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수업>에 나왔다고? <빈센조> 조연 배우들의 과거

조회수 2021. 3. 23. 08:0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씨네플레이 유정아 기자
(왼쪽부터) 송중기, 전여빈, 옥택연
(왼쪽부터) 조한철, 김여진, 곽동연

<김과장>(2017), <열혈사제>(2019)를 집필했던 박재범 작가의 신작 <빈센조>는 (박재범 작가의 다른 작품들이 늘 그랬던 것처럼) 오바스러운 맛에 끌리는 작품이다. 처음엔 조금 만화적으로 느껴질지 몰라도. 계속 보다 보면 특유의 '병맛스러움'에 녹아들게 되는 것. 박재범 작가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이자 매력이다. 덕분에 <빈센조> 주연 배우들의 면면이 화제의 중심에 섰지만, 그들의 관계 사이 사이를 채워주는 조연 배우들의 면면 역시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빈센조> 곳곳을 유쾌하게 환기 시켜주는 핵심 배우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 <빈센조>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윤병희 | 남주성, 지푸라기 사무장 役

홍윤찬(유재명)과 함께 정의롭게 법무법인 지푸라기를 이끌던 남주성. 홍윤찬의 죽음과 함께 사라질 캐릭터인줄 알았으나, 남 사무장은 급히 방향키를 틀어 빈센조(송중기)의 복수 계획에 힘을 보탠다. 전직 특수분장사이기도 한 남주성은 <빈센조>의 핵심 캐릭터 중 한 명이다. 빈센조, 홍차영(전여빈)과 함께 힘을 합쳐 복수해 나가는 건 물론, 물과 기름 같은 두 사람의 티키타카에 균형을 더하는 인물. 남주성을 연기한 배우 윤병희는 이미 2007년부터 연극, 영화, 드라마를 오가며 존재감을 드러내 왔다.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작품으론 <스토브리그>(2019)와 <슬기로운 의사생활>(2020)(이하, <슬의생>)을 꼽을 수 있겠다. 아내의 출생을 축하하기 위해 '그대 고운 내 사랑'을 부르던 <슬의생>의 연약한 남편, <스토브리그> 속 '짠내'를 담당한 스카우터 양원섭이 바로 남주성이다. 


최영준 | 조영운, 금가프라자 건물주 役

윤병희와 함께 <슬의생>에 출연한 최영준은 <빈센조>의 금가프라자 건물주를 맡았다. 서류상 금가프라자의 건물주인 조사장 역을 맡은 최영준은 <빈센조>의 초반 이야기 설계에 힘을 보탰다. 이탈리아에서 한국으로 넘어온 빈센조의 곁을 살뜰히 챙기고, 금가프라자 재건축을 막으려다 교통사고까지 당하는 수난을 겪었다. <슬의생> 곳곳에서 구구즈의 과거 이야기들을 풀어주는 응급외과 봉 선생님으로 그을 기억하는 이들이 많을 것. 우리에게 최영준은 아직 낯선 이름일 수밖에 없다. 10년이 넘도록 뮤지컬계서 잔뼈 굵은 흔적들을 새겨왔지만, 매체 연기를 시작한 건 2019년 <아스달 연대기>(연발 役)부터니 말이다. 뮤지컬 배우답게 또박또박한 발음과 울림있는 목소리가 매력적인 배우. <슬의생> 시즌2에도 출연한다고 하니 최영준의 행보를 기대해 봐도 좋겠다. 


양경원 | 이철욱, 전당포 사장 役

이탈리아 마피아 세계에서 건너온 빈센조, 아버지의 복수를 계획하는 홍차영. 다소 무거울 수 있는 <빈센조>의 소재를 가볍게 환기하는 건 배우들의 유쾌한 연기 덕분이다. 주연 배우들의 개성 있는 연기는 물론, 금가프라자 상가 입주민들의 각기 다른 연기의 결이 한데 모여 앙상블을 이루고 있다. 상가 입주민 중 미워하려야 미워할 수 없는 전당포 사장은 배우 양경원이 연기했다. 이미 <사랑의 불시착>(2019) 표치수를 통해 '깐족거린다'는 게 뭔지 제대로 보여준 그는 <빈센조>를 통해서도 센 척을 밥 먹듯이 하지만, 한없이 나약한 전당포 사장 역할을 실감나게 그려내고 있다. 뮤지컬로 처음 연기판에 발을 들인 양경원의 출세작은 단연 <사랑의 불시착>. 윤세리(손예진)와의 '말발 대결'을 맛깔나게 연기하며 단숨에 대중의 사랑을 받는 배우로 우뚝 섰다. 


