있고 자식도 있지만 점점 반복적인 삶이 찌든 가장의 모습이 돋보인다. 리드미컬한 오프닝이나 중간에 음악을 사용하는 방식을 보면 특유의 재기발랄한 장르 영화 같은데, 막상 액션과 밥 오덴커크의 연기를 보면 묵직한 것이 반전 포인트. 여느 영화들처럼 파격적인 액션씬을 소화한 노장 밥 오덴커크가 리암 니슨에 이은 새로운 노년 액션스타로 발돋움할지도 궁금해진다.


하늘에서 떨어진 사람 때문에 이 무슨 소동

<제5원소> 코벤 댈러스

코벤 댈러스

사실 이 배우는 전직, 현직 구분 없이 그저 '강한 직업'이라면 다 어울리긴 한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존 맥클레인만큼 잘 어울리는 배역으로 <제5원소> 코벤 댈러스만한 게 없다. 처음엔 권태감에 절은 한량처럼 등장하지만 직후 강도를 능숙하게 제압하며 범상치 않은 과거를 암시한다. 알고 보니 전직 특수부대 출신으로 은퇴한 후 택시운전사라는 소소한(?) 인생을 살고 있던 것. 엄밀히 따지면 리루가 그의 택시에 떨어지지 않았다면, 누구도 그를 건드리지 않았을 테지만 그런 운명적인 만남 덕분에 코벤은 다시 임무를 받게 된다. 덕분에 영화의 악역 조그만 개고생하는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어쩌면 의도하지 않았는데 악재를 겪는 조그가 불쌍해질 정도(?).


마음은 현역인 딸바보

<미트 페어런츠> 잭 번즈

잭 번즈

굳이 따지자면 주인공 그렉은 이 사람을 건드리지 않았다. 그의 딸을 사랑했을 뿐. 하지만 그 때문에 아빠이자 전직 CIA 요원 잭은 그렉을 예의주시하기 시작한다. 감히 누가 장인어른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겠는가. 그러나 그렉이 노력하면 할수록 잭과의 관계는 점점 틀어진다. 명배우 로버트 드 니로가 코미디에 일가견 있는 벤 스틸러와 호흡을 맞춘 코미디 영화 <미트 페어런츠>. 마치 은퇴하고도 여전히 예리한 감각을 가진 잭처럼, 로버트 드 니로 또한 코미디 연기에서도 등에 식은땀을 유발하는 순간들을 만든다. 항상 은퇴한 요원이 생고생만 하는 다른 작품에 비하면 이렇게 일상적인 삶을 영위하는 캐릭터를 활용한 것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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