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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무도 없는 곳> 이주영 “마음에 담긴 건 풀어야 하지 않겠어요?”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 사진제공 엣나인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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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

<아무도 없는 곳>

성큼성큼. 큰 키가 눈에 먼저 들어온다. 모델 출신이라는 이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마른 체형과 작은 얼굴도 그가 한때 모델이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김종관 감독의 <아무도 없는 곳>에서 시를 쓰는 바텐더 주은을 연기한 이주영을 만났다.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앉아 몇 마디를 나누니 모델이라는 느낌에서 역시 배우라는 인상으로 자연스레 바뀐다. 영화계에 명성이 자자한 데뷔작 이충현 감독의 <몸값>부터 <독전>의 농아 동생 주영,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의 송소라 등을 거치며 배우의 삶을 착실히 이어가는 이주영과의 솔직담백한 대화를 전한다.


-오늘(<아무도 없는 곳>의 언론배급 시사회)도 영화 봤나.

=오늘은 못 봤다. 안 그래도 다시 보고 싶었는데 다른 스케쥴 때문에.

-<아무도 없는 곳>을 몇 번이나 봤나.

=2019년 전주국제영화제(<아무도 없는 곳>은 전주시네마프로젝트 선정작이다)에서 처음 보고 얼마 전에 내부 시사에서 다시 한번 봤다.

-다시 보니 예전에 볼 때와 다른 점이 있던가.

=내가 이렇게 연기를 했었나 싶었다. 다시 보니 새롭더라. 왜 저렇게 했지,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

-그 생각은 좋은 쪽인가, 안 좋은 쪽인가.

=둘 다. 반반씩 있는 것 같다.

-김종관 감독과는 이 영화 이전부터 인연이 있다.

=감독님이랑은 <채씨 영화방>이라는 프로젝트로 처음 만났다. 감독님이 제가 작업했던 작품의 이해영 감독님(<독전>), 이경미 감독님(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이랑 친하다. 그러다 보니까 감독님이 사진전 할 때도 가고 그랬다.

-김종관 감독이 사진전도 열었는지 몰랐다.

=이 영화를 하게 된 것도 감독님과의 인연 때문이다. 감독님이랑 정유미 배우랑 잘 아는 사이이고 저는 유미 언니랑 드라마 <라이브>에 같이 출연했다. 그래서 둘이서 감독님 작업실에 놀러 갔다. 감독님이 저를 보시고 주은 캐릭터를 떠올리셨다. 그렇게 다음날 시나리오를 받았다.

-오디션 없이 바로 캐스팅된 셈이다.

=그렇다. 너무 좋았다. 얼떨결에.

-바텐터 역할을 맡았는데 술을 전혀 안 마신다고 했다.

=예전에는 분위기 맞추려고 한 두 잔 마셨는데 술 못 마시는 나같은 사람에게는 고통이더라.

-술을 못 마시는 체질인가 보다. 그런데 바텐더 역할을 맡았다.

=아이러니하다.

-술은 못 마셔도 바텐더 연기를 위해서 기술을 배웠다.

=감독님이 자주 가시는 바에 따라 갔다. 거기서 일하시는 분이 일본 긴자에서 활동하는 정말 유명한 바텐터의 제자라고 하더라. 술을 따르는 것까지 방법이 있더라. 다도(茶道) 같았다. 상상도 못했다. 신기하고 새로운 문화를 알게 된 기분이었다.

-만들 수 있는 칵테일은 없나.

=칵테일은 안 배웠다. 위스키 따르고 그런 디테일만 배웠다. 지금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얼음을 젓는 것도 방법이 있다. (얼음 젓는 동작 시범을 보이며) 손가락을 이렇게 해서… (웃음)

-주은은 시를 쓰는 캐릭터다. 배우 이주영도 시를 쓰는지, 시를 읽는지 궁금하다.

=대학교 때 문예창작과를 복수전공했다. 글 쓰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주은이의 대사 중에서도 그런 게 있지 않나. 마음을… 뭐였더라….

-그 대사 써왔다. “마음에 담긴 건 풀어야 되지 않을까”였다.

=나도 뭔가 해소하는 느낌으로 글을 썼다. 초등학교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일기를 썼다. 그러다 보니 문예창작과 복수 전공을 하게 됐다. 그때 장편 시나리오를 2편 썼다.

-영화 속 시는 김종관 감독이 쓴 건가.

=시나리오에 있었던 거다.

-그 시에 대한 감상은 어떤지 궁금하다. 처음 읽었을 때.

=감상이라기보다는 대사를 어떻게 할지 고민했던 것 같다. 너무 자기 세계에 빠진 사람처럼 보이지 않고 담백하게 읽고 싶었다.


<아무도 없는 곳> 촬영현장

-영화를 보면서 촬영 현장의 분위기가 궁금했다. 딱 두 사람이 한 공간에서 대화만 하기 때문이다.

=현장 분위기는 좋았던 것 같다. 모든 스태프들이 감독님을 신뢰하고 따르는 그런 현장이었다. 대사의 양이 많으니까 난이도가 꽤 높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 바텐더 연기… 술을 따르고 만들면서 대사를 해야 하니까 집중을 더 많이 했던 것 같다. 또 다른 점이 있다면 여기서는 배우가 단 둘밖에 없기 때문에 물러설 곳이 없는 느낌이었다. 약간 긴장을 했던 것 같다.

-작품을 많이 했는데 여전히 긴장이 되나보다.

=사실 현장에서는 긴장보다는 설렘이 더 많은 것 같다. (웃음)

-모델로 데뷔하고 배우가 됐다.

=배우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못 했다. 키가 너무 크고 외모가 그런 것도 아니니까. 우연찮게 현대 미술하던 작가 언니가 영상 작업을 같이하자고 했다. 그 언니 덕분에 배우를 하게 된 거다.

