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글로브 트로피를 땅에 묻었다? 로자먼드 파이크에 대한 소소한 사실들

조회수 2021. 3. 17.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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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이지연 기자
<퍼펙트 케어>

<다크 나이트> 히스 레저의 조커, <보헤미안 랩소디> 라미 말렉의 프레디 머큐리, TV시리즈 <오피스> 스티브 카렐의 마이클 스캇. 소위 '인생캐'라고 말하는 역할을 만난 배우들이 있다. 캐릭터를 너무나 잘 소화해버린 나머지 배우 이름 뒤에 캐릭터의 이름이 항상 따라붙기도 한다. <나를 찾아줘>의 에이미는 로자먼드 파이크의 인생캐다. 파이크가 에이미를 이을 악인, 은퇴자를 위한 재산 관리 회사 CEO 말라로 돌아왔다. <퍼펙트 케어>로 골든글로브에 이어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드에서도 여우주연상을 받은 로자먼드 파이크. 그에 대한 진짜로 소소한 사실들을 모아 보았다.


# 독어, 불어 능력자

파이크는 영국 런던 해머스미스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 줄리안 파이크는 오페라 가수, 어머니 캐롤라인 파이크는 바이올리니스트. 어린 시절 부모님의 공연을 따라 유럽 전역을 투어한 로자먼드는 독어와 불어를 익혔다. 역시 부모님의 영향으로 피아노와 첼로를 연주할 줄 안다.


# 데뷔.ssul

국립청소년극단(National Youth Theatre) <로미오와 줄리엣> 무대에서 줄리엣을 연기하다가 에이전트의 눈에 띄어 전문 배우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프라이빗 워>
<마리 퀴리>

# 옥스포드 출신은 다르다? 지식인 전문가

정갈하고 고전적인 이미지의 외양에 기인한 것일까. <프랙처>의 검사 니키 가드너. <잭 리처>의 변호사 헬렌. <나를 찾아줘>의 작가 에이미 던. <프라이빗 워>의 유능한 종군 기자 마리 콜빈. 그리고 <마리 퀴리>의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 마리 퀴리. 지식인 캐릭터를 자주 연기했다. 괜히 이런 역할이 그에게 간 것이 아니었다. 파이크는 배우 생활과 학업을 병행하여 옥스포드 대학교 와드햄 칼리지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007 어나더 데이>
<007 골드핑거>

# 007 본드걸로 스크린 데뷔

그의 영화 데뷔작은 무려, 007의 스무번째 작품. 파이크는 <007 어나더 데이>의 본드걸로 발탁되어 피어스 브로스넌의 마지막 제임스 본드와 함께했다. 그는 이중 첩자로 활동하는 MI6 요원 미란다 프로스트를 연기했다. 망가진 개연성, 철저하지 못한 한국 고증, 지나친 자기 복제 등을 이유로 이 유서 깊은 시리즈의 작품 중에서도 졸작으로 꼽히는 영화이지만, 로자먼드는 좌중에 강한 첫인상을 남겨 엠파이어 어워즈에서 신인배우상을 받았다. 이후 또다른 007 프랜차이즈 작품에 참여하기도 했는데. BBC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각색된 <골드핑거>에서 본드걸 푸시 갤로어 역을 맡았다. 영화 <007 골드핑거>에서 호너 블래크먼이 연기했던 역할이다. <007 어나더 데이>의 동료 배우 토비 스티븐스(거스타브/문 대령 役)가 BBC <골드핑거>의 제임스 본드를 연기하기도 했다.


# 부산 명예시민

로자먼드 파이크는 지난 2013년 그는 톰 크루즈,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과 함께 <잭 리처> 홍보 차 부산 영화의 전당을 찾았다. 그는 이때 톰 크루즈와 함께 부산시장에게 명예 부산시민증을 수여받았다.


<나를 찾아줘>

# 에이미를 나탈리 포트만이 연기할 뻔?

그의 대표작을 하나 꼽으라 하면 모두가 이견 없이 <나를 찾아줘>를 고르겠다. 파이크는 그가 아닌 에이미를 상상할 수 없도록 할만큼 강렬한 연기를 보여주었다. 무섭다 못해 엽기적이기까지 한 에이미의 행동은 파이크의 알 수 없는 표정과 냉담한 톤을 받아 무게를 얻는다. <나를 찾아줘> 하면 반사적으로 머리에 떠오르는 오프닝, 엔딩 장면의 에이미의 사늘한 표정. 피칠갑의 잔상. 그리고 극의 분위기를 한순간에 뒤집어버리는, 일명 ‘쿨 걸(Cool Girl) 독백’ 장면. 그의 퍼포먼스는 영화를 보면 한동안 잊을 수 없다.

