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이후 한국영화의 해외 리메이크 영화에 대한 간략한 계보

조회수 2021. 3. 11.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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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
<오직 그대만>을 리메이크한 일본영화 <유어 아이즈 텔>.

도경수가 <말할 수 없는 비밀>에 캐스팅 됐다. 제목이 익숙하다. 주걸륜 주연의 대만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한국 리메이크영화다. 소지섭, 한효주 주연의 <오직 그대만>을 리메이크한 일본영화 <유어 아이즈 텔>이 3월 11일 개봉한다. 이 두 가지 소식을 거의 비슷한 시기에 접했다. 넷플릭스에서 공개한 <승리호>도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 된다고 한다. 이런 뉴스를 계기로 2000년 이후 해외에서 리메이크된 한국영화를 조사해봤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펴낸 <한류NOW> 2019년 9~10월호에 실린 글 ‘한국영화 IP 수출(해외 리메이크) 역사와 전망’을 참고했다.


2000~2010년

2000년부터 2010년은 한국영화의 해외 리메이크가 시작된 시기라고 볼 수 있다. 주로 일본, 미국 등에서 리메이크가 이뤄졌다.

<카타쿠리가의 행복>
<조용한 가족>

<카타쿠리가의 행복>(2001, 일본)


<카타쿠리가의 행복>은 일본영화 좀 본 관객이라면 익숙한 이름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작품이다. 그가 리메이크한 영화는 김지운 감독의 <조용한 가족>이다. 리메이크의 다양한 방법 가운데 <카타쿠리가의 행복>이 선택한 방식은 기존 영화의 설정만 가져오기다. <조용한 가족>이 블랙 코미디 호러 장르라면 <카타쿠리가의 행복>은 코미디에 좀더 비중이 높은 뮤지컬(!) 영화다.


일본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8월의 크리스마스>

<8월의 크리스마스>(2005, 일본)


허진호 감독의 <8월의 크리스마스>가 일본에서 같은 제목의 영화로 리메이크 됐다. 나가사키 슌이치 감독이 연출하고 야마자키 마사요시, 세키 메구미가 출연했다. 일본 버전 <8월의 크리스마스>는 앞서 소개한 <카타쿠리가의 행복>의 리메이크 전략과는 다르다. 배경만 일본으로 옮겼을 뿐 원작과 거의 모든 것이 똑같은 작품이다. <8월의 크리스마스>가 개봉하기 전 <야수의 심장박동>으로 전주국제영화제에 참석한 나가사키 슌이치 감독은 “한류 열풍 때문에 기획된 영화다. 보면 알겠지만, 스토리나 분위기 모두 원작에 충실하다”라고 말했다.


<레이크 하우스>
<시월애>

<레이크 하우스>(Lake House, 2006, 미국)


<레이크 하우스>는 대체로 무난한 리메이크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원작인 이현승 감독의 <시월애>와 <레이크 하우스>의 가장 큰 차이는 공간이다. <시월애>는 석양이 지는 석모도의 갯벌이 배경이었고 <레이크 하우스>는 제목처럼 배경이 호수로 바뀌었다. 영화 속 호수는 일리노이주 쿡 카운티의 메이플 호수라고 한다. 키아누 리브스와 산드라 블록이 각각 이정재와 전지현의 역할을 연기했다.


<마이 쎄시 걸>
<엽기적인 그녀>

<마이 쎄시 걸>(My Sassy Girl, 2008, 미국)


<마이 쎄시 걸>은 <엽기적인 그녀>의 할리우드 리메이크 영화다. <엽기적인 그녀>는 미국 버전 말고도 일본판 드라마, 중국판, 베트남판 리메이크가 있다. 미국 버전에서는 엘리샤 커스버트가 전지현 캐릭터에 해당하는 조단 로아크를 연기했다. 커스버트는 <내겐 너무 아찔한 그녀>라는 영화로 알려진 배우다. 참고로 <마이 쎄시 걸>의 배경은 뉴욕이다.