-영상작업이라고 하면 미디어 아트 같은 건가.

=그 언니가 한 작업이 전시 오프닝 영상 같은 건데 단편영화 같은 느낌이 있다. 그런 작품에 연기라는 생각을 안 하고 출연했다. 그래서 연기라는 것도 편하게 다가온 것 같다.

-모델보다 배우가 좋은지 궁금하다.

=훨씬 좋다. 주은이 대사에 마음에 담긴 걸 풀어야 되지 않냐고 했는데 나의 경우에 예전엔 글이 그랬는데 이제는 연기인 것 같다. 그래서 연기를 시작하고 글을 잘 안 쓴다. (웃음) 쓰긴 쓰지만.

-다른 사람이 될 수 있어서 그런 걸까 아니면 연기라는 일 자체의 희열 때문일까.

=글이라는 것이 내 마음에 있는 어떤 것을 발산하는 거다. 그것처럼 연기를 하면 마음속에 뭔가 해소되지 못한 응어리가 나오고 해소되는 것 같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연기가 심리치료용으로 좋다고 배워보라고 권하기도 한다.

-목소리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 있나. 독특한 톤이 있는 것 같다. 어쩌면 이주영이라는 배우를 대표하는 하나의 요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주변에서 이런 말을 들었던 기억이 있다. 너는 연기를 안 하는 게 매력이구나 라고. 연기를 할 때 어떤 틀 없이 하는 것 같다. 물 흐르듯 하는 것 같다. 그런 거 말하는 거 맞나?

-음… 따라하기 그런데 말할 때 끝을 흐리고 툭툭 던지는 말투 같은 것?

=<아무도 없는 곳>에서도 그랬나?

-이 영화에서는 덜한데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의 송소라가 딱 그런 느낌이었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서 영어 강사(타일러 라쉬)에게 하는 대사) 저기요~ 제리! (웃음)

-너무 잘 어울린다 그런 느낌. 연기로 하는 건가 아니면 그냥 나오는 건가.

=그냥 나오는 것도 있다. 연기한다, 연기해야지 이런 느낌은 내가 못 보겠다.

-완전히 작품 속 캐릭터로 변신하는 메소드 연기 쪽은 아닌가보다. 20kg씩 빼고 그 캐릭터가 되는 배우들도 있는데. 실제 성격이 드러나는 연기 스타일인가.

= 아니다. 평소 내 모습을 반영하는 건 아니다. 그렇게 하면 스펙트럼이 좁아질 것 같다. 내 안에 여러 가지 다양한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색깔이 있고. 그런 한 부분을 뽑아서 연기하는 느낌이라고 해야 될까. 어떤 캐릭터냐에 따라 다를 것 같다. 만약에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의 매튜 맥커너히가 맡은 역을 하게 된다면 체중 감량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김종관 감독의 다음 영화에도 출연할 생각 있나.

=당연하다. 언제나 환영이다.

-<아무도 없는 곳>이 종로구 3부작이라고도 하던데. 김종관 감독의 세계관에 공감하는 편인가.

-<최악의 하루>, <더 테이블>은 좀 밝고 <아무도 없는 곳>은 감독님 표현대로 그림자, 어두운 면에 초첨을 두고 만든 작품인 것 같다. 누구나 다 그늘이 있고 그림자가 있지 않나. 그런 부분을 꺼리낌 없이 말하기가 힘든데 <아무도 없는 곳>은 서슴 없이 들쳐 꺼내놓은 느낌이 있다.

-김종관 감독말고 또 좋아하는 감독이 있다면.

=조 라이트 감독 좋아한다. <오만과 편견>, <어톤먼트>를 인상 깊게 봤다. 거기 출연한 키이라 나이틀리도 완전 좋아하고.

-키이라 나이틀리와 약간 느낌이 비슷한 것 같다.

=그런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다.

-마른 체형에.

=전형적이지 않은 얼굴. (웃음)


-지금 촬영을 마친 차기작이 많더라.

=<보이스>(가제)라는 영화에 출연했다. 변요한, 김무열 배우 나오는 영화다. 그리고 한국영화아카데미 작품 <윤시내가 사라졌다>을 겨울에 찍었고 올초에 끝냈다.

-중국에 있는 보이스피싱 업체를 쫓는 <보이스>도 기대되는데 <윤시내가 사라졌다>가 재밌을 것 같다.

=좀 신박한 작품이다.

-윤시내라는 가수를 알았나.

=전혀 몰랐다. 아빠는 아시더라. 윤시내는 초특급이지 그랬다. 아, <액션히어로>라는 독립영화도 있다. 액션 코미디 장르인데 올해 개봉 준비중이다.

-등산을 즐겨한다고 했다.

=재작년 12월말에 다리를 다쳤다. 3개월 동안 깁스를 하고 운동을 못하면 누구라도 움직이고 싶을 것 같다. 그러다가 3월이 되서 운동을 해도 된다고 해서 등산을 시작했다. 지난해에 16개 산에 갔다. 등산은 18번 하고. (웃음) 같은 산에 2번씩 가서. 올해도 한라산이랑 인왕산이랑 천마산 다녀왔다. 백록담 보고 왔다.

-천마산은 어디 있는 산인가.

=남양주에 있다. 여기는 인왕산처럼 쉬운 산이다. 오래 안 걸린다. 한 3시간? 한라산은 10시간 걸린다.

-기자도 등산을 살짝 좋아해서 물어본다. 지리산은 가봤나.

=못 가봤다. 올해 가려고 한다.

-설악산은?

=설악산 가려다가 <윤시내가 사라졌다> 촬영이 생겨서 취소했다. 아쉽다.

-설악산 공룡능선 좋은데. (웃음)

=그러니까.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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