서예화 | 장연진, 철욱의 아내 役

큰 눈을 부릅뜨고 철욱의 허세를 한 번에 꺾어 버리는 그의 아내. 빈센조를 향해 의심 반, 믿음 반의 시선을 보내는 연진은 철욱이 쓸데없는 말을 할 때마다 남편의 등짝을 마구 내리친다. 연진을 연기한 배우 서예화는 동일 인물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출연하는 작품마다 처음 보는 얼굴을 꺼내 드는 배우다. 최근작 <편의점 샛별이>(2020)의 김유정 친구로 기억하는 이들도 많겠지만, 가장 많은 이들의 시선을 빼앗은 작품은 단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 <인간수업>을 본 이들이라면 단번에 그의 얼굴을 떠올릴 만큼 불법 조건 만남을 행하는 성미라는 캐릭터를 실감 나게 연기했다. 이미 15편 이상의 연극과 뮤지컬을 무대에 올린 그는, 개성 있는 마스크를 바탕으로 제 영역을 확장하는 중이다. 


최덕문 | 탁홍식, 세탁소 사장 役

세상에 단 하나뿐인 빈센조의 양복을 망가뜨려버린 장본인. 빈센조가 내는 의견 하나하나를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세탁소 사장 홍식은 배우 최덕문이 연기했다. 느릿한 충청도 사투리로 극의 다양성을 더하는 그는 회차가 진행될수록 빈센조와 홍차영에게 믿음을 보인다. 최덕문은 의심이 필요 없는 베테랑 배우다. 최덕문이 지나 온 자리는 이미 그가 실력자임을 입증하고 있다. 스크롤을 내려도 끝도 없는 작품 수만 봐도 알 수 있을 만큼, 1999년부터 연극, 드라마, 영화계를 빠짐없이 섭렵한 잔뼈 굵은 배우. 영화 대표작으론 <도둑들>을 언급 않을 수 없다. 예니콜(전지현)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김수현에게 키스하던 카지노 지배인으로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김윤혜 | 서미리, 피아노 학원 원장 役

잘 생긴 게 최고야! 완벽한 외모지상주의자(!)인 서미리는 빈센조의 속내가 무엇이든 크게 개의치 않는다. 왜냐? 빈센조는 정-말 정-말 잘 생겼으니 말이다. 건물을 손에 쥐고 있는 빈센조를 향해 눈을 치켜뜨는 다른 입주민들과는 달리, 빈센조의 말이라면 사랑스러운 눈빛이 먼저 나가는 캐릭터. 서미리를 연기한 배우 김윤혜는 본래 '김우리'라는 가명으로 더 친숙한 배우였다. 쏟아질 듯한 큰 눈과 인형 같은 이목구비로 광고와 뮤직비디오에서 자주 만나 볼 수 있었던 배우. 그의 최근작은 <18 어게인>(2020). <빈센조>에서 펼쳐내는 백치미(!)와는 다르게 <18 어게인>에선 김하늘을 경계하는 얄미운 동료 아나운서 유미를 연기했다. 


이항나 | 곽희수, 영호분식 사장 役

빈센조를 향해 거센 반기를 들며 빈센조와 금가프라자 입주민들 사이에서 불신을 조장한 인물 희수. 어딘지 빌런 같은 행동한 탓에 시청자들의 미움을 사기도 했지만, 회차가 진행될수록 유쾌한 면모를 드러낸다. 분식집 사장 곽희수는 배우 이항나가 연기했다. <변호인>(2013)의 송강호 아내, <4등>(2015) 엄마 정애를 통해 이항나의 얼굴을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러시아로 연기 유학을 다녀올 만큼 연극 무대를 향한 욕심이 컸던 그는, 숱한 연극 무대에서 제 재능을 뽐내온 실력자이기도 하다. "빈센조를 만나 묘하게 위안 받"기 시작한다는 인물 소개처럼, 회차가 진행될수록 빈센조와 희수의 관계가 어떻게 개선될지 지켜봐도 좋겠다. 


