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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승리호> 진선규 “연기를 더 열심히 하고 싶다. 지금이 제일 행복하니까”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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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알고 있다. 진선규라는 배우가 어떤 사람인지. 생긴 건 좀 험악해 보일지 몰라도, 그가 연기하는 캐릭터는 좀 무서울지 몰라도, 그는 선한 미소를 가진 사람이다. 뻔한 말로 반전 매력을 가진 배우. <승리호>에서 진선규가 맡은 인물 타이거 박도 딱 그렇다. 드레드록스(Dreadlocks) 스타일의 머리와 온몸에 있는 문신, 허리춤에 걸린 도끼를 볼 때 평범하게 살아온 인물이 아닌 것은 확실해 보인다. 거친 외면과 달리 내면은 보들보들하기만 하다. 승리호 크루들이 발견한,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에게 가장 먼저 손을 내민 이도 그였다. 숨길 수 없는 아빠 미소를 보여준 타이거 박, 박씨를 연기한 진선규를 만났다.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투명한 플라스틱 가림막을 마주하고 본 그의 선한 눈빛은 바이러스보다 치명적인 전염성을 가진 것처럼 보였다.


-<승리호>는 지난해 여름 개봉 예정이었다가 연기됐고 결국 넷플릭스로 공개됐다. 드디어 관객을 만나게 됐는데 소감이 궁금하다.

=<승리호> 촬영을 재작년 7월부터 11월 말까지 했던 것 같다. 개봉하기까지 시간을 길게 보내면서 조성희 감독님이 CG작업에 공을 더 들였다. 만약 촉박하게 개봉을 했으면 지금보다 못한 퀄리티였을 것 같다. 내가 스크린에서 본 <승리호>는 컴퓨터 그래픽이나 이런 부분에서 할리우드 영화 못지않았다. 코로나19 때문에 개봉이 늦쳐진 게 <승리호>를 더 탄탄하게 보기 좋게 만들어준 시간이 됐다고 생각한다. 넷플릭스 개봉을 하면서 많은 분들이 각자 있는 곳에서 볼 수 있게 됐는데 가능하면 좀 더 큰 화면의 TV와 좋은 사운드로 보셨으면 좋겠다.


-<승리호> 캐스팅 단계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게 있었나.

=감독님이 <승리호>의 모든 컨셉, 우주선의 디자인, 그런 것들을 10년 전부터 준비하면서 다 직접 그려놓으셨더라. 몰랐는데 감독님이 서울대 산업디자인과 출신이다. 그래서 캐릭터에 대한 얘기를 할 때 빈틈이 하나도 없었다. 그 믿음으로 이 작품을 선택한 것 같다. 국내 첫 SF 대작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이미지로 구현해낼지는 감독님의 머릿속에 있는 거니까 우리는 잘 모르지 않나. 그런데 만나자마자 감독님이 “이럴 거예요, 이럴 거예요”라고 이미지로 구현을 해주니까 믿음이 확 생겼다.

<승리호>에서 진선규가 연기한 타이거 박.

-시나리오를 보고 캐릭터를 어떻게 만들어나갔는지 물어보려고 했는데 이미 캐릭터 설정이 완벽했던 모양이다.

=외형적인 부분에서는 진짜 감독님이 준비해놓은 게 너무 완벽했다. 캐릭터 내적인 부분은 시나리오를 보고 캐릭터의 마음이나 가치관, 말투 이런 것들을 감독님하고 얘기하면서 하나하나 만들어냈다.


-완벽한 준비를 보여준 조성희 감독과의 작업이 기대가 됐겠다.

=그렇다. <늑대소년>,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같은 SF적, 판타지적인 작품을 잘 만드셨지만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승리호>는 또 다른 느낌이다. 우리가 보던 할리우드 영화와 비교가 될 수도 있으니까. 개인적으로도 우주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좋아한다. 영화관에서 암전이 되고 영화가 시작될 때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기분이 드는데 우주 배경 영화가 특히 더 그렇다.


-SF 장르, CG가 많은 작품이라서 촬영 환경이 기존 영화와 다를 것 같다.

=처음에 크로마키 스크린이 쳐져 있는 우주선이 좌회전하고 우회전한다고 생각하는 게 어색했는데 금방 적응이 됐다. 사실은 우주선 내부에서 촬영이 많이 이뤄졌고 한 공간에 함께 있던 크루들과 연기하는 게 특별했다. 미래의 우주가 배경이지만 그냥 가족 얘기를 하는 느낌이 새로웠다. 우리 대출이 얼마 있고 벌금이 얼마 있다, 이런 먹고 살기 위한 궁리를 하니까.


-영화 속 도로시(꽃님이)라는 어린 소녀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같이 연기하기에 어땠나. 타이거 박이 가장 먼저 이 캐릭터에게 마음을 열기도 했다.

=사실 꽃님이(박예린)랑 우리 딸이 딱 동갑이다. 그래서 너무 편했다. 타이거 박 캐릭터가 아이에 대한 사랑이 있는데 그냥 평상시 딸한테 했던 거 그대로 했다고 봐도 좋을 정도로 편했다. 꽃님이 연기한 친구가 연기도 잘하고 촬영장의 활력소가 됐다.

-무식한 질문일 수 있는데 로봇 캐릭터인 업동이와는 어떻게 연기를 같이 했는지 궁금하다.