<미러>
<거울 속으로>

<미러>(Mirror, 2008, 미국)


<미러>와 <거울 속으로>는 어떻게 같고 다를까. 유지태, 김명민, 김혜나 등이 출연한 <거울 속으로>와 키퍼 서덜랜드, 폴라 패튼 등이 출연한 <미러>는 거울이라는 장치와 공포를 연결시킨 작품이라는 점에서 같다. 다른 점은? 아마도 잔혹한 정도? <미러>에는 <엑스텐션> 등을 통해 호러 신동이라고 불렸던 알렉산드로 아야 감독만의 분위기가 남았다. 그 분위기가 공포의 차이를 만들었다.


<안나와 알렉스: 두 자매 이야기>
<장화, 홍련>

<안나와 알렉스: 두 자매 이야기>(The Uninvited, 2009, 미국)


<장화,홍련>의 수미(임수정)와 수연(문근영)이 미국으로 건너가 안나(에밀리 브라우닝)와 알렉스(아리엘 케벨)가 됐다. <안나와 알렉스: 두 자매 이야기>(이하 <안나와 알렉스>)는 김지운 감독의 <장화, 홍련>의 리메이크 영화다. 박평식 평론가는 <안나와 알렉스>에 대해 “리메이크가 아니라 리폼, 괴상하게 뜯어고친”이라는 평가를 남겼다.


2010~2020년

2000년부터 2010년의 한국영화 해외 리메이크는 대체로 판권의 판매로 이뤄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2010년부터는 양상이 달라졌다. 대표적인 영화가 CJ ENM의 <수상한 그녀>다. <수상한 그녀>는 모두 7개국에서 리메이크 됐는데 공동제작 등 전략적으로 해외 진출을 모색했다. 특히 베트남, 중국 등으로의 진출이 활발했다.

<분신사바: 저주의 시작>
<분신사바>

<분신사바: 저주의 시작>(筆仙, 2012, 중국)


<분신사바: 저주의 시작>(이하 <저주의 시작>)은 분신사바의 중국어인 ‘필선’이라는 제목으로 중국에서 개봉한 영화다. 이후 국내에 다시 수입되면서 제목이 지금과 같이 바뀌었다. <저주의 시작>은 <분신사바>를 연출한 안병기 감독의 중국 진출작이다. <분신사바>의 리메이크라기보다 <분신사바> 시리즈라고 봐야 옳을 듯하다. 리메이크라고 본다면 감독이 직접 중국으로 가서 연출한 ‘셀프 레메이크’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분신사바: 저주의 시작>은 중국 및 국내에서 꽤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미국영화 <올드보이>
<올드보이>

<올드보이>(Old Boy, 2013, 미국)


한국영화 리메이크를 얘기할 때 <올드보이>를 빼놓을 수 없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 된다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이 기대했다. 스파이크 리 감독이 연출하고 조슈 브로린이 출연한다고 했을 때 기대는 더 커졌지만 원작 <올드보이>에 비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스파이크 리 감독도 리메이크 영화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다.


<이별계약>
<선물>

<이별계약>(分手合约, 2013, 중국)


<이별계약>은 오기환 감독의 연출작이다. 한중 합작 영화다. 이정재와 이영애가 출연한 오기환 감독의 <선물>에서 시작된 프로젝트다. 위에서 언급한 <저주의 시작>처럼 리메이크라고 하기에는 많은 부분이 다르다. <이별계약>은 중국에서 꽤 흥행했다. 약 400억 원의 흥행 수입을 올렸다. <선물>은 터키에서 <핫 스위트 사워>(Hot Sweet Sour, 2017, 터키)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 되기도 했다.


<몬스터즈>
<초능력자>

<몬스터즈>(MONSTERZ, 2014, 일본)


<몬스터즈>는 강동원, 고수 주연의 <초능력자>의 리메이크 영화다. 후지와라 타츠야, 야마다 타카유키, 이시하라 사토미 등이 출연했다. <링>으로 유명한 나카다 히데오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나는 증인이다>
<블라인드>

<나는 증인이다>(我是证人, 2015, 중국)


<나는 증인이다>는 김하늘, 유승호이 출연한 안상훈 감독의 <블라인드> 중국 버전이다. <나는 증인이다> 역시 앞서 소개한 <저주의 시작>, <이별계약>과 유사한 형태로 리메이크 된 영화다. 안상훈 감독이 직접 리메이크작도 연출했다. 약 380억 원의 흥행 수입을 기록했다. 국내 감독이 중국 현지에서 연출한 영화들은 대체로 성공적이었다.