그런데 에이미 역할이 다른 배우에게 가는 수도 있었다. 나탈리 포트만, 샤를리즈 테론, 에밀리 블런트, 올리비아 와일드 등의 배우를 재치고 에이미 역에 낙점되었다. 데이빗 핀처는 그를 캐스팅한 이유로 파이크의 나이를 예측할 수 없는 외모, 그리고 에이미처럼 그도 외동딸이라는 점을 언급했다. 영화에는 닉(벤 애플렉)과 에이미 관계의 역사를 그린 과거 이야기가 교차 편집되어 있는데. 핀처는 날카로운 인상의 과거 에이미와 영화 중반 이후 등장하는 에이미의 외양에 차이를 두기 위해, 파이크에게 극한 복싱 훈련을 하게 했다고.


<오만과 편견>
<해리 포터와 불의 잔>

# 로자먼드 파이크의 로이스 레인?

로자먼드 파이크와 관련된 캐스팅 비화를 몇가지 더 모아 보자. 그는 <오만과 편견>에 출연하기 위해 <해리 포터와 불의 잔> 예언자 일보 기자 리타 스키터(미란다 리차드슨) 역을 거절했다. 그는 <맨오브스틸> 로이스 레인(에이미 아담스) 역 캐스팅 1순위 배우였다. <타이탄의 분노>에 참여하기 위해 이를 거절했다. 윌 스미스 주연 <포커스>의 제스(마고 로비) 역을 거절했다. <그레이스 오브 모나코>의 그레이스 켈리(니콜 키드먼) 역으로 거론됐었다.


# 레즈비언의 아이콘?

앞서 말했듯 로자먼드 파이크는 <퍼펙트 케어>로 골든글로브 영화 부문 뮤지컬/코미디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극 중 파이크가 연기한 말라와 프랜(에이사 곤잘레스)은 동업자이자 죽고 못 사는 연인이다. 영화 공개 후 파이크는 ‘레즈비언의 아이콘’으로 불리기도 했는데. 그는 수상 직후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이 별명에 대해 알고 있는지 질문을 받았다. 그는 이에 대해 “세상이 모든 사랑을 인정하게 되는 것이 우리의 바람이다. 대중이 말라와 프랜의 사랑을 받아들였다면, 그걸로 그저 대단한 일인 것”이라며 “영광이다. 이 매 순간을 즐기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인스타그램(@mspike)

# 유쾌!

이미지,라는 것을 무시하지 못해 그를 다가가기 어려운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편견은 편견일 뿐이다. 파이크는 꽤 유쾌한 사람인 것 같다. 그의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이상하고 귀여운 사진을 몇 장 발견할 수 있었다.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수상 결과 못지않게 화제가 된 것은 배우들의 드레스였다. 로자먼드 파이크가 입은 로맨틱한 무드의 볼륨감 있는 드레스 역시 화제였는데. ‘이 밤에 그 큰 드레스를 어떻게 입게 됐냐'는 질문에, “어디 나갈 수 없는 환경에서 입기 딱 좋을 드레스 같아 보였다. 입으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며 능청스럽게 답하기도 했다.

# 트로피를 땅에 묻는다

골든글로브 수상 이후 지난 3월 11일 엘런 쇼에 출연했는데. 그는 여기서 아주 독특한 취미를 밝혔다. 로자먼드 파이크는 트로피를 땅에 묻는다. 많은 배우가 수상한 트로피를 집 혹은 사무실에 전시하곤 하는데, 파이크는 그렇게 하는 것이 어색하다고 생각한다고. “좀 심리적인 거다. 사람들이 집에 왔을 때 트로피를 보면 뭐라고 할까. ‘와, 네 상들 좀 봐!’ 이런 상황을 생각하면 어색하고 불편하다. 그래서 상들을 마당에 묻었다. 트로피 형체가 아주 조금 보이게. 손이나 글로브가 약간 보일 만큼만. 괜찮은 것 같다. 나중에 내가 죽고 이 집을 떠났을 때, 새 집주인이 조경을 하다가 웬 보물이 묻혀있는 걸 발견하면 ‘이게 뭐야?’라고 생각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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