=처음에는 대역 연기자가 모션 캡처를 하고 해진이 형은 목소리만 더빙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해진이 형이 그건 아닌 것 같다고 직접 모션 캡처를 다 하셨다. 얼굴이 나오지 않지만 같이 연기를 한 거다. 그게 이 영화에 가장 큰 팀워크를 만들어준 최선의 선택이었던 것 같다.


-테니스공 같은 걸로 컴퓨터 그래픽 자리만 잡아놓지 않을까 예상했는데 틀렸다.

=리허설부터 첫 테이크가 오케이 될 때까지는 형이 있는 상태로 촬영하면서 형의 모션을 다 따는 작업을 하고, 형이 빠지고 없는 상태로 우리가 똑같이 그 장면을 촬영한다. 그리고 세번째가 그레이볼(Grey Ball, CG 작업을 위한 회색 공 모양의 장비)을 놓고 또 찍는다.


-타이거 박은 분장을 많이 해야 하는 캐릭터다. 힘들지 않았나.

=외형적으로 타이거 박은 나머지 셋과는 다른, 엔진실의 거친 일을 하고 힘든 일을 도맡아 하는 캐릭터이면서 또 겉모습과 다른 여린 속마음을 가지고 있는 상반된 매력의 캐릭터라서 아주 만족했다. 분장을 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뭐 어차피 하기로 한 거니까. 뭐 힘들다고 해봤자…. (웃음)


-그래도 온몸에 문신을 그리려면 보통 일이 아닐 것 같다.

=그걸 앞뒤 전신, 팔, 목, 턱까지 다 그리려면 거의 한 10시간 넘게 걸린다. 그런데 우리나라 기술력이 좋다. 프린팅해서 판박이처럼 붙인다. 붙이는 것도 기술이 있어야 한다. 판박이 같은 거 붙일 때 잘못 붙이면 그림이 찌그러지는 것처럼.


-타이거 박은 거친 남자인 만큼 멋진 근육도 보여줬다. 운동을 많이 하신 것 같다.

=그때 좀 한다고 했는데, 어느 정도 그래도 앵글에는 잘 나온 것 같다. (웃음)


-영화 후반부에 좀 중요한 액션 신이 하나 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서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는 없지만 연기할 때 어땠나.

=로봇암으로 촬영하는 신이었다. 촬영 기법에 맞게 타이밍 맞추는 게 힘들었다. 나는 주로 메쳐지는 액션이 많아서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다. 천정에 연결된 와이어를 이용해 쭉 끌고 나오는 장면이 중요했다.


-촬영의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어서 갑자기 궁금해졌다. 연출쪽도 생각해본 적이 있나.

=그런 깜냥은 아닌 것 같다. 연기를 더 열심히 하고 싶다. 지금이 제일 행복하니까.

-연기하는 게 좋다고 하셨는데 이제는 너무 지난 얘기일 수 있지만 <범죄도시> 이후 많이 달라졌다. <극한직업>을 비롯해 여러 작품에 출연했는데 사실은 미래가 더 궁금하다. 배우 진선규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영화만 하겠다는 그런 건 없다. 공연 무대도 계속 서고 싶다. 곧 올라갈 작품(음악극 <태일>) 연습도 하고 있다. 무대는 잃지 않고 싶은 동료들이 있는 고향 같은 곳이다. 거기서 연기를 배웠다. 영화도 너무 좋다. 태리, 중기, 해진이 형 같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어디 있겠나. 자기의 색깔이 뚜렷하지만 사람을 만나면 겸손하고 마음을 열고 그리고 상대를 위해서 호흡해주는 이런 좋은 배우를 만날 수 있는 곳이라면 나는 어디에서나 할 거다. 연기를. 관객들이 많이 보나 안 보나로 판가름내고 싶지 않고 제가 봤을 때 좋은 작품이고, 좋은 선택이고, 좋은 사람이어서 같이 해보고 싶은 작업이 있으면 좋겠다. 그게 나를 위해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이지 않나 싶다.


-그러면 유치한 질문인데 해보고 싶은 캐릭터라든지 장르는 뭔가.

=판타지 장르를 너무 하고 싶다.


-어떤 판타지일까.

=<가위손> 같은.


-조니 뎁의 <가위손>?

=그렇다. 그러니까 인간일 수도 있고 인간이 아닐 수도 있는 다른 어떤 형태인 캐릭터의 그런 판타지 영화를 해보고 싶다. 그리고 뭐… 멜로도 해보고 싶고 (웃음) 아직 안 해본 게 너무 많다.


-그런 판타지라면 조성희 감독의 전문 분야 아닐까.

=<승리호> 한번 했으니까 다음을 기약해야 한다. (웃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승리호>는 가장 한국적인 게 가장 세계적일 수 있다는 그런 느낌,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고 약간의 자긍심을 느낄 것 같은 그런 영화다. 또 승리호의 크루들, 배우들의 호흡이 잘 녹아나는 영화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운드 크게 하고 넓은 화면으로 보셨으면 좋겠다.


-스크린에서 봤을 땐 어땠나. TV로 볼 때와 다른가.

=사운드 효과가 확실히 다르다. 돌비 애트모스… 9.1인가 그게 별로 안 비싸다고 하더라. (옆에서 사운드바라고 얘기해주자) 아… 사운드바, 그걸 설치해놓고 보시면 좋을 것 같다.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 시스템을 다 지원하도록 만들어놓은 거라서. 불도 꼭 끄시고. (웃음)


-약간 사운드바 홍보처럼….

=그 정도로 좋게 만들어졌는데 스마트폰으로만 보기에는 너무 아까워서.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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