<다시 또 스물>
<미스 그래니>
<내가 니 할매다>
<20세여 다시 한번>
<고-고 시스터즈>

나문희, 심은경이 출연한 <수상한 그녀>를 원작으로 제작된 리메이크 영화는 7개국에서 제작됐다. <내가 니 할매다>(Em la ba noi cua anh, 2015, 베트남), <20세여 다시 한번>(重返20歲, 2015, 중국), <다시 또 스물>(Suddenly Twenty, 2016, 태국), <싱 마이 라이프>(あやしい彼女, 2016, 일본), <20 포에버>(20 Forever, 2017, 인도네시아), <미스 그래니>(Miss Granny, 2018, 필리핀), <오! 베이비>(Oh! Baby, 2019, 인도) 등이다. 또 심은경 주연의 <써니>는 <고-고 시스터즈>(Go-Go Sisters, 2018, 베트남), <써니: 강한 마음, 강한 사랑>(SUNNY 強い気持ち・強い愛, 2018, 일본) 등으로 리메이크 됐다.


<록키 핸섬>
<몽타주>

2010년 이후 인도에서의 한국 영화 리메이크도 이뤄지기 시작했다. <몽타주>(Te3n, 2016, 인도)는 엄정화, 김상경이 출연한 <몽타주>가 원작이다. <록키 핸섬>(Rocky Handsome, 2016, 인도)은 원빈 주연의 <아저씨>를 리메이크한 영화다.


<22년 후의 고백>
<내가 살인범이다>

<22년 후의 고백>(22年目の告白―私が殺人犯です―, 2017, 일본)


<22년 후의 고백>은 정재영, 박시후가 출연한 정병길 감독의 <내가 살인범이다>의 일본 리메이크 영화다. <22년 후의 고백>의 주연은 후지와라 타츠야가 맡았다. 그는 <초능력자>의 리메이크 영화 <몬스터즈>에도 출연했다.


<조도니>
<미씽: 사라진 여자>

<조도니>(找到你, 2018, 중국)


<조도니>는 엄지원, 공효진 주연, 이언희 감독 연출의 <미씽: 사라진 여자>(이하 <미씽)의 중국 리메이크 영화다. <미씽>은 조선족 보모 한매(공효진)이 등장한다. 중국에서는 농촌 출신의 보모라는 설정으로 바뀌었다.


<모어 댄 블루>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

<모어 댄 블루>(比悲傷更悲傷的故事, 2018, 대만)


대만 멜로영화 <모어 댄 블루>는 권상우, 이보영이 출연한 원태연 감독의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의 리메이크 영화다. <안녕, 나의 소녀>의 류이호와 <청설>의 진의함이 출연했다. 원태연 감독은 <넌 가끔가다 내 생각을 하지 난 가끔가다 딴 생각을 해>, <손 끝으로 원을 그려봐 네가 그릴 수 있는 한 크게 그걸 뺀만큼 널 사랑해> 등의 시집으로 유명한 시인이다.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는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한 데뷔작이다.


<대인물>
<베테랑>

<대인물>(大人物, 2018, 중국)


<대인물>은 황정민, 유아인 주연, 류승완 감독 연출의 <베테랑>의 중국 리메이크 영화다. <대인물>은 2020년 10월 기준으로 중국에서 개봉한 한국 리메이크 영화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작품이다. 1052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2020년~

2020년 한국 영화의 리메이크는 새로운 양상으로 접어들었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Over the Top) 시장의 활성화에 따른 변화처럼 보인다. <킹덤>과 같은 국내 제작 넷플릭스 오리지널 컨텐츠가 세계 시장에 바로 공개되는 시대가 됐다. 넷플릭스로 공개한 <승리호>, K좀비 열풍의 근원지인 <부산행> 등이 해외에서 리메이크 될 예정이다.

<설국열차>
TV시리즈 <설국열차>

<설국열차>(Snowpiercer, 2020, 미국)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는 할리우드에서 TV시리즈로 리메이크 됐다. TBS와 넷플릭스에서 방영됐다. 얼어붙은 지구를 끊임없이 달리는 열차를 배경으로 하는 원작의 설정을 그대로 가져왔으나 스토리는 많이 다르다. 각색이 많이 이뤄졌다. 리메이크 <설굴열차>는 계급 투쟁의 이야기라기보다 수사물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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