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 정이삭 감독의 차기작, 할리우드 실사영화 <너의 이름은.>에 대한 정보들

조회수 2021. 3. 30.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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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수상 발표 당시 정이삭 감독과 딸.
<미나리>에 대한 감상을 남긴 신카이 마코토 감독.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미나리>를 봤다고 한다. 그게 무슨 대수냐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가 <미나리>를 어떻게 봤느냐는 은근히 의미심장한 구석이 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트위터를 통해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를 시사회로 관람했다. 영화 속의 강인한 가족은 물론이고 제작자까지 나도 모르게 좋아하게 되는, 멋진 선성(善性)이 가득한 영화였다. 좋은 작품을 봤다”고 썼다. 또 그는 “정이삭 감독이 할리우드 실사판 <너의 이름은.>을 연출해주신다는 게 새삼 기쁘다"고 덧붙였다.

<미나리>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미나리>를 본 게 무슨 대수가 될 수 있었던 이유가 나왔다. 정이삭 감독의 차기작이 바로 <너의 이름은.>의 할리우드 실사 리메이크 영화이기 때문이다. 사실 정이삭 감독이 <너의 이름은.>의 감독으로 결정된 것은 오래전 일이다. 지난해 9월 ‘데드라인’의 단독 보도를 통해 알려진 사실이다. 다만 당시에는 지금과 같이 <미나리>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 같다. <미나리>가 골든글로브의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고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을 비롯해 6개 부문의 후보에 오른 지금, 정이삭 감독의 차기작 할리우드 버전의 <너의 이름은.>에 대해 살짝 알아보자.


<너의 이름은.>의 할리우드 리메이크는 2017년 9월 27일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이 프로젝트의 중심에는 J. J. 에이브럼스 감독이 있다. 그는 신카이 마코토의 원작 애니메이션의 팬으로 시작해 할리우드 리메이크의 제작자로 나섰다. 에이브럼스의 영화 제작사 배드 로봇과 파라마운트픽처스가 원작의 배급사인 일본의 토호와 함께 할리우드 실사 리메이크 작업을 진행하기로 발표했다.

<너의 이름은.>

2017년 당시 에이브럼스 감독이 영입한 인재는 드니 빌뇌브 감독이 연출한 <컨택트>의 각본가 에릭 헤이저러였다. 그는 <컨택트>로 아카데미 각색상 후보에 올랐다. 이후 그가 작업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버드박스>까지 염두에 둔다면 에이브럼스 감독의 헤이저리 기용은 탁월한 선택처럼 보였다. 특히, 원작의 판권을 가진 토호에서 <너의 이름은.>의 리메이크가 원작의 단순 실사화가 아닌 미국 버전의 각색으로 이뤄지길 요청했다. 그러면서 도쿄는 시카고로 일본의 시골은 미국 원주민 마을로 변경됐다. 이는 분명 2017년에 개봉한 스칼릿 조핸슨 주연의 아니메 원작 할리우드 실사영화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의 경우와 같은 참사(?)는 막으려는 의도처럼 보인다. 헤어저러 작가의 기용과 토호의 요청으로 <너의 이름은.>의 팬들은 할리우드 실사영화에 대한 어느 정도 기대를 가질 수 있게 됐다.


헤어저러 작가의 파트너를 언급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정이삭 감독이 <너의 이름은.>의 연출을 맡게 된 것이 아니다. 마크 웹 감독이 헤어저러의 파트너였다. 웹 감독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와 <500일의 썸머> 등으로 유명하다. 특히 <500일의 썸머>에서 보여준 웹 감독의 재능이 에이브럼스의 선택을 받게 한 이유가 아닐까 추측해본다. 다만 팬들은 마크 웹 감독에 대해서는 신뢰를 보이지 않았다. <500일의 의 썸머> 이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지나며 그의 연출력이 점점 내리막을 걷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왼쪽부터) <빅 식> 촬영현장의 쿠마일 난지아니, 에밀리 V. 고든, 조 카잔.

정이삭 감독은 지난해 9월 <너의 이름은.>의 연출을 맡았다. 그는 연출 뿐만 아니라 각색에도 참여한다. ‘데드라인’의 보도에 따르면 에밀리 V. 고든이 쓴 각색 초안이 기반이 된다고 한다. 고든은 갑작스레 등장한 이름인데 아마도 헤이저러와 함께 초반 각색을 작업한 인물처럼 보인다. 쿠마일 난지아니 주연의 <빅 식>으로 아카데미 각본상 후보에 오른 바 있다. 참고로 고든과 난지아니는 부부다.


현재 영화 정보 사이트 IMDb에 등록된 <너의 이름은.>의 할리우드 실사영화의 크레딧에서는 마크 웹 감독과 정이삭 감독이 모두 등록돼 있다. 추측하건대 마크 웹과 헤어저러 대신 정이삭, 고든 조합으로 <너의 이름은.>이 제작될 듯하다. 정이삭 감독이 <너의 이름은.>의 감독이 된 직후인 지난해 10월 한 매체는 일본 팬들의 반응을 소개하며 약간은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이삭 감독은 <미나리>를 통해 제2의 영화 인생을 통과하고 있는 중이다. 2018년 그는 인천 송도에 위치한 유타대학교 아시아 캠퍼스 교수로 일했다. 감독으로 영화를 만드는 건 이제 끝났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선택한 직장이라고 한다. 르완다에서 11일 만에 만들어 2007년 칸영화제에 초청된 데뷔작 <무누랑가보> 이후 <럭키 라이프>, <아비가일> 등의 영화를 제작했지만 그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한국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의 기억들의 조각을 모아 완성한 시나리오, 마지막 영화가 될지도 모를 <미나리>가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오를 줄은 그도 몰랐을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할리우드의 메이저 스튜디오와 계약하는 감독이 됐다.

<미나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모두 6개의 부문의 후보가 됐다.

정이삭 감독의 <너의 이름은.>은 이제 시작 단계에 있는 듯하다. 언제 우리가 이 영화를 볼 수 있을지 짐작도 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기대를 하게 만든다. 당연하게도 <미나리>를 봤기 때문이다. <너의 이름은.>의 제작자인 에이브럼스도 <미나리>를 봤기 때문에 정이삭 감독을 영입했을 것이다. (영어에 부담이 없다면 <미나리>의 배급사인 A24 유튜브 채널에서 진행한 에이브럼스와 정이삭 감독, 스티븐 연의 대담을 보길 추천한다.) 아카데미 시상식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지금 정이삭 감독에 대한 원작 팬들의 우려는 모두 사라졌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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