권승우 | 채신 스님, 난약사 스님 役

금가프라자 입주민은 아니지만, 입주민들이 모여있을 때면 늘 채신 스님이 한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있다. 어두운 과거를 청산하고(!) 스님이 된 그는 일련의 사건 이후 빈센조를 적극적으로 돕기 시작한다. 실제 스님이 아닌가 의심될 정도로 외형부터 말투, 차림새까지 스님의 모습을 완벽하게 갖춘 이는 우리에게 아직은 낯선 배우 권승우다. <수상한 흥신소> <셜록> <라이어>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연극 무대에서 제 존재감을 떨친 권승우는 <빈센조>를 통해 본격적으로 대중 앞에 섰다. 드라마를 위해 삭발을 감행한 건 물론이거니와, 매체 연기가 처음이라곤 안 믿길 만큼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쳐내고 있다. 


김형묵 |토토, 셰프 役

<빈센조> 초반, 시청자들이 가장 빵 터졌던 장면 중 하나. 자신이 만든 음식을 망설임없이 뱉어내던 빈세조를 향해 울먹거리던 토토의 모습이 아닐까. 이탈리아 밀라노 출신이라 뻥뻥대던 제 앞에 '찐 이태리' 사람이 나타날 줄 누가 알았으랴. 빈센조 앞에서 말 한마디 하지 못하며 쩔쩔매는 토토는 <빈센조> 안에서 가장 만화적이면서도 인간적인 캐릭터다. 이미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배우 김형묵은 난생처음 꼬불 머리를 하고 시청자 앞에 서게 됐다. 박재범 작가의 전작 <열혈사제> 강석태처럼 얍삽하고, 검은 속내를 가진 악인들을 주로 연기해왔지만, <빈센조>에선 웃음을 찔러 넣어주는 감초 역할로 변신했다.


김설진 |래리강, 댄스 교습소 원장 役

김설진의 존재(!)를 아는 이들이라면, <빈센조>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전설 아닌 레전드 무용수' 김설진이 댄스 교습소 원장으로 출연한다니. 더욱이 재밌는 건 금가프라자에서 댄스 교습소를 운영하는 래리강의 특기는 독특하게도 좀비 연기다. 래리강은 '김설진 본캐'의 능력치가 한껏 녹아있는 캐릭터라는 걸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얼마 전 넷플릭스에서 방영한 <스위트홈>을 떠올려 볼까. 괴이한 몸짓으로 <스위트홈> 주민들을 겁에 질리게 만든 장본인, '연근 괴물'이 바로 김설진이기 때문. 이렇듯 <빈센조>의 래리강이란 캐릭터는 김설진이란 인물이 또렷하게 투영된 인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임철수 |안기석, 안보 정보원 役

이탈리아 마피아 보스의 변호사인 빈센조를 감시하는 시선은 이곳저곳 한둘이 아니다. 정보원인 기석 역시 빈센조의 동태를 살피기 위해 금가프라자에 발을 들인다. 매서운 얼굴을 하고 빈센조를 지켜볼 줄 알았으나, 특유의 귀여움을 흘리고 다니며 빈센조의 뒤를 쫓는다. 내레이션을 통해 코믹한 속내를 드러내는 기석을 연기한 배우는 임철수다. <사랑의 불시착>을 즐겨 본 이들이라면 이미 너무나도 잘 알고 있을 배우. 세리(손예진)가 생존해 있다는 사실을 유일하게 믿고, 세리의 구출(!)에 도움을 준 장본인이다. 이미 숱한 연극무대에 오르며 실력을 가다듬어온 그는 영화와 드라마에도 서서히 제 흔적을 새겨넣고 있는 중. 그가 가진 특유의 발성과 목소리를 좋아하는 시청자들